플레이어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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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nic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24.01.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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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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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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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문명과의 조우(1)

DUMMY

현수와 일행들은 황당한 얼굴로 옅은 붉은 안개가 뒤덮인 계곡 앞에서 서 있었다.

이들이 이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붉은 안개를 통해서 보이는 계곡 안은 나무들이 죽어있거나 군데군데 진창 같은 땅에선 끊임없이 붉은 기포가 터지고 기형의 독물들만 살아 움직이는 상황이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누가 봐도 계곡 안에 퍼져 있는 붉은 안개가 독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신기한 것은 마치 결계에라도 갇힌 것처럼 그 붉은 안개가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 이거 큰일 났네. 영수 아저씨 말만 믿고 석 장로님에게 늦어도 1주일 안에 돌아올 거라고 장담했는데. 이곳을 어떻게 지나가지? 저 정도 독안개가 다라면 나나 마력이 2성급에 올라있는 헬레나, 셀레나라면 그럭저럭 통과할 수 있겠지만 영수 아저씨는 어찌한 담. 이런 곳에 혼자 두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인원을 나눌 수도 없는데......, 여하튼 상담을 위해 꼭 필요한 영수 아저씨를 이런 곳에 두고 갈 수도 없으니, 그야말로 난감하군.’


현수는 생각하지 않았던 상황에 머리를 굴려봤지만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다수의 무리들을 이끄는 책임자로 올라선 현수가 빠른 이동을 위해 소수의 고속 스킬을 가진 이들로만 상행을 꾸렸기에 다른 방법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경험 미숙이었다.


“영수 아저씨, 이곳이 맞나요? 저 붉은 안개는 독을 품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나 헬레나, 셀레나는 플레이어라서 어느 정도 저 독에 견딜 수 있을지 몰라도 아저씬 도저히 저곳을 지나갈 수 없겠는데요.”

“내가 오래전이지만 경험 많은 은퇴한 상인에게서 전해 듣기론 이 지역을 지나가면 청주까지 5일은 단축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상황이 이렇다면 나 같은 이가 이런 곳을 지나는 갈 수 있겠나? 아무래도 내가 그 늙은이에게 속은 것 같은데 대장 이를 어쩌지? 지금 우회한다고 해도 약속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하긴 애초에 시간이 부족했으니. 대장, 아무래도 안 되겠어. 더 이상 여기서 시간을 지체할 순 없어. 나 빼고 이 길을 따라 청주로 가. 가서 청주 농협을 찾아. 그곳의 이성록 이사를 찾으면 그 사람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해서 거래를 성사시켜.”

“.......”


블루 워터 시에서 청주까지 상단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로 이동하면 그 시간만 14일이 소요되는데 이미 많은 시간을 소모한 야차대로서는 청주에 거래하던 청주 농협과 맺은 약속 시간 안에 도저히 갈 수 없었기에 상행을 포기할 생각까지 한 현수에게 이영수가 과거에 늙은 상인에게서 들은 지름길을 생각해내서 그 길을 통해 시간의 단축을 꽤했던 것인데, 설마 그 길이란 곳이 이런 독지인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이영수를 이곳에 남겨두고 갈 순 없었다. 일반인인 이영수를 이곳에 남겨둔다면 이 자리가 그의 묘지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헬레나나 셀레나 중 누구 하나 남겨둔다면, 남는 자들이나 길을 가는 자들이나 전력이 약해져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현수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떠올랐다. 지름길이라고 찾아왔는데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게다가 신동면을 떠난 이후 사라졌던 추적자들이 다시 붙었기에 현수로서는 지금 이 상황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저 주인님,”

“응? 왜 헬레나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저 붉은 안개가 품고 있는 독을 제어할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안개가 품고 있는 독을 제어할 방법이 있어? 어떻게?”


뜻밖에 찾아온 지름길이 독으로 가득 찬 계곡인 것을 알고 난감한 생각이 들던 차에 자신과 이영수와의 대화에 끼어든 헬레나가 숲의 종족답게 식물에 대해선 빠삭한 것을 알고 있었던 현수였기에 그녀가 독지를 지나갈 방법을 찾은 것을 알았다.


“그 해답은 저 나무에 있는 것 같군요.”


헬레나가 가리킨 나무는 계곡 입구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작은 붉은 나무들이었다.


“헬레나, 저 붉은 나무들이 어떻게 답이 된다는 거지?”

“그래 붉은 나무, 이제 생각났어. 대장, 그 늙은이가 나를 속이진 않은 것 같아.”

“예? 아저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헬레나 덕분에 생각났어. 그 늙은이가 독지를 출입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했어. 이제 다 생각이 나네.”

“출입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요?”

“그래, 마력이 1성급 이상의 플레이어는 상관이 없지만, 일반인들이 저 독을 품고 있는 독연을 지나가기 위해선 붉은 나무의 껍질로 코와 입을 가리라고 했어. 그리고 또 하나 계곡 안으로 들어가면 늪지가 시작되고 그 늪지 중앙에 있는 호수에 마수들이 사는데 그 마수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면 불망초 그래 맞아 불망초란 풀을 태우면서 가야 한다고 했어. 어! 그런데 불망초가 뭐지. 젠장. 그 늙은이가 풀이름만 나에게 가르쳐줬군. 대장 어떡하지. 난 그 불망초란 풀이름만 아는데....... 하! 일이 안 풀리네. 이럴 줄 알았으며 이번 거래를 포기하는 건데.”

“불망초라......, 어쩔 수 없지요. 아저씨가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요. 그리고 마수들이야. 정 피할 방법이 없으면 싸우면서 지나갈 밖에 요. 거래는 이루어질 테니까 너무 자책하진 마세요.”

“미안해 대장. 일이 이렇게 돼서.”

“저 주인님.”

“왜? 헬레나.”

“불망초를 찾으신다면 저 붉은 나무 아래 가득 있는 저 백색 풀들이 바로 불망초에요.”

“저 백색 풀들이 불망초라고?”

“예, 불망초가 맞아요. 저 불망초는 저희 종족이 신에게 바치는 의식에 사용하는 풀이기도 해요. 하지만 위험한 풀이기도 하지요. 저 풀은 환각과 정신을 혼란시키는 풀이거든요. 다만 붉은 나무의 껍질이 불망초의 성분을 제어해 줘서 껍질과 불망초를 같이 사용한다면 영수 아저씨의 독에 대한 위협을 제어하고 호수에 있다는 마수들의 이지를 빼앗은 대는 그만일 것 같은데요.”

“휴, 다행이다. 헬레나가 불망초에 대해 알고 있어서. 대장 서둘러야겠는데.”

“예, 아저씨. 그럼 저것들을 채취해 볼까요?”

"그래 그럭하지."


현수가 일행들과 충분한 붉은 나무껍질과 불망초를 채집한 뒤 붉은 안개로 뒤덮인 계곡 안으로 진입하자, 세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놀랍게도 구잔 노인의 손녀인 이사벨 구잔과 그녀의 수하인 토마스와 호른이었다. 가끔 현수가 느꼈던 그를 따라오는 추격자들이 이들이었던 것이다.

그 동안 이사벨로서는 할아버지의 죽음에 관련된 현수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 이동엔 당시 현장에 있었을 거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있었다. 그녀로서는 진실을 알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독안개로 뒤덮인 계곡이라니, 저곳에 대해선 오래전에 할아버지에게 들은 적이 있어. 출입이 금지된 지역이라고 들었는데, 저들이 들어가다니 무슨 생각인 거지? 곡물의 산지인 청주로 가는 것이 목적인 것 같던데, 비록 금역의 위치가 블루 워터 시와 청주 사이에 있기 하지만 상행로가 있는데 왜? 위험을 무릅쓰고 저곳을 통해서 청주로 가려고 하는 걸까? 저들은 저곳이 금역이란 것을 알까? 그런데 저 나무껍질과 그 아래 있는 백색 풀은 왜 가져간 걸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이사벨은 토마스를 불렀다.


“토마스.”

“예, 큰 아가씨.”

“토마스, 저 나무 껍질과 그 아래 풀을 좀 채취해 와.”

“예? 예, 알겠습니다.”


토마스가 껍질과 풀을 채집하는 동안 이사벨은 독안개를 건드려봤다. 다행이 이 정도의 독이라면 자신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었다. 이사벨은 토마스가 나무껍질과 풀을 채집하고 돌아오자 붉은 독안개로 가득 찬 계곡 속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계곡 속으로 들어간 뒤, 초대형 기계공학적 마차가 포함된 다양한 크기의 기계공학적 마차들을 보유한 사람들이 당도했다. 상인들로는 보이지 않는데, 이들을 이끄는 자로 보이는 젊은이가 이사벨 일행이 들어간 계곡을 응시했다.


처음 계곡에 들어와서는 조심스럽게 이동했지만 현수의 예상대로 독안개는 자신을 포함해서 헬레나나 셀레나에겐 큰 부담이 없었다. 게다가 코와 입을 붉은 나무껍질로 감싼 이영수 역시 독안개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을 알자 현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독안개가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을 안 현수는 이영수의 팔을 잡고 고속 스킬을 이용해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고 그들의 뒤를 헬레나와 셀레나가 달렸다.


‘다행이야. 그냥 이대로만 쭉 가면 좋을 텐데.’


하지만 현수의 희망과는 달리 계곡 안의 위협은 안개만이 아니었다.

붉은 안개 속엔 이름 모를 독충들이 가득했고 독을 품은 흡혈식물들 역시 빠르게 이동하는 현수 일행을 공격했지만 고속 스킬로 움직이는 그들을 붙잡지는 못했다.

얼마를 달렸을까?

드디어 그들 앞에 계곡의 중심부에 있는 호수가 나타났다.

대략 폭이 4,5km가 되어 보이는 거대 호수에는 끝없이 보이는 투박한 흑색 나무 기둥들이 4,50m 간격으로 서 있었는데 그 중 큰 것은 높이가 10미터가 넘어 보였다. 그 나무 기둥들 사이로 작은 섬이 보였다. 섬에는 숲이 조성되어 있었고, 그다지 높지 않은 돌산에 구조물까지 있었다.


“이곳은 조용하네.”

“그러게 대장 여긴 정말 기분 나쁠 정도로 조용하네. 마치 무언가가 세상의 소리란 소리는 다 집어 삼킨 것 같아.”


붉은 독안개로 뒤덮여 있던 계곡도 기분 나쁜 곳이었는데, 침묵의 호수는 이럴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기분 나쁜 적막에 현수를 비롯한 일행들은 피부의 솜털까지 곤두서는 것을 느끼자 발걸음이 호수 안으로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대장, 저 호수에 박혀있는 저 검은 기둥들은 뭘까? 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한데.”

“주인님, 저런 모습의 마수에 대해 종족의 어르신에게 들은 적이 있어요. 저건 인면수라고 부르는 마수예요.”

“인면수? 헬레나 저게 인면수란 마수인가? 보기엔 그저 나무기둥 같기도 하고 저거 살아있는 거겠지?”

“그럼요, 제가 듣기론 호수에 사는데 그저 보기에는 호수에 나무 기둥을 박아 놓은 것처럼 보여서 그리 위협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사실 엄청나게 위험한 놈들이라고 들었어요.”

“그래 헬레나가 그렇다면 다들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겠네. 다들 아저씨를 중앙에 두고 걷는다.”

“잠깐 주인님.”

“왜 헬레나.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예, 주인님. 저희가 계곡에 들어올 때 채집한 불망초가 있잖아요? 그게 아마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불망초? 그래 그 백색 풀이 환각과 정신을 혼란시킨다고 했지. 그렇다면 마수에게 불망초란 풀이 통할 수도 있겠네.”

“예, 주인님.”

“그럼 바로 불망초를 태워 보면 알겠지.”


현수는 아공간(룬)에 재워놨던 불망초를 꺼내 불을 붙였다. 불은 불망초를 태우며 아주 천천히 타들어 갔다. 현수가 불붙은 불망초를 세 사람에게 나누어주자, 불망초가 타들어가며 나온 연기가 네 사람을 둘러쌌다.

잠시 뒤를 돌아본 현수가 호수 안으로 들어가자, 일행들도 현수의 뒤를 따라 호수 안으로 들어갔다. 호수는 그다지 깊진 않았지만 굵은 나무넝쿨처럼 보이는 것들이 빼곡히 호수 바닥에 깔려 있었다.


‘무슨 호수가 무덤처럼 조용하니 불길한 느낌마저 들어. 이건 마치 무슨 일이라도 곧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야.’


현수의 기분이 예단이라도 한 것처럼 호수 바닥이 들썩였다.


“@$#&*#$.”


현수 일행에게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넝쿨촉수에 휘감긴 채 기성과 함께 호수에서 튀어나온 3m가 넘어 보이는 마수가 격렬하게 저항을 했다. 그건 머드 블랙 어스웜이라 불리는 마수였다.

인면수의 뿌리로 보이는 넝쿨촉수가 머드 블랙 어스웜의 체액이 흘러나올 정도로 표피를 파고들자, 머드 블랙 어스웜은 넝쿨촉수를 벗어나기 위해 온 몸을 꿈틀대며 저항을 했다. 잡으려는 자와 벗어나려는 자의 투쟁, 그것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손에 땀이 차는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었다. 격렬하게 저항하는 머드 블랙 어스웜의 조각이 현수 근처에 떨어졌다.

다들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걸음을 멈춘 채 이 싸움을 지켜보는데 촉수의 주인으로 생각되는 인면수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흑색 나무 기둥에 붉게 이글거리는 두 개의 눈동자가 나타나더니, 그 아래쪽으로 길게 갈라지며 나타난 이빨들 사이가 심연의 동혈처럼 어두웠다. 어둠 속에서 긴 촉수가 뻗어 나와 머드 블랙 어스웜을 관통하자마자 격렬한 떨림과 함께 머드 블랙 어스웜은 급격히 힘을 잃어갔다.

그러자 그때까지 머드 블랙 어스웜을 꽁꽁 얽어매고 있던 넝쿨촉수가 풀리며 관통한 인면수의 촉수의 끝이 수십 가닥으로 갈라지더니 머드 블랙 어스웜을 포획했다. 촉수가 꽁꽁 옭아맨 머드 블랙 어스웜이 어둠 속으로 끌려 들어가자, 갈라졌던 부분이 합쳐지더니 붉은 눈동자도 사라졌다.

호수는 언제 그런 싸움이 있었냐는 듯이 다시 깊은 적막 속으로 빠져들었다.


“끔찍하네. 저 거대한 어스웜이 한입에 다 들어가네. 대장, 우리가 저 과물들이 있는 이 호수를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이영수의 말에 현수가 돌아보자 부들부들 떠는 그의 얼굴이 허옇게 질려있었다. 이영수 뿐만 아니라 헬레나와 셀레나의 얼굴도 흐려져 있었다.


‘아무래도 한 번에 이 호수를 건너는 것은 무리일 것 같은데, 다행이 호수 중앙에 섬이 있으니 우선 그 섬까지라도 가야겠어.’


현수는 무리해서 호수를 횡단하는 것보다는 섬에서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저씨, 저 호수 중앙에 섬이 보이시죠. 일단 그 섬까지 가서 잠시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죠.”

“저기 보이는 섬까지 인가? 호수 바닥에 깔려있는 것이 저 마수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이거 다리가 후들거려서 서 있기도 힘들구먼.”

“아저씨 제가 잡아드릴 테니 힘을 내셔요. 다행이 헬레나의 말처럼 이 불망초가 저 괴물들의 의식을 제어하는 것 같으니 조심해서 가죠.”

“알았어. 이 나이에 민폐도 아니고 미안해. 대장.”

“아니에요. 그럼 다시 저기 보이는 섬까지 가죠.”


인면수들이 사는 호수에는 인면수 하단에 있는 뿌리에서 뻗어 나온 넝쿨촉수들이 자리 잡아 마치 호수 바닥처럼 층을 이루고 있었고, 그 넝쿨촉수들 아래에는 머드 블랙 어스웜들의 서식지가 있었다.

머드 블랙 어스웜들은 인면수가 배출하는 분비물로 산화된 흙을 주식으로 해서 평생을 인면수의 서식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가축처럼 길러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적당한 크기로 성장한 놈들은 조금 전처럼 인면수의 먹이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현수 일행들은 멀리서 인면수에게 사냥을 당하는 머드 블랙 어스웜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가까이에서 숨쉬기 위해 호수 위로 모습을 드러낸 머드 블랙 어스웜에 놀라기도 했다.

현수 일행이 섬에 당도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었지만 이따금 인면수들이 머드 블랙 어스웜을 잡아먹는 것을 지켜본 일행들은 극도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무사히 섬에 들어서자 다들 긴장이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살았다. 대장 아까 봤지? 내 옆에서 마수의 촉수가 솟구치는 것을......, 나 그때,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아마도 대장이 붙잡아주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 주저앉았을 거야. 그랬다가 호수 물에 불망초가 꺼지기라도 했으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네.”

“아저씨, 저희 손에 불망초가 있는 한 저 마수들이 우릴 공격할 리 없다니까요. 나중에 호수를 빠져나갈 때도 저희와 이 불망초를 믿으세요.”

“아니 믿어. 내가 대장과 불망초를 믿지 않으면 어떡해. 헌데 대장 여긴 공기가 깨끗한 것 같지 않아? 그러고 보니 저기 있는 나무들이 아까 계곡 앞에서 본 그 붉은 나무들이네,”

“그러네요. 이 섬에선 나무껍질로 가릴 필요가 없겠는데요. 하지만 나갈 때 또 필요하니깐 버리지 말고 잘 갈무리 하죠”

“알았어. 대장.”


현수의 말에 이영수가 붉은 나무껍질을 돌돌 말아서 옆구리에 차고 있던 가죽주머니 안에 넣었다.

호수를 건너올 때 섬 안에 구조물이 있는 것을 본 현수는 호수 근처에서 쉬는 것보다 일단 섬 안쪽에 있는 구조물에서 쉬기로 했다. 게다가 뒤를 따라오는 추격자들이 여기까지 따라오면 이 호수를 배경으로 그들을 제거할 생각도 했다.


“자 그럼 여가서 쉴 수는 없으니 섬 안쪽으로 들어가 보죠.”

“알았어. 대장.”


현수는 자신들이 걸어온 호수를 살펴보더니 일행들을 이끌고 섬 안쪽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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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라클란 자치령(1) 24.05.06 1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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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아포칼립스의 호텔(1) 24.05.04 17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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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갤럭시 컴퍼니(3) 24.04.06 18 0 15쪽
22 갤럭시 컴퍼니(2) 24.03.31 19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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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신 야차대(2) 24.03.23 21 0 15쪽
19 신 야차대(1) 24.03.23 22 0 15쪽
18 이 세상 플레이어 홍영 24.03.16 22 0 15쪽
17 오철웅 플레이어가 되다. 24.03.09 24 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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