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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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nic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24.01.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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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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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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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 야노스케

DUMMY

먹음직한 사냥감을 앞에 둔 이리처럼 불타오르는 눈을 치켜뜬 야노스케는 마치 물건을 잡을 듯 두 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핏줄이 튀어나오고 두껍게 부풀어 오른 그의 강철 같은 팔과 다리에 힘이 실렸다. 그건 야쿠자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실전 유술의 기본 자세였다. 잡히면 손목이든 팔이든 그냥 꺾여나갔다.


“후-아······, 후-아······, 후-아······, 후-.”


지금까지 동료들과 했던 수련 때문에 거칠어져 있던 야노스케의 숨결이 오히려 차분해졌다.

한순간에 현수의 행동으로 타올랐던 자신의 분노를 여러 차례에 걸쳐 생과 사가 걸쳐진 거친 시간들을 보냈던 노련한 야쿠자답게 빠르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앞에 있는 적을 살폈다.

어찌 보면 평범해 보이는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살짝 어려보이는 남자가 야노스케를 향해 도발 아닌 도발을 한 것이다. 아무리 자신이 저택의 경비를 맡고 있는 사카이 조의 전투원이라지만 어제 한국에서 귀한 손님이 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조장이 왜 그를 지목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라면 큰 부상 없이 상대를 굴복 시킬 수 있을 거란 믿음 때문인 것을 야노스케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상대의 가벼운 도발에 넘어간 것이다.

야노스케의 머리가 차갑게 식어갔다.

그러고 보니 과거 조장이 한 말이 생각났다. 조장의 아버지인 전대 조장과 한국에서 온 회장님 형님의 경호원과의 혈투에 대해서......, 그 때 반 수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던가? 그제야 아까 수련 중에 흘려들었던 조장과 저 청년이 주고받던 말이 생각났다.


‘조장과 저 청년의 대화를 보면 그 때 그 경호원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그제야 청년의 눈을 본 야노스케의 몸에 소름이 쫙 올라왔다. ‘크읏-.’ 하지만 차오르기 시작한 살 떨리는 긴장감은 사그라졌던 야노스케의 세포 하나하나에 활기를 되살려냈다.

야노스케가 진심으로 현수를 상대하기로 한 것을 알자, 이를 지켜보던 여자들이 소란스러워졌다.


“사유리 언니, 저대로 놔둬도 되는 거야?”

“언니, 상대는 미친개 야노스케야, 말려야 되는 거......, 아니야?”

“글쎄, 두고 봐야지.”


자신이 담당한 손님이 위험한 대련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너무 방관자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하찌스까 사유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쳐다보는 카렌과 아이를 비롯한 여자들이었다. 그런 마음은 이 대련을 주선한 사카이 지로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현수는 이곳에 오기 전에 오철웅에게서 그가 오래전에 겪었던 이 저택에서 벌어졌던 혈투를 하면서 터득한 것들을 두루 배웠다. 그중에 지금 현수 앞에서 야노스케가 보여주는 실전 유술에 대한 정보도 적잖이 들어있었다.

현수는 좌측으로 몸을 비틀며 왼발을 반보 앞으로 미끄러지듯 내밀었다.

사실 현수는 이 대련을 하면서 마력을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그랬다가는 정말 한 순간에 이 대련이 끝날 것이기에......, 아니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이 덤벼든다고 해도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현수는 과거 오철웅이 상대했던 야쿠자들의 실전 전투력을 경험해 보고 싶은 거였다.

현수가 움직이자, 야노스케는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전광석화. 야노스케의 손은 빠르게 움직이며 현수의 팔을 잡아챘다. 하지만 현수가 그 자리에서 꿈적도 하지 않자 야노스케는 어깨로 현수의 몸을 박아버렸다. 야노스케의 순간적인 공격에 이를 구경하던 일부 사카이 조원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 수법은 얼마 전 스모 선수의 어깨를 부셔 버린 공격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야노스케의 몸이 뒤로 튕겨 나왔다. 물러나는 야노스케의 안색이 누렇게 변했다. 공격했던 어깨가 탈구될 정도로 그가 받은 충격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현수 역시 돌연한 야노스케의 공격에 맞받아쳤지만 그 역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어깨가 탈구까지는 아니어도 뻐근해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 뻐근함도 몸에 이상이 생기자 혈류를 따라 흐르고 있던 마력이 금세 이 뻐근함을 치료해버렸다.

이는 현수도 예상하지 못한 거였지만 야노스케가 받은 정신적 충격은 컸다. 자신의 야심찬 공격을 별다른 타격 없이 현수가 이겨낸 것이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를 앙다문 야노스케는 미친개답게 탈구되었던 어깨를 혼자 맞추었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보는 현수를 노려보더니 사카이 조장을 쳐다봤다. 단 한 번의 격돌로 두 사람 사이의 수준을 짐작한 사카이 조장은 자신을 쳐다보는 야노스케에게 고개를 끄떡였다. 무기 사용을 허락한 것이다.

사카이 조장의 허락을 받은 야노스케는 현수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더니 무기들을 걸어둔 거치대로 가서 날은 서 있지는 않은 가검 두 자루를 집었다. 그 중 한 자루를 현수에게 던졌다. 이젠 단순한 대련을 넘어 피를 부를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사카이 조장님.”


날카로운 하찌스가 사유리의 목소리에 다들 정신이 들었다.

가검이라니, 대련 중에 호꾸신일검류의 당대 계승자이자 자타가 알아주는 검의 달인인 사카이 조장이 지도대련을 할 때나 가끔 사용하는 가검을 미친개 야노스케가 든 것이다. 이건 진짜 미친 짓이었다. 나중에 아사이 회장이라도 이 사실을 안다면 사카이 조 전체에 큰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런데.......


“하찌스까 양, 괜찮습니다.”

“이사님.”

“야노스케라 했던 가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


현수의 태도에 사람들의 시선이 야노스케를 향했다. 그제서야 야노스케의 상태를 알아볼 수 있었다. 단 한 번 격돌했을 뿐인데도 야노스케의 옷은 온통 땀으로 젖어있었다.


“야노스케......”

“이게 무슨 일이래. 저 미친개 야노스케가 밀리는 거야. 저 애송......, 아니 저 분에게? 설마 그런 거야.”

“야노스케, 정신 차려. 사카이 조의 명예가 있지. 야노스케, 야쿠자의 투지를 잃지 마.”

“.........”


하지만 야노스케에게 이들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이미 그의 신경은 현수에게 모두 쏠려있었기 때문이었다. 단 한 차례 격돌이었지만 야노스케는 자신이 이 싸움에서 패할 수도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 그랬기에 조장에게 가검의 사용을 요구했고 지금 가검을 들고 있지만 몸을 꼼짝할 수도 없었다. 공격해 들어가면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현수는 미처 몰랐지만 저쪽 세상에서 여러 전투와 마수 사냥을 하는 동안에 자신도 모르게 4성급 플레이어의 투기가 생겨났는데, 지금 야노스케를 상대하면서 그 투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미친개 야노스케가 느낀 것이다.


‘이거 참. 이래서는 대련이 안 되잖아.’


현수는 투기를 감추었다.

그러자 자신을 짓누르던 무형의 압박에서 벗어난 야노스케가 폭발하듯이 가검을 들고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할미새 꼬리처럼 변화가 많은 호꾸신일검류는 현란한 변화를 일으키며 현수를 노렸지만 이미 동체시력이 범인의 수준을 아득히 벗어난 현수의 눈에 야노스케가 휘두르는 가검의 움직임이 다 보였다.


“땅-, 땅-, 땅-, 땅-.”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수련장에 퍼져나갔다.

짧은 시간에 미친 듯이 가검을 휘두르던 야노스케은 숨이 턱에 까지 차올랐다. 그의 눈에 불신의 기색이 어른거렸다. 그가 처음 호꾸신일검류를 전대 사카이 조장에게 전수 받은 이후 처음 겪는 불신의 시간이었다.

한순간에 뒤로 튕겨나간 야노스케는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가검을 쥐고 있었지만 강철 같았던 그의 두 다리는 이미 풀려있었다. 밑단까지 흠뻑 흘러내린 땀으로 젖어있는 바지는 그가 촌보도 이동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기력을 다 소진한 것이다.


“현수야, 그만 해도 될 것 같구나.”

“예 대고모부.”

“사카이 조장, 이만 현수를 데려가도 되겠나?‘

“예, 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사고 이후 몸이 불편해진 아사이 회장이 경호원들이 수련하는 이곳에 나타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카이 조장의 얼굴엔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아사이 회장에 대한 죄송함만이 가득했다. 그건 그 역시 대련이 이 정도로 격렬해질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그만하게. 사카이 조장. 현수야, 그만 가자.”

“예, 대고모부.”


그제야, 현수의 신분을 정확히 안 야노스케를 비롯한 사람들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차례 대련이었지만 자신들이 모시고 있는 고용주의 친척을 향해 피를 부를 수도 있는 대련을 한 것이다. 잘못하면 자신들을 이끄는 사카이 조장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었기에 야노스케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뚜렷이 나타났다.


‘대고모부가 안 오셨으면 사카이 조장하고도 검을 섞어볼 수가 있을 텐데,’


아사이 회장이 히로이와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현수는 야노스케를 통해 야쿠자의 실전 전투력을 경험해 보려던 생각을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현수는 들고 있던 가검을 야노스케에게 넘겼다.


“기회가 되면 언제 다시 한 번 겨뤄보도록 하지요. 야노스케 님.”

“예? 예, 감사합니다.”


고맙고 안도하는 기색을 얼굴에 드러낸 야노스케를 뒤로 하고 현수는 사카이 조장과 수련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벼운 눈인사를 한 뒤 아사이 회장의 휠체어를 미는 히로이와 함께 수련장을 떠나자, 그들 뒤를 하찌스까 사유리가 따라붙었다.


조식이 끝나고 현수를 서재로 불러드린 아사이 회장은 어제 미처 다하지 못한 말을 꺼냈다.


“....... 해서 내 생각엔 그리했으면 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


현수는 아사이 회장의 의견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갤럭시 컴퍼스에 있는 75억불에 달하는 현금 자산을 대고모부가 갖고 있는 50%의 캘럭시 컴퍼니의 주식을 포함해서 동부그룹에 소유한 대고모부의 모든 주식들과 맞바꾼다는 건데. 그럼 대고모부는 돈을, 난 두 회사의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대고모부의 뜻은 재산을 정리한 그 현금을 갖고 정체불명의 적들의 시야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인 듯한데, 솔직히 지금 내가 가진 재산만 해도 평생을 물 쓰듯이 써도 남아있을 텐데. 대고모부의 주식까지 탐을 낸다면 그건 도리가 아니지.’


생각을 정리한 현수는 아사이 회장에게 말했다.


“대고모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대고모부가 그 돈을 모두 다 가지셔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두 회사의 권리를 넘겨주시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아니다. 그건 네 생각이 잘못된 거야. 넌 당당히 네 재산에 대해 주장할 수 있단다. 그래야 하는 것이 맞고. 단지 너에게 미안하구나. 어찌되었던 간에 너에게도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겠단 생각에 주저했었지만 오전에 있었던 사카이 조원과의 대련을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구나. 그리고 미안하기도 하고.”

“아닙니다. 대고모부. 정 그리하시겠다면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미안하구나.”


아사이 회장은 현수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가족 모두를 잃고 이제 코마 상태에서 깨어난 지도 얼마 되지 않는데, 너무 과중한 부담을 지우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진행해온 일이 멈출 수가 없었기에 히로이의 의견을 일부만 받아들여 그대로 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게다가 자신과 히로이가 다른 신분을 얻어 세상에서 몸을 감추면 데려갈 수 없는 풍림사영을 위험에 노출된 현수에게 맡길 생각을 했다. 그것에 관해선 히로이와 의논을 해서 차기 풍림사영의 영주로 내정되었던 히로이의 승낙을 얻어내기도 했다. 교토삼굴이라고, 아사이 회장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신분 역시 대단한 것이었기에 히로이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며칠 동안 현수는 아사이 회장의 권유로 갤럭시 컴퍼니와 동부그룹에 대한 정보를 얻고, 동부그룹의 여러 계열사들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저 고위 직원들과 안면을 익히는 정도였고 동부그룹의 직원들도 아직 아사이 회장의 뜻을 모르기에 단순히 회장의 친척이 견학을 위해 방문한 수준으로 알고 지나갔다. 설마 누가 있어, 이 거대한 그룹이 아직 스물도 되지 않은 국졸의 한국인 남자에게 넘어가리라고 생각이나 하겠는가?

중요 회사의 임직원들과 상견례를 한 현수는 아사이 회장의 권유로 일본 여행을 떠났다. 신칸센을 타고 간사이 지방의 교토, 나라를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에 오기 전에 오철웅을 통해 저쪽 세상에서 필요한 물자들을 이미 조달했었기에 현수는 시간에 쫓기는 마음은 없었다. 다행이 저쪽 세상에서도 복잡했던 아웃사이더들과의 분쟁이 해소되었기에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다가 때가 되면 저쪽 세상으로 건너가면 되었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간사이 지방으로의 여행은 아사이 회장의 배려로 수행원으로 사유리와 카렌, 아이가 동행했다. 그리고 짐꾼으로 자원한 야노스케가 따라붙었다.

비록 혹이 하나 따라붙었지만 아름다운 세 여인들과의 여행이라 생각만으로도 현수는 기분이 좋았다. 현수는 좋은 것을 먹고 구경할 때마다 지금은 곁에 없는 가족들이 생각났지만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그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

현수는 금각사, 은각사, 청수사 등등 여러 사찰들을 관람하며 일부 사찰에서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위해 제를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사찰 투어는 만족스러웠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게 와서 유명한 간사이 지방의 불꽃축제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시내를 구경하다 찾아든 게스트하우스 형식의 여관에서 일본을 여행 중인 외국인들과 저녁 늦게까지 어울리다가 잠이 들었다. 양쪽에 사찰을 끼고 지어진 이 여관은 특이하게 남자들은 1층에 묵었고 여자들은 2층에 묵었다.


“.......”


불쾌한 기운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난 현수는 열린 미닫이문으로 안개가 자욱이 낀 뜰이 보였다. 피곤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난 현수는 머리가 띵한 것을 느꼈다.


‘왜? 이러지?’


플레이어인 내가 이 정도 여행에 피곤을 느낀다고......, 하면서 양옆 관자노리를 누르려던 현수는 누군가 미닫이문 앞을 등지고 서 있는 것을 알았다. 시노비 복장을 한 세 명이 서 있었는데, 아름다운 몸의 굴곡으로 봐서 그들 모두 여인들로 보였다.

어둠이나 안개 따위에 시야의 구속을 받지 않는 현수는 바로 그녀들이 누군지 알아차렸다.

풍림사영. 그녀들은 현수와 같이 여행 온 하찌스까 사유리와 카렌 그리고 아이였다. 사유리와 카렌은 홍의를 사이고 아이는 청의를 입고 있었다.


'그녀들이 왜 저런 복장으로 방밖에 서있는 거지?'


하는 의문이 현수에게 들었다.


“하찌스까 양, 무슨 일인가요?”

“수면가스예요. 저희를 빼고 인근의 모두가 잠들었어요.”

“수면가스요?”

“예, 시노비들이 사용하는 수면가스인데, 이런 종류의 가스는 꽤 상등품인 물건이에요. 다행이 저희는 미리 저들의 공격을 알고 대비할 수 있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저희들 역시......”


그러고 보니 늦게까지 자신과 어울렸던 사람들 외에도 다른 방에서 잠든 이들 역시 깨어나는 사람들이 없었다. 현수는 자신의 머리가 약에 취한 듯 띵한 이유가 수면가스 때문인 줄 알아차렸다. 마력을 한 바퀴 돌리자, 띵한 것이 사라졌다.


“그럼 여길 누가 습격이라도 하려고 한단 말이에요? 왜? 무슨 이유로.......? 아! 야노스케는.......“


현수가 둘러보니 방문 옆에서 야노스케가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현수는 며칠 같이 지내면서 야노스케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았다. 언제나 날선 야쿠자의 모습이었기에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생경했다.

무언가 의논을 하던 여자들 중에 카렌이 방안으로 들어와 야노스케에게 다가갔다.

카렌이 품에서 꺼낸 아주 작은 흑색 자기병의 마개를 빼 야노스케의 코에 갖다 대자 진저리를 치더니 야노스케가 눈을 떴다. 그는 자신 앞에 있는 시노비 복장의 여인이 누군지 바로 알아챘다.


“카렌? 도대체 무슨 일이?”

“........”


카렌은 야노스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등에 메고 있던 직도를 손에 쥐었다.

현수는 카렌이 행동하기도 전에 다수의 인원이 여관으로 몰려드는 것을 알았다. 저들의 움직임으로 봐서 아마도 수준 높은 시노비들로 보였다. 주위를 둘러볼 것도 없이 다수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는 이 여관은 저들을 맞아 싸울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하찌스카 양, 이동하죠. 야노스케 씨 움직일 수 있겠어요?”

“예,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여기서 저들을 상대하는 것은 불편할 것 같으니 다들 이곳에서 나가죠.”

“예.”


유일하게 현수의 말에 호응한 야노스케를 쳐다본 현수는 그의 팔을 잡고 방을 나섰다. 팔이 잡히자 처음에 약간 저항이라도 하려는 듯했던 야노스케는 이내 자신의 몸을 현수에게 맡겼다.

현수는 아주 짧은 시간에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 곳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자, 그들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사유리와 카렌, 아이 등도 그들의 뒤를 따라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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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아포칼립스의 호텔(1) 24.05.04 17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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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쿠자 야노스케 24.04.07 18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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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갤럭시 컴퍼니(2) 24.03.31 19 0 16쪽
21 갤럭시 컴퍼니(1) 24.03.30 22 0 16쪽
20 신 야차대(2) 24.03.23 21 0 15쪽
19 신 야차대(1) 24.03.23 22 0 15쪽
18 이 세상 플레이어 홍영 24.03.16 22 0 15쪽
17 오철웅 플레이어가 되다. 24.03.09 23 0 21쪽
16 현수에게 닥친 비극(2) 24.03.03 22 0 17쪽
15 현수에게 닥친 비극(1) 24.03.02 29 0 16쪽
14 아이언 콜로니(5) 24.02.25 26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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