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도 먹고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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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녕
작품등록일 :
2024.01.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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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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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굴(3)

DUMMY

12호를 앞세워 사람들이 납치된 곳으로 안내하게 했다.


“믿어도 되는거요?”

“고독을 삼켰으니 괜찮을겁니다.”

“그러니까, 그 고독이란게 대체 뭐요. 그 이상한 벌레 말하는 거요?”

“마법사들이 무서워하는 벌레죠. 그렇죠 12호씨?”


12호는 히끅 거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네···. 그런걸 나리가 가지고 계셨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고독(蠱毒).

별명은 마나 기생충.


고독은 뱃 속에서 기생하는 독충이다.


생김새는 손톱만한 애벌레와 같고 색은 칙칙한 살구색.


특정 서식지에만 극히 드물게 발견되는 희귀 몬스터로 마나가 주식인 기생형 몬스터다. 문제는 이 녀석들이 기생형이라는 것에 있다.


자연에서의 마나 역시 섭취하긴 하지만 그것보다 좋아하는 건 생물 체내에 존재하는 마나를 빨아먹는 것이다.


그렇게 몸 속에 콱 박혀서 숙주의 마나를 쭉쭉 빨아먹는데 진짜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녀석들의 덩치가 점점 비대해진다는 것이고, 그리고 그렇게 될수록 녀석들이 섭취해야하는 마나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데 이렇게 되다보면 종국에는 마법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마나불구자가 되어버린다.


그 다음 문제로는 마나불구자로 끝나기만 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체내에 들어간 고독이 마나를 섭취하지 못해 자신이 죽을 위기가 처하게 되면 이 녀석들은 식성을 바꾼다.


바로 자신의 숙주를 갉아먹는 것.


말 그대로 생살을 파먹히는 고통을 겪게되는데, 이렇게 되면 방법이 없다.


감염 초기에는 독한 약물과 독을 사용해 죽일 수 있으나 덩치가 커져버린 고독은 이런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숙주가 죽는 것만이 고독을 꺼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어버린다.


일부 마법사나 연금술사는 이러한 고독의 특성을 이용해 다른 이를 제 종처럼 만들기도 했다.


고독을 죽이는 약을 받고 싶으면 자기가 시키는 일을 하라며 말이다.


이게 12호가 내 말을 거부할 수 없는 이유다. 살고싶으면, 생살이 파먹히는 고통을 겪고 싶지 않으면 내 말을 들어야한다는 거다.


그렇게 대강의 설명을 들은 아리베시가 학을 떼며 내게 물었다.


“그런 걸 가지고 다니셨소?”

“아. 잠시···.”


나는 12호에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게 아리베시에게만 말했다.


“거짓말입니다.”


맞다.

거짓말이다.


내가 그런 희귀종을 어떻게 가지고 있겠는가.


12호에게 먹인건 고독이 아니라 힐도롱이다. 가장 작은 힐도롱이를 꺼내 겉 껍질을 죄다 벗기고 조금 남은 슬라임버섯 진액에 담갔다 빼면 얼추 비슷하게 보인다.


힐도롱이는 본래 체력 포션의 재료였으니 12호는 그냥 건강에 좋은 음식 먹은거다.


“그러다 아닌걸 들키면 어떻게하오?”

“그건 걱정마세요.”


곧 나는 앞장서는 12호를 불렀다.


“예? 부, 부르셨나요?”

“고독이 더 크지 못하게 해야하니 잠깐 와보십쇼.”

“약···약은 언제 주시나요.”

“일 다 끝나면? 그러니까 뒤 돌아보십쇼.”


나는 니들라텔 가시를 슬며시 꺼내 목덜미와 어깻죽지, 등에 꽂아놨다.


“아따따!”

“이제 한 동안 괜찮을겁니다.”


괜찮을거다. 우리가.

아까 녀석에게 박아넣은 그 니들라텔의 가시다.


다시 한번 내 마나를 소량 묻혀 녀석에게 박았다. 소량이긴 해도 이 정도면 적당히 거부 반응이 일어나 녀석은 마법을 사용하지 못할터다.


어쨌든 안 들키면 되는거다.


“저, 저깁니다.”


12호가 가리킨 곳엔 석문이 보였다. 그 앞엔 3명의 마법사가 지키고 있었다.


“저 정도면 나 혼자서 충분하겠군. 금방 다녀오지.”


마법사들이 우리를 먼저 알아차리기 전에 아리베시가 움직였다. 뛰어난 신체능력을 지닌 수인답게 아리베시의 움직임을 마법사들은 따라갈 수 없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마법사 세 명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바닥에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12호는 딸꾹질까지 하며 한껏 놀란 듯 보였다.


그것도 어떠한 소란없이 조용히 무력화되었다는 점에서 더 놀란 듯 보였다.


“시, 싱글 세 명을 저렇게 손쉽게···.”


아무리 마법사라고 해도 결국 마법을 쓰기 전에 처리하면 일반인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전쟁 용병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호랑이 수인이 상대라면 더욱 그렇다.


“흠. 그래서 12호씨, 저 안쪽에 사람들이 있다는거죠?”

“네!네! 그, 그런데 안 쪽에는 더블이 두 분이나 계신데요···.”


셋 남은 더블이 두 명이나 이 곳을 지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안 쪽에 있는 것이 중요하단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리베시씨, 어떻게 할까요.”

“흠···. 결국 마법사라는 족속은 마법을 쓰기 전에만 처리하면 되는 거 아니오?”

“그렇긴한데 아무래도 조심하는게 좋죠.”


그때 12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 여러분들은 저 안쪽 물ㅍ···, 아니 잡혀온 사람들을 구하러 오신거죠.”


아리베시는 12호의 말이 마음에 안든다는 듯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 모습에 12호는 히익 거리며 내 뒤로 숨었다. 아리베시가 손쉽게 싱글급 마법사의 대가리를 꺾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더욱 겁을 먹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내 뒤에 숨어?’


난 고독을 먹였는데, 어쨌든 물리적인 주먹보단 만만해보이는 말라깽이가 덜 무서운 모양이다.


아무튼 12호는 덜덜 떨면서도 제 할말을 이어했다.


“사람들은 전부 최면에 걸려있습니다···. 안쪽에서 지키고 있는 더블은 물품 창고를 지키는 것도 맞지만 비상시엔 그들을 꺼내서 미끼로 사용해 시간을 버는 거라고 들었어요···.”

“뭐라?”

“히익···. 진짭니다. 진짜에요···. 그리고 더블부터는 싱글이랑 급이 다르다고요. 이번처럼 처리하기 힘들거라구요.”


12호가 흘깃 나를 바라봤다.


“물론···. 트리플인 플레어님을 죽이실 정도니 대단한 실력자시겠지만···.”


플레어의 경우 나도 쓸 수 있는 거 없는 거 다 끌어모아서 겨우 죽인거지만 어쨌든 이런 사실을 굳이 이 노예 마법사에게 알릴 필요는 없었으니 말을 아꼈다.


이어 노예 마법사 12호가 말했다.


“더블 마법사 파이롯이 이미 사람들에게 전부 침을 꽂아놨을 거예요. 그게 매개죠. 거기에 마나 신호를 전달시켜 자기가 원하는 꼭두각시로 만듭니다.”

“마법사가 두 명이라했으니 한 명이 이들을 조정하면, 나머지 한 명은? 그 녀석도 똑같이 조종하는건가?”

“아뇨···. 웬델은 파이롯을 지키는 역할로 배정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아마 파이롯의 뒤이서 공격 마법을 사용할걸요···.”


그러니까, 한 명이 납치된 사람들을 고기방패 역할로 내세우면 나머지 한 명이 원딜을 한단 소리다. 만에 하나라도 그렇게 조종하는 사람들 사이에 리코라도 끼어있다면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리 없다. 리코뿐 아니더라도 납치당한 사람들은 평범한 마을 사람들일뿐이니 그 역시 마찬가지고 말이다.


“노예라면서 제법 자세히 알고 있군.”

“노예라도 알 건 알아야 오래 사는 법이죠···. 특히 저 같이 다른 이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눈치를 잘 봐야하는 법이고요.”


다른 이들이 하는 일이라는 건 사람들을 납치하고 죽이는 일이란 뜻이다. 어쨌든 그는 그런 반인륜적인 짓은 하고싶지 않았으나 죽고싶지도 않았기에 이런 정보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었을 거다.


눈치라는 것도 결국 아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하여 12호가 말한 것은 이것이었다.


“바로 옆에 ‘연구실’이 있습니다. 마침 지금은 연구실을 지키는 마법사들도 없습니다. 다 바깥으로 나갔으니까요.”

“우리가 가야하는 이유는?”

“그곳에 파이롯이 그 조종 마법을 연구한 일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어 12호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 마법사님이라면 일지만 봐도 마법 파훼쯤 쉽게 하시지 않겠습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연구실엔 다양한 마도구들이 있으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나는 12호의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마법 파훼가 그렇게 쉽게 되는 줄 아나.


“어떻게 하는게 좋겠소?”

“12호의 말이 맞다는 전제 조건으로 한다면, 확실히 이대로 저 안으로 들어가는 건 위험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그 연구실이라는 곳을 가야했다. 그래도 아무것도 없이 정면돌파를 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


12호의 말대로 연구실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연구실엔 정말로 연구일지가 존재했다.


“이 놈들은 멍청한 놈들이오? 이런걸 이렇게 보이는 곳에 둘 수가 있는거요?”

“너무 대놓고 있어서 오히려 함정같네요.”


함정이든 아니든 읽어보긴 했다.


“어떻소?”

“못 합니다. 누가 마법사놈들 아닐까봐 다 가려져있습니다.”


그렇다, 녀석의 일지에는 [검열]이라는 기록용 마나 암호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그러니 누가 자기 기록물을 보든 상관이 없었던거다. 어차피 마나 암호는 자신밖에 풀지 못하니까.


이건 내버려두고 우리는 연구실에 있는, 쓸만한 물건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중에는 포션 같은 일반적인 물건들도 있었고 어디에 써야할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물건도 있었다.


마도구에 문외한이었던 아리베시는 포션 등 일반적인 물건들을 챙겼고 12호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마도구 몇 가지를 챙겨 책상에 늘여놨다.


그리고 나는 이곳의 물건을 살뜰히 챙겼다. 마도구니 약초니 몬스터 부산물이니, 내가 구하기 어려운 재료들이 보관되어 있었는데 이걸 어떻게 두고 갈 수 있겠는가.


열심히 차곡차곡 인벤토리 돌에 집어넣고 있는 와중 가장 군침이 도는 물건이 나왔다.


‘와, 돌연변이 마석이 이렇게나 많다고?’


내가 라르바티에서 나와야했던 이유. 출장을 나와야만 했던 이유. 바로 돌연변이 마석 혹은 보스 몬스터의 마석이 수북히 쌓여져 있었다.


당연히 나는 이것들도 신나게 챙겼다.


‘이번에도 마나 교란 폭탄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을텐데.’


플레어를 죽일 수 있었던 마나 교란 폭탄. 그 폭탄을 만들 수 있는 대부분의 재료가 있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재료가 없었다.


바로 브렐링 지팡이.


그게 없었으니 다른 방법을 강구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곧 괜찮은 방법이 떠올랐다.


‘비슷한 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에도 연금술사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


그렇게 연구실에 12호와 코린을 남겨두고 나와 아리베시는 사람들이 잡혀있는 창고로 이동했다. 일단 12호가 그닥 위험이 되지 않기도 하거니와 내게 ‘고독’이라는 패가 있었으므로 내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지금껀 조용히 잘 따라오긴 했지만 코린이 여기까지 따라오기엔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와 아리베시만 따로 이동했다.


“들어가지.”

“예.”


나와 아리베시는 조심스레 석문을 열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첫인상은 창고라는 말 답게 이러저러한 물건들이 쌓여있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안쪽으로 가면 갈수록 나와 아리베시는 모골이 송연해지고 털이 쭈뼛서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창고 안에 또다른 문이 나왔다.


그 문을 조심스레 열자 긴 복도 형태의 공간이 나왔다. 그리고 그 끝에 로브를 입은 두 사람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


하지만 우리가 할 말을 잃은 것은 우리가 상대해야할 마법사 둘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 공간 자체였다.


나와 아리베시는 당연히 사람들이 감옥 같은 형태로 갇혀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적당한 공간에 쇠철창으로 가로막혀 도망가지 못하는 그런 형태 말이다. 하지만 이 미친놈들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었다.


‘빌어먹게도 효율적이네.’


그렇다. 효율.

공간의 낭비를 하지 않겠다는 듯. 사람이 담긴 철제 케이지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빼곡하게 쌓여져 있었다.


그렇다고 케이지의 크기가 크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도 않았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만한 최소한의 크기.


그것도 어린이들이나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크기 말이다.


부들거리는 아리베시의 손이 보였다.


12호가 왜 감옥이 아닌 창고라고 말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들은 자신이 납치한 사람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말 그대로 ‘물건’.


좁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자신들이 수확한 ‘물건’을 정리한 거다.


대부분이 어린아이들이었으며 어른들도 보였다.

억지로 욱여넣으면 들어가는 어린이와 같은 크기의 케이지에는 덩치가 큰 성인들도 들어가 있었는데 그 방법도 실로 엽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인간의 크기에 맞는 철창을 구했겠지만, 이 녀석들은 인간을 케이지 크기에 맞췄다.


즉, 사람의 사지를 잘라 아무렇게나 욱여넣었다는 소리다.


“미친놈들···.”


아리베시의 말에 적극 공감했다.


창고는 무서우리만치 고요했다.

사람들이 죽거나 기절한 것은 아니었다. 초점이 사라진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목덜미엔 12호가 말하는 침이 꽂혀 반짝이고 있었다.


그때 나른한 목소리의 여자와 톤이 높은 남자의 목소리가 우릴 맞았다.


“너넨 겁이 없니? 파이롯 일어나.”

“왜애. 나 졸려어. 윈데엘.”

“멍청아, 아직도 이러고 있으면 어떻게 해. 침임자가 왔다고 했잖아.”

“으으···. 그 정도는 윈델이 알아서 해···.”


그들의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만사 귀찮다고 구는 여자가 파이롯, 그리고 우리를 경계하는 남자가 윈델인 듯 했다.


“몇 마리만 꺼내봐.”

“이건 윗분들이 시키신 진상품이러고 했잖아아.”

“그러니까 몇 마리만. 어차피 상품 가치 없는 것도 있잖아. 그런걸로 꺼내 써먄 되지 말이 많아.”

“그치마안.”

“네가 그러고 있다가 이것들 전부 하자 생기면 네가 책임질거야!”

“히익··· 알았어어. 몇 마리만이다아.”


파이롯이 손바닥을 펼치자 케이지에 갇힌 아이들의 몸에서 우드득 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후 파이롯은 품 속에서 피리를 꺼내 불었고 열 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케이지에서 나와 침을 흘리며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여긴 내게 맡기고 자네가 말한 작전을 이행하시게!”

“네, 조금만 버텨주세요.”


아리베시가 달려드는 아이들을 막아내고 나는 그 틈을 타 파이롯과 윈델을 향해 달렸다.


“멍청하긴, 나는 여기 그냥 있는 줄 알아?”


윈델은 불꽃으로 만든 화살을 쏘았다. 안타깝게도 나는 아리베시처럼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보다도 조금 떨어진다.


그러니 그 불의 화살을 눈으로 보고 피한다고 한들 머리와 심장 같이 주요부분을 겨우 피했을 뿐 팔과 다리, 어깨죽지와 같은 곳까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아리베시와 다른 마법사들에게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면.


“저, 저새끼 뭐야!”

“으이? 하, 한 마리 더 일어나라아!”


나는 독극물에 반쯤 면역인데다 고통에 아주 둔감하다는 것이다.


화염 마법으로 안해 불이 붙어버린 한쪽 팔과 다리를 가지고도 아무렇지 않게 나아갈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이게 내가 가진 빌어먹을 가호.


극히 일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나타난다는 능력.


그렇게 파이롯과 윈델이 당황하는 그 틈을 타 나는 그들의 지척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곧 나는 오랫동안 숨을 참을 수 있도록 들이마셨고 소매 속에 숨겨둔 가루를 그들에게 뿌렸다.


갑작스러운 가루에 당황한 나머지 한껏 들이마셔버린 파이롯과 윈델은 쉴새없이 눈을 비비며 콜록거렸다.


“이게 뭐야!”

“으아. 윈데엘 이상해애. 마, 마나가아···!”


그것은 그들의 연구실에 있던 재료를 조합해 만든 독.


“어? 으아앙!”

“엄마아아아!”

“흐아아앙. 아파아아아!”


아리베시에게 달려들던 아이들이 정신을 차리고 곧이어 아이들은 이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 울음을 터뜨렸다.


“뭐, 뭐야.”


나는 화상으로 얼룩진 팔로 낫을 꺼내 그들의 목덜미에 차례로 박아넣었다.


“니네 연구실 쩔더라.”

“뭣···.”


플레어를 죽인 것이 마석에 있는 마나를 증폭시킨 후 교란하여 마법을 쓸 수 없게 만드는 물건이었다면 내가 이들에게 뿌린 것은 마나가 모이지 못하게 흩트리는 독.


무협으로 따지자면 산공독이라 할 수 있겠다.

고독도 있는데 산공독이라고 없을 이유는 없다.


작가의말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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