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도 먹고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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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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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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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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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만의 방법(1)

DUMMY

엠블럼의 둘레엔 꼬리를 문 뱀이 원형으로 조각되어있고 중심으론 하나의 눈, 세 개의 뿔이 새겨져있었었다.


“뭔 악마 숭배자야?”


마을 도착하기 전에 죽였던 마법사에게선 나오지 않은 물건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엠블럼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가 중요한게 아니었기에 대충 주머니에 찔러놓고 마법사의 품을 더 뒤졌다.


마나 포션 세 병과 들고있던 스태프. 맛은 없겠지만 중급 이상의 포션이었기에 쓸모가 있겠지만 스태프의 상태는 영 좋지 못해보였다.


“그래도 챙기면 다 쓸모가 있지.”


상태가 안 좋긴하나 스태프는 기본적으로 마나 전도율이 높은 물건이다. 시전자가 마법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주는 용도로 만들어지는 게 스태프니까.


어떤 물건이든 일단 챙겨두면 어디에든 쓸 수 있다. 특히 이 세상이 마법이라는 신묘한 힘이 존재하는 세상이고, 내 직업이 연금술사인 이상. 쓸모없는 것이란 쓸모를 찾지 못한 것일 뿐이다.


어쨌든 중급 마나 포션을 인벤토리 돌에 보관하고 스태프는 대충 한쪽 손에 들고서 단박하 군락지를 향했다.


“이제 불지르러 가볼까.”


천천히 단박하 군락지에 발을 디뎠다.


단박하 나무에는 꼼꼼하게 버섯 진액들이 발라져있었다. 점성있는 버섯진액을 적당량 펴바르는 일이 쉽진 않았을뿐더러 따로 요구한 적도 없었는데 아리베시는 어떻게 알았는지 알아서 잘 처리했다.


“몸이 세 개 였으면 좋겠네···.”


단박하 나무를 불태우면 몬스터를 내쫓는 향이 뱉어낸다지만 그것만 매달릴 수는 없었다. 생각보다 향이 약해 별 효용이 없을 수도 있고, 바람이 불지 않아 퍼지지 않는다던지. 혹은 이 냄새 정도는 아무렇지 않아하는 몬스터들이 나타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니 몬스터를 내쫓는 다른 방법 혹은 무찔러야만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해야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했다.


‘단박하 나무가 피워내는 향이 멀리멀리 퍼지게 할 수 있는 물건, 혹은 그를 도와줄 수 있는 물건을 만들면 좋겠지.’


지금도 열심히 마을을 향해 달려오는 몬스터들을 막아내려면 최대한 신속하게 단박하 향을 멀리 퍼뜨려야한다.


애초에 나는 가진 그릇이 작아 한번에 큰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반푼이도 못되는 마법사로 사용 가능한 바람 마법은 산들 바람 정도가 최대다. 그걸 여러 차례 중첩시키면 태풍에 버금가는 바람을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그 방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


몬스터들이 이미 다 도착하고도 남았을 수도 있고, 그 전에 테러리스트들이 먼저 찾아와 날 산채로 불태워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이런 방법 말고도 보다 빠르게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내야한다.


다행히 나는 마법보다는 연금술에 조예가 깊고, 연금술이란 것은 적당한 물건들을 가지고 그럴싸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그리고 마침 괜찮은 물건도 손에 들려있었다.


방금 내가 죽인 마법사의 스태프.


스태프는 고급 목재에 속하는 브랠링 나무로 만들어졌다. 대리석을 연상케하는 특유의 나뭇결이 아름다워 예술품을 제작하는 재료로는 인기가 있는편이지만 딱히 스태프로 만들기엔 적합하진 않다.


브랠링 나무가 마나 전도율이 높긴하지만 너무 물러서 내구가 처참하기 때문에 금방 부러지기 때문이다.


이미 이 브랠링 스태프도 내구가 끝을 향하는 지 몸체 곳곳에 균열이 일어나 있는 상태다.


아마 내게 상태창이 있거나 소설이나 만화에나 나오는 감정 스킬 따위가 있었다면 분명 스태프에는 [ 내구 1, 수리 불가 ] 라고 떴을거다.


물론 그건 이 스태프를 ‘스태프’로 사용할 때의 이야기고 ‘재료’로 사용하기에는 내구고 뭐고 문제가 없다.


나는 스태프가 필요한 게 아니라, 마나 전도율이 높은 재료가 필요한 거니 말이다.


낫을 꺼내 스태프를 적당한 굵기로 깎아냈다. 바닥에 꽂으면 바로 꽂히는 정도의 굵기.


다행히 브랠링 나무 자체가 물러서인지, 낫에 건 인챈트 덕분인지 힘을 주지 않아도 스태프는 샥샥 잘려나갔다.


어느새 테러리스트의 스태프는 여러 개의 나무 꼬챙이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나무 꼬챙이들을 한 꺼번에 집어들고 내 마나를 불어넣었다. 속성이 담기지 않은 순수한 마나가 꼬챙이들에게 깃들자 공명이라도 하듯 환한 푸른 빛을 내다 점멸했다.


“이 정도면 가능하겠네.”


확인을 마치고 꼬챙이들을 일정 간격에 맞춰 바닥에 꽂았다.


많진 않았지만 바닥에 꽂힌 꼬챙이의 수 만큼 공명하며 연쇄적으로 마법을 쏘아낼 것이다. 같은 마나가 일으킨 마법이 동시에 발현되게 되면 스스로 응집하여 중첩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른바 마법 중첩 꼬챙이.


화재를 일으키고 테러리스트들이 오기 전에, 아주 멀리까지 있는 몬스터들에게까지 단박하의 냄새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진짜 불을 질러볼까.”


거대한 캠프 파이어 시간이다.


이후 마법으로 얼린 불티꽃을 아무렇게나 던졌다. 그러자 챡- 하는 소리와 함께 버섯진액이 묻은 나무 기둥에 붙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티꽃 주변을 감싼 얼음이 녹을 것이다. 그러면서 드러난 불티꽃이 불씨를 버섯진액에 달라붙어 거대한 화마로 변할 것이다.


“아, 맞네.”


깜박하기 전에 후다닥 바닥에 꽂은 중첩 꼬챙이 하나에 최하급 방호 마법부터 걸었다. 그러자 최하급 방호 마법이 일정한 간격으로 꽂힌 꼬챙이들에게도 연결되며 차례로 방호 마법이 걸렸다.


이윽고 ‘중첩’이라고 이름붙인 것 답게 꼬챙이들은 서로 공명하듯 ‘최하급’ 방호 마법이 연결된 꼬챙이들끼리 중첩되어 ‘중급’ 방호 마법으로 변경되었다.


“급조해서 만든 것 치곤 나쁘지 않네.”


중첩 꼬챙이도 결국은 목재, 불에 약할 수 밖에 없다.


제대로 사용하기도 전에 화마에 함께 불타버리면 의미가 없으니 잠깐이라도 버틸 수 있게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더불어 성능 자체도 나쁘지 않았고 말이다. 중급이 한계인 듯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순식간에 타버리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거다.


“자, 그럼 이제 빨리 빠져나가볼까.”


불티꽃을 가둔 얼음이 전부 녹기 전에, 화마가 닥치기 전에 빨리 이동했다.


있는 힘을 다해 달리고 있던 그때 등 뒤에서 환한 빛과 함께 뜨거운 열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슬라임 버섯 진액에 불씨가 옮겨붙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로인해 거대한 불길이 치솟고 숲 전체를 잡아먹을 것처럼 커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있는 힘을 다해 달리고 있던 그때 아리베시가 보였다.


“테오!”

“저! 저 좀!”


나를 향해 달려오는 아리베시. 그리곤 덜컥 내 멱살을 붙잡았다.


“착지는 알아서 하시게!”

“에?”


그 말과 함께 아리베시는 있는 힘껏 나를 집어던졌다.


쿠당탕탕.


눈깜작할 새에 단박하 군락지 너머에 도착하게 됐다.


흙먼지가 일어나며 흙바닥에 거칠게 구르긴 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다. 그때 뒤에서 앳된 목소리가 들렸다.


“뱀 형···이야?”

“코린?”


마르지 않은 눈물자국과 퀭한 모습의 어린 아이. 식당 겸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 톰슨씨의 막내 아들, 코린이었다.


“여긴 무슨 일로, 왜 혼자야?”


안 그래도 마을은 지금 혼란의 도가니다. 테러리스트 마법사들로 인해 멀쩡한 어른이 보기 힘든 지금 보호자 없이 이곳에 혼자 있다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아이 가족의 신변에 문제가 생김이 분명했다.


하지만 코린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냐며 묻지 않았다. 좋지 못한 일을 겪었을 아이에게 굳이 일을 들춰내게 하는 건 좋지 않음을 알고 있었으니까.


잠시 후 아리베시 역시 불타는 단박하 군락지에서 빠져나왔다.


“불길이 이는 것을 보고 바로 달려왔네만, 역시 자네였군. 당장 자네를 데려와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네만.”

“···혼자 오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아직 해야할 일이 있으니 얘긴 나중에 하죠.”


이야기야 어쨌든 지금은 단박하 나무가 활활 불타며 내뿜고 있는 청록색의 연기를 멀리 퍼뜨려야 했다. 중급 방호 마법이 걸렸다지만 영원히 효과가 지속되는게 아니니까.


그러니까, 방호 마법을 뚫고 들어온 불길이 중첩 꼬챙이들을 불태우기 전에 산들 바람을 돌풍으로 만들어야 했다.


머릿속으로 내가 원하는 바람의 형태를 이미지화 했다.


불길은 번지지 않으면서, 연기만 멀리 퍼뜨릴 수 있는 그런 바람. 일반적인 자연 현상이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이건 마법이다.


불가능해보이는 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것.


마법사마다 마법에 대한 정의가 다르겠지만 내가 직접 사용하고 느낀 마법은 어떤 것을 되게 해달라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의 그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스승은 어떠한 법칙과 규율이 분명 존재한다고 했으나 정작 그도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했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여 마나를 통해 세상에 드러내는 것. 그것을 자신의 그릇 안에 담긴 마나에게 설득시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이런 거다.


‘이렇게 하면 재밌지 않을까? 할래?’

‘바보 같은 생각이네. 당장하자.’


그러한 연유로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신이 쓰려는 마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미숙한 마법사들이 주로 마법을 실패한다.


물론 간절히 원한다고 해서 모든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고위 마법일수록, 복잡한 마법일수록 설득시켜야하는 마나가 많아지기에.


그렇기에 선천적으로 정해진 마나의 그릇이 마법사의 재능이라고 하는 것이다. 가진 그릇이 작았던 나는 뛰어난 스승이 있었음에도 마법사가 아니라 연금술사의 길을 선택했다.


마법사도 그렇지만 연금술사 역시 안되는 걸 되게 하는 도구를 만드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마법을 중첩시켜 효력을 끌어올리는 도구를 만들었고, 원래의 나였다면 엄두도 내지 못할 거대한 바람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최하급 방호 마법이 중급까지 올랐으니 마법 중첩 꼬챙이에 산들 바람을 공명시킨다면 나무 전체를 흔들 정도의 바람은 만들어낼터다.


그렇다면 내가 조금 더 강한 바람을 공명시킨다면 훨씬 더 멀리, 그리고 확실하게 퍼트릴 수 있지 않을까?


내 손에 맺힌 마나들이 내가 바라는 형태의 마법을 만들어간다. 조금씩, 조금씩 모이는 마나들로 만들어진 바람을 불타는 숲 사이에 꽂혀있는 마법 중첩 꼬챙이에 날려보냈다.


강력한 바람이 등 뒤에서 숲의 방향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잠시후.


위로 천천히,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청록색 연기가 불길과 함께 빠르게 위로 치솟았다. 이내 바람은 내가 원하던 모습 그대로 연기만 들고 숲을 빠져나와 지면을 훑으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숲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뼏쳐나가는 바람은 마법 중첩 꼬챙이에 담긴 마나가 사라질때까지, 혹은 거센 불길에 재가 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뜨거운 열기와 함께 짙은 민트초코향이 마을을 뒤덮었던 악취를 지우고 퍼져갔다.


“자네 말대로 지독한 냄새는 좀 가시는 것 같군.”

“좀 나을 겁니다.”

“이 냄새도 힘들긴하지만 그래도 훨씬 낫다네.”


짙은 단박하향에 후각이 뛰어난 아리베시는 여전히 힘들어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시취와 음식물쓰레기가 섞인 냄새보다야 낫긴할 것이다.


이어 잠시간 정적이 일었다.


그 정적을 깬 것은 나도, 아리베시도 아닌 코린이었다. 코린은 울먹거리는 목소리를 짜내 내게 말했다.


“형도 우리 누나 좀 찾아주면 안돼···?”

“누나라면··· 리코 말하는거니?”

“응. 우리랑··· 같이, 같···같이 있었는데에···.”


코린은 말을 잇지 못하고 숨죽여 울었다. 아리베시는 그런 코린을 안아 올리곤 등을 토닥였다.


“이걸로 자네가 말한 몬스터 웨이브는 막았으니 여기서의 일은 끝인겐가?”


그의 물음에 나는 선뜻 ‘그렇다’ 라고 말할 수 없었다. 할 말을 잠시 정리한 후 아리베시에게 답변했다.


“아직은 아닙니다. 바람의 힘으로 연기가 보다 멀리, 빨리 퍼지기야 하겠지만 그걸론 부족합니다. 작은 몬스터들따위야 바람에 실려온 옅은 냄새를 맡고도 몸을 돌릴지 몰라도 중형급, 혹은 대형급 몬스터들까지 닿게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그런가.”


어쩔 수 없었다.


몬스터를 그러모으는 드비자의 악취를 압축하여 폭탄으로 만들었고, 그 폭탄을 마을 곳곳에 두고 터뜨렸다. 거기에 더불어 내가 죽였던 3호 라는 마법사는 마을 인근에 드비자를 모는 명령을 받았었다.


이후 드비자를 죽여 다시금 악취를 더 멀리 퍼뜨릴 심산으로 말이다. 그리고 분명 나처럼 바람을 이용해 더 멀리 퍼뜨릴 계획도 하고 있을거다.


드비자를 조정하는 자도, 그리고 단박하 숲에 비를 내리게 해 혹시라도 있을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려고 했던 자도.


모두 마법사였다.


마법사가 있다면 내가 도구까지 만들어 수준을 끌어올린 바람 마법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을터다.


“더불어 저 연기를 보고 마법사들이 곧장 이곳으로 올 겁니다. 계획에 차질이 가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아보였으니 말이죠.”

“불을 끄기 위해 온다는 말이군.”

“그렇죠. 버섯진액에 붙은 불은 마나가 깃든 불에 더 반응하는 불이죠. 그런만큼 마나가 깃든 물. 즉, 마법으로 만들어진 물에 반응도 쉽게 하기에 손쉽게 화재가 제압될 겁니다.”


아리베시는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인상을 구겼다.


그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성정으로는 아이의 누이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외면하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예상보다 빠르지만 계획대로 난 화재에 확인 차에 온 것 날 만났고 같이 움직이면 리코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겠지만 안타깝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였다.


곧 테러리스트들이 화재를 진압하러 이곳에 올테고, 나는 단박하 나무들이 완전 전소할때까지, 그리고 혹여라도 불씨가 마을에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남아있어야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구성원이 마법사였던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 집단은 이곳으로 오게될테고 나 혼자 남아있다간 또 다른 나쁜 상황으로 흘러가리라 생각했을거다.


‘물론 아리베시 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든든하긴 하겠지만···’


생각해보면 방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전 괜찮습니다. 가진 걸로 어떻게든 하면 되겠죠.”

“···너무 위험하네.”

“저도 목숨 아까운 줄 압니다. 방법도 없는데 가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늦기 전에 가야할 것 같습니다.”


사제를 사칭한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한 아이들.


리코가 어린이라고 불릴 나이는 아니긴 했지만 이 상황에 없어졌다면 그들에게 잡힌게 맞을거다. 코린이 듣고 있었으므로 이 이상의 말은 아꼈지만 아리베시는 이해했다는 듯이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미안하네. 코린을 좀 맡아주겠나.”


코린을 그곳까지 데려갈 순 없겠지. 그렇다고 아이 혼자 혼란스러운 마을에 내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그나마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는 이곳에 두려는 듯 했다.


“싫, 싫어요! 어차피 여기도 위험한 건 똑같잖아!”


우리 이야기를 모두 들은 코린의 얘기의 틀린 부분이 없었다. 다만, 아리베시가 가려는 곳은 테러리스트들이 드글거리는 곳일테고, 그곳엔 아이가 보고 겪기엔 부적절한 상황들이 산재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아이와 말싸움을 하기에는 시시각각 위험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아리베시는 결국 코린을 데리고 가기로 했다.


“다녀오겠네.”


그 말과 함께 아리베시가 지면을 박찼다.


아리베시와 코린의 모습이 순식간에 멀어졌다. 그 모습을 잠시 보다 이내 활활 타오르는 단박하 군란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도 준비해야지.


어차피 마법으론 그들과 붙어 이길 수 없다. 이비사에게 붙잡혔던 그때처럼 순식간에 털리고 말 것이다.


그러니, 연금술사만의 방법으로 대비해야했다.


“이럴때 쓰려고 한건 아닌데···. 어쩔 수 없지.”


품에서 꺼낸 건 크루타 던전의 보스 몬스터 샐러맨더의 마석. 프리스테카의 퍼리니에 포션 주요 재료로 남겨두던 그 마석이었다.


***


준비를 거의 마쳐갈 때쯤, 가장 보고싶지 않은 인물이 나타났다.


“어머, 이게 웬일이야. 어쩐지 여기 와야할 것 같더라니 안 죽고 살아있었네?”


잔뜩 상기된 목소리.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했다는 것처럼 말하는 마법사.


이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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