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도 먹고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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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녕
작품등록일 :
2024.01.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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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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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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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악취

DUMMY

상단이 드비자 토벌을 위해 용병을 이끌고 마을을 나간 그날 새벽.

나는 몹시 불쾌한 방법으로 단잠에서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


“우욱!”


얼마나 역한 냄새였는지, 냄새 하나만으로 두통이 찾아오고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어디서 이런 냄새가 올라오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환기라도 하고자 급하게 창문을 열었다.


하지만 악취가 옅어지긴커녕 바깥바람을 타고 더욱 짙게 나기 시작했다.


“우우욱.”

“쉬이익?”


나와는 다르게 플라위는 아무런 냄새를 느끼지 못한 듯했다. 오히려 무슨 일이냐며 걱정스레 물어볼 뿐이었다.


내가 새벽부터 일으킨 소란에 같은 방을 사용하는 아리베시도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원치 않게 기상한 것에 대해 다소 불쾌해하는 것 같아 보였으나 내가 바닥에 주저앉아 헛구역질을 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나를 살폈다.


“괜찮소? 갑자기 왜 그러시오?”

“어디서 이상한 냄새 안 나십니까?”

“냄새?”


아리베시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아침 수프 냄새밖에 나지 않소. 왜 그러는 거요?”

“그럴 리가, 이렇게 진동을 하고 있는데···.”

“쉬이이?”

“아무 냄새도 안 난다고?”


‘이렇게 독한데? 내가 미친 건가?’


일단 아리베시에게 단잠을 깨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선 비척비척 1층 식당으로 내려왔다.


이 건물의 주인인 톰슨이 1층으로 내려온 나를 반겼다. 그는 음식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인지 앞치마를 둘러메고 한 손엔 식칼, 다른 한 손엔 당근이 들려져 있었다.


옆에서 플라위는 감자와 당근이 익는 냄새가 난다고 전했지만 나는 전혀 맡을 수 없었다.


“일찍 일어나셨구려?”

“···예.”


그에게도 어디서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냐고 물으려 했지만, 그 역시 아리베시나 플라위처럼 냄새를 맡지 못하는 듯 보여 묻지 않았다.


이 정도의 냄새라면 저렇게 평온하게 음식 준비를 하지 못할 테니까.


“표정이 너무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소?”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드디어 내 감각기관이 맛이 간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일단 좀 더 돌아다녀 보자.’


어차피 방 안에 박혀있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더불어 건물의 안 보다 바깥에서 지독한 냄새가 진하긴 했지만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방 안보다는 그나마 낫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렇게 마을 내부를 끊임없이 돌아다녔다.


‘그래도 어딘가엔 좀 괜찮은 곳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내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어디를 가도 두통과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냄새는 옅어지기는커녕 더 짙어져만 갔다.


“진짜 안 나?”

“쉬이익.”


플라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나만 이 지독한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좀 묘해.’


이런 지독한 오물 냄새가 낯설지 않다는 게 묘했다. 단순히 부패한 냄새뿐만 아니라 그 속에 숨어있는, 은은한 향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은근한 냄새가 언젠가 맡아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이를테면 와이번의 대변 냄새라고 했을 때 변 냄새와 비린내, 그리고 페르타 나무가 부패함과 동시에 와이번의 소화액이 섞이며 내는 특유의 향내가 난다.


한창 그 대변 밭을 굴렀건 기억 속에 잊고 싶어도 때때로 떠오르는 냄새의 기억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난 직업 특성상 냄새를 많이 맡고 맛도 그만큼 느꼈어야 했다.


그나마 대부분의 약초는 식물이 내는 냄새를 벗어나지 않아 괴로울 일이 별로 없었지만 몬스터의 부산물을 써야 하는 것들을 만들어야 할 때는 냄새부터 먼저 맡고 사용 여부를 판단하고는 해야 했다.


당연히 어떤 냄새든 기억해서 다음 재료 사용 시에 활용해야 했으니 냄새에 대한 것은 정확하게 떠올릴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이런 독한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었나···? 언제?’


문제는 지금 이 냄새가 묘하게 낯익은 것이 분명 언젠가 맡아본 적 있는 냄새인 것 같은데, 정작 기억을 뒤져보면 이렇게 두통과 메스꺼움을 일으킨 일이 와이번 대변 사건 이외에는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그런 냄새라고 하더라도 보통은 금방 적응되어서 아무렇지 않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금은 몇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니 더욱 더 이상했다.


그렇게 이 지독한 냄새에 대한 기억이 무엇일지 한참을 생각하다 걷다 보니 어느새 인적이 드문 언덕에 도착해 있었다.


“어···?”


도착한 언덕에는 날 괴롭히던 의문의 악취가 옅어져 있었다.


예시로 들자면, 무더위에 석 달 정도 방치된 음식물 쓰레기와 오물들이 뿜어내는 냄새에서 썩은 양파 냄새 정도로 바뀐 정도였다.


썩은 양파도 한 냄새긴 했지만, 지금껏 맡던 냄새에 비교하면 썩은 양파가 아니라 향기로운 풀 내음이나 다름 없었다.


무슨 차이가 있나 하고 언덕을 둘러보니 단박하 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단박하 최고···.”


단박하 나무의 열매는 몬스터들이 싫어하는 민트 초코향으로 퇴치제를 만들 수 있었지만 잎과 가지는 탈취제나 방향제의 재료가 되었다.


잎에는 단박하향이 은은히 나면서도 그외의 다른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방향제로도 많이 사용되는 연금술 재료였다.


그리고 잎에서 흡수한 냄새는 독성이 있는 수액에 녹여 농축시켜 악취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단박하 나무의 가지를 꺾거나 나무를 베려고 한다면, 그때 나오는 수액에서 그동안 단박하 나무가 일평생 동안 모아온 냄새가 일대를 덮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것은 아마 단박하 나무의 방어 수단이 아닐까 한다.


하여 단박하 나무는 ‘향’이라는 키워드에 특화된 식물로, 향으로 몬스터를 쫓아내기도 하고 되려 냄새를 없애주는 탈취제의 역할도 하는 신기한 식물이다.


그런 식물의 군락지에서 내게만 느껴지는 악취가 옅어지는 걸 보면, 내 후각 신경이 아주 미친 것 같진 않은 듯 보였는데 도대체 이 냄새가 어디의 무슨 냄새인지 알 도리가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어찌 됐든 약간의 평화를 얻은 나는 단박하 나무 아래에서 잠시 취하다 이내 다시 움직였다.


탈취 효과가 있는 단박하의 잎을 따서 뭐라도 만들면 나을 것 같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냄새. 그것도 나만 맡는 이 냄새라 어디 가서 말하고 해결을 보기 어려웠으니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마침 그 해결책이 될 재료가 눈앞에 있는데 이를 마다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냥 나뭇잎 몇 장 뜯는 거니깐.’


가지가 부러지지 않게만 조심한다면 단박하 나무에서 냄새가 날 일이 없다.


“플라위?”

“쉬이이익···.”

“아, 너는 이 냄새가 별로구나.”


내 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플라위가 바닥에 내려와있었다.

인간에게는 시원하고 적당한 단내를 풍기는 단박하 나무가 플라위에게는 버티기 힘든 냄새로 느껴지는 모양이다.


“곤란하네.”


하루아침 만에 이런 일이 왜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마을에서는 이런 냄새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냥 평범하게 흙냄새, 젖은 나무 냄새 같은 일상적인 냄새만 났을 뿐이었는데 오늘은 왜 이런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일까?


그것도 다른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내게만 느껴지는 냄새가 말이다.


‘내가 똥 밭에 굴렀다곤 해도 후각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니었을 텐데···.’


우두커니 서서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쯤 플라위가 허공에 혀를 몇 번 날름거리더니 이내 내 몸을 타고 올라와 말을 걸었다.


“쉬이익.”

“어?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마을에서? 아냐? 저기서 난다고?”


플라위는 단박하 군락지의 안쪽에서 참을 수 없을 만큼 맛있는 냄새가 아주 희미하게 난다고 전했다.


플라위가 가리킨 단박하 군락지 넘어, 언덕 아래로 그 뒤로는 밀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나는 이 안식처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큰 결심이 필요했다.


“쉬이익!”

“어, 어디가!”


하지만 내 생각이 어떻든 간에 플라위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밀밭으로 빠르게 내려갔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준비라든지, 결심 틈도 없이 플라위를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


***


플라위가 서라진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떼는 것이 망설여졌다. 그도 그럴 게 머리통을 울릴 만큼 지독한 냄새가 더욱더 짙어졌기 때문이다.


냄새만으로 두통과 멀미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알고 싶지는 않았는데 오늘 그걸 알게 됐다.


“쉬익!!”


그때 익숙한 뱀의 실루엣이 보였다.


“플라위! 그렇게 혼자 가면 어떻게 해!”


밀밭을 헤치고 플라위가 급하게 향한 곳까지 도착하자 그곳에는 플라위가 어떤 구체를 몸으로 똘똘 감싸고 한입에 삼키려고 하고 있었다.


“잠, 잠깐! 그게 뭔 줄 알고 먹으려고 해! 씁!!”

“쉬익? 쉬이익···.”

“이리 줘봐, 완전 뺏으려는게 아니야. 그냥 뭔지 확인만 하고 돌려줄게.”

“쉬이이···.”


플라위가 먹으려고 했던 구체를 뺏어 이리저리 확인했다.


‘음··· 설마?’


킁킁.


“우웨엑!”

“쉬이이이? 쉬익!”


밀밭에서 한바탕 속을 게워 내고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플라위가 화들짝 놀라 내게 달려들었다.


“괜찮아, 그나저나 이거 뭔데 우우엑.”


헛구역질이 멈추지 않자 나는 그것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새벽부터 깨서 맡았는데 왜 지금까지 이러지?’


지금껏 냄새가 주는 두통 덕에 깊이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이상했다. 원래 후각이란 쉬이 피로해지는 감각 중 하나다.


다른 종족들은 어떨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인간은 그렇다.


그렇기에 아무리 지독한 냄새라도 코는 금방 적응하고 곧 아무렇지 않게 된다. 와이번의 똥 속에 파묻혀 있을 때도, 한동안 몸에 대변을 펴 발랐어야 했을 때도 그랬다.


처음 몇분만 괴롭고 그 이후로는 감촉만 기분 나쁠 뿐 냄새로는 괴롭지 않았는데 오늘 하루 종일 나를 괴롭힌 악취는 변하는 것이 없음에도 익숙해지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 악취는 플라위가 찾은, 이 낯선 구체가 내고 있었고 말이다.


“우욱···. 여기서 진짜 맛있는 냄새가 나?”

“쉬익!”

“으으음···. 이거 어디 있었어?”

“쉬익!”


플라위가 가리킨 곳에는 제법 깊게 파헤쳐진 구덩이가 있었다.


“저기서 꺼냈어?”

“쉬익!”

“그새 저기까지 판 거야?”

“쉬이이, 쉬익!”

“그건 좀 이상하네.”


플라위 말에 의하면 자신은 아주 조금밖에 안 팠는데 저렇게 깊은 구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말만 들어보자면 누군가 일부러 이 구체를 땅속에 심어놓은 것 같은 형태였다.


“흐음···.”


뭔가 열리는 형태가 아니었다. 이상한 무늬가 있는···?


“어, 이거 무늬가 아닌가?”


처음엔 흙도 잔뜩 묻어있고 얼룩덜룩해서 이상한 물결무늬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구체의 겉면은 반투명한 무언가고, 그 반투명한 겉면 안쪽에는 또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잔뜩 우겨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잘 모르겠으면 일단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이걸 그냥 두기엔 내가 심히 괴로웠다.


내게만 악취를 느끼게 하는 이 괴상한 물건에 대해 고민하던 중 나 몰래 구체를 삼키려던 플라위와 눈이 마추쳤다.


꿀꺽.


깜짝 놀란 플라위는 내 손에 들린 구체를 후다닥 한입에 삼켜버렸다.


“플라···!”


그러자 그때 나를 괴롭히던 악취가 옅어진 것을 느꼈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10번 헛구역질할 것을 4번 정도 참을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이다.


“쉬익, 쉬이익!”

“잘하긴 뭘 잘했어! 그러다 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쉬익···.”


내가 혼내자 플라위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런 모습에 괜히 마음이 약해져 플라위를 쓰다듬으며 어르며 달랬다.


“이상한 거 잘못 먹고 탈나면 안되니까 혼낸거야. 플라위가 싫어서가 아니고.”

“쉬이이···.”

“그렇게 맛있는 냄새가 났어?”

“쉬이.”


생각해 보면 플라위는 태어난 지 1년도 안 된 새끼 뱀이다. 당연히 본능에 충실할 수밖에 없고 궁금한 것도 많을 것이다.


워낙 의젓하고 말이 잘 통해서 간과하고 있었던 것뿐이지.


“그래도 다음에는 그러면 안 돼.”

“쉬익!”

“그래그래, 어디 아프거나 그러면 꼭 말하고, 알았지?”


플라위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몸을 비볐다.


“이제 돌아가자, 여긴 이제 아무것도 없는 거지?”

“쉬이익, 쉬익!”

“어···? 다른데도 가고 싶다고?”


흠···.


솔직히 말해서 냄새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 아직 괴롭긴 했다.

그래서 돌아가서 단박하 잎으로 마스크라도 만들어서 하고 다니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 계획은 조금 더 미뤄야 할 것 같았다.


어린아이에게 어른스럽게 행동하지 못했다고 혼낸듯하여 플라위에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그래, 좀 더 돌아다녀 보지 뭐.”


그렇게 우리는 비가르 마을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고, 밀밭에서 발견한 것과 똑같은 구체 4개를 더 발견했다.


그리고 4개 중 3개는 플라위의 위 속으로 들어갔다. 처음 삼킨 이후로 꽤 시간이 지났지만 플라위는 어떠한 이상 증세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이것도 이상 증세라고 해야 하나?’


식탐이라고 해야 할지, 집착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플라위는 유독 이 정체 모를 구체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렇게 종일 플라위에게 끌려다닌 게 오늘.

주의를 몇 번 줬는데도 플라위는 모르는 척, 실수인 척, 계속해서 구체를 집어삼켰다.


그렇기에 남은 하나도 플라위가 꿀꺽할세라 발견 즉시 후다닥 인벤토리 돌에 보관했다. 이게 뭔진 모르겠지만 하나 정도는 남겨둬야 구체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떤 것이 들어있어서 이런 냄새가 나한테만 나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쉬이익.”


플라위가 마을 광장 중앙에 있는 거대한 돌탑을 가리켰다. 정확하게는 돌탑의 안쪽에서 예의 그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말이다.


“옅어지기만 하고 사라지진 않더라니, 진짜 온갖 곳에 다 있었나 보구나. 여기 말고 다른 데 더 있을 수도 있겠는데.”


하지만 돌탑의 내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외지인인 내가 그거 하나 확인하자고 돌탑을 무너트릴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오늘 종일 플라위의 요구대로 끌려다니느라 지금은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내일···. 내일 확인하자.”

“쉬이익···.”


그렇게 힘없이 돌아가서 다음 날이 밝았다.


‘으음, 그래도 어제 새벽보단 좀 나아졌네.’


아직 꿉꿉하면서도 지린내가 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두통이 올 정도는 아니어서 살만했다.


“어제보단 상태가 나아 보이는데, 어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요?”

“그냥···. 몸이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흠, 그렇소?”


어차피 나만 맡을 수 있는 냄새. 누구한테 말한다고 해도 공감 받긴 어려울 테니 그냥 얼버무리기로 했다.


‘잠깐.’


그때 머리에 스치고 지나간 생각.


‘코 앞에서 맡아도 아무 냄새 안 난다고 할 수 있을까?’


아리베시는 수인, 평범한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혹시 하는 마음으로 어제 열심히 돌아다니며 찾아낸 정체 모를 구체를 꺼내 아리베시에게 보였다.


“이게 뭐요?”

“제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찾은 건데 혹시 알고 계신 게 있나 싶어서요.”


아리베시가 내게서 구체를 건네받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글쎄, 이런 건 처음 보는데.”


이후 아리베시는 자연스럽게 코를 가까이 데고 킁킁거렸다.


“약간 구린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우욱! 이게 대체 무슨 냄새요?”


아, 역시 내 코가 맛이 간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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