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도 먹고 살기 힘들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야녕
작품등록일 :
2024.01.26 13:26
최근연재일 :
2024.09.14 19:57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4,960
추천수 :
240
글자수 :
316,384

작성
24.04.01 19:30
조회
79
추천
5
글자
17쪽

크루타 던전(9)

DUMMY

쿠구구구궁.


보스 몬스터인 샐러맨더가 죽자 던전이 크게 요동쳤다. 흔들림이 멈추고 샐러맨더의 사체 뒤로 새로운 문이 생겼다. 저 문이 말로만 듣던 보스 공략 후 바깥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인듯 싶었다.


다들 감회가 새롭다는 듯 새로 생겨난 문을 바라봤다.


“일단 좀 쉬었다가자.”

“어. 죽겠다.”


보스인 샐러맨더를 죽였으니 크루타 던전은 한동안 휴식기를 가지게 될 것이다. 던전이 휴식기를 가진다는 건 휴식기를 가지기 위해 던전이 닫히는 시간은 대략 하루.


즉 24시간 안으로만 던전을 빠져나오면 된다는 소리다.


시간적 여유가 남은만큼 이들은 마음애도 여유가 생겼다. 그렇기에 휴식을 가지자는 레이먼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아나에게 치료를 받은 이들은 곧이어 샐러맨더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챙길 건 챙겨야지.‘


거대한 덩치인만큼 샐러맨더에게서 나오는 부산물들도 많았다. 게다가 무려 불을 뿜는 던전의 보스 몬스터.


특히 비싼 값에 팔릴 것이라 기대되는 건 샐러맨더의 가죽이다. 고온의 열을 버텨낸 것도 모자라 업화의 불꽃같던 화염에도 손상하나 없는 가죽은 분명 장비의 재료로써 높은 값에 팔릴 것이 자명했다.


“이건 또 시원하네?”

“무슨 주머니야, 그거.”

“울대 근처에서 뽑은건데 일단 챙겨?”

“응 따로 빼놔.”


아조가 샐러맨더의 목을 가르고 나온 것은 차가운 액체가 잔뜩 들어있는 주머니였다. 그냥 몬스터도 아니고 보스 몬스터의 기관이다. 이들은 몬스터 부산물에 대해 많이 알진 못했지만 적어도 희귀한 것은 돈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스윽.


샐러맨더를 포함한 모든 몬스터에게 가장 중요한 기관이 모습을 보이자 리리아와 시아나가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새빨갛다냥!”

“이렇게 큰 마석은 처음 봐.”


그리고 내가 크라프톤에 온 목적.

보스 몬스터의 마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


몇 시간 전.


막 보스 몬스터를 잡고 잠시 쉬고 있을 때 나는 부지런히 보스 방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디가냥?”

“혹시 다른 보물이 있을까 싶어서요. 여러분들은 쉬고 계세요. 저 혼자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혼자서 괜찮겠냥?”

“이미 오면서 다 잡았잖아요. 괜찮습니다.”


타죽지 않기 위하 계속 뛰어다녀야만 했던 이들에 비해 나는 체력이 온전히 남아있었다.


그렇게 차갑게 식은 샐러맨더를 넘어 우리가 지나왔던 축축한 복도로 이동했다.


“여기면 되겠지?”


인벤토리 돌에 보관했던 그레이맨더의 말캉한 알을 꺼냈다. 불을 내뿜는 그 샐러맨더도 제 알은 이렇게 습기가 많은 곳에 낳았다.


그러니 원래부터 축축한 곳에 사는 그레이맨더라면 그 알도 이런 환경에 놔야함이 옳았다. 안그러면 부화하지도 못한 채 말라죽을테니 말이다.


조금 더 깊숙한 곳, 천장으로부투 물이 뚝뚝 떨어지는 그 곳에 그레이맨더의 알을 내려놓았다.


스르륵.


“!”


아무것도 없는 벽에서 검은 촉수 같은 것이 튀어나와 말캉한 알을 꽉 붙잡았다. 그리곤 스르륵 바닥 아래로 알을 끌고 들어가버렸다.


“....... 모르겠다.”


던전은 불가사의 그 자체. 이해하려고 하면 피곤해진다.


일단 나는 그 늙은 그레이맨더와의 약속은 지킨거니 이후의 일은 더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지.


“쉬이익.”

“수고했어. 돌아가자, 이제 돌아가면 숨는 것도 끝이야.”

“쉬이이익.”


다 표현은 안했지만 플라위도 작은 주머니 속에 숨어있건 것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이왕 크라프톤에 온 긴에 돌연변이 마석을 많이 챙겨가려고 했었지만 언제나 계획은 뒤틀리기 마련이다.


단 한 번 뿐이지만 던전에서의 경험은 충분했다. 더 이상 던전에 발을 디디고 싶지 않았다.


‘난 연금술사지 마법사가 아니라고... 생긴대로 살자... 생긴대로....’


던전에서 이상하리만치 마나 회복속도가 빨라져서 얼추 마법사 흉내는 낼 수는 있었지만 야생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보다 배는 심력이 소모되어 힘들었다.


애초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모험심이 남달랐다면 어떻게든 마법사라고 하면서 대륙을 나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안전한 집구석에서 뭔가 깔짝거리며 만드는 것이 더 즐거운 사람이다. 그런만큼 지금은 누구보다도 집 생각이 간절했다.


던전에서 나와서 크라프톤에 돌아간다면 던전에서 나온 전리품들을 챙기고 곧바로 라르바티로 향할 것이다.


샐러맨더의 마석도 있지만 샐러맨더의 새끼인 작은 개체들에게서 나온 마석도 돌연변이 마석이였기 때문에 얼추 목표한 바는 채웠다.


라고 합리화 했다.


“가자.”

“쉬이익.”


기지개를 시원하게 킨 플라위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일행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


우리는 던전을 나가기 전에 이곳에서 얻은 전리품에 대해 간단히 논의 했다.


부활초라던가, 아공간 아티팩트를 만들 때 필요한 아석이라던가, 돈을 주고 팔기보단 가지고 있다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물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 물건들이 내 수중으로 들어왔다.


“후회 안 하시겠습니까?”

“이미 저희들끼리 말했습니다. 사실 형님아니였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거고요.”


레이먼의 말대로 다른 이들도 딱히 불만이 있어보이는 표정은 아니였다.

그들은 내게 거의 대부분의 전리품들을 넘겼다.


“저희는 생활할 돈만 있으면 되거든요. 던전도 던전 공략 자체가 목적이였고요.”


크라프톤에서 돈이 아니라 공략이 먼저되는 팀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초입의 방 몇 개만 들락날락 거려도 마석이니 부산물이니 하는 것들이 쏟아져나왔고 운이 좋으면 보상의 방 같은 곳을 찾아 한탕 할 수 있었으니 위험을 감수하고 던전을 공략하는 사람들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똑같이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면 일반형 던전보단 미궁형던전으로 가는 것이 더 효율이 좋았기 때문에 이들처럼 던전 공략 그 자체가 목적인 사람은 자신과 목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뭉쳐서 팀을 만드는 게 더 빨랐다.


그리고 그게 바로 레이먼 탐사대다.


“흠. 준다고 하니 받겠급니다만, 그래도 이건 가져가세요. 언제까지 등짐메고 다닐겁니까.”


그들에게 보라색의 모난 돌, 아석이 들어있는 주머니을 건넸다.


나도 이들이 아니였으면 던전에 들어오지도 못했을테니 이 정도는 줘야 마음이 편할듯 싶어서였다.


그리고 원래 목적이였던 돌연변이 개체의 마석, 그리고 의도치않게 샐러맨더 새끼들도 돌연변이였기때문에 다른 던전을 더 돌 필요도 없어졌고 부활초도 내게 넘겼으니 아석 좀 양보한다고해서 손해는 아니였다.


“저... 그런데 마법사님...”

“예. 말씀하세요.”

“이... 무기들 저희가 가져도 될까요?”

“원하신다면요.”


시아나가 말한 것은 샐러맨더와의 전투에서 내가 그들에게 넘긴 인챈트 무기였다. 원래는 내가 사용하려고 잔뜩 만들어 놓은거지만 더이상 던전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고 더 이상 필요할 것 같아보이지 않아서 흔쾌히 넘기기로 했다.


그러자 모두들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하지만 리리아만은 미소짓지 못한채 귀와 꼬리를 축 늘어뜨려 울상이었기에 혹 마음에 안드는 건가 싶어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냐앙... 너무 갖고싶은데 나는 지불할 돈이 없다냥... 엄청 비쌀 것 같다냐.”


리리아의 말에 기분 좋게 웃고 있건 다른 일행들도 잊고 있었건 자신의 주머니 사정을 떠올렸는지 이내 표정이 어두워졌다.


나는 그 모습을 잠깐 어리둥절하게 보다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됐습니다. 그냥 가지세요.”

“냐아! 정말? 진짜다냐?”

“네. 저도 받을만큼 받았으니까요.”

“히히! 역시 마법싸는 진짜 좋은 마법싸다냐!”


리리아가 히죽거리며 이제는 본인의 것이 된 석궁을 끌어안았다.


“그런데 너클이 아니라 석궁인데 괜찮으시겠어요?”

“괜찮다냐! 사실 너클이 아니라 활이나 석궁 같은 무기를 배우려고 했었다냥. 우리 묘족 발톱이 아무리 날카롭다곤 해도 맨손으로는 힘들잖냥. 그런데 우리같이 작은 묘족이 쓰기에는 검이고 창이고 너무 길고 무거웠다냥.”

“석궁이나 활도 마찬가지였겠네요.”

“맞다냐. 고양이발로는 명중시키는게 너무 어려워서 너클을 선택한거지,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였다냥.”


리리아의 말을 듣고도 아직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다시 물었다.


“그럼 그것도 다루기 힘든 거 아닌가요?”

“아니다냐! 아까 써봤는데 내가 원하는 곳에 정확히 맞췄다냐! 다루기 힘든거야 조금만 노력하면 되지만 명중시키는 건 더더더더더 힘든 일이다냥! 근데 이건 그 각인 무기잖냥.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냐! 진짜진짜 고맙다냥!”


아, 석궁과 활에는 <명중>의 룬이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고양이 발이라도 그럭저럭 쓸만하다는 게 포인트였던 모양이다.


혼자 납득하고 있던 중 아조가 은근슬쩍 내게 다가와 물었다.


“혹시 창은 없수?”

“...?”

“아니, 이 활도 좋긴한데 나는 창잡이라서 이럼 형평ㅅ... 읍읍!.”


아조의 발언에 레이먼이 그의 입을 재빨리 막았다.


“그냥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웁! 아씨! 너는 검을 받았으니까 그렇지! 나는 창잡이라고! 창! 창!”


레이먼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아조가 버럭 화를 냈다. 레이먼은 괜시리 헛기침을 두어번 하더니 정중한 태도로 내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아뇨, 그럴 수 있죠.”


그럴 수 있다. 아조부터 시작해서 여기 있는 팀원 모두가 어리지 않은가.

아직 덜 배웠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아조가 다시 끼어들었다.


“그럴 수 있으면 이해한거라고 이해해도 돼지? 창! 창!”

“아조!”

“창피하다냥...”

“응... 창피해.”

“어쩌라고!”


팀원들도 창피해하는 남자. 그게 아조다.


‘생각같아선 그냥 주고 끝내고 싶지만....’


주고싶어도 그가 원하는 창은 없었다.


“애초에 여러분들께 드린 건 다 제가 쓰려고 만든 겁니다. 제가 창을 만들어 어떻게 쓰겠습니까.”

“어쩐지 화살이 턱턱 잘 박히더라니... 아니! 아니 잠깐만!”


아조는 이해하는 가 싶더니 레이먼이 들고 있는 검을 가리키며 따졌다.


“그럼 저건! 저것도 네가 쓰려고 만들었냐? 어? 근데 창은 왜 없어!”

“만들다 깨졌습니다. 날붙이 중 남은 건 그 검 하나랑 이 낫이 답니다.”

“제기랄!”


뭐가 그렇게 억울한지 아조는 끊임없이 구시렁 거렸다. 그리고 이를 참다못한 시아나가 아조를 제압하면서 평화가 찾아왔다.


“일단 그럼 이제 나가자.”


더 이상 볼 일이 없어진 보스 방을 떠났다.


보스 방에 새롭게 생긴 출구에 들어서고 한참이 지나자 크루타 던전에 처음 들어왔을 때 봤던 어둑하고 습한 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진짜 첫 번째 방이네?”

“저기 우리가 들어왔던 문도 있다냐!”

“휘유.”

“돌아가자.”


우리는 문을 열고 던전을 나왔다.


그러자 던전은 굉음과 함께 지반을 크게 흔들었다.


“어이, 비켜봐.”


입구를 지키던 크라프톤성의 병사가 우리를 제치고 문을 열었다.


“허? 공략했군. 축하한다고 해줘야하나?”


밤의 숲이 보였던 입구는 흙더미로 꽉 막혀있었다. 던전이 공략 됨과 동시에 휴식기에 들어간 것이다.


***


이후 던전에 관련한 보고는 레이먼이 맡아서 처리하기로 했다.


던전이 공략되었으니 그에 관한 정보를 적어 제출해야했다. 몇 번째 방에서 보스가 있었고, 보스 몬스터는 무엇이었는지. 혹은 지나온 방들의 정보 따위들을 말이다.


더불어 던전을 공략한 탐사대에 대한 인적정보를 제출함으로서 해당 탐사대의 인원들은 크라프톤 공인 던전 공략가 칭호를 얻을 수 있다.


던전 공략가. 듣기만 하면 어디 무슨 게임에서 잡퀘 깨면 나올 것 같은 타이틀처럼 보이지만 아곳에선 이는 단순히 이름만 있는 칭호가 아닌 실질적인 영향력이 존재한다.


던전 도사, 크라프톤에서 인증한 공략가는 용병 길드든, 모험가 길드든 굉장히 좋안 대우를 받았고 심지어 제국의 기사단에 지원할 때 가산점을 얻고 들어갈 수도 있었다.


계급사회인 이곳에서 평민인 자가 기사단의 일원이 된다면 준귀족으로 승격된다. 작위가 계승되진 않지만 넉넉히 들어오는 녹봉에, 계층상승.


하지만 기사단에 들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사는 당연히 평민들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였고 작위를 물려받지 못하는 귀족의 자제들도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과 경쟁을 하려면 이력 한 줄, 가산점 받을 거 하나라도 더 따서 들어가는 게 이득인 것이고 이를 위해 크라프톤에 온 것이 아조와 레이먼이였다.


“뭔데.”

“다른 사람은 다 어디가고 당신만 있습니까?”


하루 쉬고 그들에게 작별을 고하기 위해 그들이 머무는 여관을 찾았지만 어쩐 일인지 아조 밖에 없었다.


“레이먼은 협회에 보고서 쓰러갔고, 시아나랑 리리아는 같이 통신구 쓰러 갔는데. 왜?”

“그렇군요. 뭐 됐습니다. 한 명이라도 있음 된 거겠죠.”


나는 품에서 부활초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이걸 왜 줘?”

“저보다는 여러분들에게 더 필요할 것 같아서요.”


부활초를 내가 쓸 일은 없겠디만 비싸게 팔 수 있다. 하지만 난 판매한다는 선택보다 이들에게 양도한다는 선택을 했다.


“돈 부족하면 팔아서 쓰든 맘대로 하세요. 앞으로도 던전 들어갈거라면서요.”

“.......”


던전은 위험하다. 단 한번뿐이지만 한 순간의 실수, 방심으로 죽을 수 있는 곳이라는 것 만큼은 알 수 있을 만큼 말이다.


“알아서 하세요. 갑니다.”

“너 이거 우리한테 그냥 줘도 괜찮겠어? 후회 안 해?”


아깝지않다면 거짓말이고, ‘그때 주지 말고 팔 걸.’ 면서 후회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주는 편이 후회가 덜 남을 것 같았다.


남겨진 자가 가버린 이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하고 허망하게 떠나보내는, 그런 경험은 이들에게 필요없을테니까.


“다른 분들에게 인사나 전해주세요.”

“그래.”


그렇게 그들을 뒤로 한 채 던전도시 크라프톤을 떠났다..


***


던전 관리 협회에서 레이먼은 던전 공략 후 처리해야할 문제들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 레이먼에게 한 여자가 다가왔다. 얼굴만 보자면 미인이긴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차가운 느낌을 주는 인상이었다.


큰 키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여성의 눈빛은 알게모르게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힘이 있었다.


“당신이 얼마전 던전 공략에 성공했다던 레이먼 맞나?”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이시죠?”


여자는 자연스럽게 레이먼의 발끝부터 머리까지 눈으로 한번 훑고는 고저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목적을 말했다.


“돌연변이 개체의 마석. 그걸 우리에게 바로 넘겨줬으면 좋겠는데.”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로브의 안쪽에서 무언갈 꺼내 레이먼에게 들이밀었다.


“이건···.”

“대가. 시간없으니까 지금 있으면 빨리 건네줬으면 좋겠어.”


그녀가 레이먼에게 들이민 것은 금괴였다. 크라프톤의 거래소 어디를 가도 보스 몬스터의 마석으로 이만큼의 이익은 얻기 힘들것이겠지만 레이먼은 그녀가 내민 금괴를 정중히 사양했다.


“죄송합니다. 이미 저희 손을 떠나서요.”

“.......”


여자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냈다.


레이먼은 이 불편한 자리를 끝내기 위해 다시 한번 정중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할 말 더 없으면 전 그만 가보겠습니다.”


협회에 남아 할 일이 조금 더 남아있긴 했지만 그건 내일 다시 와서 해도 될 것 같았기에 레이먼은 급히 자리를 뜨려헸다.


그때 아무말 없던 여자가 다시 한번 레이먼에게 물었다.


“어디에, 누구한테 팔았지?”


고저 없는 낮은 목소리였지만, 레이먼은 어째선지 신경이 곤두서고 식은땀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 어떤 연, 연금술사한테 팔았습니다.”

“연금술사?”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사실은 마법사이자, 던전 공략의 높은 기여도를 가진 마법사 테오에게 인계한 것이지만 레이먼은 그것을 사실대로 말하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연금술사라..... 확실히 그 괴짜들이라면....”


여자는 작게 중얼거리며 혼자 납득한듯 싶었다.


크라프톤 내의 거래소에 판매했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그건 너무 들키기 쉬운 거짓말이다. 조금만 돌아다녀도 누가 어디에 뭘 거래했는지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마법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러나 안 좋은 쪽으로 유명한 편견이 있는 연금술사가 구매해갔다는 거짓을 말한 것이다.


‘연금술사는 광적인 부분이 있다고들 하니까.... 저쪽도 어느정도 납득한 모양이고.’


혼자 중얼거리던 여자는 생각을 정리한듯 레이먼에게 연금술사의 신상에 대해 물었지만 레이먼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둘러대며 서둘러 그 자리를 떴다.


‘도대체 그게 뭔데 그러는거지?’


레이먼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의 그로써는 알 방법이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금술사도 먹고 살기 힘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자유 연재 공지 +1 24.07.29 28 0 -
공지 휴재공지 24.04.10 56 0 -
43 호랑이 굴(3) 24.09.14 15 0 16쪽
42 호랑이 굴(2) 24.09.13 16 0 15쪽
41 호랑이 굴(1) +1 24.08.23 26 1 14쪽
40 연금술사만의 방법(2) 24.08.15 31 1 14쪽
39 연금술사만의 방법(1) 24.08.14 28 1 16쪽
38 일촉즉발(3) 24.08.13 28 1 16쪽
37 일촉즉발(2) 24.08.07 34 1 14쪽
36 일촉즉발(1) 24.08.01 40 1 16쪽
35 목적(3) 24.07.30 44 1 14쪽
34 목적(2) 24.07.29 45 2 14쪽
33 목적(1) 24.07.29 46 3 16쪽
32 께름칙한 의도 +1 24.04.10 63 4 16쪽
31 의문의 악취 24.04.08 67 3 16쪽
30 전자발찌 24.04.05 72 4 16쪽
29 돌아가는 길도 쉽지 않다 24.04.03 74 6 17쪽
» 크루타 던전(9) 24.04.01 80 5 17쪽
27 크루타 던전(8) +1 24.03.29 73 5 15쪽
26 크루타 던전(7) +1 24.03.27 83 5 16쪽
25 크루타 던전(6) +1 24.03.25 88 7 20쪽
24 크루타 던전(5) +1 24.03.22 88 5 15쪽
23 크루타 던전(4) +1 24.03.20 89 6 15쪽
22 크루타 던전(3) +2 24.03.18 92 5 15쪽
21 크루타 던전(2) +1 24.03.15 100 4 18쪽
20 크루타 던전(1) +1 24.03.13 112 7 20쪽
19 던전 도시 +1 24.03.11 114 6 20쪽
18 준비 +1 24.03.08 130 7 18쪽
17 단서 +1 24.03.06 150 7 15쪽
16 퍼리니에 포션 +1 24.03.04 144 6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