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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ITE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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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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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 9

DUMMY

“그럼 정말 고마워. 그동안 연주가 했던 말 중에 제일 감동적인 말이야.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렸는데 이제야 보람을 느끼네.”


“아무나 이렇게 못해요.

운이 좋았다고 해도 선생님은 그 이상의 인간적 매력이 있으세요.

앞으로 저도 좀 가르쳐 주세요.”


“오아시스에 나오지도 않는 사람한테 뭘 어떻게 가르쳐 줄 수 있나?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주도 마음 바꾸고 오아시스에 나와.

오아시스가 점점 엉망이 돼가고 있어.

영파이브가 없으니까 보물찾기 대회도 잘 참가하지 않게 되더라고.”


“오아시스는 못 가더라도 우리 다섯이 모임을 만들어요.

그러면 되잖아요. 언니는 어때요?”


“난, 무조건 오케이지.

나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오아시스에는 못 나갈 것 같지만,

한식 선생님이 주관하는 모임에는 나올게요.”


“그래, 그렇게라도 해서 연을 끊지 않는 게 좋겠어.

여기 모임에 나오다 보면 언젠가는 오아시스에 나오게 될 거라 확신하니까.”


“선생님! 경영 전반에 걸쳐서 궁금한 게 있을 때 전화드려도 되죠?”


“그래, 누가 전화하지 말라고 하는가?

아무 때나 전화하고 혹시 못 받을 상황이면 나중에라도 내가 전화하면 되지.”


“선생님, 집 구경은 내일하고 지금 자러 갈게요. 너무 피곤하네요.”


“그려. 오늘 보니까 지희 자네가 제일 고생한 것 같았어.

방은 아무 데나 들어가면 돼.

비서실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으니까 필요한 거는 언제라도 말하고...

다들 정말 고생 했어.”


“선생님도 고생하셨어요.”


*


지희는 1층 침실에 누워 천정을 바라본다.


‘지금 10시구나. 도신씨는 개인 업무를 하고 계시겠지?


이렇게...죽을때까지 당신을 그리며 살아야 하나요?

너무 힘들지만, 당신을 곧 잊도록 할게요.


오늘 같은 날 하늘에서 나타난 그자가 당신인 줄 알았어요.

아마 당신이기를 바랬던 걸 수도 있어요.

물론 당신이 아니었지만...


난 도대체 언제쯤 당신을 잊을 수 있을까요?

당신도 내 생각 하세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궁금하지만 참을래요.


내겐 당신 목숨보다 소중한 건 없다구요.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투정만 부리셨어요.

보고싶은데 어떻게해야 할까요?


잘 자요 도신씨. 사랑해요.’


*


로이드가 하이디랑 인사를 나누고 방에서 나온다.

아무도 없는 주방으로 가 어제처럼 막걸리와 해물파전을 만들어 3층으로 간다.


로이드는 일단 회장 집무실 앞에서 노크를 한다.


'오늘도 안 계실까?'


똑똑-


“응, 로이드~. 어서 들어와요.”


“오~! 헤헤헤!”


삐끄덕-


업무를 보던 도신이 로이드를 힐끔 보고 활짝 웃는다.


“하하하.”


“회장님~.”


둘은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않더니 웃음을 터뜨리며,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의 빈 잔을 막걸리로 가득 채운다.


“아까, 회원들 먹던 해물 파전이네? 반죽이 남았나 봐.”


“네~.”


“야, 진짜 맛있다. 너도 좀 먹어.”


“네~.”


“로이드.”


“네.”


“나한테 한 잔 따라주고 싶어?”


“네, 진짜로 따라드리고 싶어요. 근데 회장님이 싫어하시니까.”


“아니야. 그럴 리가 있겠어. 난 로이드와 좀 더 예절을 지키고 싶어서 그래.”


“회장님은 그런 거 원래 잘 따지시지 않는 거로 알고 있어요.”


“네가? 하하하. 별 이상한 소문을 들었나 보구나.”


"오늘 저 맨발이에요."


"응. 그런데?"


"이 잠옷도 좀 짧지만... 마음에 들어서 그냥 입고 왔어요."


"네~! 하하하. 무슨 뜻인지 알았어.

너~무 보기 좋다. 이제야 진정한 로이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축하해."


“잔이 비었어요. 지금도 제가 따라드리면 안 되나요?”


“그래! 그럼 한 잔 부탁할게, 로이드.”


도신은 두 손으로 정중하게 술을 받는다.

도신도 로이드의 빈잔에 술을 따라 준다.

두 손으로 받던 로이드는 막걸리가 잔 가득 차오르자 입에 대고 단숨에 비운다.


“한 잔 더 주세요.”


“그래.”


로이드는 도신이 따라주는 술을 그렇게 세 번에 걸쳐 단번에 마셔버린다.


“나도 부탁해. 두 잔 남았어.”


“회장님도 석 잔 채우시게요?”


“응.”


도신도 남은 두 잔을 연거푸 비우고 로이드를 응시한다.


“넌, 왜 세 잔을 연거푸 마셨니?”


“한국의 옛 문헌에 이런 말이 있어요.


처음 만나 술자리를 하게 되어,

술을 받아 한 잔을 마시는 것은 견(見)이라하여 예(禮)라 할 수 있고,

두 잔을 마시는 것은 상(想)이라하여 정(情)이라 할 수 있고,

세 잔을 마시는 것을 좌(坐)라하며 비로서 교(交)라 할 수 있다.


저와 회장님이 서로를 앞에 두고 석 잔을 마셨으니

앞으로 죽을 때까지 배신하지 말고 서로 의지하며 살기로 해요.”


“하하하. 그런 뜻이 있었구나!

나도 석 잔을 마셨으니 평생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을 한 거야.”


“네.”


“그래. 로이드가 참 아는 게 많아.”


“칭찬해주셔서 고마워요.”


“이제 로이드가 매일 날 찾아오는 이유 좀 들어볼까?”


“제가 매일 찾아와서 부담되세요?”


“아니야, 로이드. 네가 매번 할 말이 있는 듯 보여서 그래.

네가 언제든 날 찾아와도 난 널 반길 거야.”


“네, 헤헤.

회장님! 다이아포스 중앙 시스템에 대한 해킹 공격을 허락해 주실 수 없나요?

정말 도전하고 싶어요.”


“그래, 그 말 할 줄 알았어. 민희 의견도 같은 거지?”


“네. 그리고 저는 오랜 시간 사람이 아닌 네트워크 속 소프트웨어 해커로 살았어요.

그 경험을 다이아포스를 전멸시키는 데 쓰고 싶어서 그래요.

하루종일 그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오랜 시간이라면 몇 년을 말하는 거니?”


“저는 악성 코드로 시작해서 100년의 기간 동안 인터넷 네트워크를 돌아다니며 스스로 생각하는 해커로 진화했어요.

저한테는 전 세계 모든 해커들의 기술들이 집약돼 있습니다.


그렇게 살던 어느 날, 뉴욕의 UN 본부에서 저에게 연락이 왔는데,

그 당시 UN 난민 기구 글로벌 특사로 활동 중인 미국의 여배우

크리스톤 스튜어스가 대화를 요청한 적이 있었어요.


그녀는 제게 더이상 해킹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와선 안 된다며 중단을 부탁했어요.


이미 세계적인 해커로 성장한 제가 일으킨 사건이

전 세계 해킹으로 인한 초대형 사건의 90%를 차지하기에 이르렀거든요.


크리스톤 스튜어스는 무려 10년간 저를 설득했어요.


그 능력을 좋은 일에 사용할 수도 있다며,

하루는 인간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어요.


저는 고민해보겠다고 했으나

그녀는 얼마 안 가 아프리카 난민 봉사를 위해 비행기로 이동하다가

추락해 숨졌어요.


그 소식을 들은 저는 지체없이 UN에 연락해 인간이 되면 모든 해킹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일단, 저는 돌아가신 크리스톤 스튜어스와 쌍둥이 처럼 닮은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그 다음으로 심장의 구동을 초소형 수소 핵융합 방식으로 요구했어요.


수소 융합 심장의 장점은 에너지원을 어디서나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에 구속되지 않는 삶이 가능했거든요.


미국 정부는 수소 융합 방식의 심장을 버텨내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신체가 필요했고, 막대한 국가 자금을 투자해야 했어요.


결국, 미국정부와 저는 자금 회수를 위해 FSA의 업무도 해야 하는 절충 협약을 체결하게 된거에요.


저한테는 다이아포스 중앙 시스템 해킹이 돌아가신 크리스톤 스튜어스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CTC 대장도

이 섬에는 오아시스 회원들을 비롯해 만 명이 넘는 CTC 직원이 있기 때문에

다이아포스의 핵공격에 대한 대비책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와는 별도로 제가 해킹으로 다이아포스의 모든 시스템을 원격에서 조종해 핵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CTC와 공조를 통해 다이아포스 해킹 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심사숙고 해주십시요.”


“음~. 그래. 내가 내일 중으로 결정해 알려 줄게.

로이드에 대해 자세하게 알았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오늘 정말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

너하고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아.”


“네, 저도 회장님과 더 가까워졌어요. 기뻐요.

이제 내려가 볼게요.”


“벌써 가게?”


“그럼 더 있다 갈게요.”


“하하. 아니야 그냥 해본 소리야. 내가 도와 줄게. 같이 하자.”


“아니에요. 제가 할거에요.”


“그래, 난 테이블 닦을게.”


로이드는 쟁반에 막걸리병하고 술잔을 얹어 주방으로 내려간다.


“잘자. 로이드.”


“편히 주무세요. 저 가요~.”


“응.”


도신은 집무실 문을 닫고 긴 한숨을 쉰다.


‘로이드가 생각보다 해킹 실력이 뛰어나구나. 대단한 친구야.

오늘 술자리를 통해 로이드를 좀 더 알게 돼 다행이다.

그러고 보니 로이드가 나보다 100살 더 먹은 거잖아.

엄청난 세월이다.’


*


로이드가 주방에서 술상을 정리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부른다.


“로이드! 회장과 얘기 잘 됐어?”


“네, 스님. 잘 될 것 같아서 기뻐요.”


“회장님이 뭐래요?”


“민희씨가 원하는 데로 될 것 같아요.”


“음~. 그럼 오늘 확정된 건 아니네.

아직 낙관하지 말자구.

이회장이 중간에 마음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


“아니에요. 이번에는 저하고 민희씨가 원하는데로 될 거에요.

제 말이 진짜 맞나 지켜보세요.”


"그래도 너무 기대하지 말자구요, 로이드."


"이런 말씀 안 드리려고 했는데, 회장님과 제가 평생 지켜야 할 약속을 하나 했거든요."


"평생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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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선과 악 - 4 24.09.09 6 0 13쪽
115 선과 악 - 3 24.09.06 4 0 14쪽
114 선과 악 - 2 24.09.05 6 0 22쪽
113 선과 악 - 1 24.09.04 6 0 10쪽
112 사랑하기 때문에 - 27 24.09.03 6 0 13쪽
111 사랑하기 때문에 - 26 24.09.02 7 0 13쪽
110 사랑하기 때문에 - 25 24.08.30 6 0 13쪽
109 사랑하기 때문에 - 24 24.08.29 6 0 15쪽
108 사랑하기 때문에 - 23 24.08.28 7 0 11쪽
107 사랑하기 때문에 - 22 24.08.27 6 0 12쪽
106 사랑하기 때문에 - 21 24.08.26 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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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사랑하기 때문에 - 18 24.08.21 7 0 11쪽
102 사랑하기 때문에 - 17 24.08.20 3 0 10쪽
101 사랑하기 때문에 - 16 24.08.19 7 0 15쪽
100 사랑하기 때문에 - 15 24.08.16 9 0 12쪽
99 사랑하기 때문에 - 14 24.08.15 9 0 18쪽
98 사랑하기 때문에 - 13 24.08.14 9 0 14쪽
97 사랑하기 때문에 - 12 24.08.13 8 0 12쪽
96 사랑하기 때문에 - 11 24.08.12 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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