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요원의 더블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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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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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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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43)

DUMMY

저택의 대문을 들어서자, 가족들의 마중 인사가 반복되는 노래의 후렴처럼 이어졌고 우리는 그 리듬에 맞춰 랩을 읊어 댔다.


잘 갔다 왔니?~ 잘 다녀왔어요?~ 잘 갔다 왔어요?~ 잘 다녀왔니?


잘 갔다 왔어요!. 다녀 왔어요!. 갔다 왔어요!. 다녀 왔어요!.


그리고 현관을 통과한 우리는 거실에 앉아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백년손님의 존재를 맛집에서 각인시켰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기다리고 기다리던 맛집 주방의 개방이 이루어졌다.


식탁 위에는 싱싱한 회와 부드러운 소고기가 나를 맞이하며 축하를 건네주고 있었다.

인생 맛집의 입성을 축하하노라고.


“사위 많이 먹어요.”

“네, 어머님, 잘 먹겠습니다.”

“예지도 많이 먹어라.”

“네, 같이 먹어요.”


언제나 최고의 맛을 제공하는 인생 맛집에서 충분한 양과 맛을 획득하고 ‘엠마’와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내일은 본가에서 쉬고 모레부터 출근할 거죠?”

“응, ‘엠마’도 마찬가지죠?”

“그래야죠, 바빠도 출장 이외에는 통금시간 지켜요. 알았죠?”

“그럼, 내가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가는 게 버릇입니다.”

“믿어볼게요, 당분간 저는 저녁 식사 전에 집에 당도할 거니까 알아서 맞춰요.”

“네, 알겠습니다. 마님.”


마님께서 분부를 하달하시니 알아서 맞춰야 하는데 더블라이프를 이어가는데 심각한 차질이 예상되는 바이다.


처가에서 하루를 머물고 본가에 들어서니 먼저 아줌마가 맞이하고 할머니와 엄마만 우리를 반겨 주셨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요?”

“오늘도 출근하셨다.”


엄마가 답을 하고 할머니는 ‘엠마’를 끌고 옆자리에 앉히고 손을 쓰담쓰담 중이시다.


“엥? 일요일엔 출근 안 하시더니 무슨 일 있어요?”

“회사 일은 나중에 알아보고 여행은, 어땠느냐?”

“좋았어요, 다음에 가족이 함께 제주별장으로 여행가요.”

“그래? 그럼, 다음에 함께 갈까?”

“네, 할머님, 괜찮은 생각인 거 같아요.”

“할머니, 제가 맛집을 여러 군데 알아 났어요.”

“알았다, 날이 풀리고 꽃이 피면 생각 해보자꾸나.”


엄마가 눈이 안 좋으신지 자꾸 나를 보고 깜박이고 있다.


“엄마, 왜 그래요, 눈 아파요?”

“응, 예지야 피곤할 텐데 올라가서 쉬어라.”

“네, 어머니, 할머니 올라가 볼게요.”


‘엠마’가 일어서는 걸 보고 나도 같이 일어서자, 엄마가 내 손을 잡고 다시 앉힌다.


“훈 이는 좀 있다가 올라가.”

“왜요오?”

“할말이 있다.”

“네, 나도 피곤한데......”


‘엠마’가 올라가고 엄마와 할머니는 내게 얼굴을 들이밀면서 나직이 물어보신다.


“소식은 없니?”

“훈아, 노력의 결과는 내어놓아야지?”

“우리 이제 신혼여행 다녀왔거든요?”

“내가 혼수 하나만 오직 하나만 해오라고 했지?”

“할마마마, 조금만 기다리시면 좋은 소식 있을 겁니다.”

“진짜지?”

“그럼요, 엄마, 곧 할머니 되실 준비하셔야 할 겁니다. 할머니는 왕할머니?”

“그래 알았다, 올라가 보거라.”

“넹, 할매에~”


난 서둘러 소파에서 일어나 이층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집으로 돌아오시길 기다리며 영화감상으로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이라 빨리 오실 줄 알았지만 저녁을 먹고 한참이 지나서야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집으로 돌아오셨고 ‘엠마’와 나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복귀 신고를 마칠 수 있었다.



다음날 나와 ‘엠마’는 이별의 슬픔을 가슴에 안고 각자의 직장으로 출근했다.


사장실에는 ‘브로’와 ‘아라’가 내가 출근하기 전에 사무실을 점거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사장님, 좋은 아침이에요.”

“다들 좋은 아침.”


인사를 나누고 바로 소파에 몸을 파묻었다.


“‘브로’, 별일 없었지?”

“그게 별일이 좀 있었어.”

“뭐야? 어제도 아무 말 없었잖아.”

“회장님께서 출근 전까지 함구를 지시하셨습니다.”

“뭔 일이야?”


궁금한데 ‘브로’와 ‘아라’가 입맛을 다시며 머뭇거리는 게 이상하다.


“큰일이야? 왜 머뭇거리는 거야?”

“너 결혼식 날 ‘불광’에서 받은 정보 내가 확인 하기로 했잖아?”

“응, 그랬지?”

“그게 기술 유출이라고 판단 되어서 정 국장에게 넘겼어요.”

“진짜? 아닌데, 사기꾼 아냐?”

“사기꾼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출 정황은 확실했어.”

“그래서 답답하게 굴지 말고 빨리 말해봐.”


말로는 힘든지 ‘아라’가 서류 파일을 하나 내밀어 보여준다.


“서류에 나와 있으니 천천히 보세요.”

“우리도 진짜 몰랐어. 정 국장도 마찬가지고.”

“......”


무슨 일이길래 저러는지 난 서류에 집중하며 내용을 살폈다.

내용이 어렵거나 많은 게 아니어서 금방 확인할 수 있었다.


“청룡 신소재 직원이 기술을 구매했다?”

“응, 판매자는 극동 신소재연구소 연구원이고.”

“그런데 구매한 사람과 기술은 사라졌고?”

“네, 판매자는 기술을 넘겼지만, 돈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구매한 직원은 확인했어?”

“당연히 확인했지, 관련 부서 직원도 아니더라고. 실종된 시일도 불명확하고.”

“이건 냄새를 대놓고 피우고 있잖아.”

“그래서 난감해, 대응을 어떻게 할지 지시를 기다리는 중이야.”

“우리가 왜에?”

“응? 우리가 일을 만들었잖아.”

“그건 당연히 범법 사실을 인지하고 신고 한 거잖아.”

“그래도 어떻게 그래요, 같은 그룹 일인데.”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전에 의뢰받은 것도 청구서 못 올렸잖아 그것부터 올려.”

“진짜 받아낼 거야?”“그럼, 우리가 많이 벌어야 헌터 식구와 맛있는 거 먹고 장비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지.”

“알았어, 그렇게 할게. 정 국장도 이번 일을 누가 꾸민 건지 조사하고 있어.”

“그건 당연한 거고 우리도 의뢰받을 수 있으니까 기본 정보 정도는 받아놓고.”

“알았어요. 전 감사실에 다녀올게요.”


‘브로’와 ‘아라’가 업무를 보기 위해 사장실을 나가고 나는, 반갑지 않은 고민을 맞이하게 되었다.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대형사기를 치고 있는데 목적이 뭘까?

머리 좋은 분들이 많이 있는데 나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설마 ‘불광’과 나의 관계를 알고 꾸민 일은 아니겠지?

아무튼 청룡을 겨냥한 덫은 분명한데 ......


‘사장님!’

어디서 날 부르는 소리가?


“사. 장. 님!!”

“아이씨! 깜짝이야! 왜? 시끄럽게 불러?”

“오전동안 계속 이러고 자고 있었던 거야?”

“내가? 언제? 그리고 오전?”

“사장님, 점심시간이거든요. 어떻게? 식당으로 가실까요? 아니면 배달시킬까요?”


잠시 고민했는데 벌써 점심시간이라니 ‘브로’와 ‘아라’가 배고 많이, 고픈지 날카로워졌다.


“난 별로 생각이 없는데? 버거로 때울까?”

“그러시겠죠. 출근해서 지금까지 주무셨는데 입맛이 있을 리가?”

“안 잤어! 고민 좀 했어! 진짜야!”

“네, 네, 알겠어요. 그럼, 버거로 시킬게요.”


음식이 도착할 동안 우리는 짧은 시간을 이용해 오후 일정을 점검했다.


“오후에 헌터 본부에 다녀오자.”

“마치고 안 가고?”

“퇴근 후 엔 바로 집으로 가야 해.”

“흐흐흐, 벌써 잡혀 사는구나?”

“그래, 맞아! 즐겁냐?”

“아닙니다, 사장님, 가정이 평안해야지요.”

“당분간은 퇴근 후 시간이 안 나니까 출장 계획 좀 세워봐.”

“흐흐흐, 출장을 바라는 유부남 한 명 추가요.”

“‘브로’, 그만해요, 그러다 혼나요.”

“나둬! ‘아라’, 어디까지 하나 보게.”

“아닙니다, 유부남 사장님. 흐흐흐.”


웃음이 입에 걸려서 내려오질 않는 ‘브로’를 계속 노려보고 있을 때 비서실에서 음식이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아라’가 음식을 받아오고 우리는 입을 버거로 틀어막고 말을 삼갔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밴을 이용해 헌터 본부로 이동했다.


헌터 본부에 도착해서 현관을 들어서니 주빈 이를 앞세운 관리인 부부가 환한 얼굴로 우리를 맞이했다.


“사장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잘 다녀오셨어요?”

“삼촌 잘 다녀오셨어요?”

“예, 잘 갔다 왔습니다. 주빈아! 잘 지냈어?”

“네, 삼촌 잘 있었어요.”


헌터 식구와 인사를 하고 거실에서 오전에 사무실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이어갔다.


“청 국장은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어?”

“기본 정보 이외에는 없어.”

“감사실은?”

“실종된 사실만 확인됩니다.”

“‘브로’, 어디서 장난친 걸까?”

“먼저 목표와 목적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아야겠지.”

“그걸 알 수 없어서 답답하죠, 우리가 너무 일찍 잡아버린 게 문제가 된 거죠.”

“응?, 일찍 잡아서 문제라고?”

“그렇다면?”


내가 포인터를 잡아내자 ‘브로’가 금방 알아차리고 상황을 돌려본다.


“아직 발각되지 않았다고 상정하면 구매자는 미리 제거된 상황이고 판매자만이 기술의 유출을 주장하겠지, 그리고 청룡에게 기술 유출의 책임을 지우고 혹시나 관련 기술이 있으면 훔쳐볼 수 있는 기회?”

“‘아라’, 청룡 신소재와 관련된 연구소 기술들 파악해서 정리 해줘.”

“네, 알았어요.”

“‘브로’, 청 국장 통해서 극동 신소재연구소 최근 개발 중이거나 연구 포기한 기술들 알아봐 줘.”

“응, 알았어, 근데 극동이 혼자서는 부담이 클 텐데 그지?”

“극동의 뒤에 누군가 있겠지?”

“그럴 가능성이, 많아.”

“좋아, 여러 가능성을 두고 정보를 최대한 모아보자.”

“그럼, 회사에는 ‘아라’와 복귀해, 난 여기서 정 국장의 협조 받아서 움직일게.”

“오우케이. ‘아라’, 우린 복귀하자.”

“네, 알았어요.”


헌터 본부에서 회사로 복귀한 후 ‘아라’는 연구실로 움직이고 나는 부회장실의 호출을 받았다.


“사장님, 부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네, 알겠습니다. 바로 올라갈게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왜요?”

“부회장님께서 직접 수행해서 오라고 주문하셨습니다.”

“내가 버거에요 주문하게?”

“......”


안 실장님과는 유머 코드가 안 맞다.

웃어야 하는 시점에서 당황한 얼굴이다.


안 실장님의 길 안내로 길을 잃지 않고 쉽게 비서실을 통해 회장실을 볼 수 있었다.


“사장님, 회장실 아닙니다, 부회장실입니다.”

“알아요, 부회장실로 갈 겁니다.”


비서분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추궁한다.

왜들 이러실까? 그냥 회장실을 한번 둘러봤을 뿐인데.


나는 안 실장님이 열어주는 문을 지나치며 부회장실에 입장했다.


“안녕하십니까? 청룡 엔진 대표이사 김훈 휴가를 끝내고 복귀하였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헌~터”

“내가 그런 인사 하지 말랬지?”

“언제요? 누구한테요? 왜요?”

“김 대표?”

“네, 부회장? 하면 화내실 거죠?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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