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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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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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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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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30)

DUMMY

쾅 쾅 쾅


“‘안동’, 일어나! 저녁 먹자. 일어나라고!”


음, 이 색 폰으로 하면 되지 왜? 문을 두드리고, 지랄이야.

이리저리 몸을 뒤틀며 폰을 찾았지만 안 보인다.

어! 폰이 어디 갔지?


일어나 팔을 뻗어 펴주고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보고 엉덩이도 흔들어봤다.

이상 없군, 폰을 어디다, 뒀더라?


가만, 저녁이라고?


쾅 쾅 쾅


“‘안동’, 일어나자! 제발! 일어나라고~!”


‘브로’가 문 앞에서 울부짖고 있다.

일단 대답부터 해 주고 씻고 정신을, 챙겨야겠다.


“일어났어! 그만 두드려 문 부서지겠다.”

“배고프다고 빨리 좀 나와 저녁 먹자.”

“알았어, 로비에서 조금만 기다려.”

“빨리 와~!”


칭얼대는 꼬맹이를 달래고 일단 샤워부터 하면서 정신을, 챙기기 시작했다.

많이, 피곤했나? 저녁 시간이라면 최소 열다섯 시간은 수면을, 취한 거다.


대충 옷을 걸치고 로비로 내려갔다.

‘아라’와 ‘브로’가 로비 입구에서 기다리며 서 있다.


“‘브로’, 내 폰이 없어.”


내 말이 끝나자마자 ‘브로’가 손을 들어 올렸다.

‘브로’의 검지와 엄지에 끼여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 폰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폰아! 어디 갔었니? 내가 얼마나 찾았다고.”

“지랄한다. 도대체 얼마나 자려고 일어날 생각을 안 하냐?”

“밥부터 먹어요, 배고파요.”

“먼저 먹지, 아니면 간식이라도 먹든지.”

“지금까지 케이크만 세......”

“‘아라’, 밥 먹으러 가자. ‘안동’, 빨리 가자.”


음, 그렇게 된 거 군, 케이크를 실컷 처먹고는 배고픈 양 이 몸을 닦달했다는 거지?


저 앞에서 빠르게 걸어가는 ‘브로’를 보니 그제야 허기가 느껴졌다.

내가 배고플 거라 서둘러 움직인다.

내 옆에서 걷고 있는 ‘아라’를 봤다.

입에 케이크를 먹은 흔적이 뚜렷하다.

나를 위해 이렇게 서둘러 움직이는 형제들의 마음을 받아들여 내 몸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잡히면 술래? 게 섰거라!”

“잡히면 바보? 너나 섰거라!”

“같이 가요, 바보들아!”


바보 삼 남매는 식당을 찾아 전력 질주를 시전하면서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고 있었다.


바보 삼 남매가 찾은 곳은 간장게장 전문점이었다.

전에 거제에서 먹었던 게장이 생각났는지 두당 모듬 하나씩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모두의 입에서는 침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전에 간장게장, 양념게장 너무 맛있었는데, 여기서 도 맛있으면 좋겠다. 그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 않아요?”

“간장이나 양념에서 차이가 나겠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을 거야.”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간장 모듬 세트로 꽃게, 전복, 새우, 소라, 연어가 간장에서 오랜 시간을 목욕하고 나와 짭짤하고 달콤한 간장의 맛으로 무장하고 야들야들해진 육질로 풍미를 더하는 밥도둑으로 유명하다.


“난 전복이나 연어, 소라로 만든 장은 처음 먹어봐.”

“저도요, 이런 해물도 장을 담는구나?!”

“나도 맛이 궁금하다, 상상이 잘 안 가.”

“기대돼요, 난 소라장부터 먹을 거예요.”

“난, 전복장 남자는 전복이지.”

“나는 연어장? 독특하잖아?!”


동그란 쟁반에 모듬 장이 나왔다.

우와! 비주얼이 장난이 아니다 보는 순간 목에서 꿀떡하는 소리가 절로 일어난다.


게 뚜껑에 계란 노른자가 ‘날 비벼주세요.’ 하며 유혹하고 게장의 속살은 살아 있는 착각을 일으키며 격정의 키스를 퍼붓고 싶은 충동을 부추긴다.

전복 형제와 소라는 다소곳이 자리를 차지하며 새로운 맛을 기대케 한다.

그리고 가장자리에서 얌전히 정렬된 새우와 빨간색의 두툼한 연어살이 멋을 부리며 반긴다.


먼저 게 뚜껑은 아껴두고 게장을 들었다.

빨간 알이 가득 차 있는 몸통을 한입에 넣고 ‘쪽쪽’ 무지막지한 힘의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였다.

짜지 않고 달지 않은 감칠맛과 입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게살과 사근사근 부서지며 입안에서 풍미를 불러들이는 알의 식감까지 밥도둑의 명성은 대단했다.


다음은 새우장 하나를 들고 그대로 입으로 쏙 후룩 쩝쩝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지만 은근한 장의 맛과 향을 담고 과일을 씹는 듯 사각거리는 식감을 안겨주고 더욱 입맛을 돋운다.


연어장은 밥을 한 숟갈 뜨고서 그 위에 두툼하고 야들야들한 연어를 올리고 입안으로 ‘쏙’ 씹힐 게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전복과 소라는 비슷한 탱글탱글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을 간장이 조화롭게 버무려 풍미를 완성해 냈다.


마지막은 밥을 게 뚜껑에 담고 ‘슥삭슥삭’ 바닥을 긁으며 비벼서 입으로 ‘아~앙’ 바로 이 맛이지.

밥도둑의 전설은 계속된다.


“너무 맛있어요, 소라장이 너무 탱탱한 게 식감이 너무 좋고 장맛도 좋아요.”

“전복이 더 쫄깃쫄깃해 정말 식감과 장맛이 너무 어울려.”

“그래, 맛있다. 많이 먹어.”


우리는 맛과 양을 듬뿍 만끽하고 식당을 나섰다.


“호텔로 돌아갈 거야?”

“이성당 들러서 간식 사서 시내 구경이나 하자.”

“이성당? 뭐 하는 곳인데요?”

“대전에 성심당이 있다면 군산엔 이성당이 있지.”

“빵집?”

“제일 오래된 빵집으로 알려져, 있어.”

“역사가 있는 곳이네요.”

“그래, 군산은 일본인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지. 그래서 제일 오래된 역사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일본인이 쓰던 걸 물려받아서 오래된 명성을 얻게 되네요.”

“군산은 일본식을 버리지 않고 보존해 온 도시라고 할 수 있어.”

“일본식 건물이나 유물 같은 것도 있겠네요?”

“경암동 철길마을도 있고 신흥동 일본식 가옥이 있는데 웃기게도 국가 등록 유산으로 지정 되어있어, 그리고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는 일본 승려에 의해서 창건되고 순수 일본인들로 운영된 곳이기도 해.”

“많네요. 이성당도 일본인이 운영하던 곳이었다면 정말 오래되긴 했다. 그죠?”

“그래서 빵은 어떤 게 맛있어?”

“나도 몰라! 가서 물어보고 종류별로 먹고 알아보자.”


우리는 조금 떨어진 이성당으로 향해 나아갔다.


이성당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다행히 웨이팅 없이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빵이 너무 많다, ‘안동’, 그지?”

“빵집에 빵이 많지, 고기가 많을까? 바보예요”

“‘브로’, 여기는 야채빵과 단팥빵이 유명하데.”

“그래? 그럼, 야채빵하고 단팥빵을 위주로 종류별로 맛을 볼까?”

“각자 먹을 건 각자가 선택해서 담아.”

“오케이, 고기 빵은 없나? 성심당은 고기 많이 들어가던데.”

“고기 타령은 그만하고 빨리 담아요.”


우리는 두 손 가득 빵이든 봉투를 들고 시내 투어를 시작했다.


야채빵을 먼저 입에 넣어 한껏 베어 물었다.

양배추와 양파, 당근 등이 아삭아삭한 식감을 선사하고 마요네즈의 고소함과 후추 향이 감도는 맛과 느끼하지, 않는 담백함이 살아 넘쳤다.


다음은 조금 색다르게 생긴 단팥빵을 입에 넣었다.

빵 대부분이 팥앙금이 차지해서 그야말로 혀에 달콤하게 녹아드는 팥 맛의 진수라 하겠다.


우리는 길잃은 돼지처럼 꿀꿀거리며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사람 구경, 차 구경을 즐겼다.


“‘안동’, 군산에도 유명한 사찰이 있다던데 가볼까?”

“굳이?”

“왜?”

“넌 ‘아라’와 내가 동국사 얘기하는 거 못 들었어?”

“응, 빵 생각하기 바쁜데 무슨 절 이야.”

“장하다, 빵보다 못한 곳이야, 여기 우리 백성들 구경하는 게 나아.”

“그래? 확실히 여기는 구경할 만하네.”

“‘브로’, 어디요? 진짜요?, 난 모르겠는데.”

“저기 봐! 저 사람 처음 보지?”

“그렇죠, 근데 요?”

“처음 보는 사람이 많잖아, 그러니까 구경할 만한 거지.”

“혹시나 했네요.”

“뭐야? 그 느끼한 눈빛은?, 떨어져!”

“뭐래? 이 양반이 터지려고.”

“......”


시내 투어가 즐거운지 꽃돼지 남매가 서로의 감상을 나누며 형제애를 과시한다.

그렇게 꿀꿀거리며 시내 투어를, 하고 돌아오니 늦은 밤이 되었고 우리는 다시 내일을 기약하며 각자의 방으로 향했다.


다음날 우리는 만장일치로 논산 여행을 결정했다.

호텔 앞에 있는 식당에서 대충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서둘러 논산으로 출발했다.


논산은 육군 출신은 거의 한 번 이상은 방문한 적이 있는 남성 편파적인 도시로 유명하다.

그러나 ‘브로’와 난 처음이고 오히려 ‘아라’가 몇 번 방문 경험을 통해서 안내를 맡기로 했다.


우리가 먼저 방문한 곳은 국보 석조 미륵보살입상이 있는 곳인 관촉사였다.


석조 미륵보살입상은 고려시대의 불상으로 자유분방한 느낌을 주는데 ‘브로’의 감상은 ‘못생긴 미륵불’이고 ‘아라’의 감상평은 ‘인간으로 변장한 외계인?’이다.

아무튼 국보에 지정될 만큼 고려시대에 조각된 대단한 작품임은 분명했다.


우리는 천천히 경내를 둘러보며 마음의 평화를 갈구했다.


“‘안동, 고려시대 때 저 모습이 백성들이 보는 부처의 모습이었을까?”

“이상해요, 신라시대의 불상보다 너무 달라요.”

“나도 궁금한데 답은 없어, ‘브로’가 한번 찾아보던지 머리 밀고 백 년만 면벽 수련하면 가능할지도.”

“그러면 진짜 비구니 같을지도, 흐흐흐.”

“넌, 갈수록 변태 같아.”

“‘아라’, 빌런?”

“흐흐흐.”


‘아라’가 눈을 쭉 찢어진 것 같이 가늘게 뜨고는 입을 비틀며 스산하게 웃는다.

‘브로’는 양팔을 안고서 부르르 떨며 ‘아라’에게서 떨어진다.


관촉사를 벗어나 다음 목표지점으로 출발하려는데 ‘브로’의 배꼽시계가 알람을 요란하게 울린다.

우리는 눈을 맞추고 점심 식사 위원회를 열기로 무언으로 합의했다.


“‘아라’, 논산 맛집은 어디야?”

“내가?, 알겠어요?”

“미안, 널 과대평가했네.”

“괜찮아요, ‘브로’, 보다는 내가 나으니까.”

“탑정호 근처에 가서 식당을 찾아볼까?”

“응, 출발했는데 또 돌아가는 건 아니지.”

“그래요, 내가 식당 찾아볼게요.”


매의 눈으로 주위를 탐지하던 ‘아라’가 탑정호 근처의 한적한 곳에, 식당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식당은 매우 넓고 정갈했으며 전통적이고 예스러운 인테리어가 잘 어울렸다.


메뉴판을 본 ‘브로’의 얼굴에서는 빛이 나고 자비로운 미소가 저절로 피어올랐다.

깨우침을 얻은 부처의 형상이 이러할까?

하지만 ‘브로’를 보는 ‘아라’의 눈길은 싸늘하기만 하다.


‘고기만 밝히니 똥 방귀가 나오지.’ 종알종알 무엇이 못마땅 한지 모르겠지만 이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우리는 주메뉴는 한우 불고기 투 뿔 오 인분과 왕 갈비찜으로 하고 식사로는 갈비탕을 주문했다.


“여기서 한우 투 뿔 불고기를 먹게, 되다니 행운의 여신이 나를 인도 하시는구나.”

“이제 알았어요?, 내가 찾아서 인도 한 거?”

“신이시여! 왜 제게 소고기를 주시고 꽃돼지의 주둥아리에서 나오는 헛소리를 들려, 주시나이까?”

“내가 너에게 내리는 축복이니라, 방귀만 조심하거라.”

“익! 가만두지 않겠다.”


음식의 기대감에 두 돼지 남매는 서로에게 축복을 남발하며 분위기가 끓어오를 때 음식이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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