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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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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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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27)

DUMMY

군산에서 대전은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다.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기에 소각지로 군산을 택했다.


입에 빼빼로를 물고 요상한 포즈를 취하며 엉덩이를 흔드는 ‘브로’를 보기가 민망해서 ‘아라’에게 말을 걸었다.


“‘브로’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그지?”

“입에 간식이 들어갔으니 웬만하면 좋겠죠.”

“아니야, 엉덩이까지 흔드는 것, 보니까 뭔가가 있어.”

“물어보면 되죠? ‘브로’, 기분 좋아?”

“응, 좋아! 넌 좋아?”

“나도 좋아! 근데 왜 좋아?”

“그냥, 웬지 좋네? ‘안동’, 넌 어때?”

“좋아! 근데 찜찜하네? 네가 너무 들떠있어서.”

“응, 그게 그렇게 되나? 그런데 기분이 좋은 걸 어떡해.”

“그래, 안 좋은 것보다는 훨씬 좋다.”


별 감흥 없이 넘기고 다가오는 대전을 보며 제이 타격이 쉽지 않게 느껴진다.


우리는 자운동 앞에 자리한 신성동에 적당한 모텔을 베이스 캠프로 차리고 이번 타격 목표를 감시하기 위해 캠과 오 킬로 전방위 열 감지 드론을 설치 및 운용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 조사를 단행했다.


“성심당은 언제 갈 거야?”

“우린 안 가.”

“왜?”

“‘아라’가 가장 웨이팅 없는 시간대에 가서 싹 쓸어 올 거야, 됐지?”

“응, 웨이팅이 심하면 리모컨으로 사는 게 맞지.”


우리의 리모컨은 부대에 들어가고 ‘브로’와 난 신성동과 자운동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안동’, 저쪽 언덕에서 관저와 거리가 오 킬로가 넘을까?”

“관저가 저쪽으로 치우쳐 있으니까, 잘해야 삼 킬로 위치는 좋은데, 은폐가 힘들어.”

“그렇지? 발각되면 작전은 끝이니까.”

“조금 멀더라도 은폐가, 되는 건물이 좋을 거야.”

“그럼, 반대편으로 가봐야겠다.”

“전방위 드론은, 수성은 좋은데 공격은 예전에 쓰던 전방 십 킬로짜리가 더 낫겠다. 그지?”

“우리는 전장이 아니라서 전방위 오 킬로짜리가 더 좋을걸.”


‘브로’와 난 최적의 드론 감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위치를 찾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저기 저 건물이 좋을 거 같은데, 그렇게 높지도 않고 적당히 앞 건물보다 한 층이 높아서 은폐가, 가능해 저격수위치로 좋겠다.”

“그래, 적당하네, 저긴 나중에 시험해 보고 ‘아라’, 불러서 밥 먹고 본격적으로 감시 시스템을 돌려보자.”

“알았어, 리모컨이 어디 있더라?”

“너 그러다 들키면 빵 날아간다?”

“엥, 그러면 안 되지, 우리 꽃돼지 어디 갔나?”

“부대에서 밥 먹고 오는 건 아니겠지?”


모니터에 나오는 ‘아라’의 위치를 확인한 ‘브로’가 외쳤다.


“어! 벌써 부대를 빠져, 나왔는데?”

“‘아라’도 배가 고팠겠지. 가자! ‘아라’, 기다리겠다.”

“응, 알았어.”


우리는 서둘러 밴을 몰고 ‘아라’를 픽업하기 위해 부대 앞으로 달려갔다.


“부대가 너무 한산해서 오히려 감시가 힘들 거 같아요.”

“관저만 지키면 돼 다른 곳은 위험해.”

“관저도 자유 출입이 안 되는 곳이라 신분증 제출하면 눈치챌 수도 있어요,”

“위치는 봐뒀지?”

“네, 사진이랑 맵에 표시해 왔어요.”

“밥 먹고 드론 세팅하면서 드론으로 설치 가능한지 확인해 보자.”

“알았어, ‘아라’, 메뉴는 정했어?”

“저는 초밥 먹고 싶어요.”

“초밥은 이런 내륙 지방이 또 숙성으로 참맛을 내기는 하지.”

“좋아! 초밥으로 정했어. 가자.”

“‘브로’, 텐션이 계속 좋은데?”

“그러게, 다운보다 업이 좋잖아?”

“그러다 터져요.”

“‘아라’, 무서워 터진다는 소리 좀 하지 마.”

“터져, 터져, 터져버려......”


리모컨의 말에 흠칫거리는 ‘브로’가 재밌는지 아예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대전 자양동에 위치한 초밥집으로 향했다.

밴은 도로에 주차 해놓고 걸어 들어갔다.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라 웨이팅이 많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금방 입장할 수 있었다.

외부와 내부 인테리어가 예쁘게 잘 되어있고 매장도 상당히 넓게 되어있었다.


우리는 다찌 테이블에 자리 잡고 테블릿으로 고미채 스페셜 초밥부터 후토마키와 가지 초밥 그리고 프리미엄 초밥, 우동을 모두 시키고 수저를 세팅한 후에 입맛을 다시며 기다렸다.


먼저 샐러드가 입장을 했다.

새콤한 드레싱이 입맛을 돋우며 장렬히 산화하고 이어서 장국이랑 우동 프리미엄 초밥이 차례대로 나왔다.


먼저 우동의 면을 후루룩 후루룩 두번 만에 시원한 국물만 남기고 떠나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선수는 고등어 초밥 음, 호불호가 무척 심하게 갈리는 초밥인데 비리지 않고 담백한 맛을 구현해 내어 무척 맛있었다.


다음 선수는 후토마키 동그란 게 조금 크다 물론 나는 다섯 개 다 한 번에 입으로 넣을 수 있다.

하지만 맛을 음미하기 위해 하나씩 입에 넣었다.

여러 가지 식감과 맛이 어울리면서도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새우 초밥은 새우의 꼬들한 식감과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고 연어는 부드럽고 특유의 냄새도 없이 깔끔한 맛을 선사했다.


그리고 대미의 가지 초밥은 가지 특유의 식감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꼬들 부들 찹찹한 식감에 담백한 맛과 향이 풍미를 더하고 감칠맛이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배를 채우며 맛을 음미했다.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우리는 드론을 세팅하면서 감시 시스템을 어떻게 운용할지 심도 있게 논의했다.


“‘아라’, 저녁은 내가 정해도, 되지?”

“네, ‘브로’, 근데 뭐로 정할 거예요.”

“난, 고기지 어딜 가나 최고는 고기거든.”

“네, 혹시나 했네요.”

“‘안동’, 어디로 갈까?”

“소? 아니면, 돼지? 닭?”

“소고기 아니면 소 아니면 쇠고기?”

“소는 제외가 안 되겠네.”

“‘브로’의 소 사랑은 어쩔 수가 없네요.”


저녁 메뉴는 소고기로 낙점되었고 이제는 감시 방법이 문제였다.


“드론으로 캠 설치도 안 되겠지?”

“부대라도 어느 정도는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안 되겠어.”

“그럼 최대한 드론을 이용해서 감시하자.”

“그래 그래야겠지.”

“전, 부대에서 최대한 감시해 볼게요.”

“안돼, ‘아라’도 그냥 여기서 붙어, 부대 출입도 없을 거야.”

“그래도 되겠어요?”

“어차피 참모와 사령관만 빼내면 되는 게임이야, 무리는 하지 말자.”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아라’, 드론을 뭉개면 어떡해?”

“미안, 이놈이 이쁜 건 알아서 내 옆에서 치대고 있네?”


예쁜 ‘아라’에게 치대던 드론을 ‘브로’가 넘겨받으며 어디 부서진 데가 없는지 매의 눈으로 살펴보고 있다.


“괜찮아! 내가 몸이 부드러워서 애들이 안 다쳐.”

“지랄.”

“뭬~라고?”

“아냐 지랄하게도 괜찮다고.”


오늘도 비겁한 ‘브로’는 ‘아라’에게 머리를 숙이고 몸을 사리며 뒤로 빠진다.

슬퍼도다.

‘소중이’를 지키고픈 우리의 눈물겨운 쟁투가......


우리는 드론의 세팅과 작전회의를 마치고 감시에 돌입하기 전 저녁을 먹으러 베이스캠프를 벗어났다.


우리가 찾은 곳은 노은동에 있는 한밭 한우 타운이다.

일 층에서 고기를 고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 식당에서 상차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의 식당이었다.


일 층 매장으로 들어서니 우리가 좋아하는 소의 각 부위 별로 쇼 윈도우에서 자태를 뽐내고 어서 자기를 먹어 달라고 아우성 중이었다.


우리는 프리미엄 모듬을 십 인분 그리고 부위별로 주문하고 식당으로 올라갔다.


룸으로 되어있는데 깔끔하고 세련되어 회식 장소로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자리에 앉아 있으니 바로 상을 차려 주시는데 상당히 괜찮은 조합이었다.


서비스로 나온 차돌박이부터 올리고 육사시미를 입에넣고 버섯을 잘라 사방으로 절진을 설치해 기름의 손실을 막았다.


음, 고소한 참기름의 향을 등에 업고 부드럽게 입 안에서 녹아내리는 육 사시미의 맛은 에피타이저로 최고였다.

그리고 느끼함의 극이라 할 수 있는 차돌박이를 양파무침과 함께 입안으로 던져 넣었다.

느끼함은 양파의 톡 쏘는 알싸함에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었고 보들보들 식감에 고소함만이 입안에서 춤을 추고 놀았다.


이제 메인 고기를 불판에 가득 얹어 놓고 스르르 붉은 핏기가 사라지고 갈색의 기운을 뿜어내면 젓가락의 전쟁이 펼쳐졌다.


“‘안동’, 좀 천천히 먹으면 안 돼?”

“‘브로’, 난 최대한 천천히 먹고 있어.”

“‘안동’, 제발!, 한꺼번에 쓸어가는 게 어딨어요?”

“응, 미안, 고기들이 젓가락에 자꾸 걸리네.”


꽃돼지 남매의 불평을 사뿐히 피해 가며 부지런히 고기를 불판에 쏟아붓고 또 젓가락으로 건져 올리는 노동이 계속되었다.


육즙을 머금은 고기 한 점을 소금에 살짝 묻히고 입으로 슛 골인! 사르륵 녹아내리는 육질은 두 번의 저작운동으로 사라져 버리고 고소함만이 존재의 흔적을 남긴다.


칼집이 나 있는 등심을 먹기 좋게 사각사각 썰어 놓고, 어라! 방심했다.

내가 가위를 쥐고 있는 사이 ‘브로’와 ‘아라’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브로’, 기다려, 반칙이야!”

“‘아라’, 그건 안돼! 내, 꺼야!”

“으읍, 우웁, 쩝쩝.”

“우 웅 읍 쩝 읍읍.”


순식간에 사라진 등심의 꼬들 부드러운 육질이 나를 떠나간다.

어쩔 수 없이 왼손에 쥐고 있던 집게로 등심을 들어 올리고 입으로 가져갔다.


음, 등심의 꼬들 쫄깃 부들 다양한 식감과 고소한 육향과 맛을 느끼기도 전에 목으로 넘어가 버린다.


이래선 안 된다.

등심이 필요했다.

그러나 나의 등심은 앞의 꽃돼지 남매의 흉악한 젓가락에 의해 모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브로’, 거기 토시살도 맛있잖아, 그거 먹어.”

“‘안동’, 자! 여기 많이 먹어~!”


자기 앞에 있던 토시살을 건네주며 즐거워하는 꽃돼지 남을 보며 싱긋 웃어주었다.

어차피 집게를 쥐고 있는 건 나였다.


또다시 큼직한 등심 한 덩어리를 불판에 올렸다.


순간 육즙을 내뿜으며 색깔의 변화가 일어난다.

하나, 둘, 셋 집게를 이용해 뒤집고 잠시 숨을 가다듬고 육즙이 줄줄 하나, 둘, 셋.

가위로 크게 두 조각을 내고 다시 네 조각을 냈을 때 나는 집게를 이용해 모두 내 입으로 집어넣었다.


이게 무슨 참상인지 등심을 자르는 집게와 가위만을 바라보던 꽃돼지 남매의 눈은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며 말도 못 하고 어벙한 표정으로 멈춰있다.


“마이다. 마이 무라, 꼬돼지드라.”


나의 유창한 외계어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여전히 어벙한 표정을 고수한 채 이제는 아예 입을 벌리고 경외의 시선을 보인다.


“이익, ‘안동’, 정말 반칙할 거야!”

“‘안동’, 너무해요, 어떻게 그걸 다 한입에 넣어요?”

“읍, 읍, 하아! 음, 맛있다. 고기 많으니까 천천히 먹어 응,”


꽃돼지 남매의 거친 항의에도 나는 교양 있게 고기를 권하며 우아한 동작으로 고기들을 불판으로 밀어 넣었다.


입안을 가득 메운 고소함과 육 향의 향연을 맛보고서는 꽃돼지 남매들에게 조금씩 양보하며 모두 만족할 만큼 식사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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