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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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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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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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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28)

DUMMY

그리고 마지막 별미 비빔냉면을 받아 든 우리는 빨간 비빔장을 오른손, 외손, 양손으로 비비며 다가올 시큼 달콤한 냉면의 소스와 육즙을 머금은 특수부위의 소고기를 쫄깃한 면과 함께 입으로 맛볼 생각에 정신없이 휘젓고 있었다.


면을 젓가락에 한가득 걸치고 그 위에 쫄깃한 고기 한 점을 올리고서 입으로 후루룩! 참을 수 없어 면을 한 입 더 후루룩! 입에서 찰진 소리가 나며 고소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루어 냈다.


“음, 맛있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가 없었다.

맛있었다.


모두가 빨알간 입술을 자랑하며 마지막 포프먼스로 된장국을 한 입 들이키고는 배를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녁을 맛있게 먹은 우리들은 곧장 베이스 캠프에 도착해 드론을 챙기고서 우리가 봐둔 컨트롤 최상지역으로 밴을 이동시켰다.


“드론 세 대를 먼저 투입하고 열 감지 드론은 조금 후에 상황 봐서 투입하도록 할게.”

“응, 교대로 보내면 계속 감시가 가능하겠지?”

“응, 드론은 많으니까 괜찮아.”

“그럼 지켜보는 일만 남았는데 두 놈이 함께 나오는 걸 노려야겠죠?”

“일단 고블린을 닮은 참모는 밖에서 출퇴근하는 놈이라 상관없어 언제든지 가능해. 하지만 오우거 같이 생긴 사령관 놈은 관사에 있으니, 밖으로 나오면 바로 작업한다.”

“그럼, 밖에 있는 참모 놈부터 작업할까?”

“눈치채면 안 돼, 그 누구도, 이번 건은 보안이, 생명이야.”

“저놈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게 우리가 할 일인가?”

“낮이나 밤이나 저놈의 관용차 따라다니면 대체로 어렵지는 않을 거야.”


드론이 위치를 잡고 영상을 보내주고 우리는 필요한 곳을 체크하며 점검했다.


“대충 위치는 맞춘 것 같고 이제 순서대로 감시하자, 내가 먼저 할까?”

“응, 나는 제일 나중에 할게.”

“역시나 ‘안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그렇지, 내가 예전부터 기대주로 이름을 날렸거든.”

“칭찬 아니거든요?”

“알아, 난 칭찬 좋아해! 부끄러워하지 마.”


‘아라’가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설레설레 젓고는 눈을 감는다.

부끄럼쟁이 꽃돼지.


우리는 돌아가며 이틀을 감시했지만 ‘오우거’는 부대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내 눈이 상당히 피로에 젖어 불편한걸, 잊어버렸네.


“‘브로’, 나 눈 아파 잠시 눈의 피로를, 풀어줘야 할 것 같아.”

“‘안동’, 그래 눈의 피로를 풀어 줄게.”

“응, 뭐야? 진짜?”

“이리 와 봐! 계란으로 눈퉁이 맞으면 눈의 피로는 날아갈 거다.”

“됐어! 갑자기 눈이 시원해졌어.”


‘브로’가 어디서 났는지 삶은 계란을, 한판이나 가지고 와서는 심심할 때면 하나씩 까먹고 몇 개 남지 않은 아까운 계란을 그런 곳에 사용할 수는 없었다.


“퇴근해서 관사에 있을 때 가족도 없이 혼자 있으면 심심할 텐데 움직이지를 않네.”

“나이도 있는데 애들도 아니고 돌아다니는 건 아니지.”

“그래도 일반적이라면 외출은 한 번씩 하잖아요.”

“아우! 미치겠네. 침투는 위험한데.”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내일까지 안 나오면 침투도 생각해야겠지.”


며칠 낮 밤이 바뀐 생활과 모니터만 지켜보는 일에 몸이 요동을 치며 울부짖고 있었다.


“‘아라’, 성심당 갔다 올래?”

“지금요?”

“응, 가서 싹 쓸어와! 십오 톤 트럭이라도 섭외해 줄까?”

“알았어요, 큰 가방에 가득 담아 올게요.”

“난, 샌드위치 잠봉뵈르, 고로케도 야채, 마라 할 것 없이 가득, 튀김 소보로, 튀소구마 그리고 판타롱 부추빵 이건 놓치면 안 돼. 아참 명란 바게트도 잊지 말고.”

“야! 그냥 종류별로 다 사는 거랑 똑같잖아.”

“놓칠까봐 그러지 아무튼 많이 사와 못 들 것 같으면 사서 기다려 그러면 데리러 갈게.”

“도대체 저 식탐은 어디서 나오는지 몰라.”

“‘아라’, 시간 없어. 빨리 출발!”


성심당 이야기가 나오자 ‘브로’가 갑자기 신이 나서 몸을 들썩인다.


마침 웨이팅이 얼마 없었는지 두 시간도 안 되어서 하얀 대형 봉투 서너 개를 양손에 들고서 돌아왔다.


“많이 사 왔죠?”

“야! 이렇게 많이 사 왔어? 확실히 얼굴이 두꺼워.”

“하아! 많이 사 오라고 시켜놓고는 그게 할 소리야!”

“그러게 ‘브로’, 그러면 안 되지. 빵셔틀은 아무나 하나.”

“리모컨은 오작동하면 재미없는데.”

“또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고 그래요, 먹기 싫으면 말아요.”

“‘아라’, 난 아니야 정말 고생했어, 내가 맛있게 다 먹을게. 정말이야.”

“‘아라’, 나도 그냥 좋아서 해본 소리야, 맛있게 먹을게, 진짜야.”


리모컨이 성질을 부리자, 비겁한 형제는 재빨리 태도를 바꾸며 빵을 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성심당의 빵 중에 튀긴 빵들은 겉의 빵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튀김 정석을 훌륭하게 재현하고 야채나 고기가 들어있어 한층 맛을 더한다.


먼저 샌드위치 잠봉뵈르의 포장을 벗겨내고 반을 뚝 잘랐더니 바게트 안에 잠봉이 가득 아니 꽉 들어차 있고 버터가 다소곳이 한옆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입 가득 베어 물고 맛을 음미하는데 바게트의 고소한 맛이 코를 들썩이고 잠봉의 짭짤한 맛과 버터의 맛이 조화를 이루며 풍미를 자아내고 있었다.


튀김 소보로는 특히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고 튀소구마는 안에 고구마무스가 가득 들어 있어서 구수하고 달달한 맛을 넘치게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최고의 빵은 부추빵이었다.

겉은 부드럽고 안에는 고기와 부추가 서로를 감싸며 맛과 향을 버무려서 최고급 만두와 고소한 빵을 함께 먹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간식의 대미를 장식할 빵은 명란 바게트로 안에 덕화 명란이라는 최고급 명란이 들어있어서 짭짤하고 고소한 맛에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통해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우와! 그걸 다 먹네요?”

“먹다 보니까 양이 얼마 안 되네.”

“그러게, 포장이 커서 그렇지, 내용물은 많은 게 아니었어.”

“정말, 돼지들도 형님 하겠는데, 엉뚱한 소리는.”

“‘아라’, 넌 안 먹었냐? 같이 먹고는 우리 보고 돼지라고?”

“난, 정말 몇 개 안 먹었거든요.”


돼지 삼 남매는 빵을 다 먹어 치우고 허전한지 서로가 돼지가 되겠다고 우기고 있다.



오늘은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 퇴근 시간을 조금 지나 저녁 시간이 다가왔다.

모니터를 보며 감시를 시작한 지 사흘째 이제는 기다림에 지쳐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침투하자.”

“너무 위험해 관저 경비가 의외로 견고해.”

“주말에는 외출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어요?”

“주말이라고 방구석 ‘오우거’가 나올까?”

“오늘까지만 기다려 보자.”

“제가 만두 사 올까요?”

“어디 맛집이라도 알아봤어?”

“우리가 지나다니는 곳에 만두 냄새가 좋더라고요.”

“응? 내 코가 그걸 놓칠 리가 없는데.”

“만두 국도 하디?”

“하는 것 같았어요. 만두 전문점?”

“그럼, 그곳에서 밥 먹자. 지금은 저녁 시간이니까 움직이지는 않을 거야 디스플레이 하나만 가지고 가면 되겠지?”

“그래, 그러자.”


우리는 만두 먹방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만두 식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식당에 발을 디밀기도 전에 우리는 황급히 밴으로 돌아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기 해야 했다.


“참모 배 씨가 사령관 강 씨를 찾은 게, 처음이지?”

“그래, 우리가 지켜볼 때는 처음 맞아.”

“주말이면 퇴근하고 같이 움직이는 건가요?”

“괜히 평일에 와서 고생만 한 거 아냐?”

“아직 몰라, 일단 대기하자. 나오면 따라붙어야 하니까.”


만두가 들어올 거라 가득 기대하고 있던 꽃돼지 삼 남매의 뱃속에서 왜 만두를 보내지 않는지 연신 ‘꼬로록’ 거리며 보채고 있다.


“안 되겠다, 어제 꿍쳐두었던 명란 바게트라도 먹자.”

“응?, 어떻게 알았어?”

“너 간식 창고에 몰래 몇 개 넣는 거 봤지.”

“‘브로’, 간식 창고가 어디 있어요?”

“‘안동’, 안돼! 가르쳐 주면 응징으로 보답할 거야.”

“‘아라’, 잘 찾아봐 의외로 쉬워.”

“가르쳐 주기만 해?”

“빨리 먹자 배고프다 이러다 적절한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어.”


‘브로’가 앞쪽으로 가서 부스럭거리면서 뭔가를 찾는 듯하다 이내 명란 바게트 세 개를 가지고 나타났다.


“이걸 몰래 빼돌렸어요?”

“뭐래? 지금 같은 상황을 예견한 내 영험한 능력을 경배해야지.”

“......”


뻔뻔한 ‘브로’의 카운터펀치에 입을 다문 ‘아라’는 ‘브로’가 건네는 명란 바게트만 야멸차게 짓씹어 먹었다.


그렇게 명란 바게트로 허기를 달래며 ‘고블린’과 ‘오우거’가 동행해 나오기를 고대하고 기다리는데 우리의 바람이 저들 두 괴물에게 전해졌는지 두툼한 가방을 앞세우고 나왔다.

골프가방인가? 하고 봤더니 아니고 낚시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낚시 갈 모양인데? 우린 역시 행운의 여신이......”


‘브로’가 말을, 하다 말고 ‘아라’의 눈치를 살핀다.

또 미친년이 될까? 걱정의 눈빛을 가득 담아 바라보는데......


“계속 그렇게 보면 쑤셔버릴지도 몰라요?”

“아냐, 절대 미친년으로 안 봤어, 진짜야.”


치켜뜬 두 눈에서 번개가 떠오르는 듯 번쩍이며 냉기를 내뿜는 게 머리만 하얀색으로 염색하면 전설의 백발 마녀를 재현한 것 같다.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정말이야.”


나도 모르게 변명하고는 ‘브로’를 백발 마녀에게 던져 주었다.


“어! 왜 밀고 그래. ‘아라’, 내가 운전할게.”


황급히 운전석으로 달려가는 ‘브로’를 보며 ‘아라’가 소리친다.


“‘브로’, 빵 하나만 주면 안 잡아 먹~지.”


꽃돼지의 진심은 빵을 숨겨둔 ‘브로’의 간식 창고였던 것이었다.


우리는 ‘고블린’이 몰고 온 중형 SUV를 타고 가는 두 괴물을 쫓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 걸까? 우리는 멀리서 드론을 이용해 천천히 뒤따랐다.

그런데 우리가 군산에서 대전으로 왔던 그 길을 통해 빠져나가고 있다.

설마? 군산으로 가는 건 아니겠지?


‘브로’는 일찌감치 눈치를 채고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행운의 여신을 말하고 싶은 눈치가 다분했지만 ‘아라’의 돌발적인 ‘나, 불렀어!’ 한마디를 두려워 고민하는 게 보인다.


“‘안동’, 군산으로 가는 길 맞죠.”

“응, 그러네, 군산으로 낚시하러 가는 걸까?”

“대전에서 가까운 항이 군산이니까 맞겠네요.”

“운이 좋은 건가? 시나리오대로 맞춰서 움직여 주네.”

“‘브로’의 말대로 행운의 여신은 있는가 봐요.”

“그렇지? ‘안동’, 우리는 행운의 여신이 보살핀다니까.”

“‘브로’, 왜 자꾸 날 불러요.”

“......”


‘아라’의 낚시에 걸려든 ‘브로’는 결국 행운의 여신을 언급했고 이때다 싶은 ‘아라’는 또 엄청 미친년 행세를 스스럼없이 단행했다.


‘꽃돼지 주제에 무슨 여시~인? 행운의 여시~이인? 네가 미친년이라서 참는다.’

‘브로’가 조그만 입을 더욱 작게 오므리고 종알종알 주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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