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요원의 더블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공모전참가작 새글

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6 12:00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7,228
추천수 :
90
글자수 :
490,910

작성
24.09.02 12:00
조회
18
추천
0
글자
11쪽

개막(38)

DUMMY

“우리가 기술이 들어있는 파일을 전송하면 그게 진짠지 확인 할 능력은 있겠지요?”

“물론입니다. 정확하게 판별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요?”

“예, 그런 멍청한 질문이 어디 있습니까?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왜? 구매하겠습니까?”

“그럼 어떻게 판별이 가능하다는 거요?”

“그것까지 밝혀야 합니까?”


능구렁이 두 놈이 눈을 마주치며 어색한 공기가 룸 안을 감돌고 있었다.

이제 괴물 본색을, 들어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침 귀에서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안동’, 밖에는 상황종료, 룸 입구 대기 중, 진입 시점 지시 바람.”

“위험한 행동하지 말고 우리한테 맡겨요, ‘안동’, 알았죠?”


이제는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괴물들도 인내심이 다 했는지 본색을, 들어낼 시점이다.


“안동훈,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누구의 의뢰로 기술을 빼돌렸지?”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정의 전 이 차장 놈이요.”

“...... 이 차장 밑에서 일하는 놈이었나?”

“놈이라니? 이 양반아! 장관급이면 입도 고급으로 좀 놀려라!”

“날 알고 있어?”

“당신만 알까? 옆에 참관 중인 일 차장도 알지.”

“이 차장을 알면 나도 알겠지. 그건 당연한 건데 건방지군.”

“괜찮아! 난 인간과 괴물을 상당히 차별하는 사람이라 하하하!”


룸 안의 다섯 놈과 하나의 인간 중에 다섯 놈은 하나의 인간을 바라보며 의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미쳤나? 뒷배가 누구라도 오늘 이 자리를 빠져나갈 수 없을 거다.”

“난 뒷배 안 키우는데?”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놈이군.”

“이봐 차 사장 이제 나오지?”


안보 수석이 미니바를 향해 소리쳤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룸 안의 미니바 뒤쪽에서 하나의 인영이 천천히 나타났다.


“반갑습니다. 안동훈 씨.”

“차 부사장님?”

“네, 오랜만입니다.”

“여기는 어떻게 오셨습니까?”

“오! 두 분이 아는 사이였나? 지인을 함정으로 끌어들이다니 냉정하군.”

“안부는 나중에 묻고 지금 상황을 이해 못 하는데 차 사장이 설명하고 정보를 건네주면 선처하도록 하지.”

“이봐 안동훈 씨 쉽게 가자고 우린 피 보는 거 좋아하는 사람 아니거든.”

“아! 그래요. 어쩌나? 나는 괴물들 피 보는 거 좋아하는데.”

“아까부터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진짜 정신이상 있는 거 아닙니까?”


나의 빼어난 화술에 대화가 힘든지 안보 수석이 ‘도그’에게 정신 감정을 의뢰한다.


“그건 아닙니다. 안 사장님이 실제로 사냥꾼이시거든요.”

“차 사장까지 무슨 소리요?”

“뭔 소리긴 내가 괴물 잡는 사냥꾼이라는 거지.”

“말로는 안 된다는 거지? 일단 뼈는 몇 개 분리, 시켜 놓고 보자. 잡아!”


일 차장이 기다림이 지루했는지 먼저 입을 털면서 나의 뼈 건강에 의문을 제기하며 단역들을 다그쳤다.


단역 일과 단역 이가 내게 접근도 하기 전에 나의 진입 신호가 없는데도 룸 밖에서 대기 중이던 파티원이 난입하면서 단역 일과 단역 이를 순식간에 삼단봉으로 머리를 박살 내며 두족류의 움직임으로 무너지게 만들면서 룸 안의 권력을 장악해 버렸다.


약속에 없던 카메오 ‘도그’의 출연에 당황한 감독이자 작가인 내가 따지듯 물었다.


“차 부사장님, 진짜 왜 여기에 있는 겁니까?”

“저 고위 공무원 놈들이 저를 공범으로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난 발각되어서 인질이 된 줄 알았잖아요.”

“제가 사장님 대신 ‘불광’을 관리하는 건 여기 있는 사람 이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도 혹시나 했죠. 아무튼 바로 나가셔서 알리바이는 직접 만드셔야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우리의 대화를 지켜보던 두 능구렁이와 단역 삼은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눈치를 채고 입을 뻐금거리면서 겨우 과호흡을 다스리고 있었다.


‘도그’가 퇴장하고 이제는 어느 정도 호흡을 되찾은 능구렁이 괴물들과 단역 삼을 향해 오연한 눈길을 보내자 일 차장이 나에게 의문을 풀고자 대화를 시도한다.


“네가 ‘불광’의 진짜 사장?”

“응, 내가 흑막이면서 헌터로 활동 중인 ‘안동’이라고 한다.”

“그 헌터라는 게 지금까지 우리를 노린 사건들의 범인임을 자백하는 거냐?”

“뭔? 소리야! 괴물 새끼 잡는 게 죄라도 되는 양 씨불이냐!”

“이, 이 새끼! 괴물은 너 같은 놈이 괴물이지! 사람을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하면서 어떻게 우리를 괴물이라고 하는 거냐?”

“‘브로’, 나 저 괴물 새끼들이랑 말 섞기 싫은데?”

“알았어, 내가 마무리 할 게.”

“‘브로’, 내가 한번 해보고 싶어요.”

“‘아라’, 넌 많이 해 봤잖아?”

“처리하고 마무리하고 같아요? 나도 하고 싶단 말 예요.”

“알았어, 해! 하라고.”

“고마워요, ‘브로’.”


징징거리며 다리를 슬쩍슬쩍 올리는 시늉을 하자 ‘브로’가 투덜거리며 ‘아라’에게 양보했다.

기어코 양보를 받아낸 ‘아라’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서 세 놈을 차례로 둘러보면서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하나만 물어보자, 권력도 재물도 모자라지 않는 너희는 왜 매국노 짓을 하는 거지?”

“매국노? 우리는 애국자다, 주위 강대국과 유대를 강하게 해서 나라를 구하는 진정한 애국자란 말이다.”

“음, ‘브로’, 난 안 되겠어요. 그냥 죽이고 싶어서 못 참겠어요.”

“그렇지? ‘아라’는 입을 터는 거 말고 그냥 발로 응! 손으로 응! 그지?”

“닥쳐요!”


물음을 던질 때는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던 ‘아라’가 답을 듣고는 썩은 감자를 씹은 얼굴로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것이 상태가 좋지 아니하다.


바통을 이어받은 ‘브로’가 입을 털었다.


“그래서 좋은 기술은 팔아서 너희 배를 채우고 좋은 인재들은 총알받이를 만드는 게 너희의 애국이냐?”

“내가 잘돼야, 나라도 잘 굴러 가게 만들 수 있다, 인재? 그런 건 어디에나 있어, 나 아니면 이 나라는 벌써 무너졌을 거다.”


역시 ‘브로’도 괴물의 답이 만만찮은지 얼굴에서 불꽃이 일렁이며, 당장이라도 삼단봉으로 입을 뭉개고 싶은 눈치였다.


“‘안동’, 이놈들과 말을 섞는 자체가 영혼이 오염되는 것 같아.”

“그러면 안 되지! 처리하자, 청소부도 도착할 때가, 되었어.”


지금까지 처리한 괴물들의 자기합리화는 지겹도록 들었다.

말을 섞으면 오히려 우리의 성질만 나빠지고 영혼이 오염되는 것을 느낀다.

헌터로서 명분도 중요하지만, 우리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괴물들을 빨리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합의가 된 이상 행동은 빨랐다.

글록의 총구에서 총탄이 순식간에 괴물들과 단역 삼에게 두발씩 그리고 확인 사살은 언제나 확실하게! 쓰러져 있는 단역 일과 단역 이에게도 머리에 총탄을 한발씩 선물로 안겨주었다.


“이제 가르쳐 줘 청소부가 있었어? 누구야?”

“아저씨?”

“아저씨? 누구 설마 헌터 본부의 아저씨는 아니지?”

“맞아! 아저씨.”

“정말요?, 아저씨가 청소부 하기로 했어요?”

“처음부터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고 했었어. 계속 그리고 꾸준히 은혜를 갚게 해달라고 하길래 준비를 좀 시켰지.”

“그래서 집에 없는 시간이 많았던가?”

“응, 소각장하고 지금 가지고 오는 집게 차하고 건설일 하면서 아시는 분 통해서 다 구해다 놓았어.”

“그럼, 청소도 정 국장 통해서 안 해도 되겠네.”

“필요하면 청국장 시키고 은밀한 일 처리는 아저씨가 맡아서 해야지.”

“그래도 아저씨는 일반인인데 시체 보면 정상적인 일이 되겠어?”

“그래서 나도 아저씨를 말렸지. 근데 아저씨도 특군 출신이야. 굶기 싫어서 특군에 지원했데.”

“그런 분이 재산도 다털리고 ......”

“그러니까 탈출도 했고 교회 찾아가서 재산을 조금이라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 거겠지.”

“그것도 그러네.”

“난 왜? 아저씨가 우리보다 더 바빴는지 알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왜? 바람이라도 타셨을까 봐?”

“흥, 꼴에 생각하는 거라고는.”

“뭐? 내가 왜? 얼마나 지성적이고 교양이 철철 흐르는데.”

“주빈이가 아빠가 자주 안 보인다고 걱정해서 그런 거거든요.”

“아! 그렇지, 전에 일도 있고 안 보이면 걱정이 되겠지.”

“아저씨, 다 왔을 거다, 괴물들 이송시키자.”


우리는 저번에 제물포에서 필요성을 느끼고 최근에 주문 제작한 괴물 이송용 카트를 열심히 움직이며 괴물들을 집게 차가 쉽게 작업 가능하도록, 한 곳에 모았다.


잠시 후 몸집이 거대한 집게 차가, 안가 앞 자그마한 공터에 도착해서 적당한 곳에 정차하고 아저씨가 내렸다.


“아저씨, 복장이 그게 뭐예요?”

“팀장님, 이상해요?”

“그렇게 이상한 건 아닌데, 군에 다시 들어가신 줄?”

“‘아라’, 아저씨 군복 잘 어울리는데 왜 그래?”

“그래, ‘아라’가 잘못했네. 아저씨 잘 어울려요. 여기 제법 많은데 괜찮겠습니까?”

“이런 양은 통의 반도 못 채워요, 금방 끝나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볼일 보세요.”

“작업 끝나면 저희가 청소하고 가야죠.”

“사장님, 제가 집게로 철판 들고 몇 번 휘저으면 다 끝납니다. 지켜만 보세요.”


얼룩무늬 군복을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촌티가 좔좔 흐르는 걸 본인만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시체의 수가 오십 가까이 작은 동산을 이루는데도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뒤처리도 깔끔하게 대지의 정령이 왔다 간 것처럼 땅을 골고루 섞어서 다시 반듯하게 만들어 놓았다.


“사장님, 제가 소각장 돌리고 내일 저녁이나 집에 들어가게 되겠네요. 집에 얘기 잘해 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걱정 하지 마시고 조심해서 움직이세요.”

“예, 그럼,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아저씨가 떠나가고 우리는 공터를 보면서 몇 분 만에 끝난 청소의 여운을 만끽했다.


“집게 차 대단한데 우리도 저거 몰고 작전 나갈까?”

“죽이지? 나도 저 정도 파워가 넘치는 물건인지 몰랐다.”

“청소부도 생겼고 이제는 현장 처리반만 있으면 제대로 팀이 완성되겠네요.”

“현장 처리반은 힘들지 웬만한 경력이 없으면 안 될걸?”

“그래 현장 처리는 우리가 해야지.”

“그래도 아쉬워요, 현장 처리반 있으면 하루에 몇 탕도 뛸 수 있을 건데.”

“넌 생각하는 게 누구 박살 내는 거냐?”

“‘브로’, 남 말하지 맙시다.”

“난 아니거든 ‘안동’이 설쳐서 그렇지.”

“난 또 왜 끌고 들어가냐?”

“얘가 나보고 저 같은 싸움닭인 줄 알잖아.”


똑같은 싸움닭들이 토끼의 탈을 쓰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된다더냐?


“이참에 진 사장도 조만간 처리하자.”

“동선이랑 행동반경은 우리 손에 있으니까, 날짜만 잡으면 돼.”

“일단, 인원 파악부터 하고 작전계획도 수립해 보겠습니다.”


먹이를 던져 주니 곧바로 입질이 들어온다.

이것들아! 자각을 좀 해라.


“구체적인 계획은 내일로 미루고 빨리 가서 괴물에게 오염될 뻔한 위장을 씻어내자.”

“이왕이면 향기도 좋고 목 넘김도 부드러운 두꺼운 병에 담긴 호박색 액체가 좋겠지?”

“조까네 족발엔 막걸리가 좋아요.”


아직도 ‘아라’는 모르는 눈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프리랜서요원의 더블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1 24.05.09 69 0 -
98 개막(48) NEW 21시간 전 6 0 11쪽
97 개막(47) 24.09.13 11 0 11쪽
96 개막(46) +2 24.09.12 15 1 11쪽
95 개막(45) 24.09.11 14 1 11쪽
94 개막(44) 24.09.10 16 1 11쪽
93 개막(43) 24.09.09 16 1 11쪽
92 개막(42) 24.09.06 20 0 11쪽
91 개막(41) 24.09.05 20 1 11쪽
90 개막(40) 24.09.04 25 1 11쪽
89 개막(39) 24.09.03 22 0 11쪽
» 개막(38) 24.09.02 19 0 11쪽
87 개막(37) 24.08.30 25 0 11쪽
86 개막(36) 24.08.29 23 0 11쪽
85 개막(35) 24.08.28 22 0 11쪽
84 개막(34) 24.08.27 22 0 11쪽
83 개막(33) 24.08.26 28 0 11쪽
82 개막(32) 24.08.23 25 0 11쪽
81 개막(31) 24.08.22 25 1 11쪽
80 개막(30) 24.08.21 28 1 11쪽
79 개막(29) 24.08.20 28 1 11쪽
78 개막(28) 24.08.19 25 1 11쪽
77 개막(27) 24.08.16 33 1 11쪽
76 개막(26) 24.08.15 28 1 11쪽
75 개막(25) 24.08.14 29 1 11쪽
74 개막(24) 24.08.13 29 1 11쪽
73 개막(23) 24.08.12 32 2 11쪽
72 개막(22) 24.08.09 32 1 11쪽
71 개막(21) 24.08.08 34 1 11쪽
70 개막(20) 24.08.07 39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