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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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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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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32)

DUMMY

잠시 후 세 개의 가방을 메고, 들고 밴으로 ‘아라’가 들어왔다.


“사람이 너무 많아요, 한 시간이나 웨이팅 했어요.”

“수고 했어, ‘아라’, 가방 세 개에 꽉 채웠지?”

“네,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엄청 무거워요. 땀이 다 나네.”

“쌀쌀한 날씨에 수고했다. 빵 하나 먹어.”

“‘아라’, 나도 빵 좀 줘.”

“가방 옆에 있잖아요.”

“운전 중이잖아! 세팅 좀 해줘. 응!”

“알았어요, 잠시만 기다려요.”


‘아라’는 ‘브로’의 운전석 주위로 빵의 포장지를 뜯어서는 적당히 배치해 준다.

그렇게 이성당의 빵으로 간식을 준비한 우리는 복귀하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복귀하는 중에 휴게소에 들러 떡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좀처럼 볼 수 없는 휴게소 간식 타임을 생략했다.

물론 이성당의 단팥빵과 야채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지런히 움직인 덕택에 저녁이 되기 전에 헌터 본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헌터 본부의 현관을 열고 들어가니 헌터 가족들이 우리를 반긴다.


“잘 다녀오셨습니까?, 이번엔 출장이 길었군요.”

“어서 오세요, 사장님.”

“안녕하세요, 고모, ‘브로’ 삼촌, ‘안동’ 삼촌.”

“잘 다녀왔습니다. 집에 오니 반겨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너무 좋네요.”

“다녀왔습니다. 주빈아! 잘 지냈어? 이리 와!”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브로’가 주빈 이를 부르며 들고 있던 가방을 던져두고 양팔을 벌렸지만, 주빈 이는 ‘고모오!’외치며 ‘아라’에게 안긴다.


그러나 ‘브로’는 포기하지 않고 가방에서 노란 봉투를 꺼내 들고 빵 장사를 시작했다.


“주빈아! 이거 엄청 맛있는 빵이야! 같이 먹을까?”

“고모! 고모는 빵 없어요?”

“있지, 자 방으로 갈까?”

“넹, 고모, 빵 맛있어요?”

“응, 엄청 맛있어. 가자.”


‘아라’는 자기 가방과 주빈 이를 안고서 주빈이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첫 손님을 놓친 ‘브로’는 바로 다음 손님으로 타겟을 변경하고 손님 유치에 나섰다.


“하하, 아저씨, 아줌마 빵이 맛있어서 좀 가져왔습니다. 드세요.”

“고마워요, 강 실장님.”

“고맙습니다.”


‘브로’를 헌터 본부 관리인 부부는 강 실장으로 부른다.

‘브로’가 직접 호명을 부탁했다.

실장이 그렇게 하고 싶었나?


기나긴 출장을 마치고 헌터 본부에 귀환한 우리는 일단 아줌마가 준비한 집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거실에서 간단한 티 타임을 가진 후 바로 무기와 장비를 점검하고 국정과의 일 처리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족가네’ 족발로 막걸리 회식을 벌였다.


“조까네 족발은 갈수록 맛이 좋아지는 것 같아.”

“쫄깃한 식감과 담백하고 구수한 맛, 잡내가 없는 건 비법이 있을 거 같아요.”

“그렇지? 조까네는 맛이 좋아!”

“‘브로’, 청국장이 다른 의뢰는 없대?”

“응, 바쁘다고 다음에 술 한잔 산대.”

“재밌는 일이 언제 생기려나?”

“출근하면 많이 있을걸요.”

“으윽! 좋은 날 다 갔구나. 참! 나 외근이 밀려 있을걸?”

“절대 외근 같은 건 없어.”

“아냐! 외근이 없을 리 없어.”

“그렇게 너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도 없는 건 없는 거야.”


자유로운 영혼의 소풍은 끝나고 또다시 서류와의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내일은 화요일, 월요일이 아닌 것이 어딘가!

‘내일 일은 내일로’ 막걸리 한잔으로 시름을 씻어내고 편안한 잠을 청해보자.




오랜만에 출근하는데 헌터 본부에서 출발하려니 주빈 이가 배꼽 인사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한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고모, ‘브로’ 삼촌, ‘안동’ 삼촌.”

“그래 우리 주빈 이도 학교 잘 다녀오고 나중에 보자.”

“네, ‘브로’ 삼촌.”

“주빈아 안녕!”

“우리 주빈이 고모 잘 갔다 올게.”

“넹, 고모.”


‘브로’가 인사하며 주빈 이에게 팔을 벌려 포옹을 유도했으나, 주빈 이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아라’에게 안긴다.

나는 짧은 인사를 건넸지만 씹어 먹혀 버렸다.

측은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눈길들을 외면하고 바로 출근길에 올랐다.



십일월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우리도 모르게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무실 소파에 늘어져 있는 내게 안 실장님이 직접 회장실 호출을 알려왔다.


“사장님, 회장실로 가보셔야겠습니다.”

“호출인가요?”

“예, 빨리 올라오시라고 급한 모양입니다. 부회장님께서 직접 비서실로 연락하셨습니다.”

“직접? 내가 비서들 일 좀 줄이라고 말했더니 그렇다고 직접 하시나?”

“사장님?”

“아! 네, 알았어요.”


잠시 우리 집 나이 든 청년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잠시 생각에 잠기자 안 실장님의 재촉이 뒤따른다.


난 서둘러 회장실로 향했고 비서실에 도착하자 회장실의 문을 잡고 있던 비서분이 문을 바로 열어준다.


“고마워요,”

“......”


아이씨! 오늘만 벌써 두 번째 씹어 먹혀 버렸다.

비서분이 고개를 숙이지만, 말로 해야지 내가 눈 감고 있으면 알겠어?


괜히 아침에 주빈 이에게 씹힌 생각이 떠오른다.

주빈 이에게 무엇으로 관심을 받을까 생각해 봐야겠다.

내가 어디 가서 씹히고 그런 사람 아닌데!


잡다한 생각을 털어버리고 넙죽 허리를 숙이고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세요? 회장님, 부회장님, 비서실장님.”

“......”


회장실에 머물던 인간이었던 세 명은 어느새 돌이 되어 말도 움직임도 없이 정지해 버렸다.

음, 파급력이 엄청나군, 주빈이 톤으로 배꼽 인사를 올리니 나의 귀여움에 정신이 삼박사일 여행을 준비 중일지도 모르겠다.


“낼모레면 장가 갈 녀석이 ......”

“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저녀석을 ......”

“흠, 오랜만에 보는데도 여전하군요.”


나는 흐뭇하게 바라보는 어른들을 마주 보며 웃어주고는 소파에 엉덩이를 걸쳤다.


“몸은 이상 없고?”

“몸은 괜찮으냐?”

“몸은 어때요? 괜찮아요?”


이 양반들이 시나리오대로 읽고 있나? 영혼이 없어, 영혼이.


“네, 아무 이상 없이 건강합니다.”

“출장은 잘 갔다 왔고?”

“출장은 잘 다녀왔냐?”

“출장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아니 이 양반들이 오늘 왜 이래? 충격이 너무, 컸나?

자기들도 뻘쭘한 지 서로를 보다가 대표로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운을 뗐다.


“잘 다녀왔습니다. 보고서는 지금 작성 중입니다.”

“흠, 그래 지금 급한 일이 생겼다. 네가 해 줬으면 좋겠구나.”

“무슨 일이 신지?”

“자세한 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연구소에서 기술 유출이 일어났습니다.”

“일어났다면 늦은 거 아닙니까?”

“그게 일부만 유출되고 다행히 중요 부분은 안전합니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될까요?”

“그 기술이 수소 ......”

“수소면 제가 아는 그거 맞죠?”

“그렇습니다. 현재 상황이 ......”

“그래서 의뢰비로는 무엇을 주실 건가요?”

“예?, 의뢰라니요?”

“응?, 지금 제게 의뢰하시는 거 아니세요?”

“그룹의 위기 상황에서 ......”

“에헤이! 왜 이러실까, 제가 연구소장도 아닌데? 하물며 엔진에서 넘겨받은 것도 아니고 만약 넘겨받았다면 제가 당연히 처리해야죠, 하지만 아직 근처에도 안 왔어요.”

“......”


말문이 막힌 아저씨를 대신해 나와 매우 흡사하게 잘생긴 나이 든 청년이 대신 입을 열었다.


“원하는 게 뭐냐?”

“오올! 지금 악당 대사 쩔었어요.”

“이 녀석 지금 장난칠 때야?”


갑자기 성질을 부리시는 게 요즘은 정신적으로 힘드신 모양이다.

급, 정색 모드로 변신해 답해야겠다.


“해결하고 청구서 올리겠습니다.”

“알았다. 몸조심하고 당분간 업무는 비서실에서 도와줄 거다.”


나는 벌떡 일어나 만세를 외치고 싶었으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웃음을 삼켰다.


“최선을 다해 해결하겠습니다.”

“결혼 날짜도 얼마 안 남았는데 미안하구나.”

“아닙니다. 할아버지. 괜찮아요.”

“나가 보거라. 몸조심하고.”

“네. 엔진 대표이사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기쁜 마음을 죽이며 씩씩한 인사를 올리고 돌아서 회장실을 나왔다.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출장보고서를 열심히 작성 중이던 ‘브로’를 호출했다.


“‘브로’, 빨리 보고서 대충 올려, 우리 일 받았다.”

“엥? 회장님 호출 아니었어? 웬 의뢰?”

“‘브로’, 수소 핵융합 기술 중에 안 넘긴 핵심기술 가진 거 있지?”

“응, 아직 필요할 시점이 아닌데?”

“그게 공정이 최소한 팔십 프로는 넘어야 필요한 거지?”

“응, 다 넘겨주면 혹시나 들고 튀면 어쩌냐? 특히 이건 세계 군수 서열이 바뀔 수도 있는데.”

“넘겨준 거 일부 유출되었단다.”

“그래? 누가 작업한 건지 알아?”

“몰라, 위에서 나보고 해결하래, 우리가 에이에스 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 그지?”

“그래서 그냥 신경, 꺼도 되지 않아 지금 공정이면 공개된 기본 기술밖에 없을 텐데.”

“그러다 자꾸 빠져나가면?”

“하긴 잡긴 잡아야겠네.”

“‘아라’는?”

“진 사장 모니터 중.”

“뭐 나온 거 있을까?”

“특별한 건 없나 봐.”

“‘아라’, 불러! 아니다! 우리가 내려가자.”


‘브로’와 난 지하에 있는 밴으로 ‘아라’ 찾아 떠나갔다.


지하 주차장에 있는 밴에서 오늘도 열심히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밀고 열 일하고 있는 ‘아라’를 발견했다.


“‘아라’, 쉬어가면서 해, 그러다 눈가에 주름 생겨.”

“‘안동’, 저 이제 이십 대 중반이에요.”

“‘아라’, 넌 은근히 나이를 줄인다?”

“왜요!, 내가 이십 대 중반이지 삼십 대예요?”

“에헤이!, 이제 낼모레 면 삼십 대가 될 사람이 중반이 뭐야?”

“아니거든요!, 삼십이 되려면 아직 이년은 더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 이십 대 후반! 아줌마 됐지?”

“이씨! 내가 어딜 가도 학생 소리 듣고 다니거든요.”

“노인대학?”

“너희는 친남매도 아닌데 너무 돈독한 거 아냐?”

“뭐래? 쟤하고 안 돈독하거든.”

“‘안동’, 어딜 갔다, 붙이는, 거예요?”


현실 남매를 부정하는 중딩 남매를 진정시키고 짧은 브리핑을 시작했다.


“수소 융합장치와 관련된 조직 대부분이 우리가 적절히 보상(?)을, 하고 처리했는데 진 사장만 남겨둔 상황이잖아?”

“진 사장도 보상을, 받고 떨어졌다고 봐야지.”

“빠가 삼 기들이 얼마나 정보를 공유하고 손을 잡았는지 알 수 없으니, 그쪽도 무시할 수 없어.”

“수소 융합장치와 우리가 인연인지 악연인지 오래갈 것 같네.”

“가치가 높은 만큼 이제 시작이지 싶은데.”

“특허에 출원이 된 기술인데 어째서 훔치려는 지 모르겠어요.”

“특허에 출원, 되었다고 모든 게 공개되는 게 아니거든 오히려 더 혼란을 줄 수도 있고.”

“중요 부분은 수칙이나 논리가 들어가면 구현하는 게 어렵거든.”

“그래서 구현할 수 있는 설계나 논리가 필요한 거군요?!”

“그 설계를 하는 것보단 돈이 적게 드니까, 훔치는 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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