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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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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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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23)

DUMMY

“뻥이야! 처음엔 신경치료에서 나중엔 다산에 대한, 연구였는데 생명 연장으로 완성된 연구야.”

“어디서 정보가 빠져, 나갔길래 그런 어그로성 착각이 가능한 거야?”

“완성된 줄기세포가 안정적인 것도 있고 오랫동안 연구해서 관계자가 늘어난 것도 이유가 되겠지.”

“그럼, 발표하면 되겠네.”

“응, 조만간 프로젝트 폐기 될 거야.”

“왜? 완성되었다며?”

“딱 한 사람에게만 부작용이 안 생긴데.”

“그런 게 어딨어, 너 지금까지 소설 쓴 거야?”

“응, 재밌지?, 난 타고났다니까.”

“구려, 아주 구려.”

“‘아라’는 마무리가 언제 가능할까?”

“시간이 더 필요할 거야, 정보가 있긴 한데 확인 절차도 필요하니까.”

“넌, 알아봤어?”

“나도 시간이 필요해 정보를 더 모으는 중이야.”

“그럼, 나 건강검진 받고 며칠 쉴 거야. 나 없는 동안 업무는 안 실장님께 넘기고 의뢰에 집중하자.”

“어디 아파?”

“아니, 가끔 우수한 유전자를 보관하는 작업을 해야 하거든 신인류를 위해.”

“참, 잊을 만하면 지랄해서 경각심을 가지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그 봐!, 내가 타고났다니까?!”


나는 우쭐해하며 사무실을, 탈출하려다 다시 붙잡히고 말았다.

이 색, 틈이 없어 틈이.


‘엠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엠마’, 사랑해요.”

- 네, 저도 사랑해요. 근데 이번에도 이벤트는 없는데, 저녁에 만날까요?

“저 며칠간 일이 있어서 못 볼 거 같아요.”

- 일 끝나고 보면 되잖아요. 일 잘 보고 와요.

“사랑해요, 꼭 돌아올게요.”

- 네, 저도 꼭 기다릴게요.


‘엠마’와의 통화가 끝나고 이제 뭘 해야 하나?

머리가 텅 비어 버린 것 같고 가슴은 뭔가에 막혀서 숨도 못 쉴 정도로 갑갑하다.


두려움인가?

가족, 동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못 볼 수 있다는 불안감인가?

오늘은 무척 긴 하루가 될 성싶다.



다음날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며 ‘브로’의 손을 잡고서 눈물을, 흘렸다.


“‘브로’, 기어코 오늘 할당량 방귀 폭탄을 투하하고 가는 거냐?”

“미안, 참을 수가 없었어, 어제도 겨우 참았는데.”

“내가 돌아오면 사냥 떠날 수 있게 준비나 잘해줘. ‘아라’도 잘 챙겨주고.”

“왜 그래? 멀리 떠나는 사람처럼.”

“막 영감이 떠올라서 그래, 주위를 챙기는 천재 영화감독?”

“지랄이 한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이틀 연속 지랄이냐?”

“세계를 놀라게 할 영화감독이 되어 돌아오마. 잘 있어라! 형제여.”

“아쭈! 지랄을 세트로 하고, 자빠졌네.”


지랄하는 천재 영화감독 희망자는 할아버지의 차를 타고 바이오 연구소로 향했다.



청룡 바이오 연구소 지하 기밀 연구관에서 나는 도톰한 매트를 가진 하얀 환자용 침대를 보며 멍때리고 있었다.


“네 결정에는 변함이 없는 게냐?”

“네, 할아버지, 별 이상 없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돌아가서 쉬세요.”

“여기 의료진이 삼 일간 지켜볼 거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맘 편히 먹거라.”

“네, 아버지, 그럴게요.”


나는 씨없는수박을 개량하기 위해, 당당히 ‘엠마’와 결혼하기 위해, 이 세상 유일한 백신 접종을 하기로 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방을 나가시고 나는 ‘도전’을 외치고 침대 위에 있는 환자복으로 환복하고 침대에 누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연구원으로 보이는 육십 대의 의사가 나를 뒤집어 놓고는 척추에 긴 바늘을 깊숙이 찌르고 있다.

이거 마취제인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잠이 들었다.


헌터 본부에 들어선 나는 주빈 이를 찾으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거실로 향했다.


“주빈아! 삼촌 왔다.”


아무도 없나?

아저씨나 아줌마도 보이지 않는다.

다 함께 어디 갔나?

그때였다.


“아~빠아!”


누구냐? 넌, 이제야 겨우 걸음을 걷는 두 살배기 아기가 내게 기합을 내지른다.


“아~빠아!”

“......”


저 기합 소리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다.

주빈 이가 ‘도도도’ 달려가면서 아저씨를 부르는 소리! 맞다, 그 소리였다.


“나? 난 아빠가 아니야.”

“꺄하하! 아빠빠! 꺄하하!”


응, 알 수 없는 신종 언어를 뱉어내며 나를 향해 두 손을 뻗어 안아달란 모양새를 취한다.

나는 얼떨결에 아이를 안아 들고 주위를 둘러볼 때 다시금 소리가 들렸다.


“아~빠아!”

“......”


또다시 내 앞에 내가 안고 있는 아이랑 똑같은 아이가 아빠를 부른다.

이제는 알아듣는 기합 소리였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거다.


근데 또 아이라니 나는 남은 팔에 다시 아이를 안아 들었다.

양쪽 팔에 안긴 아이들이 신종 언어를 무수히 쏟아댄다.


“꺄하하! 아빠빠! 아빠빠! 바아~ 꺅~!”

“아빠~꺄악! 꺄하하! 아빠아~! 꺄하하!”


매우 시끄러운 소리였지만 싫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즐겨듣던 애창 팝송을 듣는 듯 정겹다.

보지 않아도 내 얼굴에 미소가 어리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사장님, 사장님! 괜찮으십니까?”

“......”


응? 내 품에 안긴 귀여운 아이들은 어딜 가고 육십이 넘은 청년이 나를 보고 입을 움직이고 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소리가 내 귀에 안착하며 알아들을 수 있었다.


“사장님, 여기가 어딘지 기억나십니까?”

“네, 청년회장님이신가요?”

“예, 무슨 말씀이 신지?”

“삼계리 청년회장님이 아니십니까?”

“하하하! 저는 그냥 청년 회원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요?”

“예, 이틀이 지났습니다. 몸 상태는 양호합니다.”

“그렇군요, 제가 느끼기에도 이상은 없어 보입니다.”

“몸에 안착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부작용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나갈 수 있을까요.”

“예, 일어나셔서 움직여 보시고 괜찮으시다면 가셔도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희는 계획대로 뒤처리를, 하겠습니다.”

“네, 나가보세요. 저는 옷을 입고 가보겠습니다.”

“예, 그럼 가보겠습니다.”


청년회원이 나가고 난 환자복을 벗고 내 옷으로 갈아입었다.

근데 요즘은 육십이 넘어도 마을 청년회장을 못 하다니 세월이 갈수록 고령화는 더욱 가속되는 것 같다.


몸을 대충 움직여 스트레칭하고 집에 가서 샤워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방을 나섰다.


“훈아! 수고 많았다.”

“훈아! ......”


방 밖의 사무실인지 대기실인지 쓰임새가 애매한 곳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셨다.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기다리고 계십니까?”

“연락을 받고 방금 오는 길이다.”

“근데 옆에 계신 청년은 누구신지?”

“이 녀석 정상이구나! 다행이다.”


이름을 부르시곤 입을 다물고 계신 아버지가 내 칭찬에 그제야 웃으며 입을 연다.


“저 집에 가서 샤워부터 하고 싶어요.”

“그래, 안 실장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다.”


걱정과 달리 부작용 없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집에 도착한 나는 눈물의 상봉을 준비했다.

하나, 현관에서 아줌마의 방긋 웃는 얼굴에 무너지고 가족이 아무도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이층으로 올라가 폭풍 샤워를 즐겼다.


샤워 후 간식을 배식받기 위해 거실로 내려왔다.

할머니가 소파에 앉아 계셨다.


“할매, 복댕이 왔어요.”

“내 강아지 출장은 잘 갔다 왔어?”

“네, 무사히 잘 갔다 왔어요.”

“저녁은 아직 멀었는데 간식을 주련?”

“네, 간식 주세요.”


내 눈에 어린 간식의 열망을 읽으시고 할머니께서는 간식을 제안하셨고 나는 콜을 외쳤다.


“마산댁, 참외 들어온 거 좀 내오게.”

“예, 준비하고 있습니다.”


역시 참모장님이시다.

벌써 간식을 준비하고 계신다.


아줌마는 찐한 노란색의 타원형 우주선을, 편대를 이루어 바구니에 담고서 거실로 입장하셨다.


“도련님, 참외가 너무 좋아요. 제가 깎아드릴 테니 드셔 보세요.”

“네, 음, 향기가 달콤하네요.”

“할미가 너 주려고 많이 시켰다. 많이 먹어라.”

“넹, 할매.”


찐한 노란색을 입은 참외는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유혹하고 있었다.


하얀 속살을 입에 넣고 맛을 음미했다.

상큼 달콤한 향에 부드럽게 씹히고 아삭한 식감에 과육에서 새어 나오는 달달한 과즙이 혀와 목을 적신다.


씹고 있는 동안에도 상큼한 참외 특유의 과일 향이 입안을 맴돌고 코를 만족시킨다.


먹고서 입안에 진하게 남은 달콤함과 약간의 텁텁함이 여운을 가진다.


간식 타임을 즐겁게 마치고 며칠 외박을 하느라 피곤한 몸을 달래야 했다.

이층에 올라와서 잠시 사색을 즐긴 후 온몸에 쌓여 있는 피로를 풀고자 침대에 몸을 날렸다.

하지만 뒤에서 문이 열리며 울리는 ‘엠마’의 목소리를 듣고 전설의 신법을 펼쳐 가까스로 침대의 근처에서 멈출 수 있었다.


“어머! 복댕이! 내가 올 줄 어떻게 알고 침대로 먼저 뛰어드는 거예요?”

“응? 복댕이? 어떻게 알았죠?”

“다 알 수 있어요.”

“벌써 아줌마를 섭외했어요?”

“인사하면서 물었죠, 오늘 퇴근 컨셉이 뭔지.”

“음, 보안에 신경을 써야겠군.”

“‘안동’, 급한 건 알겠지만 저녁 먹고 올라와서 해 줄게요.”

“뭘요?”

“잊었어요? 결혼식 때 인사드릴 우리 가족도를 그리기로 했잖아요.”

“하하하! 기다리고 있었죠. 밥 먹고 해요.”

“어머! 몰라, 알았어요. 우리 밥 먹고 해요.”


이상하다.

뭔가 악센트가 조금 다른 건 내 착각이겠지?



다음날 회사 출근이 아닌 ‘엠마’와 드레스를 맞추고 내 슈트도 맞추면서 데이트를 즐겼다.

이제 결혼식이 한 달 조금 더 남아 있었다.


저녁을 먹고 ‘엠마’를 집에 바래다주고서 나는 헌터 본부로 향했고 짧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빈아! 삼촌 왔다.”


어! 이거 어제도 같은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그럴 수는 없지.

내가 몸이 두 개도 아니고 하지만 너무 익숙하다.


“‘안동’ 삼촌~! 왜 안 왔어요?”

“응, 뭔 말이야? ‘아라’.”

“며칠 안 오셨잖아요.”

“아! 주빈아, 삼촌은 무척 바쁜 사람이야 그래서 ‘브로’ 삼촌처럼 매일 못 와.”

“아닌데? ‘안동’ 삼촌은 어려서 철이 없다고 그래서 말을 안 듣는다고 ‘브로’ 삼촌이 그랬는데.”

“‘아라’, 이럴 땐 뭐라고 하지?”

“주빈아, 고모가 삼촌들이랑은 놀지 말랬지!”

“뭐야! ‘아라’, 주빈 이를 혼자 독차지할 셈이야?”

“아동 정신건강에 도움이 안 돼요. 두 분은.”

“‘브로’는 어디 갔어?”

“박 준위랑 김 소령 정보 마무리하고 제가 정리한 자료 정 국장 측에 전달하고 있어요.”

“밴에서?”

“아뇨? 이층에 있을 거예요.”

“주빈아, ‘브로’, 삼촌하고는 놀면 안 돼, 삼촌은 괜찮아 알았지.”


귀여운 주빈 이가 손을 주욱 내밀며 두 눈을 초롱초롱 반짝인다.

이게 뭔가 하고 ‘아라’를 쳐다봤지만, 답은 주빈 이가 해 줬다.


“‘브로’, 삼촌도 똑같은 말을 하고 용돈을 주셨어요.”

“...... 음, 이제 조금 있으면 주빈 이가 중학교 갈 거지?”

“네, 여기서 가까운 곳으로 갈 거예요.”

“중학교 들어가면 필요한 게 많아, 하지만 삼촌이 다~ 해 줄 거야.”

“이상하다. ‘브로’, 삼촌이랑, ‘안동’, 삼촌은 왜? 똑같은 말을 하지?”

“주빈아, 이리와 고모 말 들어, 삼촌들하고 놀면 안 돼.”


‘아라’가 주빈 이를 안고 주빈이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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