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요원의 더블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공모전참가작 새글

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8 12: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569
추천수 :
94
글자수 :
500,877

작성
24.09.12 12:00
조회
22
추천
1
글자
11쪽

개막(46)

DUMMY

순간 말을, 잊어버렸다.

그렇다! 일반 기술 유출이라면 구매자는 큰 비중이 없다.

단순한 심부름꾼이거나 대리인으로 요직에 있는 사람이라도 처벌은 미미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각되자 존재 자체가 없어졌다.

그만큼 구매자가 강력한 뭔가를 쥐고 있는 거다.


“...... ‘아라’, 역시 감찰국 출신 엘리트 요원이었어.”

“‘브로’, 구매자 신원 파악한 거 있지?”

“응, 기다려 봐.”


‘브로’가 파일을 뒤지며 구매자 관련 파일을 찾아 대형 홈 디스플레이에 띄워 보여준다.


“청룡 신소재 인사과장?”

“관련 부서가 아니라고 얘기, 했잖아요.”

“그래도 너무 뜬금없는 거 아냐?”

“심부름꾼이면 가능하다, 생각했고 이미 없어진 상황에서 직책은 의미가 없었으니까.”

“처음부터 이상한 걸 놓치고 지나갔네.”

“지금 보니까 이상하네요.”


우리는 구매자의 신원 파악된 자료를 하나하나 따져보며 체크 해 나갔다.

이름 안창식 직급은 과장이고 부서는 인사과 흔히 말하는 힘이 있는 부서의 과장이다.

하지만 이번 일에 연관된 사항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주위에 딱히 대리인이나 심부름꾼으로 발탁될 환경이 없어요.”

“개인적인 약점이나 가정환경은?”

“가정이 없어요, 기러기아빠로 있다가 최근에 이혼했어요.”

“본가는 있을 거 아냐?”

“양부모 모두 돌아가신 걸로 나오고 일가친척도 자료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거래가 없어.”

“그럼, 약점 쪽으로 집중해야겠네?”

“응, 최근 경제적으로 압박이 심했다고 하더라.”

“청룡에서 과장이면 꽤 받는데?”

“그래서 그 부분을 파고 있는 중이야.”

“청국장 통하는 게 빠르지 않아?”

“당연하지 정 국장이 찾아서 보내줄 거야.”


지금까지 나온 정보로 추정해 보면 이건 기술거래가 아니다.

그럼, 대체 뭘 숨기고 싶길래 터무니없는 거래를 주장하는 거지?


“‘브로’, 기술거래는 아닌 거 같지?”

“응, 재수 없게 청룡에 속한 놈이 심부름꾼으로 선택되었던 지 아니면 의도 했던지, 간에 청룡과는 상관없는 거래는 확실해 보여.”

“극동의 임원중에 관련자가 있는 것도 맞지?”

“네, 누군가의 대리인으로 거래의 당사자인 것은 분명합니다.”

“대충 윤곽이 드러난 것 같은데 거래 목적을 추정해 볼까?”

“정보가 부족해, 구매자와 판매자의 신분을 더 확실히 알아야, 돼.”

“오늘 중으로 정보가 넘어오면 추정도 가능할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좀 쉴까? 밥도 먹고.”

“아줌마가 오늘은 어떤 음식을 내놓을까?”

“내려가자. 주빈이 하고 공기놀이할까?”

“너나 하셔 공기놀이. 윷놀이 어때?”

“애들이에요? 보드게임이 좋지 않아요?”


우리는 일 층으로 내려가며 각자의 유리한 게임을 어필한다.

일 층 거실에는 예상대로 아무도 없다.


“아줌마는 주방에 있을 거고, 주빈 이는 방에 있는 건가?”

“주빈이 방에 없는 것 같은데?”

“밖에 놀러 갔나? 추운데 안에서 놀지.”


우리는 거실의 소파에 몸을 던지며 널브러졌다.


“‘아라’, 주방에서 나는 냄새를 분석해 봐.”

“‘안동’, 방귀 냄새가 나요.”

“나 아닌데?”


방귀란 소리에 ‘브로’가 펄쩍 뛰며 부정하는 말 과 행동을 보인다.


“‘아라’, 넌 청국장 냄새를 방귀 냄새와 비교하냐?”

“아! 제대로 된 청국장 냄새는 처음인 거 같아요.”

“그렇지? 집에서 조리하는 청국장 냄새는 경험하기 힘들지.”

“하하, 주빈 이가 없는 이유를 알겠네.”

“왜요?”

“애들이 이 냄새를 맡으면 반응이 어떨 것 같아?”

“아! 그러네요.”

“넌, 아까부터 아! 아! 그러면서 바보 똥 트림하는 소리만 하냐?”

“뭐라고요?”


결국은 현실 남매의 전형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둘을 남겨두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아줌마, 청국장 냄새가 진동하네요.”

“오셨어요, 냄새가 진해서 환기를 시켜도 집안으로 퍼져 나가네요.”

“괜찮아요, 빨리 먹고 없애면 되죠.”

“예, 다 되어갑니다, 거실에서 조금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네, 천천히 하세요.”


주방에서 거실로 돌아올 때까지 여전히 현실 남매는 서로의 애정을 발산하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있는데 간식 내기 어때?”

“윷놀이?”

“보드 게임하죠.”

“그렇게 시간이 많은 건 아냐.”

“사다리?”

“아니! 뽑기 하자.”

“아! 이번에 가져온 번호 뽑기 장난감 말하는 거죠?”

“응, 이거 은근히 재미있어.”


나는 서둘러 이 층에서 최근 입수한 로또 번호 뽑기 모형기기를 가지고 내려왔다.


“이걸 이렇게 눌러서 손을 떼면 여기로 공이 나와.”

“오! 작은데도 자동이네?”

“번호가 작은 사람이 셔틀 당첨 어때?”

“좋아, 내가 먼저 할게.”

“먼저 해, 난 뒤에 할게.”


‘브로’가 버튼을 꾹하고 누르자 스프링의 힘으로 기기가 작동하며 동그란 통 안에서 손가락, 한마디 정도 크기의 공들이 돌다가 출구를 향해 하나의 공이 움직인다.


“나온다, 응? 이건 뭐야?”

“흐흐흐, ‘브로’, 축하해 우린 할 필요가 없네.”

“대단하네요, 한 번으로 결정해 버리네요.”

“이럴 수가! 처음부터 일번이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되는 거야?”

“너의 행운 지수?”


최소 사십오분의 일의 행운 지수면 얼마지?

영점 이하로 내려가는 ‘브로’의 행운 지수를 계산하느라 머리에 쥐가 날쯤 나를 구해주는 음성이 거실에 울려 퍼진다.


“사장님, 식사하세요.”

“네, 가요.”


나는 벌떡 일어서서 주방으로 움직였다.

내 뒤로 불운의 아이콘 ‘브로’와 그를 눈으로 까고 있는 ‘아라’가 움직이고 있다.


주방에 들어서자 완성된 청국장에게서 숙성된 구수한 냄새가 코를 뚫어버리며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아줌마가 식탁 위에 커다란 양푼이 세 개를 우리 앞에 놓아주고는 밥도 대접에 듬뿍 담아 앞에 놓아준다.

아줌마가 우리의 위(?)대함을 깨우치고 일용할 양을 대부분 파악이 끝난 것 같다.


먼저 양푼이에 밥을 쫙 깔아 베이스를 만들고 그 위에 청국장을 골고루 뿌렸다.

청국장의 내용물이 하나하나 드러나며 입맛을 돋운다.


깍둑썰기로 각설탕처럼 생긴 두부와 다진 소고기의 알갱이들이 따로 놀고 버섯과 대파와 고추 등이 어울려 김치와 함께 밥알 위를 덮어버렸다.


‘쓱쓱 싹싹’ 야무지게 숟가락을 움직여 비벼서 한 숟가락 듬뿍 뜨고는 그 위에 깻잎김치를 한 장 올려서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입에 쑤셔 넣었다.


씹으면 씹을수록 몰아치는 고소함과 여러 가지 부딪히는 식감에 깻잎 향과 달짝 짭짤한 양념장의 맛이 어울려 풍미를 끌어올리고 마지막 청국장의 국물이 감칠맛을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손과 입을 가만두지 않는다.


“음, 아줌마 너무 맛있어요, 이렇게 맛있는 청국장은 처음 먹어봐요.”

“고마워요, 김 팀장님. 사장님께서는 입에 맞으신지요.”


나는 먹는데 바빠서 음식 감상평도, 못하고 양푼이에 구멍 낼 요량으로 숟가락을 삽처럼 파고 있다.

‘브로’도 마찬가지 입장으로 양푼이에 머리를 처박고 아예 그 안으로 들어갈 태세다.


“진짜 맛있어요. 아줌마.”

“네, 정말 맛있어요. 굉장해요.”

“고마워요. 많이 있으니까 천천히 많이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아줌마.”


아줌마의 배려로 충분히 배를 채운 우리는 일 층 거실에서 티 타임을 가지며 여유를 즐겼다.


“냄새가 강할수록 음식의 매력이 강하다더니 명불허전이네.”

“그렇지? 냄새가 강하면 그만큼의 매력이 있는 거겠지?”

“특별한 음식이 그렇지 다 그런 건 아닐걸요?”

“그거야 당연한 거지.”

“냄새 하니까 홍어 삼합이 생각난다.”

“방금 밥 먹었는데 또 침이 흐르네.”

“하여간 먹는 거 하나는 국대 라니까.”


감상평을 상대의 귀에 던져 놓으며 따뜻한 차를 입에 홀짝홀짝 들이킨다.

그때 ‘브로’의 폰으로 괴상한 음이 울려댄다.


뽕뽕 아니야! 뽀옹 뽀옹 아니야! 뽕뽕......


“‘브로’, 방귀 대장 음은 아니지 않냐?”

“왜요?, 잘 어울리는데요. ‘브로’는 방귀 대장 좋네요.”

“방귀 대장 아니거든 물풍선 놀이거든.”

“난 왜 방귀 소리로 들리지?”

“저도 방귀 소리로 들려요, 정상이에요.”

“아니라니까! 에이 씨! 바꿔야겠다.”

“괜찮다니까요. 방귀 대장!”

“그래 나도 찬성! 방귀 대장!”


우리가 놀리는 데도 폰을 뒤적이며 확인한 ‘브로’가 벌떡 일어나 이층으로 움직였다.

우리도 ‘브로’를 따라 움직이며 물었다.


“‘브로’, 뭐가 왔어?”

“뭐에요? ‘브로’.”

“청국장 아니 정 국장이 자료를 보냈데.”

“청국장이 제대로 된걸 보낸 걸까?”

“수색 포인터를 알려 줬으니, 답은 명확하게 나올 거야.”

“그렇겠죠, 답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층 거실에 도착한 ‘브로’가 메일로 보내온 자료를 홈 디스플레이에 띄웠다.

우리의 예상대로 청룡과는 상관없는 선거자금 전달 작전이었던 것 같은데 후원자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선이 얼마 남았지?”

“삼 개월 정도 남았어요.”

“극동이 저 후보와 관련이 있었네? 주식 좀 사 둬야 하나?”

“딱 보니까 물먹겠다, 누군지 모르지만, 돈 대는 놈이 정상은 아니야.”

“나도 그렇게 생각은 되는데 그걸 백성이 모른다는 거지.”

“아무튼 목적의 추정이 바로 되네요.”

“대선 자금?”

“그러니 이런 무리수를 두고 있는 거겠지만.”


우리가 개입하는 순간 뒤틀려 버린 상황이 우리보다는 저들이 더 황당했을 거다.


“우리가 정보를 국정에 넘기지만 않았으면 아무 일도 아닌데......”

“그러게, 우리가 잘못했네, 왜 일을 이렇게 만들어서는 그지?”

“왜요? 아예 ‘불광’을 공개해 버리지?!”

“그럴까? ‘아라’가 나설래?”


‘아! 이것들이 또 지랄이네!’ ‘아라’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우리를 꼬나본다.

(여기서 우리는 겁을 집어먹은 ‘브로’와 ‘불광’의 공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안동’을 말한다.)


“하여튼 이 양반들이 한 소리 안 하면 멈추질 않아요.”

“‘아라’, 왜 그래? 몸이 안 좋으면 방에 가서 쉬어.”

“그래 요즘 무리하는 것 같더라. 가서 쉬어.”

“...... 그만 하고 정상적으로 회의 좀 하죠?”


‘아라’의 지친 모습이 힘들어 보이길래 쉬라고 했는데 감격했는지 더 축 처지는 목소리로 할 일은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다.


장하다! 우리 ‘아라’ 요원 힘내서 해보자.


“안과장이 도박 중독은 확실해 보이고 빚도 상당히 많이 있었는데 한순간에 변제가 된 상황이면 답은 나왔네. 그지?”

“누군가의 대리인이었다가 지옥행 열차를 타버렸네?”

“극동에 대선 자금이라는 한마디만 던져도 사건은 마무리가 될 것 같은데 어때?”


극동이 우기고 있는 기술 유출 사건은 우리가 확보한 정보를 입에 올리는 순간 그들은 모든 것을 부인하며 기술 유출 사건도 오해로 인한 해프닝으로 만들 것이 분명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프리랜서요원의 더블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1 24.05.09 73 0 -
100 개막(50) NEW 23시간 전 11 0 11쪽
99 개막(49) 24.09.17 13 0 11쪽
98 개막(48) 24.09.16 13 0 11쪽
97 개막(47) 24.09.13 17 0 11쪽
» 개막(46) +2 24.09.12 23 1 11쪽
95 개막(45) 24.09.11 18 1 11쪽
94 개막(44) 24.09.10 21 1 11쪽
93 개막(43) 24.09.09 20 1 11쪽
92 개막(42) 24.09.06 25 0 11쪽
91 개막(41) 24.09.05 23 1 11쪽
90 개막(40) 24.09.04 30 1 11쪽
89 개막(39) 24.09.03 26 0 11쪽
88 개막(38) 24.09.02 22 0 11쪽
87 개막(37) 24.08.30 29 0 11쪽
86 개막(36) 24.08.29 26 0 11쪽
85 개막(35) 24.08.28 26 0 11쪽
84 개막(34) 24.08.27 25 0 11쪽
83 개막(33) 24.08.26 32 0 11쪽
82 개막(32) 24.08.23 29 0 11쪽
81 개막(31) 24.08.22 29 1 11쪽
80 개막(30) 24.08.21 31 1 11쪽
79 개막(29) 24.08.20 29 1 11쪽
78 개막(28) 24.08.19 27 1 11쪽
77 개막(27) 24.08.16 34 1 11쪽
76 개막(26) 24.08.15 30 1 11쪽
75 개막(25) 24.08.14 32 1 11쪽
74 개막(24) 24.08.13 31 1 11쪽
73 개막(23) 24.08.12 35 2 11쪽
72 개막(22) 24.08.09 34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