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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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새싹
작품등록일 :
2024.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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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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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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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회

DUMMY

아직 중학생밖에 안 된 아이에게 부모님을 죽이겠단 협박을 했다니, 말이 안 나왔다.


거기다 강승환의 실체를 알고 있는 멤버들은 그 말이 그냥 협박 같지 않아 등골이 서늘했다.


거실에 침묵이 내려 앉은 가운데, 세진만 눈동자를 굴리며 삼촌들을 살폈다.


‘흐음..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건가? 삼촌들 표정이 좀 이상한데..내가 낮잠 자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삼촌들의 모습이 이상하단 걸 느낀 세진은 궁금증이 일었지만, 묻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알게 될 터였다.


거기다 이야기를 끝낸 지원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있었다.


세진은 지원의 무릎 위로 올라가서 짧은 팔을 둘러 꼭 안아주었다.


“세진아?”


놀란 지원이 세진을 불렀다.


“형아~ 무써우면 내가 꼭 아나줄께. 그니까 껍 안 머거도 대. 글꾸 쌈쫀들이 지켜 줄꺼야.”


세진의 위로에 지원은 몸의 떨림이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고마워. 세진아.”


세진의 따뜻하고 작은 몸을 안고 있으니 정말 모든 게 괜찮아질 것 같았다.


둘의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던 재원이 입을 열었다.


“지원아. 우선 이 일은 우리가 알아볼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너는 그동안 회사 나가지 말고 좀 쉬는 게 좋을 것 같은데..괜찮겠어?”


“어차피 저 오늘 회사 그만두고 나왔는데요. 뭐.”


씁쓸한 목소리로 지원이 대답했다.


“너 그거 진심 아니잖아? 강승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이잖아. 안 그래?”


“그래. 네가 정말 그만두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만..강승환 때문에 그런 거라면 회사랑 우리가 해결할 테니..조금만 기다려줘.”


“맞아! 그동안 네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딴 놈 때문에 네 꿈을 포기할 거야?”


“너 맨날 우리한테 뭐라고 그랬어? 아이돌 되고 싶다며 노래 불렀잖아. 근데 이렇게 쉽게 그만둔다고?”


“그래. 되도록 빨리 해결하기 위해 우리도 노력할 테니까..너는 그동안 쉬면서 몸이랑 마음 좀 추스르고 있어.”


멤버들의 얘기를 지원은 입을 꼭 닫고 듣고만 있었다.


그렇게 계속 된 멤버들의 설득과 위로를 듣던 지원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툭 던지듯 질문을 던졌다.


“선배님..정말 해결 될 수 있을까요?”


“걱정 마. 무슨 일이 있어도 해결할 테니..”


재원의 단단한 목소리에 지원이 눈물을 떨구었다.


“흐읍..사실..저..그만두고 싶지..않았어요. 어허어엉~”


속에 숨겨둔 진심을 토해낸 지원이 어린아이처럼 대성 통곡을 하였다.


지원의 품에 있던 세진이 몸을 일으켜 손으로 지원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형아~울디 마~”


“흐읍..세진아~”


지원이 세진을 품에 꼭 껴안고 계속 울음을 토해냈다.


‘그래. 이렇게 울분을 토하면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리겠지.’


작은 손으로 지원의 등을 토닥여주며 세진은 얌전히 안겨 있었다.


그 서러운 울음 소리에 주방에 있던 이모님이 나왔다 한참을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잠시 후 쟁반에 얼음물과 따뜻한 물수건을 챙겨서 거실 테이블에 조용히 놓고 들어가는 이모님의 모습에 멤버들이 고맙다는 눈 인사를 하였다.


그렇게 한참 속에 쌓인 모든 걸 토해내듯 울던 지원의 울음소리가 점점 가라앉았다.


하진이 얼른 물을 건네주자 품 안에 안고 있던 세진을 옆자리에 조심히 앉힌 지원이 그 물 잔을 받아 달게 마셨다.


하진이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자 그제야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지원이 안정된 듯 하자 주민이 말했다.


“우선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우리가 집까지 태워다 줄게. 아니면 한동안 여기 있을래?”


“그래. 우리는 괜찮으니까 편한 만큼 있어.”


“응. 부모님하고 아직 대화하기 힘들 것 같으면 여기서 마음 좀 추스르다 가도 괜찮아.”


멤버들의 다정한 말에 지원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예요. 내일 집에 돌아갈래요. 엄마, 아빠한테 지금까지 있었던 일 사실대로 말해야죠. 지금도 엄청 걱정하고 계실 텐데.”


“그럴래? 근데 얘기 들으면 부모님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다. 우선 내일 나랑 같이 가서 부모님 뵙자. 너 얘기 하는 동안 내가 같이 있어줄게. 그리고 아직 회사 입장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우선 나라도 가서 사죄 드리고 해결하겠단 의지를 보여드려야 부모님도 마음이 놓이시지.”


재원의 말에 지원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어? 안 그러셔도 되는데..”


“아니야. 재원이 말이 맞아. 우리라도 가야 회사가 해결할 의지가 있다는 게 보일 테니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안심하실 거 아냐. 사실 회사가 지금껏 몰랐던 것도 문제이고..”


“맞아. 아무리 몰래 괴롭혔다 해도 네가 달라지는 게 보였을 텐데..트레이너나 다른 직원들이 몰랐던 건 문제가 있어. 이참에 이 문제도 확인해 보는 게 좋겠네.”


자신 때문에 회사가 시끄러워질 것 같자 지원은 그 부분이 걱정이 되었다.


그 마음을 안다는 듯 멤버들이 말했다.


“연습생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었던 거라면 언제든 터질 문제야. 너 때문이 아니니까 부담 가질 필요 없어.”


“맞아! 대표님도 차라리 잘 됐다고 하실 거야. 썩어 들어가고 있는 부위가 있다면 그 부분은 도려내야지.”


멤버들의 말에 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지원이도 오늘 이런 저런 일 때문에 피곤할 텐데, 올라가서 쉬어. 아무 걱정하지 말고 푹 자.”


주민이 분위기를 환기하며 말했다.


“그래. 우는 것도 기운 빠지는데..올라가서 쉬어.”


“뭐 필요한 거 있어? 따뜻한 우유라도 한잔 줄까?”


“오~우유 데워서 꿀 쫌 타서 먹으면 좋겠다. 타서 갔다 줄 테니까 올라가 있어.”


멤버들의 말에 미소 지은 지원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들! 여러모로 신경 써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해요.”


지원의 인사에 멤버들이 웃으며 등을 두드려 주었다.


“아니야. 너무 늦게 안 것 같아 우리가 더 미안하다.”


“그래. 우리도 한동안 너무 정신이 없어서..회사에 가 보지 못했더니..이런 일이 벌어진 줄 몰랐어.”


“아니예요! 선배님들이 왜 사과하세요. 이렇게 도움 주시는 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그래. 되도록 빨리 해결 될 수 있게 회사랑 조율 할 테니..넌 그동안 마음 굳게 먹고..몸 추스르고 있어.”


“맞아. 좀 있음 데뷔조 뽑는 거 알지? 네 실력이면 충분히 가능성 있으니까..포기하지 말고 도전해봐.”


“네. 감사합니다.”


지원이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고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걸 보던 세진이 얼른 지원을 불렀다.


“형아!”


2층에 올라 가려던 지원이 놀라 고개를 돌렸다.


“응? 세진아. 왜?”


“내 꼼돌이 오늘 빰에도 빌려줄 테니까..꼭 껴안꼬 자! 아라찌?”


그 말에 지원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응. 고마워. 형이 조심히 쓰고 돌려줄게.”


“응! 히히~”


세진의 웃는 얼굴을 눈에 한번 더 담은 지원이 2층으로 올라갔다.


그 모습을 본 환이 주방으로 가서 우유를 데웠다.


따라 들어간 로이가 수납장에서 꿀을 꺼내 건네 주었다.


꿀을 듬뿍 넣고 스푼으로 젓고 있으니..아직 퇴근을 안 한 이모님이 과일을 깎아서 접시에 담아 주었다.


“이것도 가지고 올라가.”


“네. 감사합니다.”


“이모 아직 퇴근 안 하셨네요? 지금 9시가 다 되어 가는데..”


로이가 걱정스러운 듯 말하자 이모님이 웃었다.


“아이고~ 별 게 다 걱정이다. 집까지 버스 타고 가면 금방 이야. 애가 저렇게 울고 있는데 어떻게 퇴근을 해. 얼핏 들으니 안 좋은 일 당한 것 같던데..”


그 말에 로이가 웃으며 이모님을 껴안았다.


“하여튼 우리 이모~ 정이 넘치신 다니까!”


“징그러! 저리 떨어져!”


“에이~ 좋으면서~~”


둘의 투닥 거리는 모습에 환이 피식 웃다 쟁반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지원에게 쟁반을 건네주고 온 환이 피곤한 듯 쇼파에 털썩 쓰러졌다.


“아이고..왜 이렇게 힘드냐..”


환의 앓는 소리에 세진이 쪼르륵 다가갔다.


그리고 쓰러진 환의 등에 올라타서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하하~ 뭐야? 세진이 삼촌 안마 해 주는 거야?”


“웅! 쌈쫀 피곤하니까!”


세진이 열심히 안마를 했지만 환이 느끼기에는 자신의 어깨를 조물조물 만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조카가 자신을 위해 작은 손으로 안마를 해주는 모습에 어느새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으차~!”


“꺄아~”


몸을 돌려 세진을 껴안아 품에 안은 환이 몸을 일으켰다.


“아이고~~예뻐라. 우리 세진이 누굴 닮아 이렇게 예뻐? 응?”


“꺄아~끄만해~쌈쫀!”


얼굴에 뽀뽀 세례를 퍼붓자 세진 자지러 지게 웃었다.


주민이 그 모습을 보고 웃다가 환을 말렸다.


“환아. 그만해. 그러다 세진이 사례 들리겠다.”


그 말에 환이 뽀뽀를 멈추고 땀에 젖은 세진의 앞머리를 쓸어주었다.


“우리 세진이. 머리 엄청 길다. 이거 잘라줘야 하는 거 아냐?”


그 말에 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 안 그래도 미용실 한번 데려가야 해.”


“우리 가는 샵에 예약하면 되는 거 아냐?”


“어..그래도 되나? 난 그냥 가까운 동네 미용실 데려갈까 했는데..”


하진의 말에 주민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저번에 마트 가서도 난리였는데..동네 미용실 가면 또 기사 뜰지도 몰라. 우리 가는 샵에 예약해서 갔다 와. 거기라면 사진 찍힐 일도 없을 테니.”


“음..하긴 그렇겠네.”


하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재원이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민수한테 세진이 머리 자르게 샵 예약해 놓으라고 문자 보냈어.”


“오~하여튼 우리 리더! 빨라~~”


로이가 재원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우리도 이참에 가서 머리나 할까? 안 한지 오래 됐는데..”


“하긴..하진이도 머리 정리 좀 해야겠다.”


형들의 말에 하진이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세진이 병원에 입원해 있느라 자신도 미용실에 안 간 지 오래 되었다.


“그럴까? 나도 좀 길긴 한데.”


“그래. 가는 김에 다 같이 머리나 하고 오자. 어차피 예능 촬영 하려면 머리 하긴 해야 돼.”


“주민 형도 할 거지?”


“어..그럴까?”


멤버들의 대화를 들은 재원이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민수한테 우리들까지 예약 하라고 했어.”


“오~좋아!”


그렇게 멤버들의 대화 도중 이모님이 주방 불을 끄며 거실로 나왔다.


“난 이만 퇴근할게. 내일 아침 먹을 거 냉장고에 있으니 데워 먹어. 늦잠 자다 또 안 먹지 말고. 특히 너네는 안 먹어도 세진이랑 2층 학생은 꼭 먹여. 알았지?”


멤버들에게 당부하며 현관 쪽으로 나가는 이모님의 모습에 재원이 얼른 차키를 챙겨 일어났다.


“이모~ 제가 모셔다 드릴께요. 오늘 저희 때문에 요리하고 늦게 퇴근하시는데 피곤하시잖아요.”


“아유~됐어. 버스로 가면 금방 인데 뭘 데려다 줘~”


이모님이 됐다며 거부했지만, 다른 멤버들과 재원의 성화에 할 수 없이 같이 집을 나섰다.


이모님을 배웅한 멤버들도 세진에게 인사 후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지원의 일을 좀 더 의논하고 싶었지만 재원도 자리에 없고, 세진이 들어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 내일 따로 얘기하기로 했다.


세진의 손을 잡고 욕실로 향한 하진이 씻긴 후 방에 데리고 왔다.


“세진아. 곰돌이 지원 형한테 빌려줘서 어떻해? 오늘 밤 잘 수 있겠어? 오늘은 그냥 삼촌이랑 잘까?”


머리를 말려주며 묻자 세진이 고개를 저었다.


“갠차나! 난 남짜자나! 혼자 짤 수 이써!”


“풋. 그렇구나~ 우리 세진이 남자라서 혼자 씩씩하게 잘 수 있구나?”


“웅. 글쿠 복똘이랑 자면 갠차나.”


조카와 같이 자려고 했지만 거부 당한 하진이 할 수 없이 세진의 잠자리를 봐주고 자신의 방으로 넘어갔다.


그 모습을 본 세진이 침대 옆 협탁에 숨겨 놓은 하진의 태블릿 PC를 꺼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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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17 0asasa0
    작성일
    24.08.17 16:20
    No. 1

    삼촌이 같이 자자고 하는데 왜이렇게 매정해ㅠㅋㅋㅋㅋ 하진이 슬프겠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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