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마회귀(劍魔回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새글

유휘.
작품등록일 :
2024.07.11 11:26
최근연재일 :
2024.09.16 13:2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1,680
추천수 :
520
글자수 :
291,945

작성
24.09.07 00:54
조회
391
추천
6
글자
16쪽

삼공자

DUMMY

시작은 기습이었다.


스아아앙──!


막대한 검격이 빛줄기로 화하며 거센 풍압을 일으켰다. 대기가 휘우뚱 일그러지며 수면을 강타, 물보라가 허공으로 치솟았다.


팟. 팟. 팟.


물수제비마냥 간결한 파문이 번진다. 극속의 걸음에 따라 신형이 흐려지는데 그 뒤를 반투명한 참격이 쫓았다.


마치 지상 위를 뛰어다니는 듯했다. 등평도수가 일상인 자들의 격전이었다.


‘괴물 같은 자로군.’


칼날의 타격이 몸을 뒤덮은 호신기를 수없이 짓누른다. 발경력을 전신으로 분산시키며 충격을 완화했음에도 진탕이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끝내 수십 줄기의 검풍을 휘감은 강격이 지진처럼 호수에 내리꽂혔다. 거센 파공음과 함께 압도적인 크기의 파도가 출렁거렸다.


쏴아아아!


물결이 가라앉는다. 그대로 휩쓸렸던 한소백이 기침을 토해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다가 다시 수면 위로 드러누웠다.


“혹시 자네, 마공이라도 익혔나?”


어처구니없다는 물음. 천검단주가 죽립을 머리에 쓰며 물기를 털어냈다. 그의 눈가에는 핏물이 묻어 있었다.


‘상단전이 얼마나 발달한 거지.’


예리한 지적에 괜히 뜨끔했다. 한소백은 태연하게 고개를 들었다. 커다란 호수를 침소처럼 대하는 모습이었다.


“마공은 금시초문이고요. 제 부탁 한 번 들어주신다는 약속, 꼭 지키셔야 합니다. 몸에 생채기 냈잖아요.”

“초고수와도 맞먹는 실력인데 자네한테 너무 유리한 조건 아닌가? 기습도 해놓고.”

“될성부른 후배님께 잘 보인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무려 미래의 절세고수입니다.”


천검단주는 헛웃음을 흘렸다.


“말본새가 심상치 않군. 뭐, 후배의 어리광 정도는 받아들이겠네. 익히 들었지만 직접 마주하니 경악스러운 실력이더군.”


주변을 둘러봤다.


바다와 비슷한 광경의 호수였다. 깎아내린 듯한 절벽과 거대한 암초가 포진한 장소. 헌데 전투의 여파만으로 요란하게 뒤엎어졌다.


수역(水域)에서 대련하지 않았다면 한씨세가의 성지는 아주 엉망이 되었을 테다.


“그럼 난 먼저 가보겠네. 천천히 복귀하게나.”


느긋한 발걸음인데도 멀어지는 속도가 굉장했다. 천검단주는 물안개 너머로 유유히 사라졌다. 끄응 신음을 앓던 한소백은 수면 위로 재차 자빠졌다.


‘천검단주, 확실히 강해. 마공이라는 편법으로 강해진 천흉과 다르게 기술적으로 완성되었어. 절세고수를 목전에 두고 있고. 기경팔맥의 생문(生門)을 모두 개방해도 아슬아슬하게 지겠는데.’


천흉과의 교전에서도 선천진기까지 끌어 쓰지는 않았다. 지원군이 조만간 올 거라는 상단전의 예감 때문이었다.


반면 천검단주는 적어도 검이라는 분야에서는 절세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동귀어진(同歸於盡)의 길조차 보이지 않았다.


‘초고수 따위는 원래라면 초살(初殺)인데, 신세 한번 처량하군.’


몸이 전체적으로 둔했다. 경지가 낮은 탓이었다. 순수한 기예와 깨달음으로 얻을 수 없는 특별한 공능, 그것이 바로 경지를 돌파한 자들이 얻는 비약적인 힘이었다.


추측하건대 정기신의 부조화가 원인이리라. 정신을 육체가 따라잡지 못한다. 영험한 기운을 오래 쐰 산짐승이 영물이 되듯, 극성에 달한 내공과 의념이 점진적으로 육체를 탈바꿈하는 법.


시간으로 해결해야 하는 영역이었다.

옛 시절을 그리워하니 저절로 한탄이 나왔다.


‘전성기의 한씨가주도 나한테는 안 되건만.’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지고의 절대자.

전생 시절의 검마란 그런 존재였다.


천하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검객. 검술만으로 그들과 동수였다. 거기다가 절정(絕頂)에 이른 마공과 맞물려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렇게 최후의 전장까지 살아남은 괴물.


죽음조차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한소백이 온갖 강호 세력 사이에서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백도 무림은 진작에 끝장났을 테다.


‘뭐, 아무리 천하제일을 논한다고 해도 절세고수가 셋만 모여도 위험하다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보통 도망치지.’


존재만으로 평화를 불러일으키는 것. 천하제일검이 되어도 어려운 길이었다. 현 천하제일인처럼 난세를 억누르는 정도가 최선이었다.


싸아아······.


검릉도가 짙은 안개로 덮이다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시야를 속이는 고등한 진법이었다. 승단시험이 끝나니 출입이 다시 금지된 것이다.


‘졸리군.’


팔다리를 짝 편 채 호수 위로 둥둥 떴다. 조금씩 살랑거리는 파문에 몸을 맡기니 나른하게 기분이 좋았다. 수마가 천천히 몰려올 때였다.


짙은 안개를 뚫으며 웬 음영이 다가온다.


“···나룻배?”


삿갓을 쓴 사내가 입에 풀을 문 채로 편히 누워있었다. 그 옆에서 명랑한 고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먹을 거!”


열세 살 정도는 되었을까. 웬 소녀가 발랄하게 손가락질했다. 이내 나룻배에 있던 낚시대를 크게 휘두른다.


‘무슨 짓거리지···?’


낚시찌가 한소백을 살짝 때렸다. 안면 주위로 기막을 살짝 두르니 반탄력으로 튕겨 나갔다. 물 위에서 몸을 일으키자, 삿갓의 사내가 다급히 외쳤다.


“아가씨, 저건 먹는 거 아닙니다!”


한소백은 황당해하였다.


‘···이놈들은 또 뭐야?’



* * *



“승단시험을 보러 간 것치곤 오래 걸렸구나. 진작에 와야 했을 텐데, 어디 들렀다가 왔니?”


한대명이 책장을 덮으며 물었다. 근신이 끝난 지는 오래였다. 다만 그간 해온 업무를 보상받기라도 하듯 그 뒤로 쭉 빈둥거렸다.


“예전에 복속시킨 문파들 방문해서 가르침을 주고 오긴 했어요. 그리고 또······.”


한소백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간의 기억을 떠올리기만 해도 끔찍한 싫증이 났다.


“이상한 놈들이랑 얽혀서 고생 좀 하고 왔습니다. 밥도 엄청나게 먹어대더라고요.”


전낭 주머니가 탈탈 털렸다. 항상 소지금을 넉넉하게 챙기는 편이었는데도 전부 동났다. 금자 열 냥이 단 며칠 만에 사라질 정도였다.


“돌아오셨군요, 주군!”


그때 청선이 어딘가에서 홀연히 나타났다. 첩정대가 재정비에 들어갔지만, 그와 같은 고급인력은 계속 강호에서 활동하고 다녔다.


그래서인지 정보에도 밝은 듯했다.


“최근 형주검마(荆州劍魔)라는 신진고수가 출현했다던데, 혹시 주군이십니까?”

“···별호까지는 모르겠는데.”


한소백은 멋쩍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자 한대명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목 부근을 가리켰다.


“그런데 목이 불그스름하구나. 참한 여인이라도 생겼니?”

“아, 이거요?”


노곤함이 섞인 날숨이 길게 흘러나왔다.


“돼지한테 물렸습니다.”

“···돼지?”


영문 모를 소리였다. 한대명이 미간을 찌푸릴 때, 바깥에서 발걸음 소리가 뚜렷이 번졌다. 문이 드르륵 열리며 일공녀가 실내로 들어왔다.


“이제 왔어? 면접만 보고 오는 건데 오래 걸릴 일이 있었나. 또 사고 친 건 아니지?”


복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찾아온 모양이었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천검단주와 한 판 붙고 와서 좀 걸렸어.”

“단주님이랑? 정신 나갔어?”


일공녀의 시선이 묘해졌다. 한심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다가 손목을 대뜸 붙잡았다.


“때마침 좋은 시기에 왔네. 일단 나를 따라와. 갈 곳이 있어.”

“갑자기?”


한소백이 되묻자 일공녀가 멈춰 섰다. 선홍빛 입술을 여는데, 불현듯 그녀의 시선이 목덜미에 꽂혔다.


“···그거 빨간 자국 뭐야.”


한소백은 눈을 피하며 답했다.


“돼지한테 물렸어.”

“하, 돼지?”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일공녀의 눈매가 사나워지자 한소백은 다급히 말을 돌렸다.


“그래서 무슨 볼일인데. 어디로 가면 되는 거야? 누구 짓밟아주면 되나?”

“말 돌리지 말고.”




저벅, 저벅.


드넓은 집터를 차지해야 했기에 한씨세가는 도시 외곽에 한적히 존재했다. 장원을 벗어나고서도 한참이나 걸어야 했다.


강하현(江夏縣)의 중심지. 지방 호족의 덕택을 보듯 몹시 발달한 도시였다. 탑처럼 솟은 건물이 가득했다.


그중 유난히 커다란 주루로 진입했다. 내부가 가득 북적거렸는데, 주루 전체를 대실한 듯 일반 손님들은 보이지 않았다. 하나 같이 젊은 무인들이었다.


“이 지역 유지(有志)의 자제들이야. 전부 본가의 비호 하에서 수혜를 얻고 있지. 본디 대문파란 그런 법이야. 휘하 세력만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떨칠 수 있어.”


일공녀의 등장은 이목을 불러왔다. 소란스러웠던 담소가 전부 멎고, 공손히 격식을 갖추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한 명씩 사람들을 소개했다.


“이분은 연하상회의 후계자고, 저분은 황월무관의 총사범 겸 소관주님이셔. 잘 기억해.”


상회, 전장, 표국의 인물들부터 산하 문파나 한씨세가 내 방계와 식객의 자제들까지.


흔히 후기지수라고 불리는 기재들은 아니었으나, 한씨세가와 관련된 중요 인물들이었다. 일공녀의 의도가 대충 짐작이 갔다.


‘후계 경쟁을 위해 이들과 안면식을 가지라는 건가. 지지 세력을 키워야 하니.’


그런고로 한소백은 요주의 대상이었다. 열다섯 살에 검강을 피워낸 희대의 천재. 친분을 과시하는 것만으로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다.


“공자님께서 그 소문의 검객이시군요! 한씨문중의 친우들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검강의 축제도 벌였다고!”


선망의 눈빛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똘망똘망했다. 저 인사를 시작으로 주위로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


일공녀가 슬쩍 뒤로 물러났다.


‘···나한테 억하심정이라도 있나?’


가지각색의 질문과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소백은 체력이 넘치는 젊은이들에게 오래도록 시달려야 했다.


“언제부터 검을 수양하기 시작하셨나요?!”

“공자께서는 아직 혼처가 없으신지요!”

“한씨세가 갈래의 검법을 익혔습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가르침을 받아도 될까요!”


기력이 빠른 속도로 빨린다. 한소백은 성격적으로 모난 구석이 없었기에 이들을 차마 가혹하게 뿌리칠 순 없었다.


다행히 구세주는 곧장 나타났다.


“근래 한소백 소협의 명성이 널리 퍼지고 있지요. 헌데 능설이라는 별호는 대체 무슨 연유로 탄생한 건지?”


누군가가 비아냥거리며 혼잣말했다. 청력에 집중할 필요도 없이 목소리가 커다랬다. 그러자 또 다른 사내가 맞장구치며 외쳤다.


“아마 패기만만한 성정 때문이겠지요. 듣기로는 언변이 파격적이시다고? 협박과 무례를 일삼는다더군요.”

“허어, 어찌 그럴 수가.”

“무려 이공자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이 간격에서는 내 칼이 지엄하다. 뭐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게 참말이란 말이오? 미친 게 아닌지.”


과장스러운 대화였다. 장내가 서늘해졌다. 모두 눈썹을 구부러트리며 분위기를 흐리는 이들에게 무언의 압박을 심어주었다.


이내 누군가가 거세게 반발했다.


“누가 그런 유언비어를 퍼트렸단 말입니까. 소문주께서는 괜한 왜곡 말고 언동에 조심하십시오!”


한소백은 무안하게 입술을 닫았다.


‘왜곡이 없는 진실이라서 미안하군.’


실내의 기류가 점차 험악해져 갔다. 집단적인 시선에도 곽씨 성의 소문주와 그의 친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술에 취했는지 뺨도 불그스름했다.


“내가 알기로는 이미 여러 사람한테서 입증된 사실이라던데, 우리 소문의 당사자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이목이 한소백에게로 쏠렸다. 다들 은연중에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워낙 소문의 규모와 경위가 경위인지라, 모르는 이들이 없는 듯했다.


단지 검강의 고수 앞에서 말문을 열었다는 것이 대담할 뿐.


이내 한소백이 태연하게 물었다.


“내 인품에 결함이 있었나?”


그 말에 순간적으로 정적이 흘렀다. 가당찮은 변명에 모두 기막혀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러 도발하려고 내뱉은 말이지만, 한소백은 몹시 억울했다.


‘···대부분 먼저 시비를 받고 받아친 건데. 왜 전후사정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건지 원.’


앞뒤 가리지 않는 광인의 행적처럼 보였으나 줄곧 감당 가능한 선까지 행동했다. 먼저 상대방의 성향을 파악하고, 주변을 지나는 전음까지 도청하며 계산적으로 판단 내려왔다.


검마 시절의 패도적인 언행에 비하면 군자나 다름없었다.


“본인은 종요문(終搖門)의 곽진형이라고 하오. 아무리 소협이 연배를 아득히 뛰어넘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나, 그 오연한 성정은 용납할 수 없소.”

“나와 비무하겠다는 건가?”

“그렇소!”


곽진형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선언했다.


“비록 대적할 바가 못 되어도, 이 마음이 소협께 전해졌으면 하오!”


자리가 단숨에 마련되었다. 곽진형이 일어서자 주변에 있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물러났다. 두 사람 정도는 맞붙을 수 있는 넓이의 간이 비무장이었다.


곽진형이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었다. 진심을 다하겠다는 듯 막대한 발경력이 검 손잡이 너머로 담겼다.


“자, 가겠소!”


스르릇─


검이 빠르게 발출된다. 이내 완전히 검신을 드러내고, 벼락같은 쾌검초가 한소백에게 닿으려는 순간이었다.


저벅.


발걸음이 곁에서 내디뎌졌다.

불현듯 표출된 존재감. 어느새 한소백은 곽진형의 검파에 손을 얹은 상태였다. 이윽고 부드럽게 민다.


탁.


타의적인 납검 소리이다. 반쯤 뽑힌 검이 검집 안으로 들어갔다. 비무가 끝나기까지 찰나였다.


“일 합을 나누지도 못했다?!”

“신형이 순간에 흐릿해졌어. 무슨 보법이지.”

“과연 명불허전이로다!”


감탄성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실력 차이였다. 진신 무위의 극히 일부마저 끌어내지 못했다.


곽진형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부들거리는 모양새였다.


돌연 한소백이 물었다.


“그래서 시험은 끝난 건가요?”


곽진형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올렸다. 사나운 표정 밑으로 입가에 당혹감이 실렸다. 모든 걸 꿰뚫는 시선과 마주친다.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너무 연기가 어색했나요.”

“그보다는 당위성의 문제지요. 굳이 이 지역 젊은 중진들이 한자리에 모인 장소에서 어림도 없는 도발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곽진형은 눈매에 준 힘을 풀었다. 언제 경계했냐는 듯한 모습이다. 이내 공손히 포권례한다.


“명검주를 뵙습니다.”


사방을 둘러봤다. 그러자 주루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일제히 포권례하였다. 커다란 음성으로 화했다.


─명검주를 뵙습니다.


직간접적으로 한씨세가의 영향을 받는 가문의 일원들이다. 이들에게 명검주의 위상은 굉장히 대단했다.


하물며 그 대상이 믿기지 못할 업적을 이루어낸 열다섯의 소년이었다.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지녔다면, 무조건 편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자리는 증명의 장이었다. 한소백은 저들에게 능력의 실체를 입증하고, 저들은 일공녀를 따르겠다고 확고히 밝힌 것이다.


‘그런데 굳이 내 인성을 언급한 건··· 앞으로 조심하라는 건가.’


무심결에 일공녀를 바라봤다. 그녀가 싱그럽게 눈웃음을 지었다. 짧은 사이에 전음도 안 쓰고 잘도 자리를 마련했다 싶었다. 아마도 원래 있었던 모임 일정이었으리라.


다만 그녀조차 불청객의 존재는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표정이 확 굳어진다.


짝, 짝, 짝.


규칙적인 박수 소리. 헌앙한 외모의 사내가 비단옷을 입은 채로 천천히 걸어왔다.


‘저자는···?’


익숙한 얼굴이었다. 한참이나 앳된 외모지만, 엄숙한 품격이 벌써부터 엿보였다.


“과연 한씨세가를 이끌 보배야. 굉장한 무위는 물론 순간에 모든 정황을 파악하기까지 하다니. 지모까지 갖추었단 건가. 아주 대단해.”


삼공자 백혼(白魂).


구룡팔봉을 이끄는 두 명의 검룡(劍龍) 중 하나. 한소백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한씨세가 제일의 천재라고 불렸던 사내다.


그리고.


‘미래의 한씨가주.’


멸문한 한씨세가를 재건하는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마회귀(劍魔回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오늘은 휴재입니다 24.09.02 38 0 -
공지 오전 중으로 두 편이 동시에 올라옵니다 24.08.29 347 0 -
45 원영신 NEW 22시간 전 222 4 20쪽
44 수련동 (2) 24.09.15 311 5 21쪽
43 수련동 24.09.13 336 4 17쪽
42 초감각 24.09.11 378 3 16쪽
41 한씨가주 (2) +1 24.09.10 407 6 12쪽
40 한씨가주 24.09.08 408 5 13쪽
39 삼공자 (2) 24.09.07 378 4 14쪽
» 삼공자 24.09.07 392 6 16쪽
37 명검주 승단 (2) +1 24.09.06 399 6 14쪽
36 명검주 승단 +2 24.09.04 422 6 13쪽
35 벌과 나비 24.09.03 446 4 14쪽
34 별빛과 칼의 노래 24.09.01 468 7 12쪽
33 격전 24.08.31 467 6 16쪽
32 집결 24.08.30 453 6 16쪽
31 그래도··· 24.08.29 448 9 16쪽
30 강호는 잔혹하다 24.08.29 446 6 12쪽
29 맹세는 바스러지니 24.08.27 466 7 17쪽
28 복수는 미숙하고 24.08.26 511 10 18쪽
27 귀월객 24.08.25 486 9 16쪽
26 혈령탄 24.08.24 499 8 13쪽
25 가르침 (2) 24.08.23 560 8 17쪽
24 가르침 +1 24.08.22 561 9 15쪽
23 사공자 (2) 24.08.21 569 11 10쪽
22 사공자 24.08.20 607 10 18쪽
21 깨달음 24.08.19 652 11 14쪽
20 살생부 (2) 24.08.18 673 12 12쪽
19 살생부 24.08.17 663 13 13쪽
18 대공자 24.08.16 673 1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