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마회귀(劍魔回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새글

유휘.
작품등록일 :
2024.07.11 11:26
최근연재일 :
2024.09.19 00:27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33,184
추천수 :
551
글자수 :
298,967

작성
24.09.11 23:20
조회
410
추천
4
글자
16쪽

초감각

DUMMY

두근.


심장의 박동과 함께 변화가 느껴진다. 신체 내부에 정체되어있던 흐름이 시원하게 뚫린다. 그 이전에 엄청난 고통이 한소백을 덮쳤다.


본신의 격변을 초월적인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현 상황을 조용히 관조하였다.


‘따로놀았던 육체와 기(氣)가 서서히 일체화된다. 그 덕택에 상단전의 비대한 신(神)과도 조화를 맞추고 있어.’


추궁과혈(推宮過穴).


주로 치료 및 체내 운기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혈도를 타통하는 일련의 방법을 일컫는다.


그런 측면에서 한씨가주의 칼질은 고도의 추궁과혈과 비슷했다. 세세하게 따져 들자면 설명하기 어렵다. 심법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부터 요구되었다.


‘자연지기를 인간의 육신으로 받아낸다면 필연적으로 그 사람의 마음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지. 그래서 심공(心功). 진기에 녹아든 의념이 공능을 움트게 한다.’


그 과정을 오래도록 반복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육체마저 의념에 의해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흔히 대성(大成)이니 극성(極成)이니 하는 영역은, 적어도 심법이란 분야에서는 기나긴 시간과 노력을 요구했다.


한씨가주는 그 시간을 기하급수적으로 단축하게 했다.


칼을 매개로 절세지경의 의념을 전달. 그 의념을 중추로 삼아, 전신 경락과 근골에 퍼진 내공이 신묘하게 정제된다. 본디 스스로 해내야 하는 우공이산의 과정이다.


때마침 한씨가주가 부연했다.


“네 기질이 나와 흡사해서 가능한 일이다. 비슷한 마음과 검의를 지녔기에 받아들이는 것이 별 무리 없어 보였지. 물론 그걸 감안해도 네 적응 능력은 이상하지만······. 용케 살아있군. 그래서 심검을 극복한 건가?”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의아하게 바라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의도도 결과도 좋았지만, 곱씹을수록 미친 짓이었다. 한소백이 한때 지고의 경지를 밟았기에 버텨낸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외부에서 침입해온 강렬한 의지에, 주화입마를 입는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했으리라.


아니 애당초 평범한 이들은 심신이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절명했을 테다.


한씨가주도 나름 확신하고 벌인 행동이겠지만, 타인의 목숨에 과감히 도박수를 던진 건 심정적으로 좋게 보긴 어려웠다.


“···감사는 합니다만, 너무 위험천만한 짓거리 아니었습니까?”


몇 시진이나 지난 걸까. 어느새 해가 지평선 너머로 저물어 갔다. 한씨가주는 줄곧 옆에서 한소백을 지켜보고 있었다.


“결과는 최상이니, 보은(報恩)이나 하거라.”

“여부가, 으윽··· 있겠습니까?”


한씨가주는 입매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기뻐해도 좋다. 넌 강호의 절대자를 상대로 감히 기어올랐고, 그에 상응하는 업보마저 스스로 이겨내었다. 오롯이 네 역량이다.”

“······끄윽. 혹시 활검으로 치료 좀···.”


부탁은 무시당했다. 한씨가주가 빈 주안상 위로 술잔을 탁 내려놓으며 일어섰다. 왼편에는 무수한 술병이 과시를 위한 장식품처럼 놓여 있었다.


“잡교(雜敎)가 설친다. 네 자질이 범상치 않으니 조만간 손을 뻗겠지. 수뇌부가 안정되지 않았기에 어떤 식으로 올진 나조차 모른다.”


검신교를 하찮은 멸칭으로 부른다. 한씨가주 수준의 고수여야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검로향의 출입을 허(許)하지. 놈들의 수작질에 당하지 않는 힘을 얻어내도록.”



* * *



노곤함에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익숙한 침소였다. 곁에서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났니. 가주의 칼에 찔렸다고 들었다.”


고풍스러운 관모의(官帽椅)에 앉은 중년의 사내. 한대명은 읽던 책장을 덮으며 아들의 쾌유를 반겨주었다. 한소백도 피식 웃으며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별로 맵지는 않더라고요. 이 추세라면 내년에 가주직을 차지하겠는데요?”

“다행이구나. 내 아들을 건드린 죗값으로 가주에게 칼침을 먹여주려고 했거늘.”

“가주보다 장수하세요. 그게 가장 안전한 복수법입니다.”

“너부터 오래 살거라. 괜히 부나방처럼 몸을 축내지 말고.”


부자간의 단란한 담소였다.


한소백은 찌뿌둥한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정신력의 문제였다. 막상 움직이니 몸이 날아갈 듯 상쾌했다.


“성취가 있었니?”

“장기전을 버틸 체력을 얻어냈어요.”


주먹을 가볍게 말아쥔다. 근육이 잠시 이완되었다가 급격한 회전력이 실렸다. 경쾌한 주먹질이 허공을 강타했다.


후앙!


맹렬한 파공음. 특별히 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소리부터 달라졌다. 몸풀기는 이제 시작이다. 흡족한 미소를 지은 한소백은 연속적인 동작을 펼쳤다.


파앙, 훅, 후웅!


아무런 내공이 깃들지 않은 순수한 체술조차 경악스러운 위력을 품었다. 이것이 바로 기초적인 체급의 상승이다.


돌칼보다 철검이 더 월등한 건 자명한 상식. 지금의 한소백도, 다른 높은 경지의 무인들이 그와 같았다.


‘마땅히 이래야지. 이 정도는 되어야 전투다운 전투를 할 수 있지. 그동안 난 대체 어떤 싸움을 벌인 거지···?’


오랜만에 맛보는 황홀한 감각에 한소백은 감격했다. 눈물이 살짝 고일 지경이었다.


신체의 강도가 달라졌다. 골격은 더욱 튼튼하고 근육은 굉장히 질기다. 회복력도 급극히 증가했으리라. 전성기의 육신에 비하면 한없이 모자라긴 하지만 기꺼운 일이었다.


헌데 이조차 경지를 돌파하며 얻은 부산물에 불과했다. 진정한 공능은 따로 있었다.


“드디어 무인이 맞닥뜨리는 첫 번째 벽을 돌파했구나. 단순히 기술만으로 얻어낼 수 없는 영역임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구나.”


경지는 여러 뜻을 내포한다.


초상비(草上飛)나 검기, 만독불침(萬毒不侵)처럼 개개인이 특별한 분야에 성취를 이루는 것. 혹은 무인으로서 얻는 단계적인 질적 변화.


특히나 후자의 경우는 노력뿐만이 아닌 운적인 요소가 강했다. 온전히 인간의 역량과 기예로 얻어낼 수 있는 이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지극한 정성에 하늘이 감동하듯, 선물을 내리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중요한 결론이 났다.

바로 경지가 강함을 의미하지 않는 것이다.


스승, 검흑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먼 옛날이라면 모를까, 현재는 경지를 명확하게 나누는 경향은 줄어들었지. 일반고수, 상승고수, 초고수, 절세고수. 그런 애매모호한 명칭으로 분류하는 것도 그렇다.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면 경지가 낮아도 그들의 반열에 오를 수 있지.


절정이니, 초절정이니, 절세지경이니 하는 우스운 이름들. 허나 완전히 사장되지는 않았다.


─상승고수와 동일시되는, 무인이 급격히 강해지는 구간이 있단다. 그 초입에 이를 경우 세 가지 공능 중 하나를 얻게 되지. 잘 기억해라. 신체도식(身體圖式), 습예(習藝), 초감각(超感覺)이다.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원숭이에게 칼을 쥐여주는 힘이다. 한소백은 오늘 그중 하나를 갖게 되었다.


한대명이 넌지시 물었다.


“무엇을 얻었니. 신체도식? 초감각? 너만한 고수에겐 불필요한 습예도 피로도를 생각하면 얻어도 나쁘지 않겠지.”


대답은 행동으로 대신했다. 한소백은 서랍장을 뒤져 흑색 무명천을 꺼냈다. 그리고 안대처럼 머리에 묶어 눈을 가렸다.


“네게 가장 필요한 걸 얻어냈구나!”

“지금 당장 시험해보러 갈까요?”


곧바로 시야를 상실한 채 이동했다.


저벅.


한씨세가는 형호북로를 주름잡는 거대한 지방 호족이다. 대지주와 사업체로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막대했다. 그 덕택에 수련 시설이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다.


쇄도수양함(殺到修養檻).


이곳에 구축된 시설물도 기오막측했다. 열댓의 전각이 입주할 만한 광활한 터전에 불규칙적으로 세워진 목제 기둥과 벽.


기관진식의 설치가 오밀조밀했다. 온갖 함정이 곳곳에서 발사되는 수련장이다. 이곳에서 세가의 검객들은 섬뜩한 훈련을 스스로 즐겨 했다.


“눈을 가린다고? 기감에 자신 있나 보군.”

“잠깐. 저 소년, 능설 아닌가?”

“제길 구비된 함정이 전부 소진되겠군. 저런 족속들은 뒤에서 소진된 물품을 채워 넣는 사람들의 심정을 몰라.”


한소백은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채, 쇄도수양함의 시작 구간 중 하나에 섰다. 가슴을 펴며 심호흡을 느리게 반복했다.


그리고 전 방위를 아우르는 상시적 경계를 그쳤다. 진기가 거두어지며, 기감이 한없이 축소된다.


인지의 범위는 고작 신체를 중심으로 하는 보잘것없는 간격. 전신이 무방비해졌다. 외부의 공격에 몹시 취약한 상태다.


‘마치 벌거벗겨진 채 격렬한 전장에 내던져진 느낌이네. 마음이 계속 불안해.’


회귀한 뒤로 여지껏 곤히 잔 적이 별로 없다. 언제 암습이 올지 모르기에 항상 기감을 뻗혀 놨다.


그 고생도 이제는 끝이다.

둔해진 육체. 그것에 다시 새로운 적응이 필요했다. 한소백은 오직 순수한 육감에 의존한 채, 함정의 군집 내부로 걸음을 내디뎠다.


후웅!


화살이 바로 귓전 옆을 스쳤다. 운이 좋은 게 아니었다. 정확히 미간 부근으로 겨냥된 것을, 위태로운 간격 차이로 피해냈다.


낭비 없는 최소한의 움직임.

이는 지닌 감각에 확신이 있어야 가능했다.


‘잃었던 것을 되찾는 건데도, 생소한 기분이다. 너무 굼벵이 같은 삶에 익숙해졌나.’


전진은 계속되었다. 발판이 미세하게 밟히고, 매우 얇은 두께의 실이 당겨졌다. 그리고 그에 연동되어 칠백여 가지가 넘는 규칙에 따라 기관진식이 변칙적으로 발동되었다.


파앙! 후웅, 훅, 스악!


온갖 유형의 함정이 발사된다. 버드나무 잎 같은 암기가 쏟아지고, 하늘에서는 쇠구슬이, 옆면에서는 쇳조각이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그리고 그 모든 고비를, 한소백은 안대로 눈을 가린 채 회피했다. 그것도 실낱같은 차이로 무심하게.


상단전이 예민한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저거, 기감으로 해내는 게 아닌 듯한데?”


초감각(超感覺).


이것이 바로 한소백이 얻은 경지의 공능.


기감이나 상단전의 예지와 궤가 다른, 야수 같은 육감과 반사신경이었다. 그 초인적인 감각이 서서히 깨어나, 몸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초감각이군! 그러면 설명이 돼.”

“하지만 저런 식의 응용이 가능하나? 어디까지나 기감을 보강해주는 역할이지, 저렇게 무모하게 움직일 수는 없을 텐데···?”


경악 서린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신령스러운 여우에 홀린 듯, 좌중의 시선이 한소백에게 광탈된다.


그리고 이 광경을 보며 누군가가 기껍게 흥미를 보였다. 왼쪽 눈에 안대를 찬 여성. 건강하게 탄 살갗이 인상적이었다.


“하하, 걸물이 나타났군! 내가 애지중지 관리하는 함정을 저렇게 유유히 돌파하다니. 이거··· 너무 건방지잖아?”


당려월. 이곳 시설의 관리자 중 하나다.


성씨에서 알 수 있듯 먼 조상이 사천당가 출신으로, 운이 좋게도 뛰어난 손재주를 물려받았다.


“자, 수련의 난도를 높여볼까?”


그녀가 쾌활하게 말하자 흑의를 입은 일련의 무리가 뛰쳐 나왔다. 기관진식의 구조물 위로 사뿐히 올라섰다.


비락당(飛落堂).


한씨세가에서 유일하게 암기술을 검과 섞어 쓰는 무력집단이다. 주로 요인 암살을 비롯한 음지의 비밀스러운 임무를 맡았다. 본거지를 장원 바깥에 두고 있어 그 구성원 전체를 알 수가 없었다.


이미 작동 중인 기관진식.

거기에 더해 인위적인 투척이 불시에 이루어졌다. 질 나쁜 장난질이었다. 저들의 난입에 괜히 피를 보는 무인이 한둘이 아니었다.


스사사삿!


전 방향에서 시간 차를 두고 날아오는 암기. 기관진식이 지닌 구조상 한계를 벗어났기에 대응하기 난해했다. 갑작스러운 개입이라면 더더욱 놀랄 일이었다.


그리고 피한다. 대수롭지 않게.


“호?”


비락당주 당려월이 광적인 미소를 지었다.


“다음.”


무심한 목소리였다. 그녀의 명령에 따라 비락당원들이 일제히 암기를 투하했다.


사박.


그마저도 간결한 발놀림만으로 손쉽게 피해냈다. 당려월이 사납게 눈을 떴다.


“다음!”


세 번째 기습.


“더 가져와.”


네 번째 투척은 다섯 번째로 이어진다.


“더, 더, 더!”


여섯, 일곱, 여덟······


암기를 몇 번이나 더 보충하며, 당사자의 동의 없는 수련을 감행했다. 계속 이어질수록 당려월의 표정이 새빨갛게 일그러졌다.


“저 육시랄 놈이?! 지금 해보자는 거냐!”


분명히 일방적이었던 기습은, 어느덧 혼자만의 자존심 대결로 바뀌었다. 당씨 핏줄 어디 안 가는 듯, 악독스러운 얼굴이었다.


비락당원들이 순식간에 소집되었다. 한소백의 팔방을 촘촘하게 가로막는다. 그리고 그 선두에 직접 나간 당려월.


소름 끼치는 웃음이 울려 퍼졌다.


“하하하하! 제깟 놈이 이걸 피할 수 있겠냐! 이것도 통과한다면 내가 사천당가에 가서 공부하고 오겠다!”


서른이 넘는 인원이 모든 암기를 꺼냈다. 작은 크기의 그림자가 강풍에 휘날리는 꽃잎처럼 비산했다. 하늘이 불현듯 어둑해졌다.


강호 모든 암기술 달인들이 선망하는 광경.

그것이 집단의 힘으로 완성되었다.


[유사화우(類似花雨).]


별의별 날붙이가 모여 꽃비를 형성했다. 과연 암기술 비기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굉장히 압도적인 물량이었다.


활로가 없다.

초감각으로 삽시간에 모든 투척 경로를 파악하고, 극한까지 효율적인 움직임을 펼쳐도 무리였다. 물리적인 한계의 문제다.


‘이건 손을 써야겠군.’


그렇다면 길을 만들면 그만. 애당초 초감각에 순수하게 의존하기 위해 벌이는 회피였다. 한소백의 팔이 정방으로 절제된 채 뻗었다.


카앙.


최소한의 수비초로 단 하나의 암기를 튕겨냈다. 그리고 그것은 연쇄적인 이변을 지어냈다. 뒤로 날아간 암기가, 다른 암기의 궤도를 계속 꺾어냈다.


이내 숨구멍 같은 크기의 공간이 찰나에 생겨났다. 빗발치는 날붙이를 피해, 그 간격 안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쨍, 채채챙!


바닥에서 번지는 금속음이 몹시도 요란했다. 그 불쾌한 소음이 그치고, 정적으로 물든 땅 위로 옷자락이 나풀거렸다.


사박.


무미한 발걸음. 어느새 난관의 끝에 도달했다. 한소백은 안대를 풀어내며, 땀으로 젖은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겼다.


“덕분에 좋은 훈련이 되었습니다. 이곳에 방문할 때마다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도와주시는 겁니까?”

“끄흐으윽···. 이이익···!”


격렬한 신음이 터진다. 당려월이 뒷목을 잡은 채 쓰러졌다. 사천당가로 연수를 떠난 건 바로 다음 날의 사건이었다.



* * *



육신의 변화와 새롭게 얻은 공능의 적응이 어느 정도 끝마쳐졌다. 이제는 한씨가주가 내린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가주께서 네게 검로향의 출입을 허가하셨다지? 배려하는 건지 내게도 같이 입장할 권한을 주셨다.”


한대명이 반색하며 말했다.


검로향(劍路鄕).


세가의 칼잡이들이 폐관 수련을 위해 종종 이용하는 일종의 수련동(修鍊洞)이었다. 다만 다른 수련동과 다르게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한씨세가의 성지인 검릉도처럼 이곳도 상징적인 장소였다. 옛 선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진, 시험의 관문.


“석년의 한씨가주조차 통과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는구나. 포기하고 중간에 나오는 이들이 대다수지.”


한 번의 입장에 최소 수개월을 상정해야 한다. 아마도 한씨가주는 검신교가 손을 뻗기 전까지 시간을 벌어준 심산인 듯했다.


한소백은 웃으며 장담했다.


“시험의 내용이 무엇이 됐든, 제가 가주보다는 못하지 않을 겁니다. 이건 자존심의 문제죠.”

“그래, 그 얼간이보다는 내 아들이 훨씬 낫지.”


명문세가가 간직한 역사의 문이 열렸다.

고된 시험의 끝에 상응하는 보상. 그것은 스스로 얻어내리라.


작가의말

잠시 격조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마회귀(劍魔回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오늘은 휴재입니다 24.09.02 39 0 -
공지 오전 중으로 두 편이 동시에 올라옵니다 24.08.29 372 0 -
46 원영신 (2) NEW 12시간 전 176 3 15쪽
45 원영신 24.09.16 306 7 20쪽
44 수련동 (2) 24.09.15 367 6 21쪽
43 수련동 24.09.13 378 6 17쪽
» 초감각 24.09.11 411 4 16쪽
41 한씨가주 (2) +1 24.09.10 431 7 12쪽
40 한씨가주 24.09.08 428 7 13쪽
39 삼공자 (2) 24.09.07 398 5 14쪽
38 삼공자 24.09.07 411 7 16쪽
37 명검주 승단 (2) +1 24.09.06 420 7 14쪽
36 명검주 승단 +2 24.09.04 441 7 13쪽
35 벌과 나비 24.09.03 467 5 14쪽
34 별빛과 칼의 노래 24.09.01 490 8 12쪽
33 격전 24.08.31 487 7 16쪽
32 집결 24.08.30 475 7 16쪽
31 그래도··· 24.08.29 471 11 16쪽
30 강호는 잔혹하다 24.08.29 467 8 12쪽
29 맹세는 바스러지니 24.08.27 485 9 17쪽
28 복수는 미숙하고 24.08.26 530 10 18쪽
27 귀월객 24.08.25 503 9 16쪽
26 혈령탄 24.08.24 517 8 13쪽
25 가르침 (2) 24.08.23 576 8 17쪽
24 가르침 +1 24.08.22 578 9 15쪽
23 사공자 (2) 24.08.21 587 11 10쪽
22 사공자 24.08.20 628 10 18쪽
21 깨달음 24.08.19 677 11 14쪽
20 살생부 (2) 24.08.18 699 12 12쪽
19 살생부 24.08.17 686 1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