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가 성물을 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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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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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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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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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DUMMY

1화 – 귀환



천장에는 화려한 황금과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장식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붉은 벨벳 의자들이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회의가 열리는 날이다. 회의 장소는 아그네스 대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신성 왕국.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대륙 곳곳에서 고귀한 왕족들이 모여들었다.


잠시 후, 품위와 위엄을 갖춘 왕족들이 차례로 의자에 앉았다. 모두 착석하자 밝은 햇살이 창문을 통해 그들을 환하게 비추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다소 초라한 모습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보라색 왕복을 입은 중후한 왕족이 그를 향해 말했다.


“강현우. 네가 저지른 일들은 문제가 많았다.”


이어서, 황금색 줄무늬가 그려진 순백의 로브를 입은 사내도 입을 열었다.


“너의 막무가내식 행동과 인격은 성스러운 빛의 교리에 배반적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너를 이곳에서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지구로 강제 귀환시키기로 결정했다. 너는 더 이상 이 세계에서 존재해서는 안 된다.”


왕족들의 엄중한 추궁을 받는 남자.

그의 이름은 강현우.


오늘 수많은 왕족들이 이 자리에 모인 이유이자 아그네스 대륙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침묵하고 있던 강현우가 입을 열었다.


“내가 이곳에서 헌신적으로 싸워왔고, 수많은 희생을 치렀는데도 돌아오는 대가는 고작 이것뿐인가?”


강현우는 아그네스 대륙에서 오랜 기간 용사로서 활동해왔다. 여러 왕국이 그를 지원했고, 7년에 걸친 긴 전쟁 끝에 마왕을 무찌르게 되었다.


물론 강현우 혼자서 이 모든 일을 해낸 것은 아니었다. 수년 동안 서로 등을 맞대며 함께 전장을 누비던 동료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동료 중 하나인 드워프 라르손이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는 자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네. 하지만 이젠 자네의 인성에 대해서 고민해 볼 때가 됐지. 자네의 행동은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세.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수준이지.”


강현우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얼마나 많은 전쟁을 치러왔는지 알 텐데 그런 소리가 나오나? 용사로 선정되어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악마들과의 전쟁에서 많은 것을 희생해왔는데, 그런 나를 옹호해 줘도 모자랄 판에, 그게 할 소리인가?”


그러나 드워프 라르손은 눈 하나 꿈쩍이지 않았다. 강현우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애초에 내가 태어나지도 않은 이곳에서,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받쳤는데. 이제까지 내가 이룬 것들을 모두 포기하라는 건가?”


강현우의 말을 듣고 있던 그의 또 다른 동료인 ‘성녀 엘리제’.


그녀는 머리에 손을 짚으며 한심하다는 기색을 내보였다.


“당신의 인성이 문제라고요! 우리는 이곳에서 신성한 존재로서의 예절을 갖추고 살아야 한다고 배우지 않았나요? 그런데 당신은 자신의 욕망대로 행동하며, 우리의 신성한 규율을 무시했죠. 당신의 이런 모습은 그저 한심할 뿐입니다.”


엘리제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더 이상 당신을 믿을 수 없어요. 오랫동안 당신의 곁에서 싸워오며 지켜본 결과. 당신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엘리제는 강현우를 엄격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말을 듣고 강현우는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세계에서 용사로써 싸워오며 내 모든 것을 희생했는데! 내가 헌신적으로 노력해 온 것을 모두 무시하고, 그저 인성 논란으로 강제 귀환? 내가 그동안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바쳐온 모든 노력과 희생은 알아봐 주지도 않는 건가?”


용사로 선정됐다는 이유로 7년 동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악마들과 수많은 싸움과 전쟁을 치러오며 헌신적으로 이 세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온 강현우.


그런 그에게 돌아오는 것이 그동안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아닌, 비난과 함께 인성 논란으로 강제 귀환이라는 결정뿐이라는 것에 화가 났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자신을 비난하는 것에 동료들마저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끓어오르던 감정마저도 차갑게 가라앉았다.


* * *


강현우는 원래 지구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살던 지구는 몬스터와 게이트, 그리고 그에 맞서는 헌터라 불리는 각성자들이 살고 있는 세계였다.


몬스터들은 다른 차원에서 온 생물들로 게이트를 통해 지구로 접근하여 수많은 피해와 함께 희망을 앗아갔다.


게이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주기적으로 폭주하여 몬스터를 쏟아내는데.

이를 ‘던전 브레이크’라고 부른다.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면 던전 안에 있던 몬스터들이 풀려나 지구의 인간들에게 위협을 가한다.


과거 그의 나이 15살, 살던 지역에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고, 그의 평온했던 일상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상 현상으로 ‘게이트 폭풍’에 휘말려. 결국 아그네스 대륙이라 불리는 이곳에 떠밀려 오게 되었다.


아그네스 대륙에 떨어진 이후 갈 곳이 없던 강현우는 이곳저곳 도시의 골목길을 방황하다가, 우연히 한 고아원에 거둬졌다.


그곳에서 3년 동안 자라나던 그는, 어느 날 신탁의 예언으로 인해 용사로 선정되었다. 곧이어 신성 왕국에서 강현우를 찾아왔고, 그는 용사로서의 삶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용사로 선정된 강현우는, 신성 왕국에서 악마들과 싸우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훈련을 마친 강현우는 약 7년 동안 여러 왕국을 포함한 아그네스 대륙 이곳저곳을 떠돌며 수많은 전투와 전쟁을 치르며 성장했고.


아그네스 대륙으로 떨어진 지 10년째 되는 현재 그의 나이 25살 끝내 마왕을 물리치게 되었다.


* * *


엄숙한 분위기의 회의장 안, 왕족들은 근엄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본 강현우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발.”


그러고는 고개를 떨구며 생각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곳에 떨어져, 용사로 선정됐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파란만장한 20대의 절반을 바쳤는데. 돌아오는 게 비난뿐이라니.’


그는 속으로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마왕을 물리치지 말고, 계속 살려 둘 걸 이라는 생각까지 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싸웠는가?’


강현우는 회의장 안을 둘러보았고,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말이 회의장이지, 그냥 통보네.”


강현우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비난과 엄격함 등 다양한 감정이 숨어있었다. 그리고 그 속엔 두려움과 긴장감 또한 깊이 녹아 있었다.


심지어 왕족들을 수호하기 위해 모인 기사들은 잔뜩 긴장한 채 검집에 손을 올려놓고 있었다. 그들은 언제든 검을 뽑을 준비가 되어있는 듯 보였다.


강현우는 더 이상 이들과 대화의 소지조차 없다는 걸 깨달았다.


“후우, 그놈의 개 같은 신성모독.”


강현우의 말을 듣고선 여기저기서 탄식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허어.”

“저 저 저! 어찌 저런 망발을!”

“오... 신이시여, 어찌하여 저런 자를 선택하셨나이까.”


꿀꺽.


잔뜩 긴장한 기사들은 검집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몇몇 사람들은 등줄기에 식은땀까지 흘러내렸다. 언제 부딪힐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 강현우의 타고난 성정상 언제 날뛸지 모른다는 생각이 팽배했다.


모두가 긴장한 가운데 강현우가 입을 열었다.


“알겠다.”


의외의 대답에 왕족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회의장에 모인 왕족들은 그가 날뛸 것을 대비해 최정예 기사들을 소집했고, 그의 동료들 또한 완전히 무장한 채로 회의장 안에 들어왔다.


그를 막을 수 없을 시 최후의 수단으로, 강제로 게이트를 열어 지구로 보내버릴 계획까지 했다.


그래서 회의장 뒤편에는 수십 명의 마법사들이 모여 몰래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어리둥절한 왕족들을 향해 강현우는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뭐 이제 어린애도 아니고. 당신네들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대신 하루의 시간을 줘. 그래도 이 세계에서 머문 기간이 10년이나 되는데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가야지 안 그래?”


호의적인 말에 왕족들의 얼굴이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반응을 살피던 강현우는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리고 뭘 그렇게 쫄아있어. 내가 아그네스 대륙 출신은 아니지만, 나도 인간이라고.”


강현우의 대답은 회의장의 긴장된 분위기를 한순간에 완화시켰다. 그 덕분에 회의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가장 상석에 앉아있는 왕족이 먼저 입을 열었다.


“크흠. 물론 자네가 아그네스 대륙을 위해 싸운 것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감사하게 생각한다네. 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이 대륙의 미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게나.”


다른 왕족들도 그의 말에 가세했다.


“그 일부로 자네의 인성을 거론했지만, 전쟁의 불씨는 어느 곳에서 나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자네도 알지 않은가? 그리고 말이 강제 귀환이지, 자네의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말이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게나.”


틀린 말은 아니었다. 본래 강현우는 지구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15년간 자랐다.


어쩌면 강현우 본인만의 고집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데 왜 그렇게 난리를 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15살 때 겪은 예상치 못한 던전 브레이크는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다.


그 과정에서 민간인이었던 그의 가족은 몬스터에게 살해당했고, 강현우는 무력하게 그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즉, 지구로 귀환한다 해도 반겨주는 이 하나 없을 터이며, 돌아갈 곳도 없었다.


굳이 지구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아그네스 대륙에 떨어진지 얼마 안 됐을 당시에는, 향수병으로 지구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지 않은가.


이곳에서 10년 동안 성장하며 자라온 강현우에게는 아그네스 대륙이, 어쩌면 고향 그 이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강현우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


“더 할 말 없지? 난 피곤하니까 이만 가본다?”


의외로 얌전한 모습을 보인 강현우. 물론 이 자리에서 감정에 몸을 맡긴 채 배신감과 회의감을 온몸으로 표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도 정답은 명확했다.


이곳에서 행패를 부린다 한들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 터이며, 도망자의 삶을 살기에는 더 귀찮기 때문이었다.


“내일 귀환 일정은 신하들 시켜서 알아서 알려줘. 난 정리할 것이 많으니, 그럼 이만,”


터벅터벅.


끼이익.


그렇게 강현우는 덤덤하게 회의장을 나갔다.


그가 나간 뒤 왕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다분했다.


큰 사건이 일어날 것 같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나의 골칫거리가 해소된 듯한 느낌과 함께, 긴장된 분위기가 푹 풀려나갔다.


갈색 로브를 입은 왕족이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공공의 적인 마왕이 사라져서 대륙에 평화가 찾아오겠지만, 강현우의 존재로 인해 전쟁의 불씨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네.”


긴장이 풀린 듯 다른 왕족들도 한껏 입을 열기 시작했다.


“맞네, 게다가 그의 힘은 너무 강하고 무엇보다 통제가 안 된다는 게 문제야. 그 때문에 다른 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네.”


다른 왕족도 그에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강제 귀환은 우리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그의 존재로 인한 위험을 고려해 봤을 때, 다른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또 다른 왕족이 덧붙였다.


“우리의 결정은 대륙 전체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하네. 서로 간의 협력과 지원을 유지하며 대륙의 평화와 안정을 지속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세.”


이 자리에 모인 왕족들은 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때, 다른 왕족이 말했다.


“강현우가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의외지만,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그가 언제 결심을 바꿀지 모르니까요.”


그의 옆에 있던 왕족도 이에 거들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또한 이 자리에 나오지 않은 다른 국가들이 그를 포섭하여 국가 간 갈등과 전쟁의 가능성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를 귀환시킬 때까지, 긴장을 놓지 맙시다.”


제일 상석에 앉아있던 왕족이 그 말에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일세. 서로 간의 믿음과 협력 아래에 뭉쳐야 한다네. 그리고 그를 귀환 시킨 후에도 말이야.”


“하하하하!”

“그럽시다!”

“맞습니다!”


이들이 우려한 것보다는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큰 이변 없이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 * *


신성 왕국에는 왕의 거처만큼 엄격한 보안을 자랑하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성물 보관소’.


이곳은 신성한 용사들의 장비를 보관하는 곳으로, 역대 용사들의 무구인 성물들을 보관하는 곳이다.


그날 밤, 그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하는 곳에 누군가가 찾아왔다.


터벅터벅.


다가오는 발걸음을 보며 은색 플레이트를 입은 기사가 창을 들이대며 물었다.


“누구시죠? 신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순식간에 여러 명의 기사들이 침입자를 둘러쌓았고, 언제든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포위된 인물은 얼굴을 가린 로브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


“나야.”


얼굴을 확인한 기사는 창을 거두며 말했다.


“용사님 아니십니까?! 이곳에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그렇다 이곳에 찾아온 건 강현우였다.

“성물을 반납하러 왔어. 너희들도 소식 들었다시피 내일 지구로 귀환하거든.”


“아... 그렇습니까.”


강현우에게 창을 들이밀던 기사들은 무기를 거두고는 멋쩍은 듯이 뒤통수를 긁었다.


기사들에게 있어서 용사는 선망의 대상이자 우상이다. 그런 영웅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기사들의 표정에는 마치 잊혀가는 별처럼 쓸쓸함과 허전함이 묻어났다.


기사들의 얼굴을 보며 강현우가 말했다.


“뭘 그런 표정으로 봐. 내가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뿐인데.”


정신을 차린 기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아닙니다. 성물을 반납하러 오신 거죠? 그렇다면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강현우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래도 나와 몇 년을 함께한 성물들인데, 마지막은 내 손으로 떠나보내야지. 기사들에게 있어서 무기는 평생의 동반자 같은 거잖아?”


그 말에 기사는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었다.


“그... 그래도 규정에 어긋나는···.”


그 순간, 기사의 고민거리를 한방에 해치워줄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기사들은 모두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은빛 날개의 부 단장인 칼리아스였다.


신성 왕국의 기사들은 다양한 업무를 분담 받는다.

그중 성물 보관소를 담당하는 기사단은 은빛 날개 기사단이다.


기사들은 칼리아스를 향해 경례를 취했다.


“부단장님!”


척.

척.

척.


강현우도 그를 알아보고는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칼리아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칼리아스도 용사를 알아보고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오! 용사님 아니십니까! 하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강현우는 칼리아스의 오른팔을 바라보며 물었다.


“1년 전 부상당했던 곳은 좀 괜찮아?”


칼리아스는 오른팔을 어루만지며 답했다.


“용사님 덕분입니다. 용사님이 아니었다면 전 지금쯤 은퇴했겠죠. 그나저나 이곳에는 어쩐 일이십니까?”

“아, 소식 들었지?”

“네... 내일 귀환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성물을 다시 반납하려고 왔어.”


칼리아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기사들은 아직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그는 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용사님께 무슨 무례를 저지르고 있느냐! 빨리 안내해 드리지 않고!”


칼리아스의 호통에 기사는 당황스러워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 그게 안내해 드리려고 하는데, 용사님께서...”


그때 강현우가 나섰다.


“아니, 이들은 아무 잘못 없어. 마지막은 내 손으로 반납하고 싶다고 고집부리고 있었어. 물론 칼리아스 그대가 늘 차고 다니는 검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시간이지만. 그래도, 나와 몇 년을 함께 한 성물들인데...”


강현우의 말을 들은 칼리아스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마치 감회가 새롭다는 눈빛이었다.


칼리아스는 잠시 자신의 검집을 어루만지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용사님도 이제는 훌륭한 기사가 되셨군요, 하하. 바쁘실 텐데 어서 들어가시지요!”

“고마워.”


그렇게 강현우는 기사들을 뒤로 한 채 성물을 보관하는 장소로 향했다.


...


강현우가 들어간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가 도통 나오질 않자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부단장님? 용사님께서 너무 안 나오시는데... 들어가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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