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가 성물을 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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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릉이
작품등록일 :
2024.07.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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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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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귀환 (2)

DUMMY

“부단장님? 용사님께서 너무 안 나오시는데... 들어가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칼리아스는 기사에게 되물었다.


“자네는 지금 들고 있는 창과 몇 년을 함께 했나?”

“그, 그게 저는 검을 들고 싶었는데······.”

“나는 몇 년을 함께 했냐고 물었지. 자네가 검을 들고 싶건, 창을 들고 싶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네.”

“아직 2년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자네에게 있어서 창은 어떤 존재인가?”


칼리아스의 물음에 기사는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일단 창은 검보다 더 긴 사거리를 가지고 있어서 적을 멀리서도 방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제 주된 임무는 수호 임무이고, 적의 공격을 멀리서 막을 수 있어서 제 임무에 적합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검을 들고 싶었지만, 현재 저에게 있어서는 창이 더 맞는 거 같습니다.”


칼리아스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직 진정한 기사가 되기엔 멀었구먼.”

“많이 부족합니다만, 열심히 정진 중에 있습니다!”


칼리아스는 기사의 대답을 듣고서도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내가 자네에게 질문한 것은, 창이나 검 중에서 어떤 무기를 들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었네. 창의 효율성에 관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고. 물론 자네가 깨달은 것이 틀렸다는 말은 아니라네.”


칼리아스는 검집에서 자신의 검을 꺼내며 말했다.


“창을 함께한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안에 어떤 의미와 역할이 담겨 있는지에 대해 물은 것이라네. 물론 자네는 아직 경력이 짧아, 용사들의 무구를 보관하는 곳인, 성물 담당 수호기사로서, 경비 임무만을 맡고 있지.”


칼리아스는 과거에 부상당했던 자신의 오른쪽 팔을 잠시 주물 거렸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언젠가는 왕국, 그리고 대륙을 넘어 자네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울 일이 생길 수도 있다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삶은 항상 예상치 못한 일이 자주 일어나는 법이라네.”


부단장의 말에 기사는 고개를 떨궜다.


칼리아스는 뽑은 검을 높이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7년 전, 용사님이 이곳에 처음 왔을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네. 왜 자신이 용사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싸워야 하는지, 심지어는 무기를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성물’을 바닥에 내팽개치며 생떼를 부렸었지.”


칼리아스는 그때를 떠올리며 잠시 호쾌하게 웃었다.


“하하하. 그랬던 용사님이 지금은 대륙 모두를 대표해서 검을 휘두르는 어엿한 기사가 되셨지. 그러고는 끝내 마왕을 무찌르셨고. 그 긴 여정을 함께한 성물을 이제 반납하시러 오신 걸세. 내가 어떤 의미로 말을 하는지 대충 감이 오는가?”


기사는 경탄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미숙한 저에게 가르침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훈훈한 대화가 오가는 와중. 안쪽에서 강현우가 걸어 나왔다.


“나오셨습니까? 용사님!”

“배웅은 잘 하셨는지요?!”


기사들의 말에 강현우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 뭐 그럭저럭······. 난 이만 피곤해서 가볼게.”


그는 멋쩍었는지 서둘러 이곳을 빠져나갔다. 그때 멀찍이서 기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동안 저희 아그네스 대륙을 위해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고향에서는 부디 평안한 삶이 이어지시길!”


척.

척.

척.


기사들은 서둘러 떠나는 그에게 기사의 예를 표했다.


그 모습을 바라본 강현우의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걸렸다.


터벅터벅.


그렇게 그는 기사들의 배웅을 받으며 자리를 떠났다.


...



‘아 이거 조금 미안한데?’


방금 전 성물 보관소에서 나온 강현우는, 건물 옥상 그림자에 숨어서 기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골똘히 생각했다.


마왕을 무찌르고 나서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기사로부터 듣게 되어 살짝 씁쓸하면서도 자신의 희생을 알아봐 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뿌듯했다.


‘그래, 내 마지막 선물을 주도록 하지.’


강현우는 자신의 품속에서 잔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 잔은 성배 모양이었고 신성한 기운이 흘러넘쳤다.


‘칼리아스 아저씨, 그리고 기사분들 미안합니다. 그래도 이게 조금은 도움이 되실 거예요.’


-이리스의 성배를 사용합니다.

-대상자에게 보호의 은총이 내려집니다.


‘목숨이 제일 소중하잖아요? 언젠가 당신들의 생명을 한 번 지켜 줄 겁니다.’


기사들에게 성물의 축복을 내린 뒤 강현우는 그 자리를 떠났다.


같은 시각 한 건물에서 남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를 나누던 여자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여자의 시선은 하늘을 가로질러 나가는 강력한 신성한 기운을 따라갔다.


남자는 창밖을 바라보는 여자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성녀님?”

“흠, 오늘 추기경님께서 기도를 올리러 가셨나요?”

“아니요, 추기경님께서는 오늘 다른 일이 있으시다고 왕궁을 벗어나셨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성녀는 갸웃거리며 창밖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느껴지는 기운이 좀 강해서요. 마저 진행합시다.”

“그렇군요. 그럼 계속해서 서류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 *


다음 날.


용사인 강현우의 귀환식이 왕궁 안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그래도 꽤 성대하게 열렸다.


“용사님, 지구에서도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고향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아그네스 대륙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귀족들과 시민들이 용사를 보기 위해 왕궁으로 모여들었고 이와 같은 따듯한 축복과 배웅을 받으며 용사인 강현우는 발걸음을 떠났...


으면 좋겠다고 강현우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상상과 달리 현실은 삭막했다.


강현우가 지구로의 귀환을 거절할 것을 걱정한 왕족들이. 여기저기 최정예 기사들과 마법사를 소집해 강제로 귀환하는 분위기가 펼쳐졌다.


강현우는 그렇게 모두의 경계를 받으며 게이트 앞에 섰다.


그의 주위에는 최정예 기사들과 신관들, 그리고 그와 함께 모험을 떠났던 동료들까지 완전히 무장한 채로 서 있었다.


강현우는 게이트 앞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동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떠나기 전에 한 가지만 묻자.”


강현우의 말에 모두가 이목을 집중했다.


“너희들, 단 한순간이라도 나를 진정한 동료로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


용사인 강현우의 질문에 동료들의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과 주저가 실렸다. 그러던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강현우, 우리는 동료로서 함께 싸우며 여기까지 왔지만, 너를 진정한 용사로 생각했던 적은 없다. 그저 비즈니스 관계였지. 그리고 너는 다른 세계 출신이고 우리와는 다르다. 심지어 평민 출신인 네가 어째서 용사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동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강현우의 출신과 신분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분명하게 드러낸 적은 없었다.


“정말로 미안하지만, 넌 이곳에 있을 자격이 없다.”


용사의 동료들은 모두 출신이 고귀했다. 드워프나 엘프와 같이 종족이 서로 다르기도 했지만, 모두 고귀한 혈통을 가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역대 용사들 또한 모두 아그네스 대륙의 고귀한 혈통에서 나왔었다.


강현우는 잘 몰랐지만 이 아그네스 대륙에선 혈통과 고귀함을 가장 중요시했다. 특히 용사의 여정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장식되는 위상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다른 동료도 이에 거들었다.


“자네는 존재만으로도 우리 역사의 위신을 떨어뜨릴 뿐이라네. 이곳에 남아있으면 우리의 명예를 더럽히는 셈이야.”


듣고 있던 다른 엘프 동료도 이때다 싶었는지 말을 쏘아붙였다.


“우리는 고귀한 혈통을 지니고 태어났다. 그러나 넌 가치조차 없는 평민 출신인데다가, 심지어는 이 땅에서 태어난 인간도 아니지. 지구로 돌아가서 우리와는 분리되어라. 너의 존재는 우리의 존재를 더럽힌다.”


이들의 말에 강현우는 고요한 분노와 깊은 상심을 느꼈다. 그러나 입을 다물고 무력하게 그늘의 비난을 받아들였다.


강현우는 이들과 함께 싸워 오는 동안, 가끔 느꼈던 감정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 원인을 정확히 깨달았다.


“크하하하하!”


강현우는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웃음에 동료들은 어리둥절했다.


그에 아랑곳 않고 강현우는 계속 웃었다. 너무 많이 웃은 나머지 눈물을 훔치며, 얼굴을 가린 로브를 뒤로 넘겼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했다.


“어디 두고 보자. 내가 틀렸는지, 너희들이 틀렸는지, 아니면 이 개 같은 세계의 여신이 틀렸는지 두고 보자고.”


그렇게 강현우는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남긴 채 게이트 너머로 사라졌다.


“까고, 병신 같은 세상 망해라.”


* * *


그 시각, 지구.


전 세계가 정체불명의 시스템과 게이트로 인해 몬스터와 던전이 출현하며, 인간들 또한 특별한 힘을 얻어 각성자들의 시대로 변화한 지 30년째.


이제는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들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었다.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면 각성자라고 불리며, 그들은 전문적인 과정과 훈련을 통해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가 된다.


헌터들은 능력, 숙련도, 그리고 경험 및 공헌도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되어 S급부터 F급까지 다양한 등급을 받게 된다.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은 강력한 헌터들을 보유한 여러 강대국 중 하나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게이트 상황실에서는 일분일초를 다투는 분주함이 오가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국장님! 현재 ‘코드 레드’ 긴급상황입니다.”

“그래, 주변 민간인들의 대피는?”


“현재 육군 수도방위 사령부의 통솔하에 게이트 인근 지역의 대피가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근 길드의 협조 요청은 어찌 됐나?”


“현재 서울 인근 지역 대부분의 길드에서 지원 요청에 동의했습니다.”

“S급 헌터들의 지원은?”


“현재 게이트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청룡 길드의 길드장님께서는 부재중이십니다. 대신 같은 S급 이신 부길드장 신예나님께서 지원 오셨습니다.“다른 S급 헌터들은?”


“그... 그게 연락이 잘 안됩니다. 아예 무시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현재 대한민국 헌터 관리국의 국장을 맡고 있는 윤철민. 그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으로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그러자 책상이 쩌적하며 반으로 갈라졌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 세금을 그렇게 처먹으면서 일은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윤철민은 분노가 가라앉을 때까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후우, 그래서 게이트의 마력 수치는 어느 정도인가?”


“최소 A급 게이트 사단급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것도 추정치 일뿐... 어쩌면 A+ 군단급 혹은 그 이상인 S급 게이트 일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습니다.”


이 말에 윤철민은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현재 게이트와 몬스터 그리고 그들을 사냥하는 헌터들은 S급부터 F급까지 나뉜다.


그중에서 통합적으로 나누는 분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게이트 안의 몬스터는 마력이라는 특수한 힘을 다루는 각성자들, 즉 헌터들만이 상대할 수 있다.


그러나 레드 게이트가 발생하여 게이트가 폭주하면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 몬스터들이 현실 세계로 침공해온다.


그때는 일반적인 군대의 무기로도 몬스터들을 상대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게이트 위험도를 등급별로 분류하는데.


· F급 = 소대급

· E급 = 중대급

· D급 = 대대급

· C급 = 연대급

· B급 = 여단급

· A급 = 사단급

· A+급 = 군단급

· S급 = 사령부급 이상


으로 분류한다.


즉, F급 레드 게이트의 던전 브레이크는 군대의 소대급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헌터도 마찬가지로, F급 헌터 1명당 약 일반 군대의 소대급 화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는 게이트와 몬스터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한 체계화된 대응책의 일종으로,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더군다나 이 추정치는 보스 몬스터를 제외한 등급이다. 만약 보스 몬스터가 포함된다면 그 위험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때, 상황실 안의 모두가 들을 정도로 윤철민이 세차게 외쳤다.


“어떻게든 S급 헌터들을 소집해! 그게 안된다면 인근 지역 A급이라도 모조리 투입시켜! 소집에 불응한다면 헌터 국방 의무를 위반하는 죄로 강제 구속 시킨다고 해!”


윤철민의 명령은 억지스러웠다. 그러나 여기 있는 사람 중 그 어느 누구도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로 A급 레드게이트 이상이라면, 게이트 인근에 있는 지역은 초토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보스 몬스터까지 나타난다면, 그때는 승리를 예측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때였다. 어느 미친놈이 헌터 관리국의 국장인 윤철민에게, 그것도 한시가 급한 상황에 그의 속을 긁는 말을 꺼내었다.


“여어! 노인네, 그러다 혈압 올라 쓰러지겠어! 뭘 그렇게 성질을 내고 있어?”


그러나 말을 꺼낸 당사자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의 얼굴을 본 윤철민은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 새기! 어딜 갔다 이제 온 거야!”


그러나 윤철민은 화내는 목소리와는 달리, 입꼬리가 올라가며 마음 또한 차분해졌다.


“황진호!”


윤철민은 다가오는 황진호를, 자기도 모르게 반가워하며 껴안았다.


그렇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S급 헌터 이자 현재 대한민국 랭킹 2위인 황진호였다.


“자네 혼자서 왔나? 자네 길드인 ‘킹콩’ 길드원들은?”

“일단은 저 혼자 왔죠, 요 밑에서 술 마시는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서 급히 날아왔어요.”

“음, 자네 능력이라면 그럴 만도 하겠군. 그나저나 지금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네. 어쩌면 A급 레드게이트 이상일 수도 있다네.”


황진호는 거대한 모니터에 비친 상황판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S급인 신예나 양도 온다면서요? 거기다 인근 길드와 A급까지 모이면... 음 충분할 겁니다.”


다른 헌터가 이런 말을 하면 허풍으로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다름 아닌 황진호의 말이었다. 그의 말에 상황실 안의 모두는 안도감을 느꼈다.


상황판을 보던 황진호가 말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며요. 자 어서 출발합시다!”


“오! 역시 황진호 자네일세!”

“오! 역시 황진호 자네일세!”


윤철민은 자기도 모르게 두 번씩 말했다.


“크흠, 자네만 믿고있겠내!”


그러나 황진호는 윤철민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노인네도 가셔야죠?!”

“나, 나는 여기서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네.”


“에이, 자기가 자기 입으로 인근 A급을 모조리 소집한다면서요? 소집에 불응하면 뭐다? 강제 구속.”

“그, 그게 나는 나이가 좀 있지 않은가? 은퇴한지도 꽤 됐고.”


그 말에 황진호는 그저 씨익 웃기만 했다.


“어쨌건 A급이시잖아요? 오랜만에 일등석 자리로 모시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윤철민과 황진호는 함께 자리를 떴다.


말 그대로 떴다.


황진호는 자신의 바람 능력으로 윤철민을 공중으로 띄운 뒤 함께 레드 게이트 현장으로 날아간 것이다.


그가 바로 폭풍의 지배자라 불리는 황진호이다.


* * *


아그네스 대륙 신성 왕국의 거대한 회의장 안에서 웃음소리와 함께 승리를 자축하는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하하하! 모든 게 계획대로 잘 진행됐다네!”

“우리 신성연합국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아닐세 그대들이야말로 정예 기사와 마법사들을 지원해 주셔서 잘 진행된 거일세.”


“우리 왕족들의 위엄 앞에서는 용사도 별거 없는 거 같구려, 껄껄!”

“사실 용사의 무용담도 다 허풍 아니겠소? 우리들의 계략에 쩔쩔매 어쩔 줄 몰라 하며 지구로 돌아가는 걸 보니 아주 통쾌하구려.”

“껄껄껄!”


짝짝.


그때 짧은 박수소리가 왕족들의 이목을 이끌었다.


박수를 친 건 성녀였다.


“자 다들 진정하시고요. 이번 회의의 주 내용인 영토 지배권과 전리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셔야죠.”


뒤이어 신성 왕국의 국왕이 입을 열었다.


“크흠, 일단 반푼이 용사라 할지언정 그래도 우리 신성 왕국에서 키워냈으니 전리품의 5할은 받아 가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다들?”


민감한 주제에 모든 왕족들이 입을 다물고 있던 중 갑자기 회의장 문이 벌컥 열렸다.


쾅!


“보... 보고드립니다!”

“웬 놈이냐! 어느 누가 감히 왕족들의 회의장에 격없이 함부로 드나드느냐!”


문을 부수듯이 들어온 기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말을 이어갔다.


“죄송합니다. 워낙 시급한 사항인지라.”

“뭐가 그리 급하다고 호들갑인 게냐? 설마 강현우가 돌아오기라도 한 것이냐?”


그 말에 왕족들은 흠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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