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가 EX급 검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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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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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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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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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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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스타 (1)

DUMMY

'저 위에는 괜찮은 건가?'


네온이 오늘 받은 지시는 간단했다.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백운이 '선공'을 시작하면 그 이후 돌진해 앞의 몬스터를 처리하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른 가드들을 지휘 및 보호하는 역할도 겸하면서.

중요한 일이었지만 네온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때.

카마이라가 돌연 한국 팀이 있는 곳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뭐야?"

"으아아악!"


그 바람에 그 경로에 있던 가드들의 대열이 무너졌다.


"다들 비켜서, 카마이라의 바로 아래에 있지 말고!"


네온은 다급한 마음에 위를 올려다봤다.

적의 수장이 단신으로 먼저 기습해 올 줄이야.

그것도 S급 짜리가 말이다.


슈우욱!

쾅!


다음 순간, 어김없이 커다란 굉음이 들렸다.

그 헤르메스인가 하는 녀석이 스킬을 날린 모양이었다.

거기에 청염도 날카로운 검을 들고 가세하기 시작했다.


'와, 예쁘다.'


네온은 그녀의 검무를 넋을 잃고 바라봤다.

그래. 그녀의 검술은 꼭 춤을 추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상대에게 강력하고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호감이 가면서도, 네온은 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몬스터들의 상황은 어떻죠?"


네온은 화려하게 싸우는 듀오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곁에 있는 가드에게 물었다.


"그쪽도 곧 도착합니다. 이제 곧 녀석들이 보일 거라는 전갈이 왔습니다."

"정말 딱 일출 시간 맞춰서 쳐들어올 참인가 보군요."


네온은 자신이 모시는 신인 태양신 아마테라스를 향해 작게 기도했다.

그는 늘 그랬듯이, 이 전장에서도 그가 얻어갈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신이 그것을 보여주기를 원했다.


슥.


그가 앞을 바라봤다.

뒤의 전투는 자신의 전투가 아니다.

앞에 몰려오는 몬스터들이 자신의 상대이니까.


"온다!"


회색과 녹색, 갈색이 섞인 물결이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리 일본의 상위 헌터라지만, 그도 이 정도의 몬스터 군단과 맞붙은 적은 없었다.

솔직히 그는 살짝, 여기서 죽으면 어떡하지란 걱정이 들었다.


'아니야. 난 늘 용기가 있어야 해. 그래야 신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착!


따귀를 한 대 때린 네온이 자신의 해머를 꽉 붙잡았다.

이제 곧, 백운이 선공을 하면 바로 자신이 나가 싸워야 하니까.


'그 선공이란 게 그의 비기라고 했지.'


저번에 고스트와 싸워 얻은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검술인데, 저리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공격할 수가 있는 것인가?


우우우.


몬스터들은 그새 네온의 코앞까지 당도했다.

이제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


콰과과광!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처음에 네온은 그 현상을 한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백운이 선공을 날릴 거라 미리 말해줬음에도 그랬다.


쿠구구.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 균열은 귀신같이 가드들을 피해 정확히 몬스터들이 있는 중앙으로 돌진했다.

백운의 '비기'는 균열과 지진을 동반했고, 그 여파로 인해 몬스터들이 있는 곳의 땅을 푹 꺼지게 만들었다.

몬스터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던 네온은 보았다.

그 구덩이에 빠진 몬스터들이 서로를 밟고 할퀴어 대면서 올라가려고 아우성을 피우고 있는 것을.

게다가, 이미 맨 아래에 있는 녀석들은 다 죽은 것인지, 구덩이 아래서부터 피가 계속 흥건하게 차오르고 있었다.


'마치 지옥 같군.'


몬스터들도 이를 보더니 사기가 꺾인 채 주춤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미물이라도, 앞에서 동족이 순식간에 지하로 빠져 죽어버리는 광경은 충격이었을 테니까.

아니면, 예민한 동물적인 감각으로 앞에 있는 '강자'의 기운에 쫄아버린 것일지도 모르고.


"이 수준은···. 도저히 같은 헌터가 아닌 것 같군."


이 광경을 보던 한 가드의 입에서 이런 소리가 나왔다.

네온도 속으로 그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 이야길 들으면 사쿠라 녀석들이 저 헌터를 위험 순위 1순위에 올리겠구나.'


그것도 바로 옆 나라인 한국의 헌터이니 그 늙은이들이 꽤나 긴장하게 될 것이다.

네온은 원래부터 사쿠라와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그 기관의 꼰대들이 바짝 졸아버리는 상상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슥.


그때, 이 엄청난 천재지변을 일으킨 남자에게서 신호가 왔다.

이제야 네온이 나서서 정리를 할 때가 되었다는 뜻.


"결국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난 '잔챙이' 담당이구만."


쾅!


그가 해머를 휘두르며 앞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비록 백운에게 밀려 '잔챙이' 전담반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 뭐 어떤가.


'나도 그의 비기를 보고 깨달음을 조금 얻었다고.'


네온은 저 엄청난 스킬을 보고 뭔가를 깨우쳤다.

한동안 막혔다고 생각한 자기 능력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깨달은 것.

역시, 태양신은 아직 그를 버리지 않았다.

저런 엄청난 걸 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으니 말이다.


***


'저건 대체 뭐지?'


추락으로 인한 충격으로 헤르메스와 함께 뻗어있던 청염은 신기한 것을 보았다.

백운이 파괴적인 비기를 쓰기 직전.

그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어떤 아지랑이를.

정황상, 그것은 그가 끌어올리고 있는 마나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마나는 절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건만. 대체 무슨 조화를 부렸기에.'


옆에 있던 헤르메스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눈을 크게 뜨고 백운에게 일어나고 있는 기현상을 관찰했다.

그는 호기심과 탐구욕이 많은 마법사이니, 아마 청염 자신보다 더욱 관심이 많을 것이었다.


'대체 뭘 하려고.'


그때 마나를 갈무리한 백운이 깔끔한 수직 내려 베기를 시전했다.

정확하고도 일정한 검기었지만.


'저게 비기인가?'


라고 생각한 바로 그때.


콰과과과광!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단상 위에 있던 청염과 헤르메스는 자세를 더욱 낮춰 넘어지지 않으려 애썼다.

그 진동은 무서운 기세로 앞으로 뻗쳐 나가, 눈 깜짝할 새에 몬스터들이 있는 곳에 도달했다.

그리고, 녀석들이 땅을 밟을 수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


쾅!

꾸에엑!


백여 마리의 몬스터가 사라져 버렸다.

저 지하를 뚫고.


"이건, 플루토도 못 할 거 같은데?"


옆에서 헤르메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플루토라 함은, 땅을 다루는 마법사이며 한국 랭킹 10위 안에 드는 '천재' 헌터다.

그런 그의 힘은 옆에 있는 헤르메스가 누구보다도 잘 알 터.

그럼에도 그를 백운보다 못하다고 말하다니.


'사실, 나도 그럴 것 같긴 해.'


그녀는 새삼, 자신의 길드가 검술 길드인 것이.

그리고 백운이 청파랑을 선택해 준 것에 깊은 감사를 느꼈다.


척.


천재지변을 만들어 낸 그 헌터가.

돌연 카마이라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콰직!


녀석의 숨통을 끊어 버렸다.

그 징그러운 몬스터가 드디어 재가 되어 사라졌다.

헤르메스와 청염은 사이좋게 누워 서로 주먹을 맞댔다.

그리고 카마이라가 확실히 죽었다는 증거가 떠올랐다.


[S급 카마이라 게이트를 공략하였습니다.]

[S급 '변형'의 원석이 청염 헌터에게 귀속됩니다.]


'어?'


보스몹 한정으론 막타만 친 백운의 기여도가 낮을 거라곤 예상했지만.

자신이 가장 큰 기여도를 챙길 줄은 몰랐다.

자세히 보니 기여도가 헤르메스와 겨우 0.5퍼센트 차이였다.

헤르메스는 웃으며 아깝다는 제스쳐를 취했고, 청염은 어깨를 으쓱했다.


"역시, 일반 몬스터보다는 보스를 잡아야 이득이라니까요."


백운이 그들에게로 다가오며 말했다.

그는 조금 많이 피곤해 보였다.

하긴, 그런 무지막지한 스킬을 썼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하지만 백운 님도 굉장했습니다! 오염 지역에서 수십 년간 번식해 그 수를 몇십 배로 불린 몬스터들을, 그렇게 한 방에 처리하시다니요."

"아까의 그 기술, 정말 굉장했습니다."


털썩.


남호는 누워있는 청염과 헤르메스 근처에 가서 앉았다.


"그러네요. 기술이 제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습니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지요, 저건."

"..."


그때 그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헤르메스와 청염은, 눈을 감은 백운의 고개가 기울어지는 걸 보고 벼락같이 소리를 쳤다.


"백운 님!"

"어이!"


툭.


남호의 몸이 앞으로 푹 스러졌다.

이에, 쓰러진 그보다 더 낯빛이 파래진 청염이 벼락같이 소리를 질렀다.


"여기!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주세요!"


백운이 쓰러졌다.

이 소식에 놀란 주변 가드들에게 전부 비상이 걸렸다.

그들은 마치 가족이 쓰러진 소식을 들은 것처럼 죽은 낯빛으로 서둘러 의료진을 불렀고.

십 분도 지나지 않아 오염 지역에 헬기가 도착했다.


"우리 말레이시아의 최고 귀빈이시다. 신경 쓰도록."


끄덕.


가드 중 가장 높은 자의 말에, 조종사와 안에 타고 있던 의료 헌터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이 사람의 몸이 상하면 절대 안 된다.

그 말을 가슴에 품은 채, 그들은 병원으로 남호를 이송했다.


움찔.


그렇게 대대적인 소란을 피우며 이송하던 와중, 남호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사실, 그는 이미 헬기 소리가 났을 때부터 깨어 있었다.

마나의 고갈로 순간 피로가 몰려와 깜빡 졸았을 뿐이었으니까.

하지만 깨어났을 땐 이미 들것에 실려 있었고, 그는 소리를 통해 자신 때문에 헬기까지 왔음을 깨달았다.

거기다 청염은 또 왜 그렇게 큰일이 난 것처럼 아우성이었는지.

그래서, 그는 깜빡 존 거라며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에이 모르겠다. 여기서 일어나면 뻘쭘하니까 차라리 그냥 자자.'


카마이라도 처치했고, 몬스터 군대도 대충 정리했으니 신경 쓸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편히 쉬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에 가면 또 할 일이 많아질 테니까.'


외부에서 명성을 쌓아 올렸으니, 이제 내부에서 영향력을 넓힐 시간이었다.


***


"으음."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카마이라를 죽이고, 태산 가르기를 처음 쓴 것이 바로 어제이건만.

나에겐 그 일들이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졌다.


'극강의 비기도 나쁘지 않았다.'


그 기술은 다수를 상대로 하는 전투에서 꽤 효과적이었다.

검의 특성상 일대 다수의 상황에 대처하기 조금 어려운 면이 있는데.

그것을 쓰면 한 방에 효과적으로 적을 전투 불능으로 만들 수가 있었다.


'내가 자주 쓰는 참격의, 더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겠어.'


아니면 빅 사이즈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하여튼 검술의 범위를 넓히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길드에 들어간다면 이것을 집중적으로 수련해 봐야겠다.


'연무장이 내 마나를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뭐, 부서지면 청염보고 고치라고 하면 되겠지.

나한테 서포트를 팍팍 해 준다고 약속했으니.


웅성웅성.


'아, 근데 아까부터 밖이 왜 이리 시끄러운 거야?'


"으으. 근육통."


밖에 뭔 일이라도 났나 싶어 노곤한 몸을 일으켜 창문 밖을 쳐다봤다.

거기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꽃종이를 날리고, 플래카드를 들었다 내렸다 하고 있었다.

그 중, 어설픈 한국어로 쓴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저거, 백운 님, 감사합니다. 라고 쓰인 거 맞나?'


"아, 일어나셨어요?"


그때, 어깨에 붕대를 감은 헤르메스가 웃으면서 내 병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수많은 편지와 선물을 들고 있는 병원 직원 세 명이 보였다.


"아직 정부에서 발표하기도 전인데, 어떻게들 알았을까요?"


그가 날 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번 전투의 영웅이 백운 님인 것을요."


작가의말

ja****님, 후원 감사합니다! ٩(^ᗜ^ )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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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승급 시험 (1) NEW +1 4시간 전 1,024 50 13쪽
59 한류 스타 (2) +1 24.09.18 2,883 103 13쪽
» 한류 스타 (1) +3 24.09.17 3,752 125 12쪽
57 극강의 비기 (4) +8 24.09.16 4,208 131 12쪽
56 극강의 비기 (3) +3 24.09.15 4,672 128 12쪽
55 극강의 비기 (2) +2 24.09.14 5,032 136 12쪽
54 극강의 비기 (1) +4 24.09.13 5,268 146 14쪽
53 조우 (2) +4 24.09.12 5,401 140 13쪽
52 조우 (1) +3 24.09.11 5,676 137 12쪽
51 마인드 컨트롤러 +5 24.09.10 5,978 139 12쪽
50 일시적 동맹 +2 24.09.09 6,439 132 14쪽
49 쾌보 +3 24.09.08 6,756 163 12쪽
48 기선 제압 +4 24.09.07 6,975 170 13쪽
47 떠나기 전에 (2) +3 24.09.06 7,155 142 12쪽
46 떠나기 전에 (1) +2 24.09.05 7,444 144 13쪽
45 동상이몽 +2 24.09.04 7,738 155 12쪽
44 더블 플레이 +1 24.09.03 7,924 150 13쪽
43 험한 것 (3) +1 24.09.02 8,253 159 13쪽
42 험한 것 (2) +3 24.09.01 8,426 163 13쪽
41 험한 것 (1) +3 24.08.31 8,706 177 12쪽
40 업그레이드 +3 24.08.30 9,137 172 14쪽
39 대련 (2) +7 24.08.29 9,253 165 14쪽
38 대련 (1) +2 24.08.28 9,610 172 15쪽
37 S급 흡혈 원석 +4 24.08.27 9,757 171 12쪽
36 해외 파견 (2) +5 24.08.26 9,957 196 14쪽
35 해외 파견 (1) +3 24.08.25 10,358 179 14쪽
34 일격필살 (2) +3 24.08.24 10,459 190 13쪽
33 일격필살 (1) +2 24.08.23 10,729 195 14쪽
32 안녕, 나의 워라밸 +3 24.08.22 10,988 18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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