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가 EX급 검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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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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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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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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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컨트롤러

DUMMY

이 '뱀굴' 작전은 려신의 청을 받아들인 일본 팀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새끼, 그렇게 거만하게 다니더니 역시 적이 많구만."


숙소에서 시부야와 려신의 거래에 대해 들은 네온은 그 사실을 재미있어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작전에 가담했다.


"그럼, 그 여신인가 하는 녀석의 요청은 둘만 있게 해 달라는 것 하나지?"

"응."

"오염 지역에 둘만 있을 수 있는 곳이 있나?"

"오면서 생각해 봤는데, 뱀굴이 적당할 것 같다. 갈림길이 여러 개라고 들었어."

"그 갈림길 중 하나에 둘을 밀어넣자?"

"응. 거기에 가야 하는 이유는 내가 어떻게든 대 볼게."

"크! 역시 우리 든든한 친구!"


턱.


네온이 시부야의 등에 손을 턱하고 얹었으나.

시부야는 얼른 그 손을 빼냈다.


"그리고 이건 우리 기관에 보고해야 할 일이기도 해. 일단 승인이 나기만 하면, 이후 과정에 대해선 어느 정도 손을 써 줄 거야."

"크큭, 신난다. 우린 그저 몬스터나 잡으면서 남들 싸우는 거 구경한 하면 되는 거잖아?"

"싸움 구경이 제일 재미있지."


언제 싸웠냐는 듯.

두 남매는 죽이 아주 잘 맞았다.

하지만 신중한 시부야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다.


'만일 녀석이 백운에게 지면? 그리고 백운이 우리가 그 일에 동조한 것을 안다면?'


물론 백운은 자신들에게 화를 낼 것이다.

하지만 증거는 없으니, 대외적으로 자신들을 고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네온의 입방정 때문에 이미 한국 팀과는 살짝 틀어진 사이.

시부야가 이리저리 시뮬레이션을 돌려 봐도, 일본 팀에게 큰 타격은 없어 보였다.


'그럼 됐다. 우리 팀이 손해 볼 일은 없어.'


일본의 사쿠라도 시부야와 같은 결론을 내린 모양인지.

해당 작전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이후로는 말 그대로 속전속결.

그들은 시부야의 '논문'을 핑계로 말레이시아 정부에 해당 몬스터를 먼저 소탕해 줄 것까지 요구했다.


'정부의 힘은 역시 무서워.'


헌터들이 가만히 있어도, 일은 알아서 계획대로 잘 흘러갔다.

뱀굴로 려신과 백운을 한데 몰아 넣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시부야 오빠. 오늘 그 사람 죽을까?"

"모르지. 죽을지, 아니면 다치기만 할지, 그것도 아니면 상대가 죽을지."

"흠. 이런 말 하면 안 되겠지만, 그 사람은 왠지 죽지 않을 거 같아."

"나도 동감이다."


시부야의 답에 히미코가 고개를 기울였다.


"응? 오빠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 것 아냐?"

"비록 그가 죽지는 않더라도, 힘만 뺄 수 있으면 충분히 우리에게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샷.


시부야가 얇지만, 단단한 표창을 꺼내 들었다.


"곧 우리는 그 '고스트'를 만날 거다. 그전에 백운 녀석의 전력을 약화시킨다면, 남은 게이트들은 전부 우리 차지가 될 테니까."


파밧!


시부야가 던진 표창이 히미코를 지나 뒤편에 있는 A급 초록뱀의 두 눈에 꽂혔다.


캬아아악!


기습에 실패하고, 두 눈을 잃은 몬스터가 절규를 내뱉었다.

A급답게, 초록뱀은 그 신화에 나오는 바실리스크를 연상시킬 정도로 매우 크고 길었다.


"우리가 온 곳이 가장 큰 놈이 사는 곳이었군. 일단은 눈앞의 몬스터에 집중해라. 저건 우리가 여유 부릴 상대가 아냐."

"오케이!"


쾅!


어딘가 다른 곳에서도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다른 팀들도 몬스터를 만난 것인가? 어쩌면 려신이 벌써 움직임을 시작한 것일 수도 있겠지.'


시부야는 모쪼록, 나타난 결과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쪽이길 빌었다.


***


"려신 님이라고 하셨죠?"


난 녀석에게 먼저 말을 걸어 보았다.


씨익.


녀석은 내 물음에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 백운 님."

"려신 님은 어쩌다 여기 참가하게 된 겁니까? 저는 카산드라 헌터가 강제로 파견단에 넣어서 여기 왔습니다만."

"하하, 그래도 본인이 거부하면 그뿐 아닙니까?"

"그건 그렇죠.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좋은 아이템들을 잔뜩 얻어가려고 왔습니다. 려신 님도 그렇습니까?"


난 가장 궁금했던 것을 그에게 물었다.

과연 그는 진실된 대답을 해 줄까?


"저는 비슷하면서도 좀 다릅니다. 이곳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서 인정받으려고 왔죠."

"그 말은, 명성을 얻기 위해 왔다?"

"명성이라. 네! 명성을 얻어서 헤어졌던 제 동료들을 되찾을 겁니다."

"동료요? 붉은 깃발 사람들 말고?"


스르르륵.


그때, 저편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바닥을 스치는, 뱀이 지나가는 소리가.


"으악!"


쿵!


그때 뱀 무리를 본 려신이 자리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무래도 저 물린 것 같습니다! 마나를 순환시킬 때까지 시간을 좀 벌어 주세요!"


'흠? 저놈 밑에 뱀은 없었던 것 같았는데?'


하긴, 워낙 작고 재빠른 놈이니 확신할 순 없었다.

일단은 눈앞의 뱀 무리부터 처단하는 게 우선이었다.


'안 그러면 나야말로 독에 당해 저 려신같은 꼴이 될 테니까.'


슈숫.


초록뱀의 '새끼' 수십 마리가 어느새 한 발짝 앞까지 기어 왔다.

이 뱀굴은 가장 큰 A급 초록뱀과 그 새끼들이 사는 곳인데.

아무래도 이쪽은 어린 놈들이 사는 길인가보다.


'검으로 뱀과 싸우는 건 꽤 성가시군.'


서걱!


일단 발목으로 기어 올라오는 놈을 베어버린 후.


[충격파!]


콰앙!


마나를 폭발시켜 뱀들이 모인 곳을 한 번에 요격했다.

아무래도 검으로 하나하나 가르는 것보단 터트리는 게 더 효과적이니까.


콰광!

쾅!


다행히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놈들이었는지, 녀석들은 내 공격을 맞고 펑펑 잘도 터졌다.


'요격훈련 하는 것 같네.'


그렇게 적당히 앞길을 정리하고 나서.


슥.


뒤를 돌아본 나는 이렇게 물었다.


"려신 님, 아까부터 준비하고 계시는 건 언제 완성되는 겁니까?"


그리고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저한테 좋은 선물이라도 만들어 주시려구요?"


***


꿀꺽.


'저 녀석, 진짜로 뭘 알고 하는 말이야?'


려신은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계획이 착착 진행되어 기분이 좋았다.

S급 무구인 천년 방울을 쓰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그것은 주변에 정확하고 섬세한 마나 실을 엮는 것이었다.

그래야 방울이 그 마나실을 타고 돌아다니며 소리를 낼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저 물린 것 같습니다! 마나를 순환시킬 때까지 시간을 좀 벌어 주세요!"


그런데 때마침 뱀 새끼들이 나타났고, 려신은 뱀에게 물린 척을 하며 백운을 앞에 세웠다.

다행히 저 백운은 별다른 의심 없이 앞에 있는 몬스터들을 열심히 치워 줬다.


'흐흐, 뒤에서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말이지.'


자신을 죽일 트랩이 만들어지는 줄도 모른 채.

열심히 려신 자신을 위해 몬스터를 정리해 주는 그 모습은 정말 바보 같아 보였다.


'백상아리 너도 참 한심하군. 저런 녀석에게 당하다니.'


하긴, 저 백운은 머리는 나쁠지언정 힘 하나는 세 보였다.

백상아리 녀석도 못지않게 무식하니, 몸으로 밀어붙이다 제풀에 나가떨어진 것이겠지.


'이제 거의 다 됐어!'


그렇게 려신이 마지막 한 줄을 만들어 내려는 찰나.


"저한테 좋은 선물이라도 만들어 주시려구요?"


백운이 이런 소름 돋는 말을 했다.

그는 순간 오싹했지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을 애써 내리눌렀다.


'아냐. 저놈이 마나가 보이는 것도 아닐 텐데, 내 작업을 어떻게 간파했겠어?'


"무,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군요."

"이거요. 뭔 거미처럼 열심히 실을 뽑아 대셨잖아요."


아니, 아닐 거야.


팅!


남호가 마나를 두른 손으로 려신이 만든 줄 하나를 잘라내자.

이젠 려신도 자신이 가정한 끔찍한 사실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너. 마나를 볼 수 있구나!"


파밧!


남호가 다른 마나실까지 잘라 버리기 전에.

그를 최대한 실에서 떨어트려야 했다.

이에 려신은 가면을 벗어던진 채, 너클 낀 손을 남호에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챙!

텅!


혈마검과 려신의 너클이 부딪쳤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려신은 A급 헌터다.

그래서 늘 대인전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백운은 신체 능력이나, 마나의 밀도 등이 그에게 절대 뒤지지 않았다.

거기다.


우웅.


백운의 마나를 받은 저 시커먼 검이 주는 압박도 려신을 긴장하게 하는 데 큰 몫을 했다.


'모양이 왜 저렇게 생겼어? 한 번 찔리면 꼭 썩어 들어가게 생겼군. 호, 혹시 살아있는 에고 소드인가?'


꿈틀꿈틀.


제 주인의 마나를 받으며 계속 붉은 혈관을 움직이는 그 검은.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역시나.

려신의 좋지 않은 예감은 딱 맞아떨어졌다.


드륵.


저 흉측한 검이 눈알을 굴린 것이다.

려신은 백운이 들고 있는 검은 에고 소드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젠장! 저 녀석도 비장의 수를 숨겨두고 있었구나.'


움직이는 에고 소드라니.

그렇다면 아무리 자신이 A급이라 해도 더 시간을 끌 순 없었다.

S급 무구를 쓰기엔 아직 마나 실이 좀 모자라기는 했지만, 려신은 이제 다른 방도가 없었다.


[천년 비명]


그는 잠시 뒤로 몸을 물린 뒤, 온 몸의 마나를 모아 S급 기술을 사용했다.


딸랑딸랑딸랑.


그의 허리춤에 달린 방울들이 하나씩 마나실을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꼭 행사장 천장에 달린 방울 장식 같아 보였다.


'보기엔 예쁘지만, 상대에게는 지옥을 선사하는 아이템이 바로 이 천년 방울이다.'


려신은 이제 안심했다.

같은 S급 아이템 사이에서는 조금 급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 천년 방울은 A급 몬스터나 헌터에게는 무조건 먹히는 아이템이었다.

만일 대상이 B급 이하라면, 바로 쇼크에 빠지거나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 정도로 상대의 머리를 헤집어 놓는 것이 바로 이 방울이다.


'여기서 안전한 건 오로지 사용자로 등록된 헌터 뿐이다.'


려신은 기다렸다.

그에게 대들었던 이전의 헌터들처럼 남호가 쓰러지고, 발광하며, 구토하기만을.

하지만 왜인지 금세 쓰러질 거라 예상했던 남호는, 계속 꿋꿋하게 서 있었다.

보기엔 별로 아파 보이지도 않았다.

방울들은 지금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말이다.


"아이씨, 그 아이템 급수가 꽤 높나 봐? 골이 울리는 걸 보니까."


남호가 머리를 한 번 툭 털어내며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려신은 기쁘기는커녕 점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고, 고작 골이 울리는 정도라고? 그럴 리가 있나!'


"말도 안 돼!"


충격을 받은 려신은 이제 이판사판으로 남호에게 달려들어 너클을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싸우다가 저 백운 녀석이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지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일은 없었다.


[정신력(A) 특성의 레벨이 올라갑니다.]

[정신력: 10 >20]

[정신력: 20 >40]

[정신력: 40 >50]

...

[정신력: 90 >100]


[정신력(A) 특성이 EX 급 잠재력의 힘으로 '정신력(S)'으로 승급했습니다.]


남호는 계속해서 올라오는 글자에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글자가 떠오를수록 그의 머리는 점차 맑아졌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상태창이 떴을 무렵엔.


[S급 정신 공격을 10분 이상 버텨낸 결과, 세계 최초로 정신력 S급을 달성했습니다.]

[백남호 헌터의 두 번째 고유 특성, '마인드 컨트롤러'를 오픈합니다.]

[마인드 컨트롤러 S: 자신의 정신상태를 능숙하게 조절할 수 있음. 숙련도에 따라 적에게 '정신 공격'까지 가능.]


생각지도 못했던 고유 특성을 개방했다.


'이 녀석이 나한테 진짜 선물을 줬네.'


아까 마나실을 뽑고 있던 려신에게 남호는 그건 내게 줄 선물이냐고 물었었다.

말이 씨가 된다더니.

정말 이 려신이란 놈 덕에 전 세계 헌터들 중 유일하게 그만 가질 수 있는 특성이 또하나 생겼다.


'좋은 걸 받았으니, 나도 좋은 걸 줘야겠지.'


턱!


계속해서 주먹을 휘두르던 려신이, 드디어 남호의 손에 잡혔다.

그는 상대에게 어떤 상처를 입히지도, 충격을 주지도 못했다.


'그래도 A급 헌터라고 합을 나누는 게 조금 피곤하긴 하네.'


피곤한 녀석.

저 려신은 남호에게 딱 그 정도인 놈이었다.


"이제 내가 선물을 줄 차례인가?"

"으윽!"


펑!


남호는 녀석에게 아주 특별히.

검이 아닌 주먹으로 죽빵이란 선물을 줬다.


"주먹 쓰는 거 좋아하는 거 같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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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극강의 비기 (3) +3 24.09.15 4,248 120 12쪽
55 극강의 비기 (2) +2 24.09.14 4,655 129 12쪽
54 극강의 비기 (1) +4 24.09.13 4,907 140 14쪽
53 조우 (2) +4 24.09.12 5,072 134 13쪽
52 조우 (1) +3 24.09.11 5,361 133 12쪽
» 마인드 컨트롤러 +5 24.09.10 5,683 135 12쪽
50 일시적 동맹 +2 24.09.09 6,136 128 14쪽
49 쾌보 +3 24.09.08 6,465 160 12쪽
48 기선 제압 +4 24.09.07 6,692 166 13쪽
47 떠나기 전에 (2) +3 24.09.06 6,862 138 12쪽
46 떠나기 전에 (1) +2 24.09.05 7,146 140 13쪽
45 동상이몽 +2 24.09.04 7,444 151 12쪽
44 더블 플레이 +1 24.09.03 7,633 145 13쪽
43 험한 것 (3) +1 24.09.02 7,971 155 13쪽
42 험한 것 (2) +3 24.09.01 8,143 159 13쪽
41 험한 것 (1) +3 24.08.31 8,420 174 12쪽
40 업그레이드 +3 24.08.30 8,847 168 14쪽
39 대련 (2) +7 24.08.29 8,972 160 14쪽
38 대련 (1) +1 24.08.28 9,306 167 15쪽
37 S급 흡혈 원석 +4 24.08.27 9,451 167 12쪽
36 해외 파견 (2) +4 24.08.26 9,651 191 14쪽
35 해외 파견 (1) +2 24.08.25 10,041 17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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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안녕, 나의 워라밸 +3 24.08.22 10,646 177 13쪽
31 엄청난 경력 +3 24.08.21 10,867 18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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