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제국의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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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습
작품등록일 :
2024.07.30 05:53
최근연재일 :
2024.08.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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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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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그깟 5억···.’


최만수는 아직 막강한 MC군단을 보유하고 있었다.

방송사 전체와 연결된 인맥 네트워크는 건재했다. 애즈기획 내부 작곡가와 가수들 역시 잠시 흔들리긴 했으나 그냥 지나가는 시련쯤으로 생각했다.


“언제나 좋은 일 전에는 화(禍)가 있기 마련이지. 우리 회사는 분명 더 크게 될 거야. 액땜했다고 치자! 짠!”


음반 판매 대금 5억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회사 자체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다들 걱정하지 마. 나랑 MC들의 방송 출연료 그리고 각종 공연과 행사 개런티만으로도 회사는 돌아가.”

“그럼요. 저는 우리 회사가 더 크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모두 소주잔을 기울이며 다시 의욕을 불태웠다.

나는 미성년자라서 이 자리에 없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자리에서 회사가 더 잘될 거라며 최만수에게 아부했던 사람들이 ‘그날’ 이후 회사를 나갔다고 한다.


애즈기획에는 ‘타이즈&가이즈’와 유일하게 어깨를 견주는 진수현이 있었다. 진수현은 최만수의 첫 작품이자 가장 든든한 맏아들 같은 존재였다.

최만수는 진수현 2집의 악재를 딛고 3집을 준비했다.


문제는 진수현이었다.

라이벌 레코드 부도 피해에 더해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자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까지 잃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노춘식은 진수현 주변 인물을 탐색하다가 김탄이라는 친구를 발견한다. 진수현과 함께 살고 있고, 곡 작업도 함께 하는 각별한 사이다. 더군다나 미국에서 살다 와서 마약에 대한 거부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약 경험에 대해 자랑까지 하고 다녔다.


‘아주 적당한 친구로군.’


그날도 김탄은 이태원 클럽의 룸 안에서 외국인 친구들에게 자신의 대마초 경험을 자랑하는 중이었다.


“아, 또 풀이 당기네. 이때 대마 한 모금 쭉 빨면 진짜 끝내주거든.”


이때 옆에 있던 흑인이 끼어들었다.


“하쉬(hash)는 애들이나 하는 담배 같은 거고. 진짜는 아이스(ice)지. ‘아이스’ 할 줄 알아?”

“당연하지! 미국에서 살 때 몇 번 해봤어.”


그러자 흑인이 김탄에게 필로폰이 담긴 봉지를 건넸다.


“네 춤과 노래가 좋아서 주는 선물이야.”

“땡큐!”


김탄이 보기에 꽤 많은 양이었다.


“어떻게 하는지는 알아?”

“그럼, 당연하지!”

“양이 많으니까 혼자 다 하지 말고 여자친구하고 같이해. 그럼 진짜 끝내주거든.”


김탄은 약을 하기 위해 준비했다. 이때 룸 안으로 진수현이 들어왔다.


“그건 또 뭐야?”

“이게 바로 아이스라는 거야. 마리화나는 사실 그냥 담배 같은 거고, 이게 진짜 약이지. 일명 뽕!”

“뽕?”

“왜 뽕인 줄 알아?”

“필로폰의 ‘폰’을 일본식으로 발음해서 ‘뽕’ 아냐?”

“또 다른 의미도 있어. 바로 ‘뿅’ 가기 때문에 뽕이라는 얘기. 하하하! 어때, 너도 같이할래?”

“됐어. 지난번 대마 사건 때문에 망한 거 생각해봐. 절대 안 돼!”

“그래서 넌 어린애인 거야. You're just a kid!”


그러자 보고 있던 흑인도 비웃으며 보탰다.


“That guy really looks like a kid.”


그리고 약을 한 김탄은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와, 씨발! 대박이다!”

“정말 그렇게 좋아?”

“여자? 인기? 돈? 그딴 거 다 필요 없어. 뽕 앞에서는 전부 가치 없는 것들이야.”


진수현이 보기에 김탄은 정말 세상에 아무런 걱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흑인이 진수현을 부추겼다.


“Hey, if you're really into hip-hop, this is fundamental!”

“No!”


진수현은 강력하게 거부했다.

그러자 흑인은 자신의 술잔을 진수현에게 권했다. 진수현은 그 술잔을 받아 마셨다.

하지만 약은 술 안에도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종업원이 클럽에서 나와 공중전화 부스로 향했다. 그리고 어디론가 전화했다.


~*~


진수현 3집 <심장 소리>가 첫 방송을 탔다.

이번에도 대박이었다. 3집 음반은 이미 100만 장이나 선주문이 들어왔다. 성공이 확실해 보였고, 직감 그대로 노래는 히트했다.

모두가 최만수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그 미소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경찰서에는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 사건에 관한 첩보가 입수되었다. 이에 강민호는 전담반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우리는 얼굴이 팔려서 직접 움직이면 눈치챌 텐데요?”

“그럼 정보원을 심어야지. 유흥업소 종업원 중에 사고 치거나 약점이 있는 애들 좀 추려봐. 그거 무마해주는 대가로 정보원으로 부리지 뭐.”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정보원으로 심어두었다.

그리고 이태원 클럽을 담당하던 정보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가수 진수현과 김탄이 클럽에서 뽕을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용의점이 발견되었다.


“이제부터 잠복근무다!”


그렇게 며칠 후, 경찰은 수도권의 한 아파트를 급습했다. 그곳에는 진수현도 있었다. 진수현과 얼굴을 마주한 강민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또 너냐? 이러다가 정들겠다.”


당황한 진수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평소와 다름없는 출근이었다.

사무실에 나오자마자 신문부터 챙겼다.

최만수는 신문의 헤드라인 기사를 보고 온몸이 얼어붙었다.


< 인기 가수 진수현, 김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 >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수현이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되었다고?’


필로폰은 대마초와는 급이 다르다.

진수현뿐만 아니라 애즈기획의 이미지 자체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같은 가수가 두 번이나 마약으로 사고를 치자 애즈기획 소속의 연예인들도 최만수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미치겠네! 얘 또 마약이야?”

“대마초도 아니야. 이번엔 뽕이래!”

“이러면 우리까지 약쟁이로 의심받는다고!”

“사장님 너무하시는 거 아냐? 우리 이미지는 어쩌라고! 그 어린애 하나 관리가 안 돼?”


무엇보다 진수현 때문에 본인들 역시 약쟁이로 의심받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화가 나는 일이었다.

하나, 둘 어려운 결정을 한 작곡가와 가수가 하나씩 최만수를 찾아왔다.


“애즈기획에는 희망이 없어요.”

“...”


그렇게 판단한 이들이 애즈기획을 떠나기 시작했다. 최만수는 이들을 잡을 명분이 없었다.

대표 작곡가인 송도한과 솔로 가수 김영광 그리고 한성훈이 그 뒤를 이었다.

거기에 아직 판매되지 않은 음반 40만 장도 폐기 처분되었다. 최만수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최만수는 산속의 절로 향했다.

그리고 명상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따져보았다.


가수들에게 방송 출연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얼굴과 노래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방송 출연이다. 오죽하면 ‘방송 권력’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쇼MC인 자신은 그게 어렵지 않았다. 쇼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물론 예능국 국장과도 친분이 있다. 프로그램 기획 회의에 자신도 항상 참석한다.

연예인에게 인맥은 자산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인맥을 넓혀나갔다. 회사를 만들어 자신과 같은 인기 MC 몇 사람을 영입하자 모든 공중파 방송에 인맥이 생겼다.

인기 MC들도 출연료를 떼어먹히기 일쑤였는데 애즈기획에 소속되어 힘이 생기자 그런 일이 사라졌다. 대신 애즈기획 소속 연예인을 해당 쇼 프로그램이나 방송국의 프로그램에 출연시켜줘야 했지만, 그 가수가 뜨고 나면 상황은 반대가 되었다.


그렇게 음악 엔터 사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첫 작품이 바로 진수현이었다.

최만수는 이미 대마초로 말썽을 피웠던 진수현에게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하지만 의리에 대한 믿음은 다시 배신으로 돌아왔다.


‘뭐가 잘못된 거지?’


라이벌 레코드도 그랬다.

라준상 대표에 대한 믿음과 의리도 배신이 되어 돌아왔다.


‘그렇구나. 세상 사람 모두 나와 같지는 않다. 내가 상대를 배려해도 상대가 나를 배려할 거란 보장은 없다. 우선은 사람을 믿지 말아야 한다. 오직 돈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돈을 벌 수 있다. 그다음은 마약이다. 한 번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결국 또 사고를 친다. 대다수는 평생 마약을 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사고를 치면 무조건 원스트라이크 아웃시켜야 한다!’


최만수 사장은 계속 자신의 가치관을 수정해나갔다.


‘재능 있는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하면 사생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 어떤 잡음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성 교제는 물론 음주 습관이나 운전까지 문제가 될만한 모든 것을 개인 매니저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매니저는 단순히 스케줄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담당 연예인의 사생활까지도 매니지먼트를 해야 한다!’


최만수는 크게 두 가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

하나는 돈을 최우선시할 것.

두 번째는 매니저가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통제할 것.


‘그러려면 회사에서 숙소를 마련해주고 매니저와 함께 합숙을 시키는 게 좋겠어.’


신인 아이돌의 합숙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


“사장님이 회사 접겠다고 하면 어떡하지?”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나는 자신 있게 장담했다.


“절대라고?”

“네. 사장님의 MC군단 인맥은 아직 건재합니다. 작곡가와 가수들이 많이 떠났지만 아티스트는 다시 구하면 돼요. 우리는 기획사입니다. 재능 있는 사람을 찾아 기획하여 스타로 만드는 게 우리의 일이죠.”

“말은 참 쉽게 하네.”


모두 내가 철없는 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최만수 사장이 다시 나타났다.


“사장님!”

“다들 잘 지냈나?”


최만수 사장은 예전처럼 밝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저 어린놈도 나보다 나아. 돈을 먼저 생각하고 있으니까. 결국 돈에 대한 집착이 성공으로 이끄는 건가?’


그리고 직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김 실장, 여기저기 광고 좀 내자. 작곡가와 가수 지망생을 찾는다는 광고. 문구는 내가 써 줄게.”

“음악 잡지와 TV저널부터 내볼까요?”

“그래, 그게 좋겠어. 그리고 지금 준비 중인 여성 듀오 팀도 올해 데뷔시키자.”

“네.”


바로 문미령과 와이프를 말하는 거였다.


“그리고 너!”

“저요?”


최만수는 나를 손가락으로 지목했다.


“너도 백댄서로 데뷔다.”

“데... 데뷔요?”

“방송에 나가게 되니 데뷔지. 그리고 작곡한 노래 또 없어?”


잊어버리고 있었다.

<소중한 추억 속의 나>는 내가 작곡하고 춤까지 만들었지!

바로 타이즈&가이즈의 인기를 흔들었던 명곡을 지금은 내가 만든 것이었다.

최만수는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만든 곡은 없는데 지금부터 한 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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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투서 24.08.12 94 1 12쪽
13 질투는 나의 힘 +1 24.08.11 110 3 13쪽
12 복수 24.08.10 114 2 13쪽
11 와이프 24.08.09 389 3 12쪽
10 뮤직비디오 24.08.08 114 3 12쪽
9 자수 그리고 거성기획 24.08.07 106 1 12쪽
8 대마초 24.08.06 110 3 12쪽
7 조경수 사업 24.08.05 113 1 12쪽
6 테스트 24.08.04 118 2 12쪽
5 간장 양념 치킨 24.08.03 131 1 14쪽
4 소중한 추억 속의 나 +1 24.08.02 136 4 12쪽
3 넌 모르지 24.08.01 140 3 12쪽
2 멍청이 24.07.31 165 3 11쪽
1 돌아왔다 1990! +5 24.07.30 214 3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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