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급 파일럿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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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작전

DUMMY

밀실에서 대화를 끝마친 직후 서울 사령부로 향하는 차 안. 강재구는 작전 참모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그렇게 물으려던 강재구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작전 참모의 급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독님, 방금 막 등대에서···.”

“오메가? 예상 도착일이랑 낙하지점 포함해서 책상 위에 올려놓도록.”

“그게, 제독님. 등대에서 관측한 데이터가 조금 이상합니다.”


등대.

전쟁 초기, 오메가가 달에 둥지를 틀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오메가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설치된 수십 개의 우주 망원경들의 통칭.

과거엔 파일럿으로, 현재는 장성으로 오메가를 상대하고 있는 강재구는 등대가 이상을 감지했다는 말만 들어도 신물이 날 정도였다.


“뭔데?”

“등대에서 관측한 오메가의 질량이 평소보다 높게 잡힙니다. 대략 1.2배입니다.”

“······1.2배?”

“그렇습니다.”


미간을 찌푸린 강재구가 중얼거렸다.


“오늘 처음 관측했는데 1.2배?”

“그렇습니다. 오메가가 화성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것과 동시에 들어온 데이터입니다. 아시아 본부에서도 인지는 했는데 등대의 오류인지 정말 질량이 증가한 것인지···.”


하아. 깊은 한숨 소리에 작전 참모의 말이 끊겼다.

강재구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고 지휘관 회의 소집 요청하도록.”

“···알겠습니다.”


에쿠스 뒷좌석에 몸을 기댄 강재구는 눈을 질끈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




우주군은 서울과 크게 관련이 없었다.

외계에서 다가오는 오메가가 지구에 떨어뜨리는 거수들은 대부분 바다로 떨어졌다. 거수가 나오는 게이트 역시 웬만하면 바다에서 열렸다.

60m짜리 거수가 인천을 뚫어내고 강서까지 도달한 후에 지금의 수도서울방위사령부가 신설되었다. 하지만 수도사령부의 우주군은 파견 형식으로 배치되어 명목상 국군 소속이었다.


서울 우주군 사령부가 생긴 이유는 국군과 우주군 사이의 갈등을 CDA가 중재하며 대통령 직속 부대로 독립한 후, 계룡대에서 서울로 이전한 것이었다.

시뮬레이터가 필요한 유화가 서울에서 당장 찾아갈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HG에도 시뮬레이터가 있다고 듣긴 했는데···.’


군에 납품되는 물건은 테스트까지 끝난 완벽한 제품이어야 했다.

특히 무기 종류는 더더욱. 유화가 알기로는 엔진만 생산하던 시기에도 HG는 시뮬레이터 여러 대를 가지고 계속 테스트를 반복했다.

다만 당장 찾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음이 그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절차라는 게 있었으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서울 사령부의 초병들이 자신의 신분을 조회하는 절차 같은 것 말이다.

강재구가 자신에게 만들어준 신분증을 넘겨주었으나, 무슨 문제가 있는지 초병 한 명이 바쁘게 뛰어다녔다.

유화를 가로막고 있는 초병의 표정 역시 갈수록 긴장으로 초조해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는 사이 뒤편에서 새카만 차량 한 대가 묵직한 엔진음을 내며 다가왔다.

번호판 대신 붙어 있는 별 두 개. 눈이 휘둥그레진 초병이 통과를 외친 순간 유화가 그 차를 가로막았다.

멈춘 차량을 향해 다가가 뒷좌석의 창문을 두드리자 창문이 내려갔다. 유화는 뒷좌석에서 축 늘어지듯 앉아 있는 강재구를 향해 말했다.


“나도 같이 들어가자 인마.”

“말은 하고 와야지 이 자식아.”

“문자 했어.”

“내가 문자를 하루에 수백 통을 받는데 문자를···아니다. 너, 내가 준 거 잃어버렸냐?”

“저기 줬는데.”


유화는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 초병을 가리켰다.

반대쪽 창문을 내리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강재구가 물었다.


“이 친구, 왜 통과가 안 되나?”

“피, 필승! 조회 결과 그, 무제한 접근 인가자라서, 그, 상부에 연락해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통과시켜주게.”

“알겠습니다! 필승!”


신분증을 돌려받은 유화는 자연스럽게 문을 열어 강재구의 옆자리에 앉았다.


“별을 달면 이러고 사는구나.”

“이런 것도 한두 번이지. 조금 있으면 민간인 될 대학생들한테 할 짓이냐.”


한탄하듯 중얼거리는 강재구를 향해 유화가 물었다.


“그래서, 무제한 접근 권한자가 뭐야?”

“말 그대로야. 우주군에 있는 모든 시설 및 기밀에 접근할 수 있다고.”

“그런데 왜 통과가 안 돼?”

“내가 초병이었어도 군복도 아니고 아무 옷이나 주워 입고 그냥 걸어온 사람이 내민 신분증 조회해보니까 무제한 접근 인가자라고 뜨면 의심했겠다. 또 이게 세 명 밖에 없어. 아, 이제 두 명이다.”

“그게 누군데?”

“너랑 나. 한 명은 서진이 누난데 지금 그 누나는 국군 소속이라.”


아. 고개를 주억이던 유화는 문득 의문점을 하나 떠올렸다.


“너랑 내가 전부면, 한국 지부 사령관은?”

“공석이야.”

“공석? 왜?”

“파일럿은 장성을 못 시키니까 진급시킬 사람이 없어. 내가 투스탄데 쓰리스타 자리에 타군 출신이나 내 후배 앉혀놓으면 그림이 이상하잖아.”

“아···.”

“네가 인마, 게이트 안들어갔으면 그 자리 네 거였어. 아니지. 넌 꾸역꾸역 파일럿 했을 테니까 못했겠다. 하···나라에 인재가 왜 이렇게 없는지.”


투덜거리던 강재구가 감은 눈을 다시 뜨면서 물었다.


“그래서 왜 왔냐?”

“시뮬레이터 쓰려고.”

“써.”


그가 간결하게 답하는 것과 동시에 차량이 멈춰 섰다.

부관이 문을 열기도 전에 먼저 문을 벌컥 열고 내린 강재구가 사령부 건물의 정문으로 걸어들어갔다.

어쩐지 사령부 내부가 부산스럽다. 의아해하는 유화를 향해 강재구가 물었다.


“오메가 질량이 늘었댄다. 1.2배.”

“···1.2배?”

“막 화성을 벗어난 참이야. 이거, 우리가 한 번 봤던 상황 아니냐?”


우주망원경의 성능이 거듭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지구 궤도에서 화성 인근의 작은 물체의 질량까지 정확하게 측정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1.2배는 허용되지 않는 수치였다. 10년 전에도 그랬으니, 지금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땐 두 단계 이상 진화했었나?”

“맞아. 등급 분류할 때 엡실론 다음 제타를 아예 건너뛰고 에타부터 부여했어. 어차피 너한텐 다 그놈이 그놈이었겠다만은···.”


오메가가 인류의 권역을 침공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궤도 방어 무기와 대공 요격 무기를 무식한 체급으로 뚫어내고 거대한 수송선 역할을 하는 배에서 수십 마리의 거수를 낙하시키는 것이었다.

오메가의 질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둘 중 하나였다. 오메가가 성장했거나, 오메가의 뱃속에 들어 있는 거수의 크기가 커졌거나.

둘 중 어떤 경우라도 재앙이었다.


“너도 인지하고 있어. 혹시 모르니까.”

“빈자리 때문이지?”

“···이유나 대위 부상이 생각보다 심해. 교육 중인 후보생들도 있지만 잘하는 놈한테 맡기는 게 낫지. 아마 오메가가 근접하면 북극 작전은 잠시 중지될 거야.”


동해에 위치한 네 개의 메카 기지.

울릉도는 전초 기지였고, 부산은 수백만이 사는 대도시 권역을 지킨다. 울산 기지는 울진부터 울산까지 이어지는 원자력 발전소를 지킨다는 목적이 있었다.

침공 빈도가 다른 기지보다 훨씬 적어 후방으로 분류되는 강릉이지만, 그렇다고 파일럿도 없이 텅 빈 곳으로 남겨 둘 수는 없었다.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겨우 물밑에서 합의가 끝난 시점이다. 마이키는 아직 중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강재구가 이렇게 말하는 건, 마이키와 바이퍼를 설득했으니 확실히 밀어줄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볼일 다 봤으면 시뮬레이터나 하러 가 인마. 난 바빠 죽겠으니까. 시뮬레이터실은 지하에 있다.”


유화는 대꾸하는 대신 손을 휘적거리고는 발을 돌려 지하로 향했다.

창문만 없을 뿐 사령부의 1층과 별다를 게 없는 깔끔한 공간. 유화는 수십 명의 군인들이 바쁘게 오가는 지하 1층을 넘어 지하 2층으로 향했다.

문이 닫혀 있고 불이 꺼져 있었으나, 신분증을 인식기에 갖다 대자마자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환한 불이 들어왔다.

그 순간이었다.


[아테나 프로젝트의 ‘아테나’가 묻습니다. 공백으로 인해 발생한 파일럿의 수요를 다른 작전을 진행하게 될 파일럿에게 맡기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후보생이 아니라 왜 나한테 맡기냐고?”

[‘아테나’가 동의합니다.]


시뮬레이터는 강릉 기지에 있던 것과 똑같았다. 무인 시뮬레이터가 하나, 유인 시뮬레이터가 하나. 유화는 그때를 떠올리면서 시뮬레이터를 조작했다. 동시에 손목 위에서 일렁이는 붉은 홀로그램에게 할 대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테나’가 의문을 제기합니다. 거수를 상대하는 것과 동시에 작전을 진행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사람은 생각보다 의심이 많아. 네 말대로 동시에 진행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겠지. 그런데 빈자리에 들어갈 파일럿이 후보생이라면 제대로 해낼지 모르니까 의심하게 되는 거야.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거지.”


홀로그램이 해일처럼 크게 요동쳤다.


[‘아테나’가 연이어 의문을 제기합니다. ‘아테나’는 인류를 대체해 판단할 수 있는 인공 지능이자 인공 의식입니다. 아테나 프로젝트의 ‘아테나’는 앞으로 한 달이면 충분히 파일럿의 판단을 대신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도 의심의 일환이지. 사람은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조차 의심하거든. 자기가 만든 창조물은 어떻겠어? 물론 아테나를 직접 만든 개발자는 아테나를 의심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 개발자를 의심할 수도 있어.”


붉은 홀로그램이 또 한 번 크게 요동쳤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하지만 홀로그램이 떠 있는 모습을 보고서 유화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나랑 같이 가자. 파일럿 중에서 제일 의심을 덜 받는 사람이 나거든.”


설정을 끝마친 유화가 파일럿 슈트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쓰는 사람이 없을 텐데도 꾸준히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 관절부에 착용하는 파일럿 슈트는 거의 새 것이나 다름 없어 보였다.


“시뮬레이터용 인공지능이랑 동기화하면 돼? 아니면 아테나랑 동기화해야 하나?”

[아테나 프로젝트의 ‘아테나’가 대답합니다. 아직 ‘아테나’는 동기화에 대해 학습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한 차례 동기화하는 것을 관찰한 뒤 ‘아테나’와 동기화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방금 그게 내가 말한 의심이야.”

[······.]

“학습하지 않은 것, 모르는 것, 의도한 것과 다른 결과를 내는 것을 경계하는 거. 너도 사람이 만들었으니까 은연중에 그런 사고를 하도록 설계됐을 수도 있어. 그런데 내가 지금 동기화하면 아테나가 볼 수 있나?”


잠시 침묵을 지키던 홀로그램이 일렁였다.


[동기화 수단에 사용되는 접속 장치에 해당 기기를 연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내 손목에 차고 있었던 시계가 순식간에 변형되었다. 홀로폰도, 시계도 아닌 기계 장치였다. 굳이 비유하자면 USB일까.

동기화용 헬멧의 추가 부착용 단말 규격과 일치하는 곳에 장치를 꽂은 유화는 곧장 헬멧을 머리에 썼다.


-10초 뒤 동기화를 시작합니다. 카운트다운 시작, 10···.


익숙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후우. 옅은 한숨과 함께 긴장을 풀고는 카운트다운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환경 설정 요소가 시야를 가득 메운다. 유화는 자신이 익숙한 기체를 선택하려다가, 허태수의 말을 떠올렸다.


워록-2라는 기체를 지원하겠다고 했지.


어떤 기체일까. 유화는 설정을 조작해 워록-2를 찾아냈다.

1.8만톤 급 4.5세대 중장형 타격기. 전체적인 외형은 곰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기체였다.


이따금 상하체의 비율 따윈 신경 쓰지 않은, 인간형이지만 인간의 외형을 아득히 벗어난 기체도 있었지만 이건 그런 종류가 아니었다.


타격기 특유의 육탄전을 상정한 두꺼운 장갑. 등에 달린 거대한 동력 발전기. 동시에 유연함까지 갖추기 위함인지 관절 부위 등은 장갑이 제거된 곳도 있었다.


그 두꺼운 장갑의 무게를 버티기 위해 자연히 하체 자체가 두꺼워진다. 쓰러져 균형을 잃으면 안 되니 하체의 장갑은 한층 더 두꺼웠다. 외형의 비율 문제는 하체, 그리고 등에 달린 거대한 사각형 발전기 때문이리라.


가장 큰 특징은 등 뒤에 달린 발전기와 발전기의 전력으로 작동하는 오른팔의 캐논 암(Cannon-arm).

손을 없애고 여차하면 육탄전까지 가능하게 만든, 거의 다리만큼이나 두꺼운 거대한 팔. 유화는 설계를 보고 워록이 어떤 개체인지 깨달았다.


탱크에 가까운 놈이었다. 무지막지한 체급으로 육탄전을 벌이고 그걸로도 모자라다면 캐논 암을 이용한 화력으로 뚫어버리는.


‘이래서 이놈을 추천한 건가.’


핵심은 등 뒤에 달린 발전기 같았다. 정확한 사양은 알 수 없으나 아마도 플라즈마나 마나로 가동되는 발전기일 것이다. 부가 무장을 호환할 수 있다면, 그 무장을 사용할 동력을 워록이 가진 자체 발전 능력으로 커버할 수 있을 터.


기체 선택을 끝마치고 나머지는 빠르게 골랐다. 선택한 환경은 알래스카를 기반으로 한 극지, 거수는 람다와 뮤 등급 중 랜덤으로.


-환경 구성 완료. 훈련 설정을 반영합니다.


-파일럿, A1. 서울 사령부 1번 기체, 워록-2.


-거수, 뮤 등급. 코드네임, 길라스.


코끼리를 닮은 거수였다. 코끼리와의 차이점은 다리가 여섯 개라는 것, 등에 스테고사우르스의 골판 같은 가시가 돋아 있다는 것 그리고 상아가 네 개라는 걸까.


그것보다 유화의 흥미를 돋게 한 것은 거수에게 붙은 코드네임이었다. 코끼리를 닮은 거수는 거의 다 가네샤라는 이름이 붙었다. 현역 시절, 8번 가네샤까지 본 적이 있었다. 이제 가네샤라는 이름의 유행이 끝난 걸까.


-시뮬레이션을 시작합니다.


구오오!


아니면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9번 이후의 가네샤 중 하나가 사고를 쳤을 가능성도 있었다.

태풍이나 허리케인처럼, 큰 재앙을 불러들인 거수의 코드네임은 다시 쓰지 않으니.


‘그래봐야···코끼리가 코끼리지.’


눈이 두껍게 덮인 툰드라. 하늘을 뒤덮은 짙은 구름과 그것을 뚫고 올라가 있는 거대한 설산.

거수가 괴성을 내지르며 육중한 발소리와 함께 돌진해오는 와중에도 유화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오메가 정도 되는 거수라면 모를까, 이 정도 스펙의 메카로 비슷한 체급의 거수에게 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기 때문에.


‘한 번 그대로 부딪쳐볼까.’


파손 따위의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시뮬레이션이니, 한 번쯤 시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바다 거인보다 진보한, 훨씬 무겁고 강력한 메카의 힘을 실감해보고 싶었다.


중장형 메카 특유의 묵직한 발소리. 유화는 길라스를 직시하면서 오른팔을 가슴께까지 들어 올린 채, 기다렸다.


쿠우우웅!!

곧게 돌진해온 거수와 단단히 버티고 선 메카가 격돌했다.


꽈드드득!

날카로운 상아가 오른팔의 장갑을 뚫으며 파고들어 왔다. 가네샤라 불렸던 거수들이 초기형 메카의 합금 장갑조차 제대로 뚫지 못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거수가 진화한 것 이상으로, 메카 역시 진보했다.


중장형 메카가 가진 1만 톤 이상의 육중한 체급. 워록은 그중에서도 하체에 무게 중심이 쏠린, 버티는데 특화된 메카였다.

비슷한 체급의 거수가 돌진해오는 것을 받아낼 정도로 말이다.


드드드득···!


오른팔의 장갑조차 완전히 뚫어내지 못한 길라스의 상아가 장갑 내부에 박혔다. 시뮬레이션이었으나 동기화된 오른팔에서 관통당한 듯한 통증이 일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 고통에 익숙한 유화는 오른팔을 비틀어 길라스의 상아가 빠지지 않게 했다. 거수 역시 본능적으로 상아를 빼내기 위해 몸을 비틀었다.


그러는 사이, 유화가 왼팔을 들어 올려 상아의 뿌리를 내리쳤다.


“······!!”


차마 형언조차 할 수 없는 거수의 끔찍한 울음소리가 헬멧에서 흘러나왔다.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진 툰드라의 풍경 속에선, 네 개의 상아를 전부 잃은 거수가 고통에 울부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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