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 모으는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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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富馣)
작품등록일 :
2024.07.31 20:31
최근연재일 :
2024.09.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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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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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절 (4)

DUMMY

검술 토너먼트에 다크호스가 되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무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가?

화제성을 몰고 다닐 수 있는가?


그리고 카리스는 이 2가지 조건을 너무 쉽게 충족했다.


“방금 봤어?”


웅성웅성.


웅성웅성.


사람들이 떠들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체급 차이.

모두의 예상을 깬 압도적인 결과.

그리고 심지어


“이뻐.”


“진짜 이쁘네.”


“슬레인 가문의 여식이라고?”


아름다운 외모와 빵빵한 배경까지.

그녀가 경기장에 입장하고 퇴장하기까지 1분.

그 1분 만에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시해.’


정작 카리스는 아무 관심도 없었지만.

소문은 들불 번지듯 빠르게 번져갔다.

‘이번 검술 토너먼트의 다크호스는 카리스 슬레인이더라’라는 평범한 소문부터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빛이 나서’ 같은 주접스러운 소문

‘검성의 재림인 줄 알았다.’라는 무예와 관련된 소문들까지.


이런 다크호스의 등장을 토마스와 가이렌도 반겼다.

이 권력 전쟁은 물밑에서 일어나야 한다.

수면으로 드러나 봐야 좋을 게 없었다.


“그럼 카리스는 누구랑 팀을 이룬 거지?”


“율리안이랑 갔던 거 같던데. 버려진 땅 멤버들에 아드리안까지. 아. 아드리안은 기권패.”


토마스는 이미 겪어봐서 담담했지만 가이렌은 놀란 기색이었다.


‘편법이 아니라 실력이었다?’


“율리안 옆에 그런 대단한 여인들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네.”


가이렌이 너스레를 떨었다.

놀라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다.

본선이 시작되면 사람들의 시선은 황궁 7검에 쏠릴 테니까.


한편, 궁술과 지략 토너먼트에서도 로레인과 율리안이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검술 토너먼트에 비하면 찻잔 속 태풍에 지나지 않았다.


***


다음 날이 밝았다.

황궁의 예상대로 카리스의 소문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황궁 7검 중 2명이 나온다던데 사실일까?”


“공신력 있는 정보원 말에 따르면 2명 중 한 명은 별빛 검 스텔라라는군.”


웅성웅성.


웅성웅성.


사람들은 검술 토너먼트 경기장이 열리길 목이 빠지라 기다렸다. 검술 토너먼트의 시작은 오후 5시. 그 사이, 궁술 토너먼트와 마법, 지략 토너먼트가 개최됐다.


“이거야 원 우리는 아예 관심 밖이네.”


“그러니까! 내 미모가 화제가 안 되는 게 말이 돼? 활시위 튕길 때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봤어야 했는데!”


로레인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보다 카리스의 미모가 더 부각 됐기 때문.


“두 사람 다 본선은? 통과했어?”


“말이라고.”


의기양양한 로레인 옆으로 아드리안이 합류했다.


“앙!”


우타가 두 사람의 승리를 축하했다.


“카리스는 어디서 시합하지?”


경기장은 총 4곳으로 나뉘었다.

128명 중 64명을 걸러야 하기 때문.

카리스는 3경기장이었다.


“오! 오! 열린다!”


자신이 주목받지 못한 불만도 잠시

토너먼트 경기장의 문이 열리고

로레인이 제일 먼저 방방 뛰며 달려갔다.

3경기장은 한산했다.


“카리스 유명한 거 아니었어?”


“예뻐봤자 내 아랜데 뭐. 흥! 이것도 많아.”


“다들 별빛 검 스텔라를 보러 갔을 거야. 시합이 오늘이니까.”


“나온다!”


3경기장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그들의 목적은 명확했다.


“황금 미녀 카리스!!!”


“사랑해요 카리스!!!!”


“누나!!! 날 가져요!!!!!”


율리안 일행은 당황했다.

대회가 시작되고 고작 이틀.

그녀는 벌써 팬클럽을 이끌고 다녔다.

카리스는 웃고 있었다.


“오오!!!”


“너무 아름다워.”


빠직.


관객들은 그녀의 미소에 황홀해했고

로레인은 그런 관객들을 한심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언니? 화장했어요?”


“닥쳐.”


로레인은 카리스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었다.

물론 혼자만의 싸움이었지만.


“생각보다 일찍 만났네.”


상대편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 상대가 그녀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못 본 사이에 유명해졌다.”


“넌 이름도 알리지 못했고.”


“널 잡고 알리면 되지.”


“도망치지 않은 건 칭찬해 주지.”


“말빨로 올라왔어? 말 더럽게 많네.”


“말은 네가 더 많았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속이 끓어오르는 다리우스였다.


“아 물론 입냄새도 네가 더 심했고.”


트레시 토크의 승자는 카리스였다.

다리우스는 올라오는 화를 꾹꾹 눌렀다.

어차피 심판이 시작 신호를 알리면

천천히 갖고 놀다 끝내면 그만이니까.


“시작!”


선공은 다리우스였다.

그가 힘찬 기압과 함께 카리스에게 달려들었다.

반면, 카리스는 팔짱을 낀 채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뭐 하자는 거지?”


“어디 실력 좀 보자.”


“건방진 년이 허세만 늘어서는!”


카리우스가 대검을 내려쳤다.


쾅!


대검이 땅에 박혔고


꾹.


그때와 같이 카리스는 대검을 지그시 밟아줬다.


‘걸려들었다.’


하지만 다리우스도 생각이란 걸 할 줄 아는 사네.

그가 마나를 끌어올렸다.


“다리우스 브래드포트! 마나 사용은 금지입니다!”


이 자리는 오직 순수하게 검술의 실력을 겨루는 자리.

주최 측에선 오러 사용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마나 사용을 엄격히 금지했다. 하지만 다리우스는 듣지 않았다.


‘아버지한테 무마시켜 달라 그러면 그만.’


다리우스가 대검을 들어 올렸다.

카리스를 몸집 채 날리려는 심산.

하지만


우뚝.


“어?”


대검이 들리지 않았다.


“뭐하나?”


카리스가 한심하다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


“이게! 익! 익!”


다리우스가 검을 들어올리기 위해 낑낑댔다.

졸지에 검을 뺏긴 아이 같은 모양새가 됐다.

이때 카리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짝!


카리스가 다리우스의 뺨을 후려쳤다.

그날과 똑같은 그림.


“어?”


순간 다리우스의 의식이 명해졌다.

귀에 이명이 들렸다.

카리스는 고민했다.

일검에 쓰러트려 벽을 실감하게 해줄까

그때처럼 매로 다스릴까?

답은 후자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런 놈은 일검에 지면 벽을 느끼지 않는다.

도리어 자신이 어떤 비겁한 수를 썼을 거라 고래고래 우길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이름을 거론한 값을 톡톡히 치러주는 게 남는 장사.


짜악!!


지이이이이잉.


다리우스는 맞으면 맞을수록 뺨이 얼얼하고 귀에 이명이 들렸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단련했다고 하나 여인의 손.

따귀일 뿐인데 마치 돌덩이로 얼굴을 맞는 기분이었다.


“!”


3대를 더 맞고 나서야 그는 알 수 있었다.

따귀를 때리는 찰나의 순간,

카리스가 손바닥에 마나를 주입해 자신을 때리고 있었다.


짜아아악!


휘청.


다리우스는 맞으면 맞을수록 데미지가 누적됐다.


“뭐하냐! 똑바로 해라!”


“여자라고 봐주지 마라!”


“장난치지 마라!”


“우우우우우우우!”


사방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관객들은 다리우스가 카리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맞아주는 거라 생각했다.


“쟤 내 동생 맞지?”


아드리안은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다리우스가 검을 내려치는 순간,

저 여린 몸이 바스러지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그만... 이제 그만....”


다리우스의 얼굴이 퉁퉁 부었다.


“차렷.”


하지만 카리스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다리우스가 결국 검을 버렸다.

거리를 벌리려는 속셈.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최악의 한 수가 됐다.


“커억.”


검을 잡은 그는 검사였지만

검을 놓친 그는 그저 샌드백에 불과했다.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카리스는 가리지 않고 그를 가격했다.

아니 구타했다.


“잠깐! 심판! 이게 맞아?”


다리우스가 다급하게 심판을 바라봤다.


“......”


하지만 심판은 그 어떤 제지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양팔을 으쓱하며 뭐가 문제냐는 표정을 지었다.


“썅년이!”


다리우스가 주먹을 휘둘렀다.


“느려.”


날아오는 주먹을 팔꿈치로 내려찍은 후

카리스가 다리우스의 턱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커헉.”


다리우스가 넘어갔다.

아니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덥석.


카리스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퍽! 퍽! 퍽! 퍽! 퍽!


이윽고 시작되는 구타.

그녀는 작정하고 다리우스에게 예절을 주입해 줬다.


“잠깐! 그만! 그만! 항... 컥!”


그녀는 항복이라는 단어가 나오려 할 때마다 그의 입을 가격했다.

심판도 눈치껏 이를 모른 척했다.

평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게 일상인 그였다.

게다가 지금 심판은 축제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장본인.

그랬기에 일부러라도 다리우스의 시선을 외면했다.


“그래도 칭찬할 점은 있군. 맷집은 참 좋아.”


카리스가 잡고 있던 멱살을 풀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했다.

한편, 이 모습을 보는 다른 이가 있었으니


부들부들.


그의 아버지 막시언 브래드포트였다.


‘그만! 멈춰라! 네 이년! 우리 가문 뒤에 누가 있는 줄 알고!’


그는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그녀가 슬레인 가문만 아니었다면.

게다가


‘율리안 황자 저하?’


그녀를 응원하는 3황자까지.

막시언은 자식을 안하무인으로 키운 죗값을 톡톡히 받고 있었다.


“그만! 그만! 항복! 항복!”


다리우스의 몸은 구겨지다 못해 등껍질에 들어간 거북이 같았다.

온몸을 웅크리고 손 한쪽만 겨우 들어 항복을 외쳤다.

세상 추한 모습.


“여기까지! 승자! 카리스 슬레인!!!!”


경기장에 정적이 돌았다.

그리고 잠시 후


“우우우우우우우!”


관중들이 다리우스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검사로서의 자긍심도

덩칫값도 하지 못한 남자.

관객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야.”


“예? 예?”


다리우스는 어느새 예절이 주입돼 있었다.


“앞으로 다시는 자기소개하고 다니지 마라. 알았냐?”


“네! 알겠습니다.”


“다리우스는 너처럼 약하지 않았거든.”


***


검술 토너먼트 이틀 차에는 128명에서 오직 16명만 생존한다.

삼 일 차에는 4명.

마지막 날에는 최후의 2인이 결승을 치른다.

카리스는 당연하게도 16강에 안착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입방에 오르는 여인은 2명이었다.


‘별빛 검 스텔라와 하얀검 하이닉.’


그들에게 최대의 화두는 이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였다.

물론 ‘카리스 슬레인이라는 미녀 검객이 혜성처럼 등장했다.’라는 소문도 있긴 했다.


“율리안. 여기 대진표 나왔어.”


율리안이 대진표를 살펴봤다.

카리스의 이름이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건 황궁 7 검들의 위치.

하지만 두 황궁 7검은 의도적으로 양쪽 끝에 배치돼 있었다.


황궁도 검술 토너먼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들은 일부러 스텔라는 오른쪽 끝 하이닉은 왼쪽 끝에 배치했다.

결국 결승전의 승자가 모든 이목을 가져가게끔.


“둘 중 하나는 떨어지길 바랐는데.”


율리안의 얼굴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뭐가 문제지?”


카리스가 대진표를 보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녀의 첫 상대는 별빛 검 스텔라였다.


“스텔라? 이자가 소문의 그 소드 마스터인가 보군.”


“하. 어떤 검술인지 알면 대책이라도 세울 텐데.”


“기분 나쁘군.”


율리안의 한숨에 카리스의 얼굴이 구겨졌다.


“왜? 갑자기.”


“내가 질 것 같나?”


“너 아직 소드 마스터 아니잖아.”


“이 대회는 오직 검술만을 겨루는 자리.”


“소드 마스터 검술 무시하냐?”


율리안의 정곡에 카리스가 움찔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의 예쁜 입술이 묘하게 뒤틀렸다.


“검술이 훌륭하다면 그만큼 얻어가는 것도 있겠지.”


“카리스. 정신 똑바로 차려. 이 토너먼트에 걸린 게 많다고! 앞으로 우린 못 만날 수도 있어! 너 검 대신 찻잔 잡는다고!”


“걱정 마라. 그럴 일 없을 테니까.”


율리안과 달리 카리스는 차분했다.

그녀가 율리안을 보며 말했다.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알아. 그 산이 태산이라 문제지.”


율리안은 시간이 멈추길 바랐다.

멈춘 시간 속에서 카리스만 수련하고 강해지길 빌었다.

하지만 시간은 냉혹하다.

우리가 아무리 멈추라고 애원해도

우리가 아무리 돌아가달라 애원해도

시간이란 녀석은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앞만 보며 달려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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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이변 (2) 24.09.09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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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대승절 (2) 24.09.05 12 0 12쪽
50 대승절 (1) 24.09.04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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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한 남자의 명예를 위하여 (4) 24.09.01 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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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버려진 땅 (3) 24.08.25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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