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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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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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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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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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개막전

DUMMY

1회 말.

건파우더즈의 1선발 라이언 맥켄지는 괜찮은 스타트를 보여주었다.

삼진을 하나 잡고 안타를 하나 맞고 병살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2회 초.

마광길의 4회차 인생 정규리그 첫 타석이었다.

리볼버는 마광길 주변을 날라다니며 말했다.


“소원대로 2회 첫 타자로 나서게 되었네. 이왕이면 1회에 만루 홈런 하나 나와서 4대 0으로 게임 시작하게 해달라고 하지 그랬어.”

“조용. 집중 좀 하자.”


리볼버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마광길은 타석에 서면서 심판과 포수에게 인사를 했다.

시범 경기에서 워낙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어서 그런지 그를 평범한 신입 취급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광길은 조용히 스틸워리어즈의 1선발 에이든 휘테커를 보았다.


‘외국인 투수는 다들 비슷하단 말이지.’


외국인 투수는 두 가지 유형 밖에 없었다.

재능이 있으나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서 메이저 못 간 유형.

완성되어 있으나 완성된 능력이 메이저 못미치는 수준이어서 한국으로 온 유형.


‘개인적으로 후자가 더 상대하기 싫지만···’


오늘은 전자였다.

에이든 휘테커는 강속구와 북극곰, 토끼 심장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강속구를 잘 갈고 닦아서 구속이 최고 158까지 나왔고 그런 공을 스트라이크 존 안에 집어 넣을 수 있었다.

더위에는 약하고 추위에 강한 북극곰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봄, 가을에는 날라다녔다.

덕분에 여름에는 조금 부진해도 봄, 가을의 성적으로 한국에서 연이은 계약을 하고 있었다.

투구 템포가 빠른 토끼 심장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 팀의 수비 피로를 줄여준다는 장점도 있었다.


‘첫 먹잇감으로 나쁘지 않네.’


마광길은 타석에서 공하나를 지켜보았다.

155의 빠른 포심이 상단 밖으로 들어왔다.


‘잘보이는구만.’


몸의 컨디션은 최고였다.

공이 어디로 들어올지는 눈에 그대로 보였다.


마광길은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에이든 휘테커는 다음으로 유인구를 던졌다.

1 스트라이크 1볼.

다음으로는 다시 직구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다.


‘이제 슬슬 움직여 볼까.’


시범 경기를 하면서 이번 생의 자신이 얼마나 많은걸 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가지고 있는 특성과 과거의 기억을 함께하면 4할은 무조건 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다른 팀이 자신을 두려워해 고의사구를 지시하지 않는다면 5할도 가능할걸로 보였다.


저 멀리서 에이든 휘태커가 우쭐해 하는게 보였다.

마광길이 소문만큼은 아니고 자신의 공에 쫄았다고 제멋대로 착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에이든 휘태커는 이번 이닝도 적은 투구수로 빨리 끝내고 싶은지 포수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리고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공을 던졌다.


156의 빠른 직구였다.


‘먹음직스럽네.’


적당히 치기만 하면 최소 펜스를 맞출 수 있는 공이었다.

절반 확률로 홈런도 만들 수 있었다.

2이닝에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따고 가면 팀의 분위기도 오를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럴수는 없지.’


겨우 1점에 작은 분위기 전환만을 원하는게 아니었다.

오늘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가능성 높은 전략을 취하고 싶었다.


마광길은 공을 끝까지 보다가 배트를 휘둘렀다.

배트와 공이 맞기 전까지는 교보재로 써도 될만큼 완벽한 타격폼이었다.

그리고 배트와 공이 맞는 순간 마광길의 손목은 비틀렸다.


따악!


마광길이 친 공은 3루 밖으로 벗어나며 파울이 되었다.

타구 속도가 워낙 빨라서 3루수는 반응도 하지 못했다.


**


개막전을 중개하고 있는 캐스터 정용현과 선수 출신 해설 최현철은 야구 경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 말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이 선수가 나오네요. 마광길. 북삼고 출신. 1라운드 1번. 원래는 투수 유망주로 뽑았는데 입스가 와서 타자로 변신을 했다고 하네요. 프로에서 가끔 이런 경우가 있지만 프로로 올라온 해에 성공한 경우는 없지 않았습니까?”

“저 어린 선수가 프로급 타자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지. 참 대견한 선수입니다. 시범 경기에도 큰 활약을 보여주었죠. 건파우더즈 팬들의 기대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 선수가 해설 위원님과도 인연이 있다는것을 아십니까?”

“네?”

“아버지도 건파우더즈 팬이었고 어린 시절부터 건파우더즈를 응원했다고 하더라구요. 건파우더즈 키즈였다구요. 최현철 해설 위원님을 보면서 투수의 꿈을 키우지 않았을까요?”


최현철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었다.


“어떤 기자가 마광길 선수를 찾아가서 인터뷰를 했는데 최현철 해설 위원님께서 네가 건파우더즈를 우승시켜라고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 말을 지키려고 프로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런 말을 했나요? 하하.”

“아, 말씀 드리는 순간 마광길 선수 공 셋을 지켜봅니다. 스트라이크 둘에 볼 하나. 시범 경기 때도 젊은 선수답지 않게 굉장히 침착했죠?”

“네. 요즘 젊은 선수 중에서는 의욕만 앞서서 초구부터 공략을 하려는 선수가 많은데요. 투수 출신으로 말하자면 투수는 그런 타자를 가장 좋아합니다. 적게 던져서 아웃을 잡을 수 있거든요. 타자는 투구수를 늘리는것도 중요하지만 타석에 서서 공에 눈이 익숙해지는것도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에이든 휘태커 빠른 공을 던집니다. 파울이 되네요.”

“타이밍은 잘맞았는데 힘에서 조금 밀린것으로 보입니다. 구속과 구위가 좋은 투수는 이게 무섭죠. 배트에 공을 가져다 대는게 끝이 아닙니다. 지금 보면 마광길 선수는 고등학교에서 막 올라온 선수답게 근육량은 그다지 많지 않은것으로 보이는데요. 운동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선에서 벌크를 늘릴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해설 위원님께서 말씀을 하시는 가운데 에이든 휘태커 다시 공을 던집니다. 다시 파울. 2회부터 경기가 박진감 있게 진행이 되네요.”

“에이든 선수는 템포 빠르게 공을 던지는걸로 유명하죠. 덕분에 스틸워리어즈 야수들은 수비 시간이 짧아서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말씀 드리는 와중에 다시 파울. 이야. 마광길 선수 근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울 수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동시에 에이든 휘태커의 투구수도 늘어났다.


“벌써 9구째 승부입니다. 또 파울. 에이든 휘태커 선수 빠르게 승부를 지으려고 최고 구속 158을 보여주었지만 마광길 파울로 만듭니다.

“이제 10구째 승부네요. 저는 좀 올드한 선수 출신이라 세이버 매트릭스 같은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파울 10개를 던지게 하면 아웃을 당해도 이득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럼 마광길 선수는 안타 하나 치지 않고 이득을 본셈이네요. 아, 10구도 파울입니다. 이제 11구 승부.”


캐스터와 해설은 이제 슬슬 승부가 날거라고 여기고 있었다.

한 타석에서 10구 승부는 종종 일어났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타자가 아웃되거나 볼넷이 되거나 안타를 칠 가능성이 급격히 늘어났다.

15구 승부는 한 시즌에 몇번 나오지 않았고 한국에서 가장 오래 승부를 한건 20번이 끝이었다.


승부는 계속 되었다.

13구가 되자 에이든 휘태커는 봄에도 땀이 뻘뻘 흘렀다.

몸에 열이 올라 얼굴이 붉게 보일 정도였다.

15구도 파울이 되자 포수는 잠깐 마운드로 올라갔다.

포수와 투수는 입을 가린채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캐스터와 해설이 그걸 보고 말했다.


“아, 포수. 마운드에 올라갑니다. 저럴때는 보통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요?”

“한 명 정도는 나가도 괜찮으니까 승부를 하자고 하겠죠. 그런데 사실 에이든 휘태커 선수는 정면 승부를 계속 하고 있거든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는 공도. 빠지는 공도 모두 파울이 되고 있는게 문제죠.”

“그리고 스틸워리어즈의 덕아웃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감독과 코치가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네요.”

“골치가 아플겁니다. 에이든 휘태커 선수는 다른 투수보다 공을 던지는 간격이 짧습니다. 지금까지는 수비 시간이 짧아진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투수 입장에서는 쉴 시간이 그만큼 짧아진다는 이야기거든요. 남들 절반도 안되는 시간에 15개의 공을 던졌으니까 체력 소모가 상당할겁니다. 원래라면 마광길까지만 스스로 해결하도록 만들고 2이닝에 선발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또 에이든 휘태커 선수의 공이 나쁘지가 않거든요. 공수 전환 사이에 쉰다면 충분히 다음 이닝에서도 쓸 수 있을거구요.”

“네, 해설 위원님께서 설명을 하시는 와중에 다시 포수가 자기 자리로 돌아갑니다. 이대로 경기를 진행하려는 모양이네요.”


**


에이든 휘태커는 마운드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마광길은 타석에서 여유로운 눈을 하고 있었다.

리볼버는 건파우더즈의 팬으로서 상대 투수에게 들리지 않는 조롱을 하고 있었다.


“에이든 휘태커 이 멍청이! 맨날 나와서 우리 팀 엿 먹일때는 좋았지? 너도 한 번 엿 먹어봐라!!”


마광길은 저번 시범 경기에서 신인 투수를 상대할때 리볼버가 자신을 악마라고 말했으면서 지금은 다른 말을 하는걸 보고 피식 웃었다.

어린 신인에게는 부드럽지만 베테랑에게는 엄격한 리볼버였다.


그리고 마광길은 금방 에이든 휘태커의 투구에 집중했다.

아무리 좋은 특성을 타고 났고 뛰어난 몸과 기술을 가져도 야구는 절대라는게 없는 운동이었다.

이 정도까지 승부를 했으면 자신도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었다.


‘한국에서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기록이 20개였지?’


자신은 그것보다 더 많이 할 자신은 있었다.

다만 개막전부터 그걸 할 자신은 없었다.

오랜 시즌 중간에 한번은 그 기록을 깨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을뿐이었다.


‘이미 에이든 휘태커는 한계다.’


북극곰은 봄과 가을에 활약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토끼 심장은 스틸워리어즈의 수비 시간을 적게 만들어 야수의 체력을 보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마광길이 파울을 양산하기 시작하자 에이든 휘태커의 두 특성이 독이 되어 버렸다.


5구 이후로는 공 하나하나를 전력을 던진 에이든 휘태커였다.

그걸 짧은 순간에 반복하니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는것처럼 되어 버렸다.

몸에 열이 오르고 혼자만 여름에 있는것 같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팔에 아이싱을 하고 싶었다.


다음 공은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빠지는 유인구였다.

마광길은 늘 그랬듯이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있었고 팔이 길었고 배트도 최대한 긴걸로 사용했다.

어지간한 공은 모두 커트할 수 있었다.


투구수가 16개가 되자 결국 참다 못한 스틸워리어즈의 포수 강철종이 말했다.


“아니, 안타를 못치겠으면 빨리 내려가던가.”

“죄송합니다. 선배님. 프로 첫 타석이라서 어떻게든 나가고 싶어서 말입니다. 오늘따라 배트가 계속 밀리네요.”

“그래? 그럼 어쩔 수 없고. 그래도 제대로 승부하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건파우더즈를 우승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규 리그에서 처음 사용하는 날이었다.

굳이 모난 소리를 해서 불이익을 받을 필요는 없었다.


투구수 17개.

다시 파울.

에이든 휘태커의 힘이 빠진게 보였다.

공이 처음만큼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이쯤에서 만족할까?’


더 많은 파울을 양산하고 싶지만 그러다가 끈질긴 승부만 하다가 아웃을 당할수도 있었다.

건파우더즈를 우승시키려면 시즌 내내 주전 자리에 있어야 했다.


18구.

속도 152의 포심은 힘도 없었고 회전도 적었으며 손에서 살짝 빠져서 중앙으로 몰렸다.


‘이걸 못치면 프로가 아니지.’


따악!


공은 경쾌하게 날아가 안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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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대책 24.08.28 140 8 11쪽
27 27화 대책 24.08.27 150 7 12쪽
26 26화 대책 24.08.26 153 7 12쪽
25 25화 대책 24.08.25 15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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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눈치 24.08.23 163 6 12쪽
22 22화 눈치 24.08.22 157 8 11쪽
21 21화 눈치 24.08.21 170 7 12쪽
20 20화 눈치 24.08.20 16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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