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만인지적 유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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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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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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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화. 황건적의 난(1)

DUMMY

“교위님, 생각보다 의용군 지원자가 많지 않습니다.”


추정은 의용군 지원 현황을 보고 받으며 표정이 굳어졌다.


“그렇겠지.”


때는 난세.


제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 세상에 누가 의용군에 지원하겠는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귀족가의 철없는 도련님이나 입 하나라도 줄이려는 극빈층 정도가 지원 하는 사람의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정작 힘 좋고 싸울 줄 아는 자들은 굳이 의용군에 지원하지 않아도 상단 호위대나 개인 경호대, 그것도 아니면 유협집단에 들어가는 편이 훨씬 더 이익이었기에 그런 이들의 의용군 지원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결국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병력 수급이 시원치 않은 상황이었다.


“탁현의 유비 수배는 어떻게 되어 가고 있지?”


“그게··· 몇 년 전부터 유비가 탁현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상단 호위대로 갔다는 소문도 있고 황건적이 되었다는 소문도 있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소문만 무성한 상황입니다.”


“···일단 계속 수소문 해 보게.”


“네. 교위님.”


추정은 한숨을 푹 쉬었다.


황건적들의 세력은 나날이 불어나고 있는데 기울어진 국운을 시사하듯 관군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었고 의용군 모집 역시 생각처럼 큰 도움은 되지 못하는 상황.


이대로라면 유주 전체가 황건적의 손아귀에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도 기우로 그치지 않을지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소문에 따르면 유주 인근에만 수십만의 황건적이 활동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 어떻게든 상황을 반전시킬 변수가 나타나야 했다.


그리고 그 변수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 탁현의 유비.


상식을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풍문이 사실이길 바라며 수소문 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뿐,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건 무리였다.


‘자사님께는 괜히 얘기한 게 아닐까. 워낙 침울해 하셔서 뭔가 힘이 되는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저자에 떠도는 소문이라는 게 워낙 과장되기 마련이라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추정의 생각이었다.


“교위님!”


그때 병사 하나가 급히 달려들어왔다.


“탁현에서 5백의 의용군이 지원해 왔다는 서신입니다!”


“···”


5백 의용군. 절대 적은 숫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의용군이 미리 조직되어 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재력이 뒷받침 되는 귀족, 혹은 부유한 집안의 자제들이란 의미. 이 경우 집안 내의 후계자 다툼에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지원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이런 경우 1차적인 지휘권이 의용대의 수장에게 있었기 때문에 전략 단위의 운용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점, 그리고 그보다 지휘관의 역량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차라리 능력있는 부관이라도 딸려 보내주면 좋을텐데.’


추정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에휴. 그래서 이번엔 또 어느 가문의 누구냐?”


“누상촌의 유비 현덕입니다!”


“유비!”


추정의 눈빛이 빛났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유비가 직접 찾아오다니! 게다가 5백의 의용대까지 조직해서 찾아올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의용대를 조직해서 오다니, 생각보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가보군.’


병사는 계속해서 보고했다.


“일단 탁현 관서에 대기중인데 최대한 빨리 현장으로 투입되기를 희망한다고 합니다.”


추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도 유비의 실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니 일단 국지전이 있는 곳으로 투입해보자.”


추정은 지도를 곰곰히 살펴보았다.


“어디보자. 탁현 근처라··· 그래. 여기가 좋겠군.”


추정의 시선은 동모산을 향해 있었다.


“동모산이면 탁현에서도 가깝고 마침 황건적 별동대 몇 백이 있으니 실력을 확인하기에 딱 좋겠지. 지금 당장 관서로 서신을 보내 유비군을 동모산으로 보내도록 하라.”


“네. 교위님.”


***


동모산.


유주성 인근에 있는 동모산에는 황건적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관군의 움직임은 어떠냐?”


황건적 부대의 수장 정원지. 그는 지금 유주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후후. 좋아.”


정원지는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설마 이 동모산에 5만의 병력이 모여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하겠지.”


군사의 전략적 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의외성.


적군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그 전력이 주력인지 위장 인지 등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이를 상대방이 알지 못하도록 숨기는 것 역시 중요했다.


그래서 정원지는 관군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야밤을 이용해 조금씩 병력을 동모산으로 이동시켰다. 그 결과 황건적은 관군의 눈을 피해 5만에 가까운 병력을 배치할 수 있었다.


아무리 유주성의 성벽이 높다고 해도 5만에 달하는 병력이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듯 나타난다면 대응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정찰병 조차 보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장 등무의 말에 정원지는 비웃음 섞인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만큼 지휘관이 무능다는 것이지. 유주성이 가지는 중요도를 생각하면 아무리 작은 움직임이라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찰해야 하는 법인데··· 하긴, 그러니 나라 꼴이 이 모양인 게지.”


유주성에는 현재 유주자사 유언이 거처하고 있었다. 공격이 성공해 유언을 죽이거나 사로잡을 수 있다면 천하 정세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것이다.


“그럼 유주성은 언제쯤 공격하실 생각이십니까?”


“병력이 충분히 모였으니 더 시간 끌 것 없겠지. 군량미 보급 문제도 있으니. 지금 이동중인 병력이 도착하는 대로 유주성을 친다.”


“그렇다면··· 2~3일 내가 되겠군요.”


“후후. 우주성이 떨어지고 유언의 신병을 확보하면 비로소 푸른 하늘에 첫 생채기가 나는 것이지.”


그때 병사 하나가 급히 막사로 들어왔다.


“보고! 적군이 동모산을 향해 이동중입니다!”


정원지의 표정이 급격히 굳었다.


“이런··· 관군이 눈치 챈 건가?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등무가 물었다.


“병력은 얼마나 되나?”


“약 5백이라고 합니다!”


“5백?”


정원지는 고개를 갸웃했다.


“병력이 너무 애매한데. 정찰병인가?”


등무가 말했다.


“다행히 아직 저희 병력 규모를 파악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정원지는 병사에게 물었다.


“혹시 적장이 누구인지 확인되었느냐?”


“예. 탁현 출신의 병사가 말하기로는 유비 현덕이라는 자라고 합니다.”


“유비? 처음 듣는 이름인데··· 유주성에 그런 장수가 있었나?”


“장수는 아니고 탁현 저자에서 활동하던 유협집단의 우두머리라고 합니다.”


“유협집단?”


정원지는 잠시 침묵하다가 크게 웃었다.


“으하하! 난 또 뭐라고. 관군도 아니고 그냥 의용군 나부랭이였구나. 동네 건달 두목이 벼슬자리 하나 얻으려고 만용을 부린 게로군. 등무!”


“예.”


“병력 1천을 줄테니 대충 쫓아내고 오도록 해라. 오합지졸 군대이니 장수만 죽이면 알아서 흩어져 달아날 거다. 아참. 혹시 모르니 병사들 머리에 두건은 쓰지 않도록. 아직 우리 정체가 발각되면 안돼.”


“네.”


그때 병사가 다급하게 말했다.


“저, 그런데 탁현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유비라는 자의 힘이 아주 장사라고 합니다.”


정원지는 피식 웃었다.


“흐흐. 걱정할 것 없다. 그런 걸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하지. 촌동네에서 코묻은 돈이나 뺏으면서 자기 힘이 센 줄 아는.”


정원지의 생각은 확고했다. 수만의 정병들 중 가려 뽑은 장수와 작은 동네에서 주먹질이나 좀 하는 건달패들은 그 수준이 전혀 다르다는 생각. 상식적으로 당연한 생각이었다.


“등무! 우물 안 개구리들에게 세상이 넓고 거칠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오너라. 물론 배움과 동시에 죽음이겠지만. 문제 없겠지?”


등무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예. 뭐 사실 제가 나설 것 까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곧 있을 전투도 대비할 겸 해서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등무는 포권을 하고 막사를 빠져나갔다.


***


“후우, 후욱!”


“좋아 마지막 하나!”


“흐으읍!”


관우가 숨을 짧게 끊으며 마지막 푸쉬업을 끝내자 유비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제 제법 자세가 나오는구나.”


관우는 옷 속에 넣어 둔 수염을 꺼내며 말했다.


“하아··· 형님, 맨몸 운동으로는 뭔가 자극이 약한 것 같은데요. 이러다 근손실 오는 거 아닐까요?”


유비는 걱정 말라는 듯 손가락을 좌우로 까딱까딱 저으며 말했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맨몸 운동이 중량 운동 만큼의 근성장 효과는 없지만 신체 균형을 잡고 운동 요령을 익히는 데 효과적이거든.”


“흐음··· 하지만 역시 무거운 걸 들어야 자극이 팍팍 오는데 말이죠.”


그때 멀리서 장비가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형님! 뜀박질은 이 정도면 될까요?”


“그래. 수고했다.”


유비는 장비의 체형을 고려해서 유산소 위주의 루틴을 짜 주었다. 전장에서 필요한 게 근력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


관우는 여전히 아쉬운 듯 말했다.


“역시 역기를 들고 오는 게 좋았을 걸···”


“···보급품에 이상한 거 넣을 생각 하지 마.”


보급에 필요한 동력의 대부분을 인력과 마차로 해결하는 시대. 무거운 중량 운동 도구를 보급품에 포함시키는 것은 역시 무리였다.


“보고!”


병사 하나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적군이 나타났습니다! 병력은 대략 1천!”


“1천이라고?”


관우가 눈썹을 꿈틀했다.


“오기 전에 들었던 숫자보다 많은데요. 끽해야 기백명일 거라더니.”


유비는 모른 체 했다.


‘5만 병력이 있다고 하면 관우나 장비는 몰라도 병사들은 몽땅 도망가버릴거야.’


장비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크하핫! 다행이오. 그 정도는 되어야 좀 싸울 맛이 나지. 오합지졸 군대니 말이오.”


“···적군도 우리를 그렇게 생각할 걸?”


관우가 말했다.


“일단 저쪽에서 먼저 싸움을 걸어 왔으니 마중을 나가시죠.”


“그래. 가자.”


삼형제는 병력을 이끌고 동모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단의 적군이 눈에 들어왔다.


장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황건적이 맞나? 왜 머리에 누런 수건이 없지?”


유비가 말했다.


“아마 황건적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수상해. 어쩌면 실제 병력은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르겠구나.”


장비가 감탄하며 말했다.


“우와. 형님 꼭 책사 같소.”


관우가 장비에게 나무라듯 말했다.


“그야 형님은 그 유명한 자간 선생의 문하에서 공부한 사람이니까.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형님.”


유비는 다소 민망함을 느끼며 말을 돌렸다.


“···어, 저기 적군을 지휘하는 장수가 힘이 세 보이는구나.”


장비가 장팔사모를 꼬나쥐며 말했다.


“헹! 그래봐야 도적 나부랭이. 이 장비가 가서 목을 따 오겠소.”


“그러니까 적군도 우리를 그렇게 생각···”


“이랴!”


장비는 즉시 적진으로 말을 달렸다.


순식간에 좁혀지는 거리.


등무 역시 장비가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피차 오합지졸 병사들. 장수가 뒷걸음질 치거나 도망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병사들은 모두 흩어져 달아나 버릴 것이 분명했기에 장비와 등무는 서로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나갔다.


서로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거리가 되자 장비가 소리쳤다.


“나는 연나라 사람 장익덕이다! 너는 누구냐!”


등무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뭐야. 유비가 아니었나?”


“흥! 너 같은 잡장을 상대하는 데 우리 형님이 나설 것 까지도 없다.”


“···그래. 너를 베면 유비가 알아서 나오겠지. 이랴!”


장비와 등무는 서로를 향해 달려가 창을 휘둘렀다.


-채앵!


쇠붙이가 부딪치는 날카로운 금속음.


하지만 그 이후 두 사람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크억?”


등무는 예상치 못한 엄청난 힘에 팔이 완전히 들려버렸고 장비는 즉시 장팔사모를 재차 휘둘렀다.


-투욱.


등무의 목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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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낙양의 봄(1) +1 24.08.22 702 20 10쪽
17 17화. 황건적의 난(9) +1 24.08.20 728 23 12쪽
16 16화. 황건적의 난(8) +2 24.08.18 756 20 11쪽
15 15화. 황건적의 난(7) +2 24.08.17 805 20 13쪽
14 14화. 황건적의 난(6) +6 24.08.16 796 21 12쪽
13 13화. 황건적의 난(5) +2 24.08.15 830 20 13쪽
12 12화. 황건적의 난(4) +3 24.08.14 854 22 14쪽
11 11화. 황건적의 난(3) +2 24.08.13 883 23 11쪽
10 10화. 황건적의 난(2) +2 24.08.11 910 26 12쪽
» 9화. 황건적의 난(1) +1 24.08.10 941 28 12쪽
8 8화. 도원결의(2) +4 24.08.09 1,018 28 16쪽
7 7화. 도원결의(1) +4 24.08.08 1,077 29 12쪽
6 6화. 거상(2) +2 24.08.07 1,046 27 13쪽
5 5화. 거상(1) +1 24.08.06 1,102 29 12쪽
4 4화. 공손찬(2) +2 24.08.05 1,146 27 14쪽
3 3화. 공손찬(1) +3 24.08.03 1,250 30 15쪽
2 2화. 근수저 +3 24.08.02 1,370 3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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