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만인지적 유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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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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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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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낙양의 봄(5)

DUMMY

# 22화. 낙양의 봄(5)


황보숭의 군세가 물결치듯 움직였다.


사실상 한실의 가장 강력한 전력이 움직이고 있었지만 이를 지휘하는 황보숭의 표정은 몹시 어두웠다.


“이런 상황은 피하고 싶었는데···”


황보숭의 불평을 들은 손견이 즉시 대답했다.


“아닙니다. 오히려 잘 된 일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빠르게 황건적을 제압하고 공을 세우시지요.”


황보숭은 혀를 끌끌 찼다.


“중영이란 자가 이리 경솔한 인물일 줄은 몰랐군. 이런 결정은 스스로에게도 독이 될 터인데··· 허, 참.”


손견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결국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인물이었던 겁니다. 신경 쓰실 것 없습니다. 얼른 해치우고 낙양성으로 입궐하시지요.”


손견의 말에도 황보숭은 불편한 표정을 지을 뿐 별다른 말이 없었다.


손견은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장군! 이 손문대(손견의 자)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십니까? 황건적이고 관군이고 모조리 쓸어버리겠습니다!”


황보숭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건 싸워서 이기는 게 문제가 아니다. 싸우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인 것이지.”


그리고 황보숭은 다독이듯 손견에게 말했다.


“어떤 경우에도 먼저 나서서 싸우지 마라. 상대방에서 칼을 뽑아 달려드는 경우라고 해도 깊이 고민한 뒤에 싸우도록.”


“···예. 알겠습니다.”


손견은 대답은 했지만 전혀 그럴 마음이 없는 표정이었다. 황보숭 역시 그걸 알아서인지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유비의 막사로 전령이 급하게 달려들었다.


“보고! 좌중랑장 의진(황보숭의 자)의 군대가 이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뭐라고? 그게 사실이냐?”


유비가 황당한 표정으로 되묻자 전령이 급하게 보고했다.


“네. 전 병력을 이끌고 이쪽, 정확히는 압송중인 황건적 무리를 향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관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 시점에 갑자기 공격이라니··· 왜 그런 무리한 행동을 하는 걸까요?”


유비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겠다.”


그리고 삼형제는 막사를 벗어나 바깥으로 나갔다.


“···진짜네?”


장비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고 관우가 이어 말했다.


“여기서 황건적을 토벌하겠다는 말일까요?”


유비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것도 너무 이상한데. 그러면 지금 황건적을 압송하는 중영의 군대가 뭐가 되겠느냐?”


관우는 유비의 말을 듣고 즉시 동탁의 군사 움직임을 주시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관우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것 치고는 중영의 군대도 움직임이 없는데요? 같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면 이 구도는 마치···”


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의진의 군대가 황건적과 동탁을 동시에 공격하는 모양새에 가까운 것 같구나.”


장비가 장팔사모를 받아 들며 말했다.


“일단 의진의 군대 쪽으로 이동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대로라면 군대가 뒤엉켜서 난리가 벌어질 겁니다.”


유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단 말이라도 걸어봐야겠구나. 지금 즉시 의용군 병력을 이끌고 간다.”


관우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형님. 의용대가 모두 나가면 마치 관군과 싸우는 모양새가 됩니다. 나중에 문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유비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병력을 멈추려면 그렇게라도 해야한다. 셋만 나가봐야 아무것도 안 돼.”


유비는 단호하게 말했다.


잠시 후 준비를 마친 의용대와 함께 삼형제가 황보숭의 군대를 맞이하러 나갔다.


관우가 감탄하며 말했다.


“···확실히 제대로 된 정규군의 느낌이 나는군요. 뭔가 압도적인 느낌입니다.”


관우의 말에 장비가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래봐야 싸움은 어차피 일기토가 결정하는 것 아니겠소?”


“일기토에 밀렸다고 군사 전체가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훈련이란 걸 하는거지.”


유비는 병사들에게 지시했다.


“최대한 횡으로 길게 벌려라. 전열을 길게 늘인다.”


“네. 형님.”


관우와 장비가 유비의 지시에 따라 벼어사들을 배치하자 길게 펴진 형태의 진형이 펼쳐졌다.


“이걸 보고 의진의 군대가 멈춰줬으면 좋겠는데.”


관우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만약 처음부터 황건적 섬멸을 목적으로 왔다면 그냥 밀고 들어오겠지요?”


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제발 의진이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라면 좋겠는데···”


삼형제는 긴장된 표정으로 황보숭 군대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


“저건 뭐냐?”


황보숭이 자신의 진격로를 가로막 듯 서있는 의용군을 보며 말했다.


손견이 눈쌀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유현덕의 의용군입니다.”


“오! 유현덕! 들어 본 적이 있어.”


손견은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


“그냥 농사나 짓던 비렁뱅이들이 모인 집단에 불과합니다. 그냥 밀고 나가시죠. 저렇게 진형을 얇게 펼쳐놓다니 병법의 기본도 모르는 자들입니다.”


황보숭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현덕에 대한 이야기는 평범한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네. 조심해서 나쁠 것 없지. 병력을 멈춰 세워라.”


“···예.”


손견은 서영과 함께 병사들의 움직임을 멈추기 위해 일선으로 움직였다.


손견이 불평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중랑장께선 왜 저런 의용군 나부랭이들 한테 겁을 먹으신거지? 안 그러시던 분이 저러니 당황스럽구만. 고작 5백여명 정도 밖에 안 되는 병력인데···”


서영이 말했다.


“겁을 먹은 건 아닐 것이오. 아마 중랑장께선 병력을 멈춰 세울 명분이 필요했던 것이겠지.”


“멈춰 세울 명분?”


“저 쪽을 보시오.”


서영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동탁의 군대가 보였다.


“저 돼지같은 놈은 왜 보라는거요?”


“당신이 전달한 서신에는 중영이 협공하자고 적었지 않소? 의진 입장에서 협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인데 정작 중영의 군이 움직이질 않으니 더 이상 움직일 이유가 없어진 것이지. 아마 의진께선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으실 것이기에 이렇게 행동하는 것일 것이고.”


서영의 말을 들은 손견의 인상이 확 구겨졌다.


“···저 망할 의용군 나부랭이들이 큰 일을 망치네, 아까부터 진짜···!”


손견은 씹어먹을 듯한 눈으로 유비군을 바라보았고 서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보다, 문대 당신이 좌군사마이고 나야 일개 전령에 불과하니 별로 할 말은 없소만, 이거 정말 감당할 수 있겠소? 지금 당신이 하는 행동은 천자의 군대를 기만하는 것이오.”


손견은 눈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전쟁터에선 한사람 한사람의 행동이 전체 결과를 바꾸기도 하는 거요. 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 대로 행동했을 뿐이고.”


“···너무 위험한 생각이오. 군사 전체로 보나 당신 개인으로 보나.”


“그저 시류에 휩쓸려서 살아남느니 언제 죽더라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대로 살다가 죽는게 낫소.”


손견은 단호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


동탁은 아까부터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니, 왜 황보숭의 군대가 움직이는지 빨리 확인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동탁의 역정에 부장이 연신 이마의 땀을 훔치고 있었다.


“장군, 지금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상황을 파악중이니 곧 확인할 수 있···”


“곧? 곧 언제 말이냐? 저놈들이 황건적을 소탕하고 우리가 낙동강 오리알이 된 다음에 말이냐?”


그때 동탁의 부하 중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장군, 지금 공을 논할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거?”


“지금 의진의 군대가 황건적을 공격하면 명분상 황건적을 압송하고 있는 저희 관군에 대한 공격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됩니다.”


동탁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냐?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우리가 황건적과 도매급으로 취급받는다는 말입니다.”


동탁은 깜짝 놀라 말했다.


“뭐라? 그럼 어떻게 되는 거냐?”


“그, 그게···”


“좀 뜸들이지 말고 바로 얘기 해!”


“예! 그러니까 저희가 반역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동탁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반역자?”


***


하진은 전령의 보고에 거의 1장 높이 정도를 펄쩍 뛰었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황보숭의 군대가 왜 움직인단 말이냐!”


하진이 성질을 부리자 전령이 쩔쩔 매며 말했다.


“그, 그건 아직 파악중입니다! 시간을 주시면···”


“시간같은 소리 하네! 내가 바로 전체 군권을 통솔하는 사람인데 왜 자기들 마음대로 군사를 움직이냔 말이다!”


“그, 그건···”


그때 원소가 끼어들며 말했다.


“침착하십시오. 아마 아직 장군의 지시를 담은 서신이 도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뭔가 일이 벌어진 모양입니다.”


하진은 이번엔 원소에게도 버럭 화를 냈다.


“본초! 아까 자네가 장담한 거랑 다르지 않은가! 둘 다 얌전히 있을 거라면서!”


원소는 고개를 조아리면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장군. 제 불찰입니다. 뭔가 제가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 모양입니다. 아무튼 지금은 침착하게 상황을 수습해야 할 때입니다.”


하진은 이를 갈며 말했다.


“수습을 하라니, 어떻게?”


“어차피 장군의 서신이 도착한 뒤에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두 중랑장들이 완전히 미쳐버린 게 아니라면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어떻게 저들을 말리냐고!”


“천자의 근위대를 급히 보내십시오.”


하진이 기겁했다.


“본초, 자네 미친건가? 천자의 근위대는 절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어. 천자가 직접 명령하지 않고서는.”


“일단 싸움을 말리고 후에 재가 받으면 됩니다.”


원소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결과가 좋으면 다 잘 될겁니다. 원래 용서가 허락보다 쉬운 법입니다.”


하진은 잠시 끙끙 앓다가 말했다.


“제길! 잘못되면 다 니 책임이야!”


하진은 즉시 지시를 내렸다.


“황제의 호위대를 준비시켜라! 지휘는 내가 직접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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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낙양의 봄(10) +3 24.09.05 236 7 10쪽
26 26화. 낙양의 봄(9) +1 24.09.02 421 12 11쪽
25 25화. 낙양의 봄(8) +2 24.08.30 460 12 12쪽
24 24화. 낙양의 봄(7) +1 24.08.29 524 13 11쪽
23 23화. 낙양의 봄(6) 24.08.27 580 13 16쪽
» 22화. 낙양의 봄(5) +2 24.08.26 608 16 10쪽
21 21화. 낙양의 봄(4) 24.08.25 656 15 10쪽
20 20화. 낙양의 봄(3) +4 24.08.23 689 21 11쪽
19 19화. 낙양의 봄(2) +1 24.08.22 699 18 11쪽
18 18화. 낙양의 봄(1) +1 24.08.22 702 20 10쪽
17 17화. 황건적의 난(9) +1 24.08.20 727 23 12쪽
16 16화. 황건적의 난(8) +2 24.08.18 755 20 11쪽
15 15화. 황건적의 난(7) +2 24.08.17 805 20 13쪽
14 14화. 황건적의 난(6) +6 24.08.16 795 21 12쪽
13 13화. 황건적의 난(5) +2 24.08.15 830 20 13쪽
12 12화. 황건적의 난(4) +3 24.08.14 854 22 14쪽
11 11화. 황건적의 난(3) +2 24.08.13 883 23 11쪽
10 10화. 황건적의 난(2) +2 24.08.11 909 26 12쪽
9 9화. 황건적의 난(1) +1 24.08.10 940 28 12쪽
8 8화. 도원결의(2) +4 24.08.09 1,017 28 16쪽
7 7화. 도원결의(1) +4 24.08.08 1,077 29 12쪽
6 6화. 거상(2) +2 24.08.07 1,045 27 13쪽
5 5화. 거상(1) +1 24.08.06 1,101 29 12쪽
4 4화. 공손찬(2) +2 24.08.05 1,146 27 14쪽
3 3화. 공손찬(1) +3 24.08.03 1,250 30 15쪽
2 2화. 근수저 +3 24.08.02 1,369 32 13쪽
1 1화. JUICE +10 24.08.01 1,487 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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