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만인지적 유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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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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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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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황건적의 난(3)

DUMMY

유언과 추정은 급히 유주성의 성루로 달려가 성 밖을 내려다 보았다.


“헉···”


성 밖을 본 두 사람은 동시에 할 말을 잃었다.


성 밖에는 정말로 수만에 달하는 병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기 때문이었다. 구름처럼 몰려 든 황건적의 포로들은 대지를 뒤덮고 있었다.


유언이 경악하며 말했다.


“아니, 유주성의 코 앞에 저 많은 황건적이 집결해 있었다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황건적이 땅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거냐?”


추정 역시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저 병력이 유주성을 공격했다면··· 아마 얼마 버틸 수 없었을 겁니다.”


유언은 화들짝 놀라 말했다.


“자, 잠깐! 저 사람이 정말 유현덕이 맞는가? 현덕으로 위장한 황건적이 유주성의 문을 열기 위해 계책을 쓰는 것은 아닌가?”


“자사님. 진정하십시오. 저 병력이 유주성을 공격할 생각이었다면 굳이 그런 계책을 쓸 것도 없이 지금 즉시 공격을 했겠지요.”


“···그렇겠군.”


“하지만 혹시 모르니 일단 현덕과 소수의 수행원들만 성 안으로 불러 들이시지요.”


유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유언이 눈빛을 빛냈다.


“어느 정도의 장수인지 직접 이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다.”


***


드넓은 유주.


인구와 물산이 풍부하고 북방 이민족과 잦은 전투를 치르느라 많은 병력이 밀집해 있는 요충지.


그런 유주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인물이 바로 유주자사 유언이었다.


그런 중요한 인물인 만큼, 그의 집무실은 충분히 넓고 화려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어느 때 보다도 좁아 보였다.


“유현덕이 유주자사 군랑(유언의 자) 어르신을 뵙습니다.”


9척 전후의 거인 3명이 내뿜는 위압감이 유언의 집무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음. 반갑네. 헌데 옆에 있는 장수들은 누구인가?”


“제 아우인 관운장과 장익덕입니다.”


관우와 장비는 각각 포권을 하며 예를 갖췄다.


“이름은 관우, 자는 운장이라 합니다.”


“장비, 자는 익덕입니다.”


세 사람의 기운에 유언은 다소 위축된 느낌으로 말했다.


“그래··· 동모산의 황건적이 생각보다 조금 많았던 모양인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 주었소.”


조금?


유비는 속으로 살짝 욕하며 말했다.


“네. 처음 들었던 것보다 다소 많은 적군이 있었습니다만 자사님이 신경써 주신 덕분으로 다행히 잘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추정이 다소 민망한 듯 말했다.


“교위 추정이오. 그··· 혹시 동모산에 모여있던 황건적의 수가 정확히 얼마나 되었소?”


“포로들의 증언에 따르면 약 5만의 병력이 동모산에 집결해 있었다고 합니다.”


“5만?”


유언과 추정은 입이 떡 벌어졌다.


“그, 그럼 5백 의용군으로 5만 황건적을 상대하고 그 중 3만을 포로로 잡았다···?”


“네. 그렇습니다.”


추정이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아니, 도대체 어떤 계책을 사용한 거요?”


유비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말했다.


“계책이요? 글쎄요. 그냥 적장을 죽이니 적군이 알아서 달아나거나 항복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적장을 죽이는 걸 어떻게 했냐는 말일세.”


유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냥 한참 싸우다가 적장이 보이길래 죽였습니다. 아, 제가 한 건 아니고 제 아우들이 한 것이긴 합니다만···”


“···”


유언과 추정은 잠시 할 말을 잃고 삼형제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그··· 일단 수고가 많았네. 방을 마련해 줄 테니 좀 쉬고들 있게나.”


유비는 예를 갖추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


그렇게 삼형제가 집무실을 떠나자 유언이 추정에게 말했다.


“자네가 보기에 어떤가? 좀 쓸만해 보이는가?”


추정은 무슨 소리냐는 말투로 말했다.


“쓸만하냐니요? 5백으로 5만 적군을 패퇴시키고 3만을 포로로 잡은 공적을 세운 장수입니다. 격이 다른 장수임에 틀림없습니다.”


“흐음··· 하지만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냥 적장이 보여서 죽였다니. 말이 안 되지 않은가.”


유언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황건적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오합지졸에다가 쓸만한 장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닐까? 현덕이 뭔가 숨기는 게 있을 지도 모르고.”


추정은 유언에게 말했다.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포로를 심문해 보시지요.”


추정은 사람을 시켜 황건적 포로 한 명을 불러들였다. 포로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집무실로 들어왔다.


추정이 대뜸 포로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네 이놈! 지금부터 한 치의 거짓이라도 있다면 곱게 죽지는 못 할 것이다.”


“아이고, 여부가 있겠습니까!”


유언이 포로에게 말했다.


“의용군이 어떤 방법으로 너희 황건적을 물리쳤느냐? 어떤 계책을 사용했지?”


“계, 계책이요? 그런 건 잘 모릅니다요. 그냥··· 그냥···”


포로는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자 얼굴에 잊고 있었던 공포가 떠올랐다.


“죽이고 또 죽이고··· 으으···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어요!”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유언과 추정은 여전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포로를 돌려 보낸 뒤 추정이 말했다.


“일단은··· 현덕을 제 부장으로 삼아 황건적 토벌을 진행하겠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아야겠군요.”


유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만약 정말 실력으로 올린 성과라면··· 반드시 내 휘하에 두어야겠지.”


지금은 천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 난세의 시작점.


강력한 장수를 얻을 수 있다면 더 큰 야망을 가질 수 있었다.


유언의 표정에 조금씩 욕망이 떠오르고 있었다.


***


전투가 한창인 전장.


황건적은 어디에나 있었고 삼형제는 쉴 틈 없이 전장을 휘젓고 있었다.


칼날이 번득이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고 내장이 바닥으로 쏟아졌으며 머리가 땅에 떨어져 굴러다녔다.


난세에선 흔하디 흔한 비극이었지만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비극의 대상이 모두 황건적 병사들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이었다.


“으아악! 살려줘!”


“유비군이다! 다들 도망쳐!”


삼형제가 나타나자 황건적들은 모두 무기를 버리고 달아났다.


장비는 허탈한 듯 장팔사모를 어깨에 걸치며 말했다.


“뭐야. 왜 다들 싸우지도 않고 도망가는거지?”


관우는 나쁘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우리 입장에선 좋은 일이지. 병력 손실 없이 전투를 승리한 것 아니냐.”


하지만 장비는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도 그렇지만 이래서야 싸우는 기분도 안 나지 않소. 아니, 그보다 황건적들은 지휘관도 없나? 보통 적장이 싸움을 좀 할 텐데 그런 사람이 전혀 안보이네.”


그때 달아나는 황건적 사이로 한 장수가 말을 타고 달려나오며 소리쳤다.


“이 탐관오리의 개들아! 이 지공장군 장보가···”


-콰각!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비의 쌍고검이 장수의 상체를 갑옷 째로 두동강 내 버렸다. 거대한 상체가 갑옷 조각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쿠웅!


관우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형님. 방금 무슨 장군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응? 그랬나? 난 못 들었는데.”


장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누가 도적떼 아니랄까봐 말 타고 있다고 다 장군이니 장수니 떠들어 대니 원··· 한 칼에 나가 떨어지는 게 딱 봐도 그냥 잡장 나부랭이 아니오.”


장비는 분통이 터진 듯 말했다.


“에잉! 이거 우리가 의용군이라고 황건적 한테까지 무시 당하는 거 아니오?”


유비가 피식 웃었다.


“황건적이 우리가 누군지 어찌 알겠느냐? 자의식 과잉이구나.”


관우가 말했다.


“하지만 뭔가 중요한 전장에 투입되지 못하는 느낌이 있긴 합니다. 싸움 비슷한 걸 해보지도 못했으니까요. 전공을 세울 기회가 줄어드는 건 좀 아쉽습니다.”


유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러다 제대로 된 전공도 세우지 못하고 황건적 토벌이 끝날까봐 좀 걱정이 되는구나.”


장비가 떼쓰듯 말했다.


“큰형님이 교위님께 말씀 좀 드려 보면 안되겠소? 이건 뭐 패잔병 처리 전문부대도 아니고···”


“그래.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해 봐야겠구나.”


관우가 말머리를 돌리며 말했다.


“그럼 여기도 대충 정리된 것 같은데 이제 영채로 돌아가시죠.”


장비도 말을 돌리며 투덜거렸다.


“쳇. 땀도 안났소. 준비 운동도 안되는군요. 그런데 형님들 오늘은 뭐 하시우?”


유비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어디보자. 오늘은··· 하체 조지는 날이구나.”


“으윽. 하체라니.”


삼형제는 진저리를 치며 영채로 돌아갔다.


***


교위 추정의 막사.


전령의 보고를 받은 추정이 놀란 듯 말했다.


“···병력 손실이 0명? 또?”


“예. 그렇습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싸우길래 전사자가 한 명도 없어?”


“그게··· 삼형제가 맨 앞선에서 돌격하면 병사들이 뒤를 따라가는 전술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추정은 황당한 듯 말했다.


“그건 그냥 셋이서만 싸우는 거 아니냐? 전투 내내 그렇게 싸운다고?”


“예. 그렇습니다.”


“그건 전술도 뭣도 아니지 않으냐··· 게다가 위험하기까지 해. 그런 돌파진형은 기동을 멈추는 순간 포위되어 버리는 단점이 있지. 황건적 진영에도 싸움에 능한 장수들이 있을텐데. 적장이 잠시만 돌격을 멈춰 세우면···”


“유비 삼형제가 지나가는 길목에는 적장이 나타나도 병졸과 다름 없이 순식간에 베고 지나가 버려서 그런 경우가 없습니다.”


“그럴수가···”


“게다가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유비군만 나타나면 황건적이 무기를 버리고 도망가 버리기 일쑤라 이제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지경까지 와 버렸습니다.”


추정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계속 성과가 좋아서 나름 공략이 힘든 요충지에 주로 배치했는데도 그렇다니··· 진짜 뭐하는 놈들이지?”


전령은 다소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그런데 삼형제가 약간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뭐? 어떤 불만?”


“전공을 세울 수 있는 주요 전장이 아닌 한가한 곳으로만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은 화들짝 놀랐다.


“뭐? 그런 말 도 안되는···”


추정은 턱을 괴고 앉아 고민에 빠졌다.


“이런 변두리 전장에선 더 어려운 전장 같은 게 있지도 않아. 계속 불만이 쌓이면 다른 곳으로 떠날지도 몰르는데 어쩌지...”


추정은 다소 초조함을 느꼈다.


이 정도 전공을 올렸으니 이제 제후들 사이에서 유비의 소문이 도는 것도 시간 문제.


불만이 계속 되면 다른 제후들에게 유비를 빼앗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유비를 계속해서 유언의 휘하에 묶어 두기 위해서는 좀 더 큰 전과를 올릴 수 있는 전장이 필요했다.


추정은 전령에게 말했다.


“지금 자사님께 서한을 보내라.”


추정은 지도를 보며 말했다.


“우리는 수괴 장각이 있는 광종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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