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만인지적 유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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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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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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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낙양의 봄(10)

DUMMY

# 27화. 낙양의 봄(10)


-쉬릭!


살수는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유비의 손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며 거리를 벌렸다.


“···”


잠시의 침묵.


살수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 속도를 잡았다고?’


속도는 암살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무기 중 하나였기에 모든 살수들은 속도를 높이기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일반적인 전장에서는 치명상을 입히기 위한 파괴력이 속도보다 더 중요했지만 방심한 상대의 급소를 정확히 노리는 암살이라는 영역에서는 빠르기와 정확도가 훨씬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갑작스레 나타난 살수의 움직임을 읽는 것을 넘어 손목을 정확히 잡아채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정보가 샜나?’


하지만 살수는 곧 고개를 저었다.


‘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이건··· 도대체 뭐지?’


손견이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웬 놈이냐! 황궁 안에서 이게 무슨···”


하지만 살수의 안중에 손견은 없었다.


‘나머지 놈들은 전부 피래미. 문제는 저 귀 큰 놈!’


살수는 자세를 웅크리며 빠르게 튕겨져 나갈 준비를 했다.


‘흥. 그래봤자 전장에서나 통하는 몸뚱이다. 훈련받은 살수를, 그것도 맨손으로 당해낼 수는 없어. 절대로···’


살수는 2자 정도 되는 길이의 검을 손에 쥐고는 유비를 향해 몸을 날렸다.


-쉬익!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유비의 목을 향해 날아가는 검. 하지만 유비는 마치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옆으로 움직이며 피해냈다.


-휘리릭!


독특한 손목의 움직임으로 검을 다루자 검날은 곧 유비의 가슴팍을 향해 쫓아가듯 날아갔다.


하지만 유비는 허리를 크게 젖히며 칼날을 피했고 살수는 그 틈을 이용해 가까운 쪽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려했다.


한 쪽 다리가 들리며 나머지 한쪽 다리은 접힌 상황. 누가 보더라도 중심을 잃고 넘어져야 당연한 그림이었다.


하지만 유비는 무지막지한 다리힘으로 접힌 한 쪽 다리만으로 넘어지지 않고 버티는 기예를 선보였다.


“···!”


이런 건 듣도 보도 못한 장면이었다.


그 순간 유비는 중력을 무시하는 듯 허리를 강하게 튕기며 몸을 일으켜 세우며 긴 팔을 뻗어 당황한 살수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치잇!”


살수는 즉시 칼로 옷을 베며 빠져나갔다.


살수는 이를 억물었다. 절대 신분을 노출시켜선 안되는 무영단의 살수가 증거가 될 수 있는 옷의 일부를 빼앗겨버린 것이었다.


퇴로가 사라진 살수는 검을 고쳐쥔 뒤 무작정 달려들었다. 방어는 무시한 채 공격에 모든 것을 건 움직임이었다.


-쉬이익!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검날이 유비의 목을 향했다.


하지만 유비의 반응속도와 순발력이 한참은 위였다.


-덥썩!


이번에도 유비는 살수의 손목을 잡았고 강하게 힘을주어 비틀었다.


“크억!”


-땡그렁!


살수는 결국 무기를 놓쳤고 비무장 상태가 되었다.


살수는 품에서 단도를 꺼내어 자결을 시도했지만 유비는 그 마저도 손으로 칼을 쳐내며 막았다.


“그만! 승부는 났다! 포기해!”


유비의 말에도 살수는 아랑곳 않고 혀를 빼물었다.


“제길!”


유비는 번개같은 움직임으로 살수의 뒤로 돌아가 한 팔로 목을, 나머지 한 팔로 머리를 감싸쥐고 힘을 주었다.


경찰 교육원에서 배운 리어네이키드 쵸크.


“크르륵···”


잠시 버둥거리던 살수는 눈이 풀리며 그대로 기절했다.


“휴우우···”


유비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절한 살수는 바닥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현덕! 괜찮소?”


조조가 즉시 달려와 유비의 상태를 살폈고 유비는 걱정 말라는 듯 손을 저었다.


“나는 괜찮소. 다들 다친데는 없으십니까?”


다행히 공격이 유비에게 집중되어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무사했다.


손견은 화가 잔뜩난 얼굴로 씩씩댔다.


“이 낙양놈들이 안전한 성 안에 틀어박혀서 목숨걸고 황건적과 싸우고 온 우리를 암살하려고 한다고? 네 이놈들을 당장···!”


황보숭이 손견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아직 누가 보낸 자객인지도 모르는데 섣불리 행동해선 안된다.”


장각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낙양에서 암살이야 밥먹듯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번건 이해하기가 어렵군요. 나나 동중영 뿐만이 아니라 황보의진까지 노리다니···”


동탁이 화들짝 놀라 말했다.


“나, 나는 왜 당연한 듯 말하는거냐!”


“그야 당신이 나를 데려 왔으니 죽일 거면 같이 죽이는 게 맞지 않겠소. 나중에 명분을 갖다 대기도 편하고.”


동탁의 얼굴이 흑빛으로 변했고 장각은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황보의진은 경우가 다르지. 우리와 같이 죽일 명분이 없소. 의진은 왜 죽이려 한 것인지···”


손견이 이를 갈며 말했다.


“제길! 누가 보낸 자객인지 알아낼 방법이 없는건가?”


그때 조조가 나서며 말했다.


“여기 이 자는 알지 않겠소? 하다 못해 뭔가 아는 부분이라도 있겠지요.”


하지만 황보숭이 고개를 저었다.


“움직임이나 행동거지로 보아 저 자는 암살을 업으로 살아가는 살수 집단에 소속된 자다. 저런 자들은 죽으면 죽었지 자신의 의뢰인의 신상을 이야기하지는 않아.”


하지만 조조는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


“빨리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그런 건 걱정 마십시오.”


유비는 조조의 눈빛을 보며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저 눈. 경찰시절 본 적이 있었다.


‘딱 싸이코패스의 눈빛이야.’


유비는 혀를 끌끌 찼다. 능히 여백사를 죽이고 서주 양민을 학살할 수 있는 사람임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조조는 히죽히죽 웃으며 살수에게 다가갔다.


그때 공중에서 얼굴을 가린 어떤 남자가 떨어졌다.


-푸욱!


“크히억!”


갑자기 나타난 남자는 기절해있는 살수의 목에 검을 찔러넣었고 기묘한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살수는 죽어버렸다.


“아니! 웬놈이냐!”


“···”


남자는 무덤덤히 살수의 죽음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들어 유비를 바라보았다.


그 남자는 죽은 살수와 달리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유비는 한 눈에 알 수 있았다.


‘강하다!’


상대방의 강함이 어느정도인지 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상당한 수준의 강자가 묵기를 들고 있는 상황. 유비는 살짝 긴장하며 자새를 낮췄다.


하지만 남자는 유비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신의 할 일은 다 했다는 듯, 나타난 것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레 사라졌다.


***


천자의 회의실.


천하 모든 곳을 통틀어 가장 지엄하고 화려한 장소임이 틀림없는 장소. 여섯 장수는 그런 회의실에 들어섰지만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결국 정체는 알 수 없게 되었다.’


두 명의 중랑장에 대한 암살시도라는 민감한 사건에도, 낙양성은 별 일 아니라는 듯 일을 마무리지었다. 여섯 장수는 아쉽지만 누군가 높은 사람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심증만 남긴 채 사건을 묻을 수 밖에 없었다.


범인을 찾지 못했다는 찝찝함도 찝찝함이지만 그보더 더 큰 문제가 있었다.


‘한 번 하려던 걸 두 번이라고 못할까.’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낙양성에 있는 한 목숨이 간당간당 하다는 것이 확인 된 셈이었다.


언제라고 목에 칼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 그에 대한 압박감은 모두를 예민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때 회의실 입구에서 두 사람이 나타났다. 수염이 없는 매끈한 얼굴과 장비를 연상시키는 덥수룩한 수염이 대조적인 두 사람.


‘하진과 건석이겠군.’


하진과 건석은 동시에 회의장으로 입장하면서 서로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그들의 묘한 긴장 기류가 회의장 전체를 팽팽하게 긴장시켰다.


그리고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유비에게 눈길이 향했다.


‘저 자가 바로 현덕.’


쟁쟁한 무장들과 천자의 근위대 옆에서도 조금도 밀리지 않는 엄청난 체구를 자랑하는 유비. 건석은 혀를 쯧! 하고 차며 고개를 돌렸다.


그때 회의실 뒤에서 환관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나타나더니 말했다.


“황제 폐하 드시오!”


잠시 후 무거운 치장을 잔뜩 두른 천자가 수많은 수행원과 함께 회의실로 들어왔다.


운동이라곤 해 본 적 없는 듯 한 몸매에 턱살이 잔뜩 끼고 눈 주위가 검고 퀭한 남자.


‘이 자가 영제.’


유비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생각했다.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는 헌제이지만 사실상 한나라를 끝장낸 건 바로 눈앞에 있는 이 사람, 암군 중의 암군 영제였다.


바로 직전 황제인 환제와 함께 환령으로 불리며 관직을 사고파는 것은 물론 환관이 득세하도록 방치, 조정의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키고 결국 황건적의 난으로 화룡점정을 찍으며 한실을 끝장낸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황제.


영제는 만사가 귀찮다는 듯 옥좌에 털썩 주저 앉으며 등을 기댔다. 그리고 흘끗 아래를 내려다보며 마치 ‘나를 귀찮게 만든 놈들이 바로 이 놈들이군.’ 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환관 하나가 쪼르르 달려와 무언가 소곤거리자 영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잠시 후 비단으로 장식된 작은 가마같은 것에 서신으로 보이는 두루마리 하나가 놓인 채 회의실로 들어왔다.


건석이 천천히 다가가 서신을 들고 펼친 후 큰 소리로 읽어내려갔다.


각종 미사여구를 포함한 쓸데없이 장황한 말들을 들으며 다소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때 쯤, 마침내 본질적인 내용이 나왔다.


“···그러한 바, 짐은 그 공을 인정하여 치하하며 의로운 장수 장각을 거록의 태수 자리에 봉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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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낙양의 봄(9) +1 24.09.02 421 12 11쪽
25 25화. 낙양의 봄(8) +2 24.08.30 460 12 12쪽
24 24화. 낙양의 봄(7) +1 24.08.29 524 13 11쪽
23 23화. 낙양의 봄(6) 24.08.27 580 13 16쪽
22 22화. 낙양의 봄(5) +2 24.08.26 609 16 10쪽
21 21화. 낙양의 봄(4) 24.08.25 656 15 10쪽
20 20화. 낙양의 봄(3) +4 24.08.23 689 21 11쪽
19 19화. 낙양의 봄(2) +1 24.08.22 699 18 11쪽
18 18화. 낙양의 봄(1) +1 24.08.22 702 20 10쪽
17 17화. 황건적의 난(9) +1 24.08.20 727 23 12쪽
16 16화. 황건적의 난(8) +2 24.08.18 756 20 11쪽
15 15화. 황건적의 난(7) +2 24.08.17 805 20 13쪽
14 14화. 황건적의 난(6) +6 24.08.16 795 21 12쪽
13 13화. 황건적의 난(5) +2 24.08.15 830 20 13쪽
12 12화. 황건적의 난(4) +3 24.08.14 854 22 14쪽
11 11화. 황건적의 난(3) +2 24.08.13 883 23 11쪽
10 10화. 황건적의 난(2) +2 24.08.11 910 26 12쪽
9 9화. 황건적의 난(1) +1 24.08.10 940 28 12쪽
8 8화. 도원결의(2) +4 24.08.09 1,017 28 16쪽
7 7화. 도원결의(1) +4 24.08.08 1,077 29 12쪽
6 6화. 거상(2) +2 24.08.07 1,045 27 13쪽
5 5화. 거상(1) +1 24.08.06 1,101 29 12쪽
4 4화. 공손찬(2) +2 24.08.05 1,146 27 14쪽
3 3화. 공손찬(1) +3 24.08.03 1,250 30 15쪽
2 2화. 근수저 +3 24.08.02 1,370 32 13쪽
1 1화. JUICE +10 24.08.01 1,487 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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