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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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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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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서리불꽃 (3)

DUMMY

성검전기는 영웅들의 일대기다.


주인공과 지온하르트를 필두로 하여, 그들과 함께하는 수많은 영웅의 서사를 SRPG의 형태로 즐기는 게임이었다.


그 영웅들의 이름은 신화나 현실 속 인물들을 차용하거나, 판타지적으로 조금 유명한 단어들을 적절히 변형하는 경향이 있었다.


당장 내가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들의 주인, '사령왕 자하드'만 하더라도 그렇다.


'성전 지하드에서 한 글자만 바꿨지.'


실제 의미와 사령왕의 이름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다만, 게임 잡지에 실린 제작진 인터뷰를 보고는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멋있으니까.


멋.


영웅은 멋이 있어야 한다.

이는 이름을 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만일 은태자의 이름이 지온춘식이라거나 했다면, 성검전기는 갓겜이 되기도 전에 희대의 괴작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기에, 성검전기는 많은 이들의 추억에 남았다.


바르바로사 하이레딘 또한 마찬가지다.


전설적인 해적의 이름에서 중간 이름만 빼고 가져온 이 붉은 수염의 해적은 말 그대로 해적이고, 그 성향을 굳이 따지자면 '악'에 가까웠다.


마왕군이라는 적과 싸우는데 인류가 공동전선을 펼쳐서 그렇지, 마족을 배제한 인류의 이야기였다면 아마 동료가 아니라 처치해야 할 빌런으로 나왔어도 이상하지 않을 존재.


-얘를 영웅으로 봐야 하는 건가?


역사덕후들이 보면 불편해서 자세를 고쳐 앉고 본격적으로 '이 캐릭터가 영웅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라는 식으로 조사를 시작했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느냐 하면, 성검전기는 20년 전 게임이었기 때문에.


20년 전 시점이 인터넷이 발달했어도 지금처럼 OO위키에 검색만 하면 그 사람의 일생이 전부 다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유명하니까 가져다 쓰자!


사람들은 그것을 '낭만의 시대'라도 부르기도 하지만, 20년의 세월 동안 이런저런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지금 쓰기는 좀...'이라고 할만한 이들이 생겨났다.


그러므로.


나는 켈라이나이 시장 막스와 해군대장 가이달-바르바로사 하이레딘이라는 상황에 대하여, 지오니와 상의가 필요했다.


"무슨 생각으로 붉은 수염 해적단을 해군으로, 바르바로사 하이레딘을 가이달이라는 이름으로 세탁한 거지?"

"...의외로군."


선장실을 차지한 지오니는 조각 케이크와 홍차로 티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아차.'


망했다.

은태자는 그 모티프가 영국인이었던 건지, 티타임을 가지는 걸 몹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중에 다시 오도록 하지."

"아니. 차 마시면서 그 정도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할까. 앉아."


지오니가 내 앞자리를 권하고, 나는 지오니와 마주 앉았다.


"시장의 창고에서 가져온 홍차다. 항구도시라서 그런지 약간 짠 내가 섞인 것 같지만, 그건 그거대로 풍미가 있지."


지오니가 귀족의 예법에 따라 내 잔에 홍차를 붓는다.


"그래. 무엇이 문제지? 상의도 없이 결정을 내린 것?"

"그걸 따지러 온 건 아니다."

"그러면? 붉은 수염 해적단을 우리의 해군으로 영입한 것? 안심해도 좋다. 너와 맺은 계약과 같이 진행하지는 않았고, 막스를 통해 켈라이나이 시의 이름으로 정식으로 군인으로 채용한 거니까."

"그것도 아니야."

"......나는."


지오니가 홍차를 한 모금 삼키며 겸연쩍게 웃었다.


"그대가 혹시 해적을 영입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줄 알았지."

"사령술사인데도?"

"혹시 모르는 일 아닌가. 부모가 해적에게 당해서 복수심을 가지고 있거나 그럴지도."


그런 영웅이 있기는 하다.


"그런 거 때문은 아니다. 그런데, 혹시 그랬으면 뭐 계약 파기라도 했으려고?"

"사령술사인 그대보다 가치 있지는 않기는 하지. 원한다면 말하라. 타당하고 합리적이라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아니면 그들을 전부 몰래 죽인 다음, 해골해적단으로 만드는 것도 괜찮긴 하다. 사실 그쪽이 더 내 취향이기도 하고."

"...아니. 그러려고 온 건 아니야."


하지만 나는 아니다.

또한 해적을 영입한 것 자체도 딱히 불만은 없다.


"가이달이라는 이름."


내가 지오니를 찾아온 이유는 1티어 캐릭터였던 하이레딘이 자칭한 그 이름.


"꼭 가명이어야 하나?"

"음?"

"바르바로사 하이레딘. 그 이름 그대로 쓰는 건 어떤가 싶어서."


설령 지금의 하이레딘이 한쪽 팔이 날아가고 그곳에 무슨 근미래 배경에서 선글라스를 낀 흑형 아재 캐릭터가 쓸 것 같은 마도캐논을 장착하고 있기는 하지만.


"굳이 가이달이라고 가명을 씌워두는 건 그다지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말이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을 찌르고 들어오는걸."


지오니가 눈을 끔뻑거리며 조각 케이크를 포크로 살짝 떠냈다.


"당분간은 전력을 숨기려고 했다. 하이레딘의 존재를."

"전력을 숨겨?"

"크라켄을 봉인한 사령술사만 하더라도 성전기사단에서 시비를 걸어올지도 모르는데."


지오니가 케이크를 찍은 포크로 나를 가리켰다.


"거기에 붉은 수염까지 가세했다고 한다면, 놈들이 나를 죽이려고 올지도 모른다."

"놈들?"

"인류가 마왕군을 상대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황위 계승자를 한 명이라도 더 제거하려고 하는 머저리들."


지오니가 이를 갈며 짜증을 냈다.


"분명 오겠지. 성전기사단을 동원하든, 아니면 자기네 병사를 동원하든."


조각 케이크를 거칠게 입에 집어넣고는 마구 씹어먹으며, 지오니는 으르렁거렸다.


"그래서 나는 잠시 신중하게 판단을 내려야 했다. 얼어붙은 땅으로 가지 못하는 지금, 우리가 이곳을 거점으로 머물러야 하니까."


지오니가 탁자를 두드리며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바꿀까?"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네 선택을 따르겠다, 사령술사."

"뭐?"

"내 직감이 항상 맞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그대의 선택은 나의 예상보다 더 굉장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니."


지오니는 포크로 애꿎은 조각 케이크를 푹푹 찔렀다.


"이유만 적당하다면 뭐...."

"휴."

"그 한숨은 뭐지? 안심했다는 것 같은 한숨은."

"아니. 그냥, 다행이구나 싶어서."


진정으로.


'은태자가 선택을 내리는 게 좀 보수적이고 안정 지향적이긴 하지.'


은태자는 주인공의 동료이면서 가이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은 살아남는 길, 안전한 길을 선택지로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시스템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스트레스를 덜 주기 위한 길이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난도를 높이면 보상도 큰 법이지."

"뭐?"

"겁쟁이처럼 숨지 말고, 당당히 나서자고."


은태자의 노말모드보다, 주인공의 하드모드가 더 많은 경험치와 더 많은 보상이 있다는 것은 성검전기 게이머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


"오라고 해."


나는 홍차를 들었다.


"어차피 언젠가 싸울 '정적'이라면, 제일 먼저 오는 놈부터 처리하면서 우리 전력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니까."

"......아무래도, 느긋하게 티타임을 가질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


지오니가 자세를 고쳐 앉았다.


"황위 계승자들 사이의 전쟁이 시작될 거다. 그래도 괜찮겠나?"

"얼마든지."


나는 나를 가리켰다.


"마왕군의 존재가 없었다면 가장 먼저 인간 사회에서 매장당했을 직업을 가진 이들이 누구지?"

"...시체를 조종하는 사령술사지."


지오니가 여유롭게 웃었다.


"정보를 흘리겠어. 대신, 적당히 섞도록 하지."

"섞다니, 뭘? 홍차에 우유를?"

"...그대와 나의 계획을."


그렇게.


"세탁한 척하면서, 붉은 수염의 존재를 흘리도록 하지. 원숭이도 눈치를 챌 수 있게."


해군대장 가이달은 하루아침에 가이달 바르바로사 하이레딘이 되었다.


"그러면 제일 중요한 것부터 하나 정하도록 하지."

"제일 중요한 것?"

"그래."


지오니가 탁자 위에 올려둔 책을 펼쳤다.


"우리의 상징."

"...문장?"



* * *



[그 시각, 켈라이나이 인근. 플라우로스 백작령, 영주관저 집무실.]


"호오. 해신의 마을을 차지한 게 아무런 끈도 없는 황위 계승자라."


머리를 보랏빛으로 물들인 간사한 인상의 귀족 남자, 플라우로스 백작은 자신의 손에 쥔 보랏빛 장미를 흔들며 집무실 한쪽에 앉아있는 이에게 눈을 돌렸다.


"어찌하시겠습니까? 13번째 계승자님. 도시에 남은 잔존 병력에 더불어, 해적들까지 고용했다는데."

"흥."


허리에 검을 찬 제복의 청년은 입꼬리를 비릿하게 비틀었다.


"시장이라는 놈이 무능하니 아무런 배경도 없는 녀석에게 도시를 내어준 거지. 쯧, 귀찮게."

"귀찮아도 가만히 계실 수는 없습니다. 1계승자와 4계승자가 '은태자'의 죽음을 바라고 있으니까요."

"하!"


제국 황위 계승 서열 13위.


"내가 형님이랑 누님 뒤처리 담당이야? 응? 이 헤이스팅스가?"


헤이스팅스 폰 캘커드는 죽일듯한 눈으로 플라우로스 백작을 향해 강하게 쏘아붙였다.


"하하. 그렇게 화를 내지 마십시오. 그분들이 위에 올라가야 13계승자님도 황좌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겁니다."

"쳇."

"지금까지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면서 후견인을 찾던 자가 마침 이렇게 이곳에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 일대를 다스리는 헤이스팅스 님께 던지는 명백한 도전이지요."

"......."

"허울뿐인 순서입니다. 일곱 번째기는 하지만, 그래도 헤이스팅스 님의 윗 서열 아닙니까?"

"그래서 뭐? 자리잡기 전에 일찌감치 잡자고?"

"예."


플라우로스 백작의 말에 헤이스팅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병력은?"

"인근 영지에 파발을 돌리겠습니다. 은태자가 크라켄 소동을 핑계로 시장을 내쫓고, 그 자리를 차지하여 세력을 키우려고 한다고."

"음. 얼마나 모일까?"

"최소한 2천은 모일 겁니다. 마나를 쓸 줄 아는 기사만 하더라도 30명 정도는 될 거고요."

"부족해."


헤이스팅스가 품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용병들도 고용해. 도망치는 건 귀재니, 무조건 잡으라고."

"용병들이 잡아버리면, 그 은태자의 곱상한 얼굴이 망가질 겁니다?"

"망가지면 망가진 대로 가지고 놀면 되지. 아예...그쪽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헤이스팅스는 보석이 잔뜩 들어있는 주머니를 흔들다 플라우로스 백작에게 던졌다.


"용병들이 잡으면 용병들에게 맡기고, 무난하게 이기면 자신이 부른 해적들에게 맡기도록 하지."

"과연."

"아주 그냥 정신을 박살 내줘야 해. 다시는 황제 자리를 생각하지 못하게."


헤이스팅스가 비릿하게 입꼬리를 비틀었다.


"아무런 힘도 없는 것이, 감히 제국의 1인자가 되려고 꿈을 꾸는 것 자체가 불쾌한 거라고."



* * *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마을 경비대가 가져온 소식을 바탕으로 하여, 지오니와 함께 켈라이나이의 성벽 위에 올라섰다.


"우려하던 일이 생기고 말았지?"

"보통 우려라는 단어는 위험하고 힘든 상황에서 쓰는 거 아닌가?"


지오니는 내 물음에 여유롭게 웃으며 답했다.


"추정되는 적의 병사는 약 2천. 기사도 몇 보이는군."

"하나 물어보도록 하지. 혹시 저들이 고블린들과 같이 폭탄을 던진다거나, 엘프들처럼 정령술로 죽창을 던진다거나 하는 그런 놈들인가?"


혹시, 판타지 세상에서 단분자 커터(마법) 같은 걸 사용하는 미친놈들은 아닐 것이다.


"전혀. 이곳 켈라이나이에 있던 병사들이 2천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지. 적으로."

"경비병 시절의 로드릭 2천이라."


상대하기 어렵냐고, 지는 거냐고 혹시 묻는다면.


"충분하군."


이긴다.


이곳에는 은태자가, 하이레딘이, 그의 휘하 해적들이, 그리고 마을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막스를 비롯한 경비병들이.


그리고 내가 있다.


"시작할까."


펄럭.

지오니가 깃창 하나를 높이 치켜든다.


"서리불꽃의 이름으로."

"...서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알 것 같은데, 불꽃은 어디에서 온 거야?"

"그냥. 멋있잖아."


문장을 바라보는 지오니의 눈빛은 무언가 강한 의지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아. 취향이셔? 그러면 어쩔 수 없지."


타오르는 불꽃처럼 생긴 문장은 청색과 은색이 섞인 얼음으로, 흡사 무덤에서 피어오른 서리꽃과도 같았다.


"켈라이나이 수성전. 준비는 됐나, 사령술사?"

"물론."

"저기, 나를 죽이고 서열을 한 계단이라도 높이려는 황족이 있는데?"


지오니가 성벽 아래, 황금빛 투구를 쓰고 있는 귀족을 가리켰다.


"황족이라. 이름은?"

"헤이스팅스 폰 캘커드. 플라우로스 백작가가 그를 지지하고 있다."

"서열은?"

"13위."


헤이스팅스. 13위.

기억에는 없는 이름.


"황족은 뭐 칼 맞으면 안 죽나."


내 말에 지오니가 그 어느 때보다도 활짝 미소를 지었다.


"황족이라 봐주고 그런 거 없어. 우리를 죽이러 왔으면, 자기도 죽을 생각을 해야지."


켈라이나이 방어전.


"빨리 죽든, 늦게 죽든...."


마왕군과의 전쟁이 한창인 와중에도 은태자를 죽이려드는 머저리 같은 황위 계승자들과의 전투는 원작에도 있는 전투다.


"어차피 뒈지면 다 스켈레톤인 것을."


황족이나 노예나, 뼈만 남으면 그냥 해골바가지일 뿐이다.


작가의말

의외로 정?상적인 대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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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황야의 데스나이트 (2) NEW +4 22시간 전 448 32 12쪽
39 황야의 데스나이트 (1) +6 24.09.13 826 43 13쪽
38 문어머리 언데드 (2) +10 24.09.12 954 46 14쪽
37 문어머리 언데드 (1) +13 24.09.11 1,080 57 12쪽
36 연중무휴 (4) +7 24.09.10 1,229 69 12쪽
35 연중무휴 (3) +4 24.09.09 1,325 74 13쪽
34 연중무휴 (2) +7 24.09.08 1,491 82 12쪽
33 연중무휴 (1) +11 24.09.07 1,634 90 14쪽
32 이제 이 해골은 제 겁니다 (3) +10 24.09.06 1,666 91 13쪽
31 이제 이 해골은 제 겁니다 (2) +10 24.09.06 1,734 110 13쪽
30 이제 이 해골은 제 겁니다 (1) +7 24.09.05 1,942 104 12쪽
» 혁명의 서리불꽃 (3) +9 24.09.04 2,177 113 14쪽
28 혁명의 서리불꽃 (2) +18 24.09.03 2,386 121 13쪽
27 혁명의 서리불꽃 (1) +8 24.09.02 2,527 116 13쪽
26 서리달 (2) +8 24.09.01 2,569 134 13쪽
25 서리달 (1) +9 24.08.31 2,592 122 12쪽
24 기생수와 언데드 (4) +11 24.08.30 2,672 135 12쪽
23 기생수와 언데드 (3) +6 24.08.29 2,747 128 13쪽
22 기생수와 언데드 (2) +11 24.08.28 2,925 141 13쪽
21 기생수와 언데드 (1) +6 24.08.27 3,196 140 13쪽
20 보물 사냥꾼 (3) +10 24.08.26 3,380 145 13쪽
19 보물 사냥꾼 (2) +15 24.08.25 3,587 165 12쪽
18 보물 사냥꾼 (1) +11 24.08.24 3,851 168 13쪽
17 같은 목적 (2) +16 24.08.23 3,844 176 12쪽
16 같은 목적 (1) +6 24.08.22 3,946 179 15쪽
15 영웅 (2) +15 24.08.21 3,932 209 12쪽
14 영웅 (1) +17 24.08.20 4,049 201 13쪽
13 최종보스와 계약을 맺다 (3) +15 24.08.19 4,297 174 13쪽
12 최종보스와 계약을 맺다 (2) +15 24.08.18 4,504 202 14쪽
11 최종보스와 계약을 맺다 (1) +15 24.08.17 4,647 19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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