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로 환생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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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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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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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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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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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거점 방어 (4) : 3서클 마법사

DUMMY

"우현 씨...? 우현 씨!"


이서연의 목소리에 나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가 나를 걱정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요? 숟가락 들고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잖아요."


"아, 제가 그랬었나요?"


"네!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요?"


"고민이요? 있긴 하죠."


"무슨 고민인데요?"


"사실 그거랑 관련해서 서연 씨한테 할 말이 있어요."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한테요?"


나는 잠시 침묵하고 생각에 잠겼다.


전장에서 이탈을 하려면 충분히 그럴듯한 이유가 필요했다.


머릿속으로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던 중,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마나 고갈.


이는 실제로 위험한 증상이면서도, 내가 그동안 과하게 마법을 사용해 온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있을 법한 증상이었다.


'이거면 되겠어.'


나는 결심을 하고 입을 열었다. ​​​​​​​​​​​​​​​​


"제가 며칠 동안 너무 무리를 했는지 지금 살짝 마나 고갈 증상이 오려고 하거든요."


"괜찮아요? 그럼 차라리 몸이 회복될 때까지 좀 쉬는 게 어떠세요? 마나 고갈은 신성력으로 치유되는 게 아니에요. 꼭 휴식을 취하셔야 해요."


나는 속으로 '먼저 말을 꺼내줘서 고맙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음... 그럼 죄송하지만 며칠만 쉬다 복귀해도 될까요?"


"당연하죠. 푹 쉬고 오세요. 컨디션이 좋으셔야 7일차에 열심히 싸우실 수 있으니까요."


"웨이브는 괜찮겠죠?"


"그럼요. 웨이브는 저희가 잘 막고 있을 테니 걱정 마세요."


"그럼... 혹시 제가 쉬는 동안 아무도 절 찾아오지 않게 공지 좀 해주실 수 있나요? 혼자 조용히 쉬고 싶어서요."


이서연이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회복하려면 그게 좋겠죠. 알겠어요. 제가 꼭 당부해둘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꼭 부탁드려요."


그녀와 인사를 나눈 후, 나는 곧장 내 방으로 향했다.


'이서연이 나에게 호의적이라 다행이야.'


만약 공격대의 리더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면 배려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이제 서클 생성에 집중해야 했다.


밖에서는 시끄러운 전투가 이어지겠지만, 마나의 흐름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면 주변의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기에, 그건 괜찮았다.


다만 누군가가 물리적으로 나를 흔들거나 접촉한다면, 그 충격으로 인해 심장의 마나가 역류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방해받지 않기 위해 문 앞에 '환자입니다. 절대 문을 따고 들어오지 마세요'라는 메모를 붙여뒀다.


이서연에게 부탁을 하긴 했지만 확실히 해둬서 나쁠 건 없으니까.


'좋아, 이제 시작해 보자.'


빛 한 점 들지 않는 화장실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았다.


우우웅-!


심장 주변으로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며칠이나 걸리려나... 너무 늦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과 함께 나는 깊은 명상에 빠져들었다.



***



[남은 기간 : 4일 00시간 12분]


옥상에 모인 2팀 헌터들은 곧 닥쳐올 6차 웨이브에 대비해 각자의 무기와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근데 우현 씨는 왜 안 보이시죠?"


한 여성 헌터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 우현 씨요?"


옆에 있던 남성 헌터가 대답했다.


"아까 들었는데, 그분 마나 고갈 증상이 심하답니다."


"진짜요?"


"예. 하긴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상식적으로 그렇게 마법을 써댈 수가 없지 않습니까."


옆에 있는 다른 헌터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렇긴 해요. 그런 사기적인 능력에 페널티가 없을 리가 없죠."


그때 마법사로 보이는 한 헌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근데... 우현 씨 안 계시면 웨이브 막는 데 시간 더 걸리는 거 아니에요?"


"뭐, 그래 봤자 평균 속도 아니겠어요? 그분이 있었을 때가 오히려 비정상이었죠."


"하긴, 그렇죠."


"우현 씨 없는 동안 기여도나 쌓아둡시다."


그때 멀리서 붉은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게이트가 열리려는 조짐이었다.


"자, 준비하세요! 게이트가 열립니다!"



***



[남은 기간 : 1일 9시간 47분]


6일차, 11차 웨이브.


마트 주변은 그야말로 지옥도였다.


한때 안전한 피난처였던 마트는 이제 반쯤 무너진 잔해로 변해, 더 이상 헌터들에게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했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하늘은 수십 마리의 레서 와이번이 장악했다.


그들의 날갯짓에 바람이 휘몰아치고, 입에서 뿜어내는 화염이 지상을 덮쳤다.


지상에서는 미노타우로스를 선봉으로 한 마물의 물결이 헌터들을 거세게 압박했다.


거대한 트롤들은 마트의 잔해를 무기 삼아 휘둘렀고, 켄타우로스 부대는 전장을 누비며 치명적인 독화살을 난사했다.


공기 중에 살기와 절망감이 가득했다.


헌터들의 숨 가쁜 외침과 마물들의 포효가 뒤섞인 아수라장 속에서, 처절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현재 D급 마물의 비율은 약 80%.


그러나 그 숫자만으로는 이 전장의 참혹함을 다 설명할 수 없었다. ​​​​​​​​​​​​​​​​


채앵-!


흑사회 길드의 길드장 김태훈은 힘겹게 검을 휘두르며 미노타우로스와 맞서고 있었다.


"크러러!"


미노타우로스가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지만, 김태훈은 가볍게 몸을 틀어 공격을 피했다.


그의 검에서 소용돌이치는 바람이 미노타우로스를 덮쳤고, 거대한 괴물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하지만 한 마리를 쓰러뜨리자마자 또 다른 마물들이 밀려들었다.


"젠장, 끝이 없군."


그때, 처절한 비명이 전장을 가로질렀다.


"끄아아아아악!"


순간 모든 헌터의 시선이 하늘로 쏠렸다.


레서 와이번이 한 헌터를 입에 문채로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우두둑- 우두둑-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검붉은 피가 하늘에서 비처럼 떨어졌다.


"하, 한솔아!!!!"


누군가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공포와 절망이 헌터들의 얼굴을 뒤덮었다.


"안 돼! 한솔아! 귀환서를! 빨리 귀환서를 써!"


하지만 그 말은 이미 공허한 외침에 불과했다.


와이번의 날카로운 이빨에 헌터의 손이 찢겨나간 지 오래.


귀환의 희망마저 산산이 부서진 후였다.


"아... 아악!"


마지막 비명과 함께 헌터의 몸이 와이번의 아귀 속으로 사라졌다.


남은 헌터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며, 공포와 절망이 그들의 눈동자를 잠식했다.


"도, 도망쳐!"


"아악!"


절규와 비명이 뒤섞인 아수라장 속에서, 레서 와이번들의 공격은 더욱 맹렬해졌다.


그들은 마치 폭풍우 속 번개처럼 빠르게 헌터들을 덮쳤다.


"원거리계, 마법계! 와이번부터 집중해서 쏘세요!"


김태훈의 외침이 전장을 가로질렀지만, 소용없었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헌터들의 수는 터무니없이 부족했고, 그들의 화살과 마법은 끝없이 밀려오는 와이번의 물결 앞에 무력했다.


"젠장, 젠장, 젠장!"


김태훈은 이를 갈며 호텔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단 한 마리의 비행형 마족도 보이지 않았다.


이 불공평한 상황에 그의 가슴속에서 분노와 절망이 뒤섞였다.


'제기랄! 왜 이쪽에만 레서 와이번이 나타나는 거야!'


상황은 눈 깜짝할 사이에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때, 절망적인 외침이 들려왔다.


"철수! 성운 길드 철수한다!"


"비극 길드! 비극 길드도 귀환한다!"


김태훈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뭡니까, 당신들! 지금 떠난다는 겁니까?"


비극 길드의 길드장은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대답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저 많은 비행 마족들, 누가 죽일 겁니까? 우린 원거리 딜러가 부족하다고요!"


호텔 쪽으로 도망갈 수도 없었다.


거대한 트롤들이 그 길을 가로막고 있었으니까.


"우리는 탈출하겠습니다. 당신만 믿고 여기로 왔는데, 이게 뭡니까! 당신한테 속았어! 우리 한솔이... 우리 한솔이 어쩔 겁니까!"


"그, 그건...!"


"우리를 붙잡지 마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푸른빛이 번쩍이더니 성운 길드와 비극 길드원 29명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남은 헌터들의 얼굴에 절망이 깃들었다.


결국 전장에는 흑사회와 카르마 길드, 플랜비 길드만 남게 되었다.


그들은 등을 맞대고 마나 공명석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서서 필사적으로 마물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우리도 나가야 합니다!"


한 헌터가 피를 흘리며 외쳤다.


"하지만 탈주를 하게 되면, 보너스 포인트를 못 받지 않습니까!"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보너스 받기 전에 뒤지게 생겼는데!"


김태훈은 힘겹게 검을 휘두르면서도 고민의 늪에 빠졌다.


주변에서는 동료들의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왔고, 마물들의 포효가 귓가를 때렸다.


'젠장... 우리도 탈주해야 하나....'


그의 손이 주머니 속 귀환서를 향해 움직였다.



***



[3서클 생성에 성공하셨습니다.]


알림창의 푸른빛이 서서히 사그라들며, 나는 깊은 명상의 심연에서 현실로 돌아왔다.


"후우-."


길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고요했던 세계가 무너지며 소리의 물결이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꽈앙-!


콰아아아앙-!


전장의 포효가 내 귓가를 강타했다.


'무슨 소리야?'


본능적으로 나는 창가로 급히 달려갔다.


창밖으로 펼쳐진 광경에 나는 숨을 삼켰다.


1팀의 헌터들이 수많은 마족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이미 웨이브가 시작된 것이다.


'도대체 며칠이 지난 거지?'


급하게 알림창을 띄웠다.


[남은 기간 : 1일 9시간 50분]


'젠장... 벌써 11차 웨이브가 발생했잖아.'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서클 생성에 시간이 더 걸리고 말았다.


'마나 공명석....'


그 거대한 변수를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 치명적인 실수였다.


마나 공명석은 주변의 마나를 끊임없이 증폭시켰고, 그 결과 내 체내에 마나가 계속해서 새롭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서클을 안정화시키려 할 때마다 마나가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과정이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그나마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나였기에 이 정도로 끝난 거지, 다른 마법사들이었으면 끝없는 마나의 소용돌이에 마나가 폭주해 요단강을 건넜을지도 모른다.


'후...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이 무거웠다.


며칠 동안 움직이지 않아 근육이 뻣뻣해진 탓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나는 재빨리 계단을 올랐다.


옥상 문을 열어젖히자,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우현 씨?"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이서연이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놀람과 안도가 섞여 있었다.


"드디어 나오셨네요! 몸은 좀 괜찮으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습니다. 상황이 어떻습니까?"


"조금 벅차긴 한데, 아직은 괜찮아요. 1팀 분들이 입구를 잘 막아주고 계세요. 2팀은 옥상에서 계속 마족들을 처치하고 있고요."


"휴... 다행이네요. 제가 조금 늦게 나와서 무슨 일이라도 났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근데... 저희 쪽은 괜찮은데, 다른 쪽에 문제가 생겼어요."


"어떤...?"


"마트 쪽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마트요?"


"이걸 보세요."


이서연이 건네준 망원경으로 마트 쪽을 바라봤다.


입에서 짧은 탄성이 새어 나왔다.


"...!"


렌즈를 통해 보이는 광경은 참혹했다.


마나 공명석을 중심으로 헌터들이 필사적으로 마족들을 방어해 내고 있었고, 레서 와이번 무리가 마치 먹구름처럼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졌고, 밤하늘은 그들이 내뿜는 화염으로 붉게 물들어갔다.


"레서 와이번이군요."


레서 와이번.


와이번의 하위종이긴 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들은 내가 살았던 전생의 세계에도 존재했다.


다른 차원에서 온 침략자, 용족의 충실한 하수인으로서 말이다.


제국의 속해 있던 시절, 나는 와이번의 잔당들을 소탕하는 임무를 수행했었다.


그 경험 덕분에 나는 저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이서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마트 쪽 헌터들이 다 탈주하고 나면... 저희도 7일차를 버티기 힘들어질 거예요. 헌터의 숫자가 줄어도 마족들의 숫자는 줄지 않거든요...."


"그럼 제가 가서 구해오겠습니다."


이서연의 눈이 커졌다.


"뭐라구요? 혼자서는 안 돼요! 너무 위험해요. 가는 길목이 마족들로 막혀있단 말이에요. 차라리 제가 팀을 꾸려줄-"


하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옥상 난간 위로 올라섰다.


"시간이 없어요. 뚫고 가겠습니다."


"뚫고 간다고요?"


"위험하면 돌아올게요."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망설임 없이 허공을 향해 몸을 던졌다.


[3서클 마법]

[점멸]


순간 내 몸이 푸른빛에 휩싸였다.


찰나의 순간, 나는 공중에 부유했다.


그리고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점멸.


5층에서 3층으로.


3층에서 1층으로.


마치 계단을 내려가듯 짧은 거리를 연이어 순간이동했다.


땅에 발을 디딘 나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다시 점멸을 시전했다.


타닷- 타다- 타다-


푸른빛의 잔상만을 남기며 나는 마트를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시간이 얼마 없어.'


마음이 급해졌다.


마트까지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나는 최대한 빠르게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미친 듯이 점멸을 사용했다.


내 앞을 가로막는 마족들을 순식간에 통과하고, 거리를 가로질러 나아갔다.


끝없는 점멸 끝에, 마침내 내 앞에 거대한 장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장벽은 바로 마트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트롤 무리였다.


'드디어 도착했군.'


나를 발견한 트롤들이 포효하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쿠어어어어어!"


"그와아아!"


나는 마력을 끌어올렸다.


[3서클 마법]

[마력 폭발] x 4


순식간에 트롤들이 있던 자리에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음이 연이어 울려 퍼졌다.



***



[남은 기간 : 1일 9시간 35분]


카르마 길드 소속 듀얼 블레이더, 도강윤의 장발이 땀과 피에 젖어 축축해졌다.


그의 한쪽 손은 검을 휘두르고 있었지만, 한쪽 손은 주머니 속 귀환서를 움켜쥐고 있었다.


옆에 있던 김태훈도 고개를 숙인 채 귀환서를 꺼내들었다.


"더는... 못 버티겠어."


이미 플랜비 길드가 탈주했고, 이곳에 남은 건 흑사회와 카르마, 두 개의 길드뿐이었다.


그때였다.


콰앙-! 콰아아앙-! 쿠우우우웅-! 콰아아아아앙-!


전방에서 갑자기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마치 천둥이 땅을 내리치는 듯한 굉음과 함께, 눈부신 푸른빛이 주변을 가득 메웠다.


도강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트롤들이 폭발에 휩쓸려 산 채로 찢기고 있었으니까.


'저 재생력이 강한 트롤들을 어떻게 저렇게...!'


그는 칼을 휘두르며 눈앞의 마족을 베어내면서도 그곳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폭발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푸른빛의 파동이 연쇄적으로 퍼져나가며 마트 주변을 둘러싼 마족들을 삼켜갔다.


거대한 트롤들의 몸체가 산산조각 나고, 미노타우로스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많던 마족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치 신의 심판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폭발의 여파로 일어난 먼지와 연기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한 남자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 같았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저 남자는...!'


그는 바로 얼마 전, 도강윤이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눴던 그 듀얼 클래스 헌터였다.


도강윤은 그를 알아보는 순간 숨을 들이켰다.


그가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타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 그 남자의 주위로 맹렬히 소용돌이치던 푸른 기운이 갑자기 응집되더니, 용의 비늘을 엮은듯한 타원형의 보호막으로 변했다.


반투명하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그 신비로운 푸른 보호막은 달빛을 받아 은은히 반짝이고 있었다. ​​​​​​​​​​​​


그 순간, 하늘을 뒤덮고 있던 레서 와이번들이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땅으로 내려왔다.


"키이이이익!"


"끼... 끼이익!"


그들의 울음소리에는 공포와 경외심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은 그 남자 앞에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레서 와이번들은 공포에 질린 듯 벌벌 떨고 있었다.


마치... 태초의 공포를 마주한 듯이.


도강윤은 숨을 멈췄다.


이 모든 광경이 꿈만 같았다.


"저게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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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시부야의 와이번 라이더 +5 24.09.05 10,151 213 12쪽
28 혼돈 속의 도쿄 +3 24.09.04 10,247 224 12쪽
27 도쿄로 +6 24.09.03 10,708 203 13쪽
26 무극 +3 24.09.02 11,318 203 16쪽
25 새로운 헌터 등급 +5 24.09.01 11,757 212 13쪽
24 미국이 놀라고 일본이 경악한 K-헌터 +3 24.08.31 11,927 222 13쪽
23 아공간 아티팩트 +11 24.08.30 11,816 210 15쪽
22 역대급 역대급 신인 헌터 +5 24.08.29 12,028 22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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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헌터 능력 검정 시험 (2) +5 24.08.20 12,743 219 17쪽
12 헌터 능력 검정 시험 (1) +6 24.08.19 13,073 2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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