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로 환생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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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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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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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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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급 던전 (?)

DUMMY

거인족의 거대한 몸체가 천천히 뒤로 넘어갔다.


쿠우우웅-!


그의 몸이 지면에 닿는 순간, 주변 건물들이 흔들리고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거인의 눈에서 생명의 빛이 사그라들았다.


더 이상 깜빡이지 않는 그의 눈동자에 우현의 모습이 희미하게 비쳤다.


'쉽네.'


거인족.


우현은 헌터 능력 검정 시험에서 그들의 환영을 마주했던 적이 있다.


당시엔 20마리를 동시에 상대하느라 실패했지만, 한 마리쯤 상대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두꺼운 살가죽을 가진 거인족을 죽이기 위해, 우현은 그놈의 정수리를 일점타격했다.


단 1분.


그 짧은 시간에 저 거대한 몸뚱이가 쓰러졌다.


'마족들이 얼마나 남았지?'


우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게이트는 이미 모든 마족들을 쏟아낸 듯 소멸되어 있었지만, 아직도 시부야에 남아있는 마족들이 많았다.


"가자."


우현은 와이번의 고삐를 당겼다.


새벽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



도쿄의 동쪽 에도가와구 나기사.


놀이터와 성냥갑 멘션들이 줄지어 있는 이곳은 누가 봐도 주거구역이라고 할 만큼 평범한 일본의 한 동네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평화로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음산한 마기로 뒤덮인 이곳에서, 일본의 헌터들과 그들을 돕기 위해 온 중국과 미국의 헌터들은 마계의 대군과 필사의 항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곳 에도가와구 나기사 지역은 다행히 민간인들이 모두 대피를 완료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이 지역에서 불과 몇 블록만 벗어나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구 밀도가 높은 구역에는 아직도 많은 민간인들이 대피하지 못한 채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반드시 막아야 해!"


일본의 한 헌터가 외쳤다.


"어떻게든 여기서 막아내야 해. 우리가 마지막 방어선이야."


하지만 그들의 바람만큼 상황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콰앙-!


쾅!


미국의 S급 방어계 헌터 라이더 스톤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게 S급 던전 브레이크라고...?'


아니.


이건 절대 S급이 아니다.


그가 들어갔던 어떤 S급 던전도 이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었다.


'S급 일리가 없어.'


이는 단순히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언데드를 보고 하는 생각이 아니었다.


남작을 중심으로 한 마계의 암흑 기사단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힘, 그리고 그들의 조직적인 전술은 라이더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그 어떤 위협과도 달랐다.


'이건 S급 그 윗단계야.'


S급 헌터라 해서 모두가 같은 실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분류상 같은 S급이긴 했지만, 그 안에서도 차이가 꽤 컸다.


마치 대학교 학점처럼, S급 안에서도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상당했던 것이다.


라이더는 자신이 S급에서 중하위권 정도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S급이긴 하지만.'


미국의 랭킹 1위 헌터와 자신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 같았다.


과연 자신과 랭킹 1위를 같은 S급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으니까.


이런 이유로 헌터들 사이에서는 S급보다 상위 단계의 헌터 등급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었다.


S급 내의 실력 격차가 너무 커서, 단순히 'S급'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기에는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일부 헌터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SS급'이나 'EX급' 같은 새로운 등급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의 등급 체계로는 최상위 헌터들의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브레이크가 일어났다는 이 던전도... 굳이 따지자면 SS급은 되는 것 같군.'


라이더의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는 순간, 한 헌터의 비명소리가 그의 상념을 깨뜨렸다.


"으앗!"


옆에 있던 중국의 헌터 한 명이 쓰러졌다.​​​​​​​​​​​​​​​​


리 웨이였다.


'용의 권'이라 불리는 그의 강력한 주먹은 이미 수십, 수백 마리의 마족을 쓰러뜨렸지만, 결국 그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리 웨이!"


린 샤오가 황급히 달려와 그를 일으켰다.


그녀가 기다란 봉을 휘둘러서 주변의 마족들을 으깨버렸지만, 그것도 잠시뿐.


새로운 마족들이 곧바로 그 자리를 메웠다.


"이, 이건 불가능해...."


린 샤오의 목소리가 떨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었다.


중국의 장 밍은 그의 '그림자 암살' 기술로 마족들의 후방을 교란하고 있었지만, 그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왕 후이의 '기 폭발'은 위력적이었으나, 그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다.


미국 측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S급 마법계 헌터, 존 스미스의 마나는 거의 바닥나고 있었다.


사라 존슨이 소환한 수호령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었고, 마이클 브라운의 골렘들은 이미 대부분 파괴된 상태였다.


특히 일본 측 헌터들의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그들은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고부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전투에 임해 왔다.


검성 아네야마 료헤이의 움직임에서도 피로가 느껴졌다.


카즈키의 마법 사용 빈도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었다.


라이더는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라면 모두가 전멸할 것이다.


그는 마지막 힘을 짜내 주변의 헌터들을 향해 외쳤다.


"모두 뒤로 물러납시다! 재편성을 해야 합니다! 이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외침은 마족들의 포효와 전투의 소음에 묻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그때, 라이더의 눈앞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마계의 남작이었다.


"너도 도망을 가려고 하는 것이냐."


남작은 칠흑같이 어두운 검을 휘둘렀고.


서걱-!


라이더는 그대로 복부를 베였다.


그가 들고 있던 100억 짜리 방패도 마치 종잇장처럼 쉽게 두 동강 나며 함께 썰렸다.


"크윽...!"


내장이 후두둑 땅바닥으로 쏟아졌다.


그러나 라이더의 몸에서 금색 빛이 나기 시작했다.


쏟아진 내장이 마치 되감기라도 하듯 다시 몸 안으로 들어갔고, 벌어진 상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아물었다.


라이더의 재생 스킬이었다.


"으윽...."


라이더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법 맷집이 강하구나."


남작의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라이더는 이를 악물었다.


"젠장... 내 방패가...."


그때, 옆에서 번쩍하는 빛이 번쩍였다.


아네야마 료헤이였다.


그의 일본도에서 은빛 기운이 피어올랐다.


"천류일태도(千流一太刀)!"


료헤이의 검이 남작을 향해 날아갔지만, 남작은 또 한 번 손쉽게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 공격은 나에게 먹히지 않는다 말했을 텐데."


그때, 중국의 장 시우가 마치 그림자처럼 남작의 뒤에 나타났다.


"연화검무(蓮華劍舞)!"


그의 검이 연꽃 꽃잎처럼 아름답게 춤을 췄고, 붉은 검기가 공기를 가르며 남작의 등을 향해 돌진했다.


장 시우의 기습적인 공격을 목격한 라이더와 료헤이는 순간적으로 기회를 포착했다.


그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즉시 행동에 옮겼다.


라이더는 방패의 잔해로 남작을 내리찍었고, 료헤이는 다시 한번 스킬을 시전하며 남작을 향해 돌진했다.


S급 헌터 세 사람의 공격이 남작을 향해 쏟아져 내린 것이다. ​​​​​​​​


"크윽!"


남작의 어깨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이 광경을 본 헌터들의 눈에 희망의 빛이 어렸다.


불패로만 여겨졌던 남작도 S급들의 협공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라이더 스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모두 함께 공격하자! 포위해!"


그의 외침에 주변의 S급 헌터들이 재빨리 움직였다.


남작을 빙 둘러싸고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남작은 전혀 당황하지 않은 듯했다.


오히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가 주먹을 움켜쥐자.


콰앙-!


강력한 마기의 충격파가 헌터들을 뒤로 밀어내더니, 어디선가 뼈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이내 남작의 주변에 순식간에 30구의 데스 나이트가 생성되었다.


척-!


그들은 검을 들어 올리며 방어 태세를 취했다.


"제길, 이건 너무 하잖아!"


그때, 암흑 기사단이 헌터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들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죽음의 기운에 접촉된 저등급 헌터들은 순식간에 생기를 잃었다.


"이럴 수가...."


왕 후이가 놀란 눈으로 중얼거렸다.


그의 '기 폭발'로 그들을 밀어냈지만, 그들은 넘어지지조차 않았다.


그들은 마기로 방어막을 형성하며 마검으로 헌터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이건... 불가능해...."


사라 존슨이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수호령들은 이미 대부분 사라졌고, 남은 것들도 듀라한의 공격에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라이더는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깊은 좌절감에 빠졌다.


S급 헌터인 자신도 이렇게 무력한데, 다른 이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그때였다.


"끼이이이익-!"


갑자기 하늘에서 괴물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동작이 멈췄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헌터들과 마족들 모두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늘은 더 이상 푸른색이 아니었다.


거대한 날개를 가진 무수한 실루엣들이 태양을 가리며 아침 하늘을 뒤덮고 있었으니까.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검은 구름처럼, 와이번의 무리가 도시의 상공을 장악하고 있었다.


라이더의 표정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와이번들이 왜 여기에?


그것도 이렇게 많이?


헌터들의 얼굴에서 혈색이 가시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지상에 있는 마족들과의 전투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이제 하늘마저 적에게 점령당한 것 같은 최악의 상황이 그들 앞에 펼쳐진 것이다. ​​​​​​​​​​​​​​​​


"젠장... 와이번까지 나타나버렸어."


헌터들의 얼굴에는 절망감이 역력했다.


"후퇴할 수밖에 없겠군요...."


존 스미스가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체념이 깃들어 있었다.


에밀리 데이비스는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요...."


일본의 아네야 마 료헤이도 검을 내리며 중얼거렸다.


"이 정도 수의 와이번이라면... 퇴각을 해야 하겠군."


민간인들도 민간인들이지만, 이곳에서 그들이 모두 죽어버린다면 그다음이 없기 때문에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헌터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와이번의 출현은 그들에게 마지막 일격과도 같았다. ​​​​​​​​​​​​​​​​


한편 마계인들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마신님께서 지원군을 보내주셨다!"


"투항하지 않는 자에게는 죽음을!"


하지만, 곧바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와이번들로부터 무언가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누군가가.


"... 사람 아니야?"


린 샤오가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그렇다.


와이번들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들이었다.


그것도 익숙한 얼굴들.


"한국의 헌터들이잖아!"


리 웨이가 힘겹게 일어나며 말했다. ​​​​​​​​​​​​​​​​


하늘에서 낙하하는 이들은 분명 한국에서 온 헌터들이었다.


그중 가장 먼저 땅에 도착한 것은 오세진이었다.


그 뒤를 이어 윤세아, 설은채, 도강훈....


그렇게 도합 201명의 헌터들이 전장에 합류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와이번을 타고 왔다.


"지원이 왔다!"


"한국의 헌터들이 왔어!"


흥분된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갑자기 와이번들이 방향을 틀더니 마족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예상치 못한 반전에 마족들은 혼란에 빠졌고.


"으아아악!"


"이 새끼들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거야!"


"같은 편이라고!"


기존의 헌터들은 놀란 눈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전장의 하늘을 가득 메운 와이번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가장 거대한 와이번의 등 위에 올라타있는 두 명의 헌터였다.


백색의 갑옷을 입은 남성과 하얀 머리카락의 여인은 마치 용사와 성녀를 떠올리게 했다.


"성녀다!"


"이제 된 거야! 성녀가 왔어!"


왜 성녀가 와이번을 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녀가 이곳에 왔다는 것.


그들의 호응에 응답하듯, 성녀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화아아악!


하늘이 갈라지며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내렸다.


수십 개의 황금빛 기둥이 마치 천상의 창처럼 대지를 향해 내리꽂혔다.


눈부신 광채가 전장 전체를 감싸며,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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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기의 공명 (1) +3 24.09.07 9,626 211 13쪽
» SS급 던전 (?) +5 24.09.06 9,977 214 12쪽
29 시부야의 와이번 라이더 +5 24.09.05 10,148 213 12쪽
28 혼돈 속의 도쿄 +3 24.09.04 10,242 224 12쪽
27 도쿄로 +6 24.09.03 10,707 203 13쪽
26 무극 +3 24.09.02 11,317 203 16쪽
25 새로운 헌터 등급 +5 24.09.01 11,753 212 13쪽
24 미국이 놀라고 일본이 경악한 K-헌터 +3 24.08.31 11,922 221 13쪽
23 아공간 아티팩트 +11 24.08.30 11,811 210 15쪽
22 역대급 역대급 신인 헌터 +5 24.08.29 12,024 224 15쪽
21 거점 방어 (6) : 마지막 전투 +2 24.08.28 11,932 218 18쪽
20 거점 방어 (5) : 용마법 +4 24.08.27 11,895 22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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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역대급 신인 헌터 +7 24.08.21 12,713 219 13쪽
13 헌터 능력 검정 시험 (2) +5 24.08.20 12,740 219 17쪽
12 헌터 능력 검정 시험 (1) +6 24.08.19 13,072 2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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