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로 환생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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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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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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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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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 방어 (6) : 마지막 전투

DUMMY

[3서클 마법]

[점멸]


옥상에서 뛰어내린 나는 점멸 마법을 사용해서 지면에 부드럽게 착지했다.


탁-!


주변의 혼돈스러운 전장이 눈에 들어왔다.


투석기는 동, 서, 남, 북 각각의 게이트 앞에 한 대씩 배치되어 있었다.


즉, 이 넓은 전장을 한 바퀴 돌면서 투석기를 파괴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굳이 투석기 바로 앞까지 갈 필요는 없다.


투석기가 내 마법의 사거리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되니까.


나는 점멸을 사용하며 북쪽의 투석기를 향해 몸을 던졌다.


타닷-!


그곳으로 가는 길은 마족들의 광기어린 공세로 가득했다.


"그오어어어어어!"


트롤의 거대한 몽둥이가 바람을 가르며 내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갔고, 만티코어의 독침이 허공을 갈랐다.


하늘에서는 그리핀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급강하했다.


그들의 날카로운 부리와 독수리 발톱이 나를 향해 겨냥되었고, 동시에 히드라의 여러 개의 머리가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모든 공격은 용의 비늘에 막혀 무용지물이 되었다.


마음을 놓고 그다음 점멸을 밟으려 하는 찰나,


콰-콰아앙-!


뒤에서 갑자기 커다란 폭발 소리가 들렸다.


'뭐야?'


뒤를 돌아봤다.


우르르르르-


호텔의 북쪽 일부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시간이 없어.'


숨 쉴 틈도 없이 점멸을 사용한 끝에, 마침내 북쪽 투석기가 마법의 사거리에 들어오는 지점에 도달했다.


나는 서둘러 좌표를 계산한 후, 마법을 시전했다.


[3서클 마법]

[마력 폭발] x 4


푸른빛의 강렬한 마력 폭발이 투석기를 강타하는 순간, 잠시 세상이 멈춘 듯했다.


그리고 곧이어,


꽈아아아아아아앙!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투석기가 산산조각 났다.


파편들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주변의 마족들을 무자비하게 관통했다.


순식간에 적진은 아비규환이 되었다.


"저기 저 마법사를 당장 죽여라!"


멀리서, 한 마족 지휘관의 분노 어린 절규가 들려왔다.


곧이어,


쿵!


쿵!


쿵!


폭풍이 몰아치듯 마족들이 사방에서 물밀 듯이 달려들었다.


바로 나, 단 한 명의 인간을 죽이기 위해서.


'점멸을 써야 하는데....'


하지만 수많은 마족들 때문에 점멸할 지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빽빽이 들어선 적들의 몸이 시야를 가렸고, 그들의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인해 순간이동할 빈 공간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지. 공격 마법으로 길을 열면서 가야겠어.'


즉시 마력을 끌어올렸다.


[3서클 마법]

[폭풍의 장막][대지의 울부짖음][뇌격][화염 난무]


광폭한 바람이 마족들을 날려버렸고, 대지에서 솟아오른 바위기둥들이 그들을 강타했다.


번개가 내리꽂히고, 맹렬한 화염비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이윽고 쓰러진 마족들 사이로 좁은 통로가 열렸다.


그곳이 내가 발을 디딜 곳이었다.


[3서클 마법]

[점멸]


순식간에 수 미터를 날아간 나는 다시 마법을 시전했다.


[3서클 마법]

[적열의 파도][빙결 난무][대지의 분노][뇌격]


붉은 불길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마족들을 태웠고, 얼음 파편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쳐 적들을 꿰뚫었다.


대지가 갈라지며 마족들을 집어삼켰고, 하늘에서는 번개가 떨어져 내렸다.


순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나는 또다시 점멸을 시전했다.


[3서클 마법]

[점멸]


타다-!


공간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다른 장소에 도착했다.


나는 계속해서 점멸과 공격 마법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며, 서쪽 투석기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마치 번개가 대지를 가르듯, 나는 전장을 가로질러 계속해서 전진했다.


마침내 서쪽 투석기가 사거리에 들어왔다.


[3서클 마법]

[마력 폭발] x 4


투석기 근처에 4번의 강력한 마력 폭발이 연쇄적으로 터졌다.


콰아앙! 꽈아아아앙! 쾅! 콰아아아아앙!


숨을 고르며 잠시 주변을 살폈다.


북쪽과 서쪽의 투석기는 파괴했지만, 아직 남쪽과 동쪽이 남아있었다.


끝없이 밀려오는 마족들의 물결은 여전히 거셌다.


'마족 놈들... 진짜 드럽게 많네.'


나는 숨을 고르며 다시 발을 내디뎠다.


용의 비늘이 모든 공격을 막아주는 동안, 남쪽과 동쪽을 향해 쉴 틈 없이 점멸했다.


그렇게 앞선 과정을 두 번 더 반복했고,


쿠구궁!


결국 마지막 투석기마저 폭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와아아!!!"""""


멀리 옥상에서 2팀 헌터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잠시 호텔 쪽을 바라보니, 반파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다행히 옥상에는 헌터들이 싸울 만한 공간이 남아있었다.


'다행이다.'


헌터들은 예상외로 잘 버텨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마족들의 주의를 끌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나는 여기서 끝까지 싸우자.'


나는 곧바로 전투에 몰입했다.


적진의 한복판에서, 점멸로 적들의 공격을 피해 가며 쉴 새 없이 마법을 쏟아부으며 마족들을 쓰러뜨렸다.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끝없는 전투를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폭풍이 지나간 듯 전장에 고요가 찾아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마족들은 이제 모두 생기 없는 사체로 변해, 적막한 사막의 모래 위에 무덤처럼 쌓여 있었다.


마족들을 쏟아내던 게이트들도 자취를 감췄다.


남은 기간은 0일 7시간 03분.


드디어 길었던 거점 방어전이 끝이 난 것이다.


'돌아가자.'



***



모든 마족을 쓰러뜨리고 본진으로 돌아온 나를 헌터들은 반갑게 맞이해줬다.


"우현 씨가 돌아오셨어요!"


"투석기가 파괴된 덕에 호텔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현 씨 덕분에 살았습니다!"


우리는 잠시나마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감이 커져갔다.


5분이 지나가고 10분이 지났음에도 던전 클리어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상하네요. 가끔 클리어 메시지가 조금 늦게 뜨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는 건 처음이에요."


이서연이 중얼거렸다.


"분명 모든 마족을 처치했는데... 게이트도 다 닫혔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우리 모두 그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였다.


갑자기 전장에 검붉은 마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저, 저건 설마...."


"흑마법이네요. 언데드겠죠."


"젠장!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이서연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2팀 전원 옥상으로! 1팀은 입구를 틀어막겠습니다! 3팀도 각자 위치로!"


곧이어, 전장을 뒤덮은 마족들의 사체에서 뼈들이 하나둘 일어서기 시작했다.


죽음의 적막을 깨고 일어나는 그들의 모습이, 마치 지옥의 문이 열린 듯한 광경을 자아냈다.


본 트롤, 본 히드라, 본 만티코어, 본 미노타우로스 등등.


내가 죽였던 마족들이, 나를 죽이기 위해 지옥에서 돌아온 것이다.


"안 돼...."


한소라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뼈가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언데드가 된 마족들이 사방에서 호텔을 향해 달려들었다.


나는 즉시 마법 폭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언데드들의 끈질긴 생명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폭발의 충격에 산산조각 나도 순식간에 뼈와 뼈가 다시 맞물려 원래의 모습을 갖추었고, 계속해서 밀고 들어왔다.


거센 폭풍에 휩쓸려 하늘로 날아가도 그들은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얼음 마법으로 그들을 꽁꽁 얼려버려도 소용없었다.


얼음 속에서 뼈들이 스스로 분해되어 빠져나온 뒤, 다시 조립되어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으니까.


"징글징글한 새끼들...."


나는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3서클 마법의 위력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걸론 부족한듯했다.


그때, 누군가의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언데드들이 옥상으로 올라오고 있어요!"


나는 재빠르게 '급속 빙결' 마법을 시전했다.


순식간에 호텔 외벽은 차가운 얼음으로 뒤덮였고, 이윽고 언데드들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언데드들의 뼈가 하나둘 분해되기 시작하더니,


마치 거대한 퍼즐을 맞추듯, 그들의 뼈가 서로 맞물리며 쌓여갔다.


"저걸 봐요!"


한 헌터가 경악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순식간에 호텔 앞에 호텔의 높이보다 높은, 거대한 뼈의 산이 형성되고 있었다.


그곳에 계속해서 마력 폭발을 시전했으나, 폭발의 충격 속에서도 뼈들은 끈질기게 다시 뭉쳐 산을 쌓아갔다.


그 섬뜩한 뼈의 산을 타고 올라선 수십 마리의 언데드들이 호텔 옥상으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젠장."


나는 검을 뽑아들었다.


[성스러운 일격]


신성력을 머금은 일격이 언데드의 뼈를 갈랐지만, 예상과 달리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검에 쓸려 떨어진 뼛조각이 순식간에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에, 나의 등줄기로 한기가 흘렀다.


'정화가 안돼.'


성스러운 일격으로 정화를 하기에는 언데드들의 등급이 너무 높았던 것이다.


그때, 얼마 전 헌터 상점에서 봤던 '신성 검기' 스킬이 떠올랐다.


'바로 사야겠어.'


마침 전투 중 여러 차례 레벨업을 달성하면서 상당한 포인트가 쌓여 있었다.


"잠깐만 버텨요, 모두!"


나는 재빠르게 헌터 상점에 접속했다.


망설임 없이 신성 검기 스킬을 구매하고, 과감하게 신성력을 1,000까지 올렸다.


포인트의 소모가 상당했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투자였다.


앞으로의 헌터 생활에서 언데드와의 조우는 불가피할 테니,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구매를 마치자마자 나는 즉시 버프 스킬을 사용했다.


[성스러운 힘]


[1시간 동안 근력과 체력의 레벨이 30으로 증가합니다.]


순간 온몸에 힘이 넘쳐흘렀다.


근육이 단단해지고 감각이 예리해졌다.


'좋아.'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신성 검기]


황금빛 신성력이 검날을 타고 흐르더니, 순식간에 강렬한 빛줄기로 변해 언데드들을 향해 날아갔다.


휘익-


검기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눈부신 빛이 어둠을 밀어냈다.


서걱- 서걱- 서걱-!


마치 종이를 자르듯 언데드들의 뼈가 썰려나가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신성 검기는 첫 번째 언데드를 관통한 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뒤에 있는 언데드들을 관통해 나갔다.


그렇게 신성 검기에 베인 언데드들은 정화되어 되살아나지 못했다.


"와! 효과가 있어요!"


한 헌터가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신성 검기와 마법을 동시에 사용해가며 밀려오는 언데드들을 막아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대로는 끝도 없다는 것을.


현재 공격대 소속 헌터들 중 언데드를 정화할 수 있는 헌터는 나를 포함한 단 3명.


이 많은 언데드를 정화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였다.


'흑마법 시전자를 찾아야 해.'


끝없이 밀려오는 언데드들과 싸우면서도, 나는 주변을 예리하게 살폈다.


그때,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언데드들을 계속해서 부활시키고 있는 마기가... 땅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땅 밑에 무언가가 있다.'


그게 뭐가 됐든, 일단은 그걸 찾아내야만 했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재빨리 머릿속으로 사용 가능한 마법들을 떠올렸다.


지하에 숨은 적을 찾아내려면 무언가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다.


그때, '음파 탐지'라는 마법이 떠올랐다.


'해볼 만한 가치가 있어.'


그때 급박한 발소리와 함께 한소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귀환서를 준비해 주세요! 20분 안에 큰 변화가 없다면 탈주하겠습니다!"


헌터들의 얼굴이 패배감으로 물들었다.


"젠장... 7일 동안 그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내 보너스 포인트...."


"전... 죽기 싫어요. 탈주할 거예요."


공격대가 탈주하기 전에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소라 씨! 제가 흑마법의 시전자를 찾으러 가보겠습니다. 20분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저 없이 탈출해 주세요!"


그녀에게 말을 전달한 나는 곧바로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주변의 헌터들이 놀란 목소리로 나를 불렀지만, 그들을 뒤로 한 채 점멸을 사용하여 빠르게 마기가 피어오르는 방향으로 향했다.


타닥-


연속된 점멸 끝에 마침내 진원지로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그러자, 호텔을 둘러싸고 있던 언데드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를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이.


'여기가 맞네.'


나는 곧바로 마력을 모았다.


[3서클 마법]

[음파 탐지]


순간, 내 귀에 미세한 진동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 진동은 마치 보이지 않는 음파가 되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지하의 상황을 내 감각으로 전달해 주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더 깊숙이, 더 넓게 탐지 범위를 넓혀가자, 미세한 소리들이 조금씩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있다!"


약 50미터 아래에서 낮고 깊은 울림이 느껴졌다.


마치 거대한 생명체의 심장 소리와도 같은 박동이 규칙적으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역시 뭔가 숨어 있었어.'


위치를 확인한 나는 즉시 행동에 옮겼다.


사막의 모래는 이 상황에서 오히려 나에게 유리했다.


[2서클 마법]

[모래 폭풍]


마법진을 땅 위에 그려 넣자 모래가 격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소용돌이는 점점 더 커지며 지하로 파고들었다.


모래 폭풍이 50미터 깊이에 도달하자, 무언가 거대한 것이 저항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한 힘으로 모래를 휘몰아쳤다.


땅이 울부짖듯 흔들리기 시작했고, 모래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구오오오오오오!"


대지를 울리는 포효와 함께, 마침내 지하에 숨어있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눈앞에 나타난 것은 족히 30m는 되어 보이는 샌드웜.


겉으로 보기엔 그냥 거대한 지렁이 같아 보였지만, 그 입에서 드러난 흉포한 이빨들은 이 생물이 단순한 벌레가 아님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었다.


'뭐지, 샌드웜이 흑마법을 사용한다고? 말이 되나?'


의문이 들었지만, 샌드웜의 주변으로 검붉은 마기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광경을 보며 나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죽여보자.'


주저 없이 나는 마법을 시전했다.


[3서클 마법]

[마력 폭발] x 4


순간, 샌드웜의 바로 밑에서 강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샌드웜의 몸체가 찢어지며 살점과 내장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에, 샌드웜의 잔해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뼈와 뼈가 서로를 찾아 맞물리더니, 순식간에 하나의 형체를 이루었다.


그렇게 완성된 언데드는 바로... 스켈레톤 네크로맨서였다.


"샌드웜의 배 안쪽에 숨어있었구나, 스켈레톤 네크로맨서."


스켈레톤 네크로맨서, 리치의 하위 호환으로 알려져 있는 언데드 형 마족이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내가 알기로, 스켈레톤 네크로맨서는 이렇게 수많은 언데드를 부릴 만큼 강력한 마족이 아니었으니까.


의문이 들던 그 순간, 내 눈에 네크로맨서가 들고 있는 검고 둥근 오브가 들어왔다.


그 오브에선 엄청난 마기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특히 그 마기에서, 일반적인 마기와는 다른 독특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때, 스켈레톤 네크로맨서가 입을 열었다.


"하등한 인간에게 당하다니 분하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굴욕감이 가득했다.


나는 차갑게 응수했다.


"개소리하지 말고 그냥 빨리 죽어."


주저 없이 칼을 뽑아들었다.


[신성 검기]


황금빛 광휘가 스켈레톤 네크로맨서의 몸을 관통했다.


"끄으아아아악!"


신성력이 마기를 밀어내며 그의 신형이 무너져내렸다.


달그락-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쪽으로 몰려들던 수많은 언데드들이 마치 꺼진 촛불처럼 일제히 쓰러져 내리는 것이다.


그들의 뼈가 모래 위로 흩어지며, 검붉은 마기가 연기처럼 흩어졌다.


전장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진짜 끝이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스켈레톤 네크로맨서가 들고 있던 오브로 다가갔다.


오브에서는 여전히 검붉은 마기가 소용돌이치며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일단 챙겨가 보자.'


이걸 베껴서 마나 오브 같은 걸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손이 오브에 닿는 순간, 세상이 암전 되었다.


"무슨...?"


마치 깊고 끝없는 암흑 속에 홀로 떠 있는 듯했다.


주변의 어둠이 마치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모호해지는 가운데, 나는 내가 차원의 경계에 서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차원을 초월한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힘의 노예가 되어 악귀 같은 삶을 살아온 자여】


【그대의 재능과 전생에서부터 이어져 온 힘에 대한 끝없는 갈망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나는 마계의 관리자, 마신】


【그대에게 나를 섬길 특별한 기회를 주겠다】


【마기를 받아들여라, 그대에게 힘을 하사하리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브의 마기가 폭포수처럼 내 몸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크윽...!"


용의 비늘이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마기의 압도적인 힘 앞에 무력했다.


'이 마기... 평범한 마기가 아니야!'


본능적인 위험을 감지한 나는 온 힘을 다해 오브에서 손을 떼어냈다.


그 순간, 오브가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강렬한 충격파가 나를 덮쳤다.​​​​​​​​​​​​​​​​


콰아앙!


검붉은 마기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대기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 광경을 제대로 목격할 수 없었다.


오브에서 손을 떼는 순간, 마치 누군가가 내 안의 모든 에너지를 순식간에 앗아간 것처럼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다리가 먼저 무너졌고, 이어 온몸의 균형을 잃으며 나는 천천히 모래 위로 쓰러졌다.


털썩-


차가운 모래가 얼굴에 닿는 감각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의식이 흐려지는 가운데,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현 씨! 괜찮으세요? 우현 씨!"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갔다.


마지막 남은 힘으로 눈을 뜨려 했지만, 눈꺼풀은 무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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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미국이 놀라고 일본이 경악한 K-헌터 +3 24.08.31 11,922 2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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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역대급 역대급 신인 헌터 +5 24.08.29 12,024 224 15쪽
» 거점 방어 (6) : 마지막 전투 +2 24.08.28 11,932 218 18쪽
20 거점 방어 (5) : 용마법 +4 24.08.27 11,895 22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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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거점 방어 (3) +2 24.08.25 11,870 212 14쪽
17 거점 방어 (2) +1 24.08.24 11,978 2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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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영입 거절 +3 24.08.22 12,613 216 14쪽
14 역대급 신인 헌터 +7 24.08.21 12,713 219 13쪽
13 헌터 능력 검정 시험 (2) +5 24.08.20 12,740 219 17쪽
12 헌터 능력 검정 시험 (1) +6 24.08.19 13,072 2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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