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1의 스킬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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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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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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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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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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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나 혼자 레벨1 (1)

DUMMY

낯선 세상에 떨어지자마자 버림받다니.

이제부터는 혼자 생존해나가야 한다.


‘진즉 퇴사할걸.’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고생한 결과가 이거다.

그저 회사일 열심히 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인생이 이렇게 꼬여버렸다.

어째서 이렇게 됐는지 모른다.

비현을 버리고 간 그들은 알고 있을까?


“젠장! 여긴 대체 어디야?”


신선한 공기가 뺨을 시원하게 스치고 지나간다.

기온은 원래 있던 곳보다 다소 서늘한 느낌.

주변으로 울창한 숲이 보인다.

사방이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


“강원도에 와있는 기분이네.”


난데없이 빽빽한 숲속에 남겨지다니.

이건 뭐, 여지없이 그냥 죽으라는 소리다.


“하아, 미쳤다. 이 새끼들! 살아나가면 진짜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일단은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비현은 조용히 허공에 한마디 하였다.


“스테이터스!”


<......>


“아, 혹시나 했는데 이게 아닌가?”


분명 기절하기 전에 게임처럼 능력치를 확인했었다.

다시 볼 방법은 없는 건가?


“정보 창!”


<......>


“캐릭터 정보창!”


+

<플레이어 정보>

이름: 김비현

직위: 무직자

나이: 28세

종족: 인간(남성)

클래스: 스킬 수집가(Skill Collector)

레벨: 1


*스킬

<{고유} 기술 강탈 (Skill Steal) - Lv1>

-스킬 코드를 읽고 빼앗는다.


*획득한 스킬

<마비(paralysis) - Lv1>

- 온몸의 신경을 마비시킨다.

+


“진짜로 뜨네?”


비현의 고유 스킬인 ‘기술 강탈’.

사용하면 책의 형상이 나타나며 상대방의 스킬을 빼앗는 능력인 듯하다.

그런데 빼앗은 능력은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 걸까?

일단 시험해봐야 할 듯.

스킬의 이름을 떠올리며 손을 앞으로 뻗어보았다.


<마비(paralysis) - Lv1>


눈앞에 스킬 글씨가 하나 떠오르며 빛이 반짝인다.

그러나 대상이 없어 해당 스킬이 제대로 발동했는지 확인할 길은 없었다.


“테스트할 타겟이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그때 때마침 눈앞의 수풀이 부스럭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비현의 의문을 해소해주려는 듯 수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존재.

사람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커다란 잿빛 늑대가 비현을 노려보았다.


“어... 젠장......”

-크르르르!


마치 게임이라도 하듯 놈의 머리 위에 레벨과 이름이 선명하게 보였다.


<Lv 5 다이어울프>

위험도: ★☆☆☆☆☆☆


이렇게 거대한 늑대라니.

아무리 몬스터라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나.

뭔가를 잡아먹은 듯 놈의 새하얀 송곳니 사이로 붉은 타액이 흘러내린다.

거기서 느껴지는 피비린내와 짐승의 체취. 그것은 비현을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아니, 이건 좀 무서운데.”


이건 이길 수 없다.

비현은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등을 보이면 죽는 거다.’


다행히 놈은 곧장 달려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놓아줄 생각은 없는 듯, 놈은 비현이 물러나는 만큼 거리를 좁혀왔다.


<마비(paralysis) - Lv1>


비현이 스킬을 사용하자 녀석은 눈치 빠르게 옆으로 회피했다.


“이건 좀 곤란한데.”


일단 도망쳐야 한다.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펴보니 이번에는 토끼 한 마리가 수풀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것이 보였다.


<Lv 1 토끼>

위험도: ☆☆☆☆☆☆☆


녀석은 울프를 발견하더니 잽싸게 줄행랑을 쳤다.

그런데 달아나는 녀석의 뒷다리 사이로 붉은빛이 번쩍하는 것 아닌가!


“어? 설마?”


<{고유} 기술 강탈 (Skill Steal) - Lv1>


혹시나 싶어서 스킬을 빼앗아본다.

토끼의 다리에서 스킬이 뽑혀 나와 카드로 구현되어 비현의 가슴팍 안으로 꽂혀 들어갔다.

토끼는 갑자기 발이라도 헛디딘 듯 데구르르 구르며 수풀 사이로 사라졌다.


<‘전력 질주(sprint) - Lv1’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이거 실화냐?”


이걸로 늑대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없는 것보다 낫다.

비현은 재빨리 방금 저장된 스킬을 사용해보았다.


<전력 질주(sprint) - Lv1>


다리의 근육이 갑자기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대로 등을 돌려 앞으로 달려가자 폭발적인 힘이 분출되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이건 거의 자동차 속도인데?’


시원한 바람이 마구 뺨을 스치고 지나간다.

달리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주변의 잔가지를 피하지 못하고 뺨에 상처를 입었다.

뒤를 돌아보니 늑대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쫓아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크르르르!


늑대가 바로 가까이 추격해오며 주둥이를 벌린다.

녀석의 입가에 붉은빛이 반짝였다.


<{고유} 기술 강탈 (Skill Steal) - Lv1>


늑대의 입가에서 빛이 뽑혀 나와 카드로 변한다.


<‘깨물기(Bite) - Lv1’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늑대가 당황하며 주둥이를 닫는 것이 보인다.

비현은 달리는 것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크르르르!


늑대가 앞다리에 발톱을 세우며 달려왔다.

비현은 빠르게 놈의 가랑이 사이로 미끄러져 갔다.

늑대의 턱 아래를 지나며 그의 안경 위로 늑대의 침이 떨어지면서 시야가 흐릿해진다.


‘됐다!’


<깨물기(Bite) - Lv1>


-우드드득!

-케켁!


비현은 있는 힘껏 놈의 목 아래를 깨물었다.

마치 포식자에게 물린 듯 몸을 바들바들 떠는 늑대.

5분 정도 그러고 있으니 녀석은 금방 숨이 끊어졌다.


“퉤! 입에서 피비린내 나고 기분 더럽네.”


꽤나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스킬 2개를 획득하고 놈을 쓰러트렸다.

그런데 응당 게임시스템을 갖추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레벨이 올라야 하는 거 아닌가.


‘설마 고정된 레벨은 아니겠지?’


그러면 정말 곤란하다.

레벨이 고정되어 있다면 어떻게 강해질 수 있을까?

일단은 최대한 스킬을 잘 조합할 수밖에 없다.


‘일단 마을부터 찾아야겠어.’


비현은 안경을 옷으로 북북 닦고 다시 고쳐 썼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태양은 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이런 낯선 숲에서 밤을 맞이하면 또 무엇을 만날지 모른다.

비현은 서둘러 사람이 살만한 마을을 찾아 나섰다.

그 후, 얼마나 긴 시간을 헤매고 다녔는지 모른다.

그래도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아, 어찌어찌 밤이 되기 전까지 도시를 찾을 수 있었다.

흔한 중세 유럽풍의 성문 앞에 다다른 비현.

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경비병은 그에게 관심이 없다.

비현은 쉽게 도시 안으로 진입했다.


<포레스트 가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포레스트 가드? 이 도시의 이름인가?”


이름이야 뭐 어찌 되었든 상관없다.

저질 체력으로 산을 오랫동안 누비고 다녔더니 온몸이 콕콕 쑤신다.

일단은 휴식을 취할 장소부터 찾아봐야 한다.

성문 앞에 병사 몇 놈이 보초 서고 있었지만, 그가 시내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는 않았다.


‘이거 완전 게임 속 판타지 세상 같은데?’


노란색의 이국적인 건물들 사이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뺨을 때린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와... 뭐 이런 동네가 다 있어?”


여러 갈래로 갈라진 거대한 강의 하류 곳곳에 여러 색깔의 유럽풍 건물들이 즐비했다.

도시 분위기는 상당히 개방적인 듯 길가에는 다양한 옷차림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비현은 이 정도 왔으면 좀 살만하겠다 싶어 잠시 근처 건물 담벼락에 몸을 기댔다.


‘이곳 사람들은 어떤 성향일까?’


비현은 솔직히 이곳에서 잘 해나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스킬은 제법 괜찮은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인생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원래 세계에서 비현은 인생 망한 거나 다름없었다.

살인적인 집값과 생활비, 거기에 곳곳에서 다양한 사기꾼들이 그의 돈을 노리고 있었다.


‘정말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였지.’


작은 사기를 당한 적이 있는데, 사람들은 비현을 멍청한 놈이라며 비난했다.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의지가 되지 못했다.

그는 똑똑해지고 싶어서 뭔가 공부할 것을 찾았고, 어쩌다 보니 코딩을 배워 게임 회사에 입사했다.


‘맨날 야근 열심히 일했는데 인정도 못 받았지.’


이 세계로 전이되자마자 그들이 비현에게 한 행동을 보면 평소에 그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답이 나온다.


“개자식들! 진짜 반드시 강해져서 복수한다!”


도시를 향해 영화 주인공처럼 주먹을 뻗는 비현.

하지만 폼잡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있었으니.


-꼬르륵!

“......크윽! 졸라 배고파!”


일단 아사하기 전에 주린 배를 채우는 게 먼저다.

비현은 식당을 찾아 천천히 거리를 걸어보았다.

전형적인 중세 유럽풍의 마을. 건물 곳곳에 풀과 나무, 넝쿨이 많이 붙어있었으며, 집집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화려한 등이 인상적이었다.

각양각색 다양한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

이곳에 있으니 확실히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진짜 가상현실 게임에 들어온 기분이 드네.”


보이는 그들의 삶은 현대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흥정도 하고, 뒷주머니도 털어가고, 물건을 거래하며 농담도 오고 갈 듯한 이 도시.

어찌 보면 원래 살던 세계보다 더더욱 사람 냄새나는 곳일 수도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예쁘게 페인트칠 된 노란 2층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건물 입구에 붙은 간판의 글자는 한글로 적혀있지 않았지만 분명 ‘여관’을 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신기하네. 공부한 적도 없는데 글이 이해되다니?”


혹시 신이라는 놈이 내려준 능력일까?

이왕 구경하는 김에 도시를 더 자세히 둘러본다.

강을 따라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많은 사람이 활발히 활동 중이었다.

그리고 맛있는 냄새가 비현의 코를 자극했다.


“외국 여행 가면 일단 식당이 먼저지.”


비현은 개처럼 코를 벌름거리며 강을 따라 이동했다.

벽돌로 반듯하게 포장된 길 왼쪽에는 식당이 가득했고, 오른쪽에는 푸른 강이 아름다웠다.

테라스에서는 금발의 젊은 남녀가 와인 잔을 들고 강 구경하고 있었다.


“커플들 다 죽어라!”


비현은 발길을 돌렸다.

계속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강으로 이어지는 작은 실개천이 나타났고, 나무로 멋있게 장식된 다리 위로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것이 보였다.

다리 난간에 살짝 허리를 걸치고 강변을 조망해본다.

강 한가운데에 있는 기다란 섬 위에 지어진 크고 웅장한 성곽이 보였다.


“얍! 받아라! 얍얍!”

“......?”


소리가 나는 쪽을 보니 조그마한 남녀 꼬맹이 두 명이 종이로 만든 장난감으로 서로 장난치며 옆으로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Lv 2 알렌>

<Lv 3 프리실라>


‘나, 진짜 저런 꼬맹이보다도 약하다고?’


생각할수록 기절해있던 것이 억울해지는데?

도대체 레벨 측정이 어떤 기준으로 이루어진 건지 모르겠다.


‘저 꼬맹이들하고 한 번 싸워보면 알 수 있으려나?’‘


비현은 아이들을 따라가 보았다.

길을 걷는 도중에 마주친 모든 시민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해있었다.

아이들은 작은 정원이 딸린 가정 집으로 들어갔다.

낡은 2층 목조주택에서 부모로 보이는 두 남녀과 강아지 한 마리와 나와 아이들을 행복하게 품에 안았다.

레벨을 확인해보니 기껏해야 아이들보다 2~3 정도 높은 수준.

비현은 행복한 가정집을 잠시 지켜보고는 다시 발길을 돌렸다.


“부럽네. 정말 정말 부럽네.”


대한민국에서는 이제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인구 천만에 육박하는 거대 도시 속에서 ‘나’라는 인간은 거대한 인구의 흐름에 파묻혀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외로운 존재였다.


“하아. 됐고! 빨리 밥이나 먹자.”


이세계까지 와서 과거 생각을 떠올리고 싶지는 않다.

다른 데로 시선을 돌려 식당을 찾아본다.

한적한 강가에 경치 좋아 보이는 주점이 보였다.


-꿀꺽!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침이 나오고 말았다.

비현은 유령에게 홀린 듯 자연스럽게 주점으로 이동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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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인퀴지터 (1) 24.09.03 24 2 12쪽
20 <19화>탈출 (3) 24.09.02 30 2 12쪽
19 <18화>탈출 (2) 24.08.30 33 2 12쪽
18 <17화>탈출 (1) 24.08.29 39 1 12쪽
17 <16화>재회 (3) 24.08.28 47 2 11쪽
16 <15화>재회 (2) 24.08.27 46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3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2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4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4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6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0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0 3 12쪽
8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2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49 3 11쪽
5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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