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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청(卍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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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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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류심(流心)

DUMMY

29.




“평을 부탁드립니다, 석 대협.”

“그래, 무슨 자신감으로 명해루에 싸움을 걸었는지 한 번 보자.”


석요명이 찻잔을 집어들었다.

향을 음미한 후, 찻잔을 기울여 조금씩 목울대로 차를 넘긴다. 한 모금 깊게 차향을 음미하던 석요명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눈을 감고 차를 음미한 석요명이 눈을 떴다.

그의 시선이 백서군을 향했다.


“이 차, 이름이 무엇이지?”

“통천향이라 합니다.”

“사천의 차가 아닌 듯 한데.”

“맞습니다.”

“사천의 다관에서 사천의 차를 팔지 않는다···. 무슨 생각이냐?”


석요명의 말에 백서군이 웃었다.


“사천의 차를 팔지 않는 건 아닙니다. 단지 오늘 새로 들여온 차이기에 석 대협께 한 번쯤 품평을 받고 싶었습니다.”

“통천향이라. 광동의 물건일 텐데. 품질이 좋아. 향이 깊고, 오랫동안 입 안에 남는다. 절품(絶品)이로군.”


상품(上品) 이상의 등급에는 절품(絶品), 그리고 극품(極品)이 있다.

상급으로 분류되는 차의 등급에도 차등을 둔 것인데, 사실 뭘 먹어도 별다른 걸 느끼지 못하는 혀라면 절품의 차를 마시든, 극품의 차를 마시든 싸구려 향차와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차를 주로 소비하는 계층은 문사나 수행자 같은 차에 익숙한 삶을 사는 이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높은 품질의 차가 주는 감동이란 남다른 의미로 다가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차를 마시는 것 자체에 선민주의가 들어갈 필요는 없다. 애초에 최고 품질의 차는 상품이라는 분류로 충분하니까.

-그럼 절품하고 극품은 왜 있는 겁니까?

-그걸 내가 아냐. 예전에는 그런 게 있었다 정도인 게지. 차라는 게 기호 식품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치품으로도 여겨졌다는 걸 잊지 마라.


스승의 말이 문득 떠올랐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백서군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차라는 건 찻잎의 품질이 모든 걸 좌우하지만, 차를 제대로 달이지 못하는 놈의 손에 들어가면 아무리 좋은 찻잎이라 해도 무용지물이지.”


석요명은 차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차를 한 모금 더 마신 석요명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좋은 찻잎과 좋은 솜씨가 만났다. 사천 땅에서 광동의 차를 다룰 줄 아는 자를 만날 줄은 몰랐군.”


이상한 건 아니다.

사천 땅에서 나는 차의 종류만 해도 십여 가지가 훌쩍 넘으니까. 사천의 차들 중에도 좋은 차가 많다.

하지만 용정차 정도는 기본 소양 정도로 갖추고 있는 규모가 큰 다루도 많다.

명해루 같은 경우에는 아미파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잇어 그쪽의 차를 판매하는 것을 기본 골자로 하고 있는 것 뿐이고.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차를 달이는 실력만 가지고 모든 걸 평가할 수는 없지. 다과를 내와봐라. 내가 직접 맛보고 평가하겠다. 자신 있는 것으로 내오도록.”

“금방 가져오겠습니다.”


주방으로 들어선 백서군은 팔을 걷어붙였다.

불을 걸어놓은 아궁이에서 올라오는 후끈한 열기가 전신을 달구는 기분이다.

백운관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한다면 역시, 단황소일 것이다.

소금에 팍팍 쳐서 절인 오리알을 준비한 다음, 미리 으깨어 준비해놓은 팥앙금으로 오리알의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감쌌다.

준비한 반죽으로 한 번 팥앙금을 동그랗게 감싸 모양을 잡고, 그 위에 서로 다른 성분을 가진 밀가루 반죽을 덧대는 다소 귀찮은 과정.

하지만 이 귀찮은 공정을 거치고 나서 완성되어 나오는 단황소는 그만큼의 맛을 보장한다.


“이번엔 조금 굽는 시간을 줄여야겠어.”


원래 단황소는 오리알이 단단하게 구워질 때까지 굽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 단단하게 구워진 오리알 케이크를 대접하는 게 아니다. 세 겹으로 반죽을 감싸 마무리한 백서군은 화덕에 단황소를 집어넣었다.

화덕에 들어간 단황소가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면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게 보였다.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는데도 땀이 흐를 지경.

평소보다 조금 더 이른 시각에 꺼낸 단황소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것을 확인한 백서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 연습해두었으니 다행이지.”


백서군은 조심스럽게 화덕에서 꺼낸 단황소를 접시에 담았다.

석요명에게 단황소를 먹일 시간이었다.



***



‘할아버님은 왜 나를 보시고도 모른 척 하시는 걸까?’


당소군은 내심 한쪽 구석에 처박혀서 말없이 향차를 홀짝거리고 있는 당무외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게다가 석요명도 아무 말이 없으니 그녀가 먼저 당무외에게 말을 건네기도 애매하다.

팽우현이나 팽윤호도 모르는 기색이다.

하기야, 전대 신주십삼좌의 일좌를 차지한 무인이 저런 허름한 옷을 입고 대장장이 행세를 하며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당장이라도 입밖으로 할아버님, 이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 같은 걸 누르는 것도 고역이었다.


‘분명 이유가 있으실 터인데.’


당무외가 본가에 돌아오는 것도 1년에 한두 번뿐이다.

사천당가의 본거지이자 당씨 집성촌이라 할 수 있는 당가타(唐家陀). 그곳에서 당무외의 얼굴을 본 것도 오래되었다.

올해에도 사천지회 건으로 당효기가 당무외에게 부탁한 게 분명했다. 그 핑계가 아니면 본가로 돌아오지 않는 당무외이니, 당연한 일이다.

당소군은 애써 당무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언젠가는 이야기해주시겠지.’


백서군과 이야기하는 것을 봐서는 그와도 제법 관계가 깊은 듯 한데, 어째서 자신을 모르는 척 하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손녀인 자신의 얼굴을 몰라보지는 않았을 텐데.

조금은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녀가 기억하는 당무외는 제법 다정한 할아버지였으니까.

아버지에게 기댈 수 없을 때 그녀를 다독여준 건 당무외였었다.


‘할아버님···.’


당무외에게서 시선을 돌리자, 백서군이 단황소를 들고 나오는 게 보였다.

석요명에게 다가가는 백서군.

그가 단황소를 내려놓는 게 보였다.


‘단황소?’


그녀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백서군이 대접했던 것도 단황소였었다.

과연 단황소는 석요명에게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

당소군은 귀를 쫑긋 세웠다.



***



석요명은 백서군이 내어온 단황소를 보고는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거, 소(酥)인가?”

“그렇습니다.”


소(酥)라는 건 한자 자체의 뜻을 따지면 연유를 뜻하는 한자다. 하지만 간식 뒤에 그 이름이 붙었다면 이름이 영 딴판이 된다.

중화권에서는 케이크를 뜻하는 한자가 되는 탓이다.

정확하게는 잼이 들어간 빵 또는 케이크를 가리키는 한자. 그게 소(酥)다.


“사천에서 보기 힘든 걸 만드는군. 보통 손이 가는 게 아닐 텐데.”

“손님들께서 맛있게 드셔주시기만 한다면 손이 가는 게 대수겠습니까.”

“말은 훌륭하다만, 맛이 훌륭할지는 모르겠군. 이름은?”

“단황소라 합니다.”

“단황소라. 누런 새알을 넣었다는 이름인데.”


신필수사(神筆秀士)라는 별호가 있으니 단황소의 뜻을 눈치채는 것도 빠르다.

이름의 뜻은 나몰라라 하고 그냥 맛만 따지는 자들도 수두룩한 게 무림 세상이니, 백서군이 약간의 감동을 느끼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었다.


“맛을 볼까.”


석요명은 자연스럽게 단황소와 함께 내어져 온 소도를 들어 단황소를 반으로 천천히 갈랐다.

부드럽게 갈라진 빵이 단면을 드러낸다.

세 겹으로 이루어진 층 사이로 검붉은 팥앙금이 수줍게 얼굴을 비추는가 싶더니, 그 안에서 다 익지 않은 오리알이 소스처럼 흘러나왔다.


“음? 이건 잘못 구운 거 아닌가?”


석요명의 말에 백서군이 빙긋 웃었다.


“무조건 단단하게 구워진 심(心)만 먹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요. 한 번 드셔보시기를 권합니다.”


백서군의 입가에 걸려 있는 미소는 자신감의 발로일까.

석요명은 일단 넘어가주기로 했다.


“···좋다.”


석요명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표정을 고치고 오리알이 크림처럼 살짝 흘러내린 단황소의 반쪽을 접시째로 들고 턱 아래에 받친 채 한 입 크게 베어물었다.

입안을 가득히 채우는 가히 폭력적이라 해야 할 부피감.

각각 다른 질감으로 만들워진 세 겹의 반죽이 각기 바삭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쫀득한 식감이 되어 입안에서 부서져 내린다.

바삭하고 쫀득한테, 부드러운 반죽이 촉촉하고 달콤하기 짝이 없는 팥앙금과 만나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어낸다.

거기에 다 익지 않고 흘러내린 오리알이 팥앙금에 덧씌워져서 짜고 달콤한 맛이 입안에 풍성하게 휘몰아치는 느낌이었다.

석요명은 신중하게 눈을 감고서 그 맛을 음미했다.


‘가히··· 폭력적이군.’


세 가지 식감과 두 가지 맛이 어우러져서 음악을 연주하는 듯 싶었다.

흡사 오음(五音)을 입 안에서 연주하는 듯 했다.

남은 반쪽까지 순식간에 먹어치운 석요명이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북경에서 먹었던 소와도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다. 아니, 오히려 능가하는 면이 있군. 이 소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지 알 것 같다.”

“과찬이십니다.”

“이만한 맛의 조화를 쉽사리 끌어내기는 힘들지. 본좌는 맛을 평하는데 있어서는 한 치의 거짓도 입에 담지 않는 편이다.”


반설괴, 괜히 그런 별호가 생겼겠는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음식이라면 먹고도 값을 치르지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아다니는 괴걸.

그게 석요명이다.

그런 만큼 석요명이 호평한 주루나 요릿집은 손님으로 미어터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공인된 미식가라는 뜻이다.


“이것, 이름이 무엇이냐?”

“단황소, 류심(流心)이라 합니다.”

“류심···.”


그 말대로 심(心)이 되는 오리알이 녹은 것처럼 흘러내리니, 류심이라는 이름이 걸맞았다.

석요명의 시선이 백서군을 향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백서군이라 합니다, 대협.”

“백서군이라. 기억해두겠다. 네놈 정도면 사천제일루의 현판을 떼어가도 되겠구나.”


이건 극찬이다.

석요명은 자신이 한 번 내린 현판을 회수하는 쫌생이 같은 짓은 하지 않는 사내로 알려져 있다.

그런 사내의 입에서 명해루에 내린 현판을 떼어도 좋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백서군은 입가가 저절로 말려올라가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을 억지로 누르며 진지한 얼굴로 감사 인사를 했다.


“과분한 칭찬이십니다.”

“물론 이 소 하나만으로는 내가 너를 과대평가한 것일 수도 있지. 다른 다과가 있다면 더 내어와 봐라. 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아도 좋다.”


먹튀하지 않겠다는 선언.

사방에 흩어져 앉은 손님들의 시선이 백서군과 석요명에게로 집중되는 게 느껴졌다.

지금 이 상황이 게임이었다면 ‘천하십대고수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을까.


“자신 있는 거라면 내와라. 간만에 마음에 드는 다관을 찾았으니, 값은 충분히 치르겠다.”


석요명의 말에 백서군이 허리를 굽혔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백서군이 안으로 사라지기 무섭게, 당무외의 전음이 날아들었다.


-제법 마음에 든 모양이로구나, 석가야.

-언제까지 석가라고 부르실 겝니까? 저도 이제 나이라면 먹을 만큼 먹었습니다.

-노부보다 어린 놈이 나이를 먹었다고 유세를 떠는구나.


날카로운 전음에 석요명은 입을 다물었다.

나이에 관한 말로는 무슨 짓을 해도 당무외를 이길 수 없다는 걸 떠올린 탓이다.

당가의 전대 가주. 전대 신주십삼좌의 일좌. 석요명보다 무림 경력이 길었으면 길었지, 짧을 리 없는 인간이었다.


-왜 되도 않는 행세를 하고 계신 겁니까, 당 선배?

-노부가 뭘 하든 네놈과 관계 없는 일이다.

-그 꼴로 나타난 건 선배 아닙니까.

-머리 좀 굵어졌다고 기어오르는구나. 다리를 한 번 분질러줘야 그 짧아진 혓바닥이 좀 늘어나겠느냐?


오한이 밀려든다.

여기서 더 말대꾸를 했다간 정말 찾아와서 다리를 분지를 것 같았다. 실제로 석요명이 젊었을 적엔 당무외 손에 진짜로 다리가 부러져서 고생한 적도 있었다.

그걸 고쳐준답시고 와서 돈까지 받아간 적도 있었고.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인간이 아닐 수 없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당 선배님.

-이제야 예의를 좀 챙기는구나.

‘젠장, 빌어먹을 노친네. 쓸데없이 정정하군.’


속으로 욕지거리를 뱉은 석요명은 한숨을 삼켰다.

그에게 다시 당무외의 전음이 날아들었다.


-네놈이 뭐라 할지 기대하겠다.


작가의말


13일, 제목이 녹차 한 잔에 사천당가 데릴사위에서 무림에서 카페로 힐링합니다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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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 통천향(通天香) (2) +13 24.09.05 13,182 262 12쪽
22 21. 통천향(通天香) +10 24.09.04 13,699 272 12쪽
21 20. 재미있겠네요 +19 24.09.03 13,961 284 12쪽
20 19. 삼대포(三大炮) (2) +12 24.09.02 14,359 295 12쪽
19 18. 삼대포(三大炮) +15 24.09.01 14,362 29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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