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에서 카페로 힐링합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글

만청(卍靑)
작품등록일 :
2024.08.15 20:13
최근연재일 :
2024.09.17 12:2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551,817
추천수 :
11,844
글자수 :
197,044

작성
24.08.22 12:20
조회
19,390
추천
408
글자
12쪽

08. 천도홍량(天桃紅凉) (4)

DUMMY

08.





백운관 안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 중심에 백의미녀와 당소군이 존재했다.

눈을 깜빡이며 서로를 마주보던 두 여인은 침묵을 깨뜨리며 웃음을 터트리더니, 반가운 얼굴로 서로를 껴안았다.


“화! 언제 왔어?”

“오랜만이에요, 당 언니. 반가워요.”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네.”


설봉 남궁화(南宮華).

그 별호에서 알 수 있듯, 당대 강호에서 손꼽히는 후기지수들을 가리키는 구주십삼성(九州十三星) 중 삼봉(三鳳)의 일원이다.

오룡삼준(五龍三俊), 이화삼봉(二花三鳳).

남궁화와 당소군은 서로 삼봉과 이화에 속한 강호 최상층부의 후기지수였다.


“근데 여긴 어쩌다?”

“전에 내가 보낸 선물, 여기서 산 거야. 아.”


백서군을 본 당소군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간 격조했네요. 장사는 잘 되나요?”

“사천지화가 다가와서인지, 오늘은 좀 버겁더군요. 많이 바쁘셨던 모양입니다.”

“대공녀라는 자리가 그렇죠.”


당소군은 자연스럽게 남궁화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의 시선이 백서군을 향했다.


“다과 남은 게 있을까요?”

“재료가 남은 게 얼마 없는지라. 죄송하지만, 요리하기에는 남은 것이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차는 내어드릴 수는 있겠습니다만, 남은 것이 엽차뿐인지라.”

“음, 그건 좀 아쉽네요···.”


백의여인, 남궁화는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

성도의 객잔과 주루를 돌고 돌다 결국 여기까지 온 것인데 제대로 먹을 것이 없다니, 챙겨온 건량이라도 마저 먹어야 하나 싶었다.

건량이라 해도 결국 말이 건량이지, 사실 육포처럼 바싹 말린 고기를 가루처럼 잘게 부숴 뜨거운 물에 넣어 불려 국으로 만들어 먹는 게 대부분이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건량만 먹다 보면 몸에 그리 좋지 않다. 무림인들이 맛은 없지만 허기를 면하게 해주는 벽곡단(辟穀丹)을 본의 아니게 자주 가지고 다니는 이유다.

백서군이 허리를 숙였다.


“다과가 약간 남았으니, 일단 내어오겠습니다. 요리 재료는 금방 마련해 볼 터이니, 기다려주실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대접하겠습니다.”


아무리 재료가 거의 다 떨어졌어도, 아직 조금 남은 게 있다.

다행히 남궁화가 데려온 인원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녀 본인을 포함해도 단출한 일행이다. 호위무사로 보이는 이들까지 포함해도 아홉. 당소군까지 열 명이니, 백서군이 좀 고생한다면 대접하지 못할 숫자도 아니다.


‘이럴 때 점소이나 숙수가 한 명만 있었어도···.’


사천 땅의 텃세를 뚫고 성도에 정착한 지도 꽤 지났지만, 사람을 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숙수든 점소이든 간에 대부분은 주행이나 식반행 같은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을 통해 구하는 게 대부분이니까.

결국 뭘 하든 인맥으로 뚫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텃세를 이겨내고 정착하는 것만 해도 벅찼던 백서군에게 그럴 여유가 있었을 리가 없다.


‘장사를 안정시키는 것만 해도 벅찼지.’


송나라 때부터 생겨났다는 일종의 요식협회, 식반행(食飯行)이나 주류협회인 주행(酒行)에 들지 않으면 요리 레시피라던가 노하우 같은 걸 전수받지도 못한다.

특히나 주행에 들지 않으면 제대로 술도 팔지 못하니, 술을 팔고 싶으면 가입은 필수였고.

식반행과 주행에 들어가지 못하면 정부 정책이 언제 바뀌는지 법령이 포고된 다음에나 알 수 있기도 하니, 여러모로 친목질은 필수다.

스승의 ‘꽌시 없으면 제일 서러운 동네’라는 말이 결코 틀린 게 아니었다.


‘힘들지만 해볼 수밖에.’


이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다.

사천당가의 대공녀와 친한 남궁세가의 여식이라면 분명 강호에서도 손꼽히는 사람이다. 백서군이 무림과 아무리 거리를 두려고 한다지만, 구주십삼성의 이름을 모르지는 않는다.


‘남궁세가의 설봉···.’


구주십삼성의 이화삼봉.

미모와 무력으로 강호에서도 손꼽히는 여자 후기지수들이다. 당소군이 이화 중 하나인 암독화고, 설봉 남궁화는 그녀와 동격인 삼봉이다.

심기를 상하게 한다거나 하면 여기서 목이 날아가도 백서군 입장에선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재료가 없으면 사 오면 되는 것이고, 몸이 하나면 갈아넣으면 된다.’


사람이 또 따로 없으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그뿐.

백서군이 허리를 꺾는 것을 본 남궁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드려요.”


백서군이 빠른 걸음걸이로 주방 안으로 사라진다.

남궁화가 당소군을 보았다.


“그나저나, 당 언니. 구곡홍매. 그 차를 여기서 샀다고요?”

“응. 마음에 안 들었어, 혹시?”

“아뇨. 그런 건 아니었어요. 굉장히 좋았달까··· 흔히 구할 수 있는 차는 아니겠다 싶더라고요.”

“절강성 하면 용정차가 유명하다지만, 구곡홍매도 좋은 차야. 일녹일홍이라고 한대.”

“일녹은 용정, 일홍은 구곡홍매겠군요.”

“이해가 빠르네.”


당소군의 반응에 남궁화가 희미하게 웃음을 흘렸다.

중원인답지 않은 그녀의 새하얀 피부가 눈부셨다. 마치 눈이 녹아 얼어붙은 빙판 위로 내려앉은 것처럼 햇빛이 남궁화의 피부 위에서 방울져 맺히는 지경이다.

창백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우윳빛 피부.

그건 분명 중원의 미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피부다. 남궁화에게 설봉이라는 이름을 가져다준 것도 그런 미모의 영향이 없지는 않았다.

당소군은 생각했다.


‘언제 봐도 신기한 피부야.’


밀랍인형, 그 이외의 표현이 필요할까.

흔히 한철(寒鐵)이나 영약으로 여겨지는 설삼(雪蔘)의 산지라는 말로 유명한 저 북해(北海)의 핏줄을 물려받았다는 모양이지만, 어쩌다가 남궁세가의 핏줄에 북해의 피가 섞이게 되었는지 아는 이들은 없다.

남궁세가의 내밀(內密)한 이야기인 탓이다.

혹여 알더라도 남궁세가씩이나 되는 가문의 이야기를 함부로 입에 담는 건 좋지 않은 일이기도 하니, 모두가 쉬쉬하는 것이다.

남궁화가 웃는다.


“···제 얼굴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사람은 처음 본 것 같아요.”

“그랬어?”

“네.”


남궁화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도 당황하지 않았던 백서군의 표정을 기억했다.

백서군의 얼굴에 내려앉아 있던 피로감 탓이었을까.

어쩌면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나저나, 이런 작은 다관인데도 각자(閣子. 별실)식 구조라니.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네요. 번루(樊樓)처럼.”

“그렇지. 백운관은 규모가 작은데도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거든.”


규모가 작은 객잔이나 다관들은 별실을 따로 만들지 않는다.

사람을 1층에서만 받는 탓에 그만큼 소란스럽고, 시끄럽기도 하지만 그런 객잔만의 풍취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백운관은 외관과 달리 안쪽은 별실을 만들어 놓았으니, 겉과 달리 안쪽은 꽤나 고급스럽게 꾸며둔 셈이다.

한쪽에 목패로 만든 판들이 걸려 있는 것이 특이했다.

남궁화가 말했다.


“점소이도 안 보이고, 숙수도 저 분 한 명인 것 같은데··· 외관과 내관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야. 손님이 적지는 않은 것 같거든.”

“언니도 여기 자주 오시나요?”

“나?”


당소군은 턱을 괴며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어떨 것 같아?”



***



백서군은 남은 재료들을 체크했다.


“밀가루하고 소금 정도뿐인가? 매실, 호두, 참깨, 땅콩 약간···. 복숭아씨도 약간 남았군. 설탕에.”


남은 재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래도 아예 없는 수준은 아니니, 이 정도면 그럭저럭 충분할 듯 했다.


“유조(油條)냐, 마화냐인데···.”


유조는 주식으로 먹는 중국식 꽈배기, 마화는 이 유조에서 간식으로 발전한 개봉 근처의 특산품이다.

지금 남아 있는 재료라면 유조든 마화든 어느 쪽이든 만드는 게 어렵지는 않다.

백서군은 금방 결정을 내렸다.


‘유조에 마화를 곁들이는 걸로 하자.’


명나라 대의 마화는 사실 산자(馓子)라고 해서, 궁중에서만 맛볼 수 잇는 귀한 음식이다. 차에 대해 공부하면서 요리에 대한 것도 이것저것 공부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이다.

노대가 상선감 출신이라고 했을 땐 믿지 않았지만, 궁중식(食)으로 귀한 마화를 만드는 법을 알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정말 황궁에서 일했던 걸지도 모른다.

백서군은 밀가루 위에 기름을 훌훌 뿌렸다.

마화나 유조의 주재료는 유소(油酥), 즉 기름 밀가루다. 말 그대로 밀가루에 기름을 섞어 반죽하는 것이다.

기름과 소금을 섞어 가래떡처럼 츄러스 모양으로 쭉 뽑아 튀기면 그게 절강성에서 처음 만들어져 중국 전역으로 퍼져 나간 중국식 꽈배기, 유조가 된다.

마화는 조금 더 손이 간다.

매실, 호두, 참깨 따위를 만두소처럼 안에 넣고 꽈배기처럼 튀겨내야 한다. 괜히 명나라 시대에 궁중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게 아니다.


-백가야. 이놈아. 내가 그리 섬세하게 반죽을 해야 한다고 몇 번을 말했냐! 반죽은 여인을 대하듯이 부드럽게 대하라고 했거늘! 그따위로 거칠게 주무르면 맛이 나빠진단 말이다!

-그런 것도 신경 써야 하는 겁니까, 노대? 어차피 객잔에서 대충 팔 거잖아요.

-백가야, 백가야. 네놈이 혹시라도 객잔 일로 밥 벌어처먹고 살고 싶으면 그 썩어빠진 생각부터 고쳐야 할 게다! 오늘은 주방에서 못 나갈 줄 알아라!


유조와 마화 만드는 법을 연습한다고 하루 종일 노대의 감시 아래에서 죽어라 반죽만 만졌던 기억이 문득 났다.

끓인 기름에 튀긴 유조를 차례대로 건져내어 기름을 털고 그다음 마화를 튀겨 따로 접시에 올렸다.

잘게 자른 복숭아 씨를 토핑처럼 뿌려 마화까지 완성한다.


“두장(豆醬)이 없는 게 좀 아쉽지만···.”


두장이란 따뜻한 두유다.

늘 넉넉하게 준비해 두는 편이지만, 오늘처럼 사람이 넘쳐 백운관까지 손님들이 밀려올 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재료가 바닥났으니.

마화와 유조를 접시에 담아 탁자에 하나씩 내려놓자마자, 백서군은 바로 주방으로 들어왔다.

그의 생각이 흘깃 노공으로부터 천도홍량이란 이름을 받은 냉차 쪽으로 향했다.


“···이거라도 내갈까.”


노공의 칭찬을 받기는 했으나, 지금까지 제대로 시음한 이들이 없었던 만큼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다.

남궁세가와 당가의 대공녀가 있는 자리.

거기에 남궁세가의 호위무사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면,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백서군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




“당장은 이것밖에 없는 점, 해량(海諒)해주시길 바랍니다.”


백서군이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싶더니 내어온 음식들의 가짓수는 실로 단출했다.

유조와 마화, 그리고 차 한 잔에 고기볶음 조금.

실로 조촐하다.

안휘성이었다면 남궁세가의 무인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호통부터 쳤을 남궁세가의 호위무사들도 사천의 주인인 당가의 대공녀가 지켜보고 있어서인지 섣불리 입을 열지 않았다.


“손님이 적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죄송합니다, 당 소저.”

“어쩔 수 없죠.”


당소군이 웃는다.


“지금 인근의 객잔이나 노점들도 대부분 재료가 동났을 정도니. 화, 이 정도는 양해해줄 수 있지?”

“어쩔 수 없죠. 그나저나 이건 특이하게 생겼네요. 절강 쪽의 유작회(油炸檜)처럼 생겼는데.”


유작회, 절강 지방에서 유조를 달리 부르는 이름이다.

남송의 간신 진회에 대한 원망을 담아서 만들었다는 전승이 있다는 모양이지만, 딱히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다.


“유작회를 아십니까?”

“먹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일단 식기 전에 먹자. 얘기는 나중에 해도 되니까.”


당소군이 유조를 집어든다.

백서군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남궁세가 무인들과 남궁화, 백서군이 나누는 이야기가 백서군의 귓가로 화살처럼 꽂힌다.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절강 쪽에서 유래한 거라면, 이것도 항주에서 만들어진 걸까?”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두장이나 우유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손님이 넘치고 있으니 재료가 동난 거라서. 어쩔 수 없지.”


당소군은 백서군이 놓고 간 찻잔으로 손을 뻗었다.

차의 이름은 말해주지 않았지만, 보이차처럼 맑은 검은색이 섞인 붉은빛이 인상적이었다. 찻잔에 손을 댄 당소군은 찻물이 뜨겁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차가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림에서 카페로 힐링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이 변경될 예정입니다! +7 24.09.12 1,403 0 -
공지 멋진 제목을 허락해주신 에르훗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24.08.19 2,704 0 -
공지 연재 시각은 월~일, 12시 20분입니다 +1 24.08.15 13,684 0 -
35 35. 이건 이제 자네 걸세 NEW +20 21시간 전 5,039 193 12쪽
34 34. 가져가게 +49 24.09.16 7,356 223 15쪽
33 33. 결과 +17 24.09.15 8,589 238 12쪽
32 32. 오표일배(五票一盃) (2) +18 24.09.14 9,510 245 12쪽
31 31. 오표일배(五票一盃) +18 24.09.13 10,560 277 12쪽
30 29. 류심(流心) +19 24.09.12 11,701 317 12쪽
29 28. 내가 뭘 본 거지? +16 24.09.11 11,918 311 12쪽
28 27. 그 입 닥쳐라, 석가야 +19 24.09.10 12,082 365 12쪽
27 26. 홍당자파(紅糖糍粑) (3) +11 24.09.09 12,221 282 12쪽
26 25. 홍당자파(紅糖糍粑) (2) +19 24.09.08 12,213 272 12쪽
25 24. 홍당자파(紅糖糍粑) +12 24.09.07 12,674 285 14쪽
24 23. 통천향(通天香) (3) +10 24.09.06 13,134 287 12쪽
23 22. 통천향(通天香) (2) +13 24.09.05 13,262 263 12쪽
22 21. 통천향(通天香) +10 24.09.04 13,780 273 12쪽
21 20. 재미있겠네요 +19 24.09.03 14,041 285 12쪽
20 19. 삼대포(三大炮) (2) +12 24.09.02 14,442 296 12쪽
19 18. 삼대포(三大炮) +15 24.09.01 14,453 292 12쪽
18 17. 사천제일루라는 간판, 내려주셔야겠습니다 (4) +22 24.08.31 14,949 293 15쪽
17 16. 사천제일루라는 간판, 내려주셔야겠습니다 (3) +15 24.08.30 15,444 296 13쪽
16 15. 사천제일루라는 간판, 내려주셔야겠습니다 (2) +19 24.08.29 16,070 324 13쪽
15 14. 사천제일루라는 간판, 내려주셔야겠습니다 +16 24.08.28 16,897 346 13쪽
14 13. 단황소(蛋黃酥) +22 24.08.27 17,765 378 18쪽
13 12. 무슨 조치를 하려고 +15 24.08.26 18,092 366 12쪽
12 11. 이야기 좀 해보실까 +9 24.08.25 18,650 397 12쪽
11 10. 이게 인맥이란 거다 +16 24.08.24 19,313 401 14쪽
10 09. 천도홍량(天桃紅凉) (5) +13 24.08.23 19,385 415 13쪽
» 08. 천도홍량(天桃紅凉) (4) +7 24.08.22 19,391 40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