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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청(卍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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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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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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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 삼대포(三大炮)

DUMMY

18.




백서군이 고개를 숙였다.


“석 대협의 후의(厚意)에 감사드립니다.”

“흐흐. 그렇게 말할 거 없어. 본좌는 음식 하나만큼은 엄격하게 평가하니까.”


빈말이 아니다.

석요명에 관한 일화들을 들어보면, 맛이 없거나 평가할 가치가 없는 음식은 한 입만 먹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라고 하니까.

오죽하면 그런 음식엔 돈을 낼 가치도 없다며 사라지는 탓에 그 기질을 비판하는 무전귀(無錢鬼)라는 욕이 별호 중 하나로 정착했을까.

정작 석요명쯤 되는 사람이 돈이 없을 리가 없건만.


“석 대협의 마음에 드는 걸 준비할 수 있도록 힘써보겠습니다.”

“빈말이 아니길 빌어. 게다가 성도에 들어와서 이야기를 들어서 더 기대가 되니, 부디 나를 실망시키지 말아주게.”

“이야기라 하심은?”

“경사에서나 먹을 법한 다과를 판다고 들었는데. 어떤 맛일지 기대하지.”


돌아선 석요명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내 입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돈 받을 생각은 말도록. 경사에도 드나들었던 적이 있으니까.”

“석 대협의 방문을 기다리겠습니다.”

“좋아. 루주, 가지. 나는 지금 몹시 배가 고프니 말이야.”

“바로 모시겠습니다. 총관, 이리 오게!”

“예, 루주님!!”


총관과 명해루주, 석요명의 모습이 멀어져 간다.

백서군은 사람들이 흩어지는 걸 보고 나서야 가슴팍을 쓸어내렸다.

석요명이 조금이라도 심기가 불편했거나 했다면 백서군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명해루주가 뭐라 더 말할 새도 없이 석요명이 받아들였으니, 백서군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잘된 일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겼을 때의 이야기지만.


‘어찌어찌 잘 되었다고 봐야 하나, 이걸?’


물론 상황은 백서군 쪽이 훨씬 불리하다.

머릿수부터 부족하니 보통 힘든 일도 아닐 것이고, 재료를 구하거나 준비하는 것도 명해루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물론 명해루의 노점 규모가 명해루 본점 정도는 아니니, 어떻게든 비벼볼 수는 있을 터였다.

백서군은 흘깃, 명해루의 노점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그의 노점과 달리 사람이 벌써 십여 명이나 나와서 준비하고 있는 모습. 내일부터 저 앞으로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설 게 분명했다.

사천제일루라는 명성이 어디 가진 않았으니까.

그 위치가 공교롭게도 바로 백서군의 노점 바로 반대편인 것을 보면, 노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찍어눌러주겠다는 거겠지.”


백서군은 자신의 노점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노공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깃발을 올려두겠다고 말했었으니, 깃발도 올려두어야 할 터다.

그러면 사람들의 눈에 띌 것이고, 그걸 보고 찾아오는 이들이 있을 테니.


“어차피 이길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백서군은 명해루의 노점 쪽을 다시 보았다.


“그렇게 간단하게 나가떨어질 수는 없지.”


백운관을 걸고 내기를 하자고 한 건 저쪽이니까.

그렇게 쉽사리 넘겨주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넘겨주고 싶은 생각도 없다. 무슨 생각인지 눈에 뻔히 보였으니까.


‘결국 그때의 복수를 하겠다는 거지.’


백서군이 사천에 와서 먹었던 달콤한 디저트, 탕원에 대한 평가.

지나치게 다양한 소를 집어넣은 탓에 본연의 맛을 잃어버린 탕원에 관해 백서군은 그 당시,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었다.

성도제일루라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갔을 때 느낀 실망감.

그걸 가감 없이 이야기했던 것이 도화선이 되어서, 백서군을 지금까지 괴롭히는 원동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것 말고 별다른 이유는 떠오르지 않으니까.

그 이후로 따로 명해루에 들린 적은 없다. 여러 가지로 바빠서 들릴 일이 없었던 것도 있고, 백서군의 입에 맞는 음식을 하는 객잔을 찾은 탓도 컸다.

물론 저 일이 있고 나서도 백서군을 굴복시키려는 수작을 멈추지는 않았지만.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왔어.”


백서군은 자신의 노점을 향해 걸었다.

이건 서로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니, 정말 순수하게 대결에 집중해야만 했다.


“준비를 마저 끝내야겠군.”



***



“명해루와 백운관의 대결이라니. 당 언니, 알고 계셨어요?”


남궁화의 말에 당소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그녀가 공증인이 되겠다고 나선 일이었으니, 모를 수가 없다. 물론 그녀 대신 아버지, 당효기가 나가게 되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공정함을 위해서다.


-네가 나서면, 백운관에 대한 편파적인 판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세간에서 생각하지 않겠느냐?


공증에 대한 이야기를 아버지 앞에서 꺼냈을 때, 당효기가 했던 말이다.

거기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당효기를 찾아갔던 거니까. 아마도 당효기는 그녀가 찾아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결이 성립될 만한 차이가 아닌 것 같은데. 이건 너무하지 않나?”

“팽 소협.”

“아니, 이 돌대가리로 생각해봐도 그렇단 말이오. 명해루. 명색이 사천제일루 아니오?”


팽가의 맹룡, 팽우현이 자신의 이마를 검지로 톡톡 두드렸다.


“거기에 아미파의 장문인 무련사태. 당 대협. 거기에 신주십삼좌의 석 대협? 뭔가 이상하단 생각 안 드오?”

“이미 벌어진 일이니, 그 이상 신경 쓸 것 없어요.”

“거 참. 너무 딱 잘라 끊는 것 아니오, 당 소저?”


팽우현의 말에도 당소군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남궁화가 말을 보탠다.


“하지만 팽 소협의 말에도 일리는 있어요. 명해루주가 백 점주님에게 원한을 품은 게 아닌 이상, 사실 이루어질 수 없는 대결인데···.”

“어찌 되었든, 이미 시작된 일이야. 되돌릴 수 없는 거지.”

“그건 그렇죠.”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그건 남궁화가 아니더라도 다들 알 수밖에 없다. 강호라는 곳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가. 이미 사건이 벌어진 다음엔 아무리 수습하려 해도 늦다.

사람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게 그런 것이다.

팽우현이 말했다.


“그리고 애초에 우리는 사천지회가 아니라 전병지연을 보러 온 것이니, 여기서 벌어지는 일에 큰 관심을 둘 필요는 없지. 그래도 나름대로 안면을 익혔으니, 조금은 걱정되는군.”

“게다가 백운관의 다과, 정말 맛있거든요. 사라지거나 한다면 슬플 거예요.”

“남궁 소저는 아예 다과에 푹 빠졌군.”

“사천까지 와서 그런 다과를 접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남궁화가 웃는다.

팽우현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북에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다과인 것은 분명했으니까.

애초에 경사, 북경에 드나들 일이 많은 팽가 출신이다.

그런 팽가 출신의 팽우현도 백서군의 다과는 훌륭하다고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 백운관에서만 마실 수 있는 냉차도 그러했고.


“그나마 다행인 건, 명해루 본점과 백운관이 겨루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돈가? 어떻게 생각하시오, 당 소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봐야겠죠.”


당소군이 돌아선다.

그녀의 옷자락이 바람이 펄럭거렸다.


“어디까지나 노점 간의 매출을 겨루는 내기. 사천지회에서는 매년 각 가게의 점주들이 모여 하던 것들인 만큼, 백운관과 명해루 사이에 그런 내기가 벌어진다 해도 별로 이상할 건 없고요.”

“흠, 그렇소?”

“물론 명해루가 수작을 부리는지 어떤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군요.”


당소군의 시선이 흘깃 명해루의 노점 쪽으로 향했다.

딱 봐도 그 반대편에 잇는 백서군의 노점과는 벌써부터 사람의 숫자가 차이가 난다. 밖에 나와서 내일 노점을 열 준비를 하는 사람의 숫자만 열 명이 넘었으니까.

반면 백서군 쪽은 장칠 단 한 명뿐이다.

그는 과연 무엇을 준비했을까.


‘설마 명해루에게 지진 않겠지.’


질 생각으로 그런 조건을 내걸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진심으로 백서군은 명해루에게 이길 생각일 것이다. 요 며칠 간 그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손님을 받지 않을 정도로 무언가를 준비하는데 열성을 다하고 있었으니까.


“내일 확인해보면 될 일이에요. 화, 가자.”

“네, 언니!”



***



백서군은 노공에게 약속한 대로 새벽부터 나와 노점에 깃발을 내걸었다.

물론 깃발을 내걸었다고 해서 별다를 건 없다. 단지 노공이 그의 노점을 알아보기 쉽게 깃발을 내걸었을 뿐이다.

그 덕분에, 눈에 띄어서인지 아침부터 사람들이 기웃거렸다.


“점주 어른, 사람들이 자꾸 왔다 갔다 하는데요. 어찌할까요?”

“놓아둬라. 아직 개점 시간도 아니다. 신기해서 구경을 하러 왔을 수도 있지.”

“그건 그렇긴 합니다만.”


장칠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런데, 정말로 이기실 작정이십니까?”

“당연히 이겨야지. 그래야 본전이다.”


지면 백운관과 백서군의 인생을 명해루에 내줘야 한다.

그런 건 질색이다.

처음부터 내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었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그랬다간 명해루 쪽에서 온갖 수작을 부렸을 것이다.

그 수작질을 겪어본 백서군 입장에선 차라리 전면전으로 만드는 게 나았다.

백서군이 처음으로 백운관을 열었을 때, 다과를 만들 때 쓸 밀가루를 최하급으로 주도록 수작을 부린 적도 있었고, 아예 백서군이 구하는 차에 대한 걸 수소문해서 아예 그걸 구하지 못하게 막아버리려고 한 적도 있었으니까.

그런 수작들을 뒤에서 조종한 게 명해루였다.

그래서 차라리 명해루와는 전면전으로 맞붙는 게 나았다. 적어도 백서군이 생각하기에는 그러했다.


“가능하겠습니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라 했다. 놋그릇 준비는 끝났고?”

“준비는 다 해두었습니다. 콩고물도 다 준비해두었는데, 이걸 어디에 쓰시려고···.”

“화로는?”

“준비해뒀습니다.”


화로, 놋그릇, 그리고 아직 콩고물을 입히지 않은 찹쌀떡.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그가 준비한 것 중 하나일 뿐이다.

장칠에게 노점 앞에 가판대를 펼쳐놓으라 지시한 후, 백서군은 콩고물이 잔뜩 든 광주리를 들고 나가 한쪽에 비스듬히 세웠다.

가판 중앙에는 놋그릇을 여섯 개, 바로 옆에는 웍을 걸고 기름을 바른 후, 살짝 달궈놓았다.


“뭐지?”

“저게 뭔가.”

“신기한 걸 하는군.”

“놋그릇은 왜 깔아놓은 거지?”


거기에 움푹 파인 웍과 숯이 깔린 화로까지 있어서인지, 사람들의 눈에서 호기심이 떠날 줄을 몰랐다.

아직 명해루의 노점도 문을 열지 않은 시간.

백서군은 찹쌀떡 반죽을 웍에 올려놓았다. 쫀득쫀득한 느낌의 반죽이 백서군의 맨손에 달라붙었다가 떨어지면서 소리를 냈다.


“광주리에 콩고물이 잔뜩 들어있는데.”

“주인장, 이게 뭐요?”

“뭘 하려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구먼.”


성도 토박이인 사람들도 처음 본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그럴 수밖에.

백서군이 준비한 삼대포는 그 역사가 길지 않다. 아무리 길어봐야 100년여, 명나라 시대인 지금은 볼 수 없는 간식이다.

중국 냉차의 역사가 1800년대 중후반에 시작된 것과 마찬가지로, 삼대포 역시 그 역사가 1900년대쯤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보시면 압니다.”


백서군이 웃었다.

간단하다.

손에 들러붙지 않도록 기름을 살짝 손바닥에 바르고, 화로 중앙에 놓인 찹쌀떡 반죽을 동그랗게 떼어내어 놋그릇이 놓인 바닥에 탕, 하고 내리친다.

가판대 위에 한 겹 더 겹쳐 깔아놓은 판자 위로 떡이 퉁, 하고 튕겨지면서 놋그릇들이 요란하게 몸을 떨었다.

호선을 그리며 콩고물이 가득 담긴 광주리 안으로 떨어진 떡이 데구르르 굴러내려오며 순식간에 콩고물로 된 옷을 걸쳐 입었다.

그 과정에 세 번이 반복된다.

탕, 탕, 탕, 하고 경쾌하게 울리는 세 번의 놋그릇 소리.

광주리 아래에 깔린 떡 세 개를 들어 그릇에 담은 후, 백서군은 그 위에 흑설탕즙을 뿌렸다.

그렇게 나온 떡들을 장칠이 가판대 주위에 몰린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이거 맛이 괜찮군!”

“달고 쫀득쫀득해서 밥 먹고 나서 먹으면 딱이겠어.”

“이에 달라붙지도 않고.”

“주인장, 이거 이름이 뭐요?”


그 물음에 백서군이 웃었다.


“삼대포(三大炮)라고 합니다.”




------

삼대포.jpg


작가의말




삼대포는 요렇게 생긴 음식입니다.

실제로 작중에 표현된 것처럼 놋그릇을 올린 바닥에 떡 반죽을 세게 내리쳐, 콩고물이 가득 담겨 있는 광주리에 골인시키면 데굴데굴 굴러서 콩고물이 입혀지는 간식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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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 통천향(通天香) +10 24.09.04 13,778 273 12쪽
21 20. 재미있겠네요 +19 24.09.03 14,040 285 12쪽
20 19. 삼대포(三大炮) (2) +12 24.09.02 14,438 296 12쪽
» 18. 삼대포(三大炮) +15 24.09.01 14,450 292 12쪽
18 17. 사천제일루라는 간판, 내려주셔야겠습니다 (4) +22 24.08.31 14,944 293 15쪽
17 16. 사천제일루라는 간판, 내려주셔야겠습니다 (3) +15 24.08.30 15,440 296 13쪽
16 15. 사천제일루라는 간판, 내려주셔야겠습니다 (2) +19 24.08.29 16,065 324 13쪽
15 14. 사천제일루라는 간판, 내려주셔야겠습니다 +16 24.08.28 16,893 346 13쪽
14 13. 단황소(蛋黃酥) +22 24.08.27 17,760 378 18쪽
13 12. 무슨 조치를 하려고 +15 24.08.26 18,086 3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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