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월클이 튼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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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작품등록일 :
2024.08.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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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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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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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킬!

DUMMY

“감독님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방금 말하지 않았나, 계약하자고.”

“하지만 경력도 없는 어린애 아닙니까, 그런데 덜컥 프로 계약이라니···. 저로선 납득이 안됩니다.”

“납득이? 하하.”


홀슈타인 킬의 새로운 사령탑.

프랑크 카스파리가 웃었다.


“그럴 수도 있지, 나는 이제 막 구단에 온 상태고 자네도 나를 따라 이곳에 왔으니까. 운명공동체인 상태나 다름없지. 하지만 그거 아나?”

“무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딴 건 아무 문제가 되질 않는 다는 거야. 모리츠!”

“에? 도대체 무슨...”

“자네와 난 이 구단을 다시금 위로 향하게끔 만들어야 하지, 아닌가? 저번 시즌 빌어먹을 실력으로 3부리그까지 강등당한 이 팀을 말일세!”


카스파리가 사람 좋은 얼굴로 소리치자, 수석코치 모리츠 피링이 한숨을 뱉어내며 모니터를 가리켰다.

그곳엔 각종 테스트를 보는 검은 머리 소년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열쇠가 저 어린 친구라는 겁니까?”

“그렇지, 도대체 지금까지 뭘 들은 건가? 설마 인종차별자라도 되는 건가?”

“당연히 아닙니다.”

“그래? 그럼 걱정할 것 없네. 저 친구는 엄연한 독일인이야. 어머니가 한국인이니 당연히 한국 국적도 가지고 있겠지만, 더 이상 문제 있나?”

“그렇군요. 아무 문제가 없네요.”

“그래, 이게 직전 감독 휘하의 스탭들이 진행했던 거라는 건 상관이 없어. 그 놈들은 멍청해서 저런 친구를 보고도 두 달 동안 손 놓고 있었던 거고, 멍청하게 강등을 피할 수 없었던 거지.”

“네, 네. 감독님 말씀이 맞군요. 그래서 저번 시즌 19득점에 그친 겁니다.”

“모리츠, 이제야 조금 명석하군. 그러니까···.”

“그러니까 조용히 좀 하십쇼! 알겠습니다. 알겠다고요! 저기 저 화면 속, 완전 행운 그 자체인 꼬맹이를 데려오면 되는 거 아닙니까! 나도 알겠다고요!”

“흠, 흠. 그렇다면 뭐 믿고 맡기겠네. 대신···.”

“대신이고 말고! 무조건 데려오겠습니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는 안 되겠죠. 재능은 넘치지만 지금 당장 쓸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 없으니까! 후우, 후!”


한동안 쉴 틈 없이 쏟아내던 모리츠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진정을 찾은 뒤 나머지 말도 차분히 전달했다.


“2군이나 유소년에서 담금질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걸 염려에 두고 진행하겠습니다.”

“끄응. 이젠 나한테 큰소리도 치는 건가. 하여튼 내 머리 위에서 노는 구만···.”


그렇게 새로운 사령탑과 그의 오른 팔인 두 사람의 대화가 끝이 났다.

이로써 3부리그에서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된 홀슈타인 킬의 바쁜 일정이 시작된 것이다.


***


그리고 그 시각.

우도의 다리가 떨리고 탁자가 흔들렸다.


“쓰읍.”


이럴 리가.

무언가 잘못됐다.


“분명 오늘이었을 텐데···.”


도무지 연락이 없었다.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알던 과거가 아닌가?”


혹시 영화에서나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나비효과라던가, 그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불안이 의심을 낳았다.

그리곤 다시 의심이 해탈을 낳았다.


“그런 건 말도 안 되지.”


나는 안절부절하던 게 언제였냐는 듯 하품과 동시에 기지개를 폈다.

엄마가 차려놓은 반찬을 꺼내서 조금 늦은 아침 식사도 즐겼다.

그리곤 시계를 보면서 명경지수에 빠졌다.


“그래. 아직 아침 9시밖에 되질 않았구나.”


그럼 그렇지.

비록 테스트 본 게 2개월 전이라 지금이랑은 다르게 형편없겠지만 기본빵이란 게 어디 가겠는가.

동태눈깔이 아니라면 알 테다.

저놈은 될 놈이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몇 년 정도 담금질하면 충분히 제 몫을 할만한 인재다! 라는 것쯤은 말이다.

그래서 과거 이때도 구단이 나와 계약한 것이었고.


아무튼. 지금은 한창 이른 시간이라서 그들의 연락을 기다리려면 한참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좀이 쑤시다.

아무래도 요 며칠 빡세게 움직이면서 감각을 끌어올렸기 때문일까.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달아올라도 한참을 달아오른 게··· 그래. 빨딱 섰다고 해야 할까?

축구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컨디션 최상의 상태였다.

그래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간단하게 산책이라도 하고 오자는 생각으로 신발장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가장 첫 번째 자리한 축구화를 신고 볼을 챙겼다.

그리고 문득, 신발장 안에 잠들어있던 또 다른 축구화와 장비를 발견했다.


“아, 이게 여기 있었구나.”


여기저기 터지고 찢어진 축구화.

매번 혼자서 길거리 축구를 하면서 하나둘씩 구매했던 애장품들이었다.

이 당시 내겐 보물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프로가 되면서 이곳저곳을 누비다 보니 어느새 잃어버렸지만···. 이렇게 마주하니 확실히 기분이 이상했다.

그도 그럴 게,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으니 전단지를 돌리거나, 몰래 막노동 잡부를 하면서 장만한 것들이니까.

분명 대단히 비싸거나 어마어마한 품질의 제품은 아니지만, 내겐 매우 소중한 장비였다.

그런 의미로 이번 생에는 잘 간직할 생각이다.

새 삶을 부여받았기 때문일까?

하나도 놓치기 싫었다.


그저 기억 속에 묻혀있던 추억을 찾았을 뿐인데 기분이 좋고 감회가 새롭다.

이번 생은 과거와 달리 행복할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현관을 열었다.


***


오늘따라 바람이 서늘하다.

독일 북부에 위치한 이 도시는 그랬다. 언제나 쌀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번화하지 않은 도시만이 주는 운치가 있었다.

정면으로 부는 바람이 폐부를 씻어내고 상쾌한 기분을 선사했다.


동네를 두 바퀴쯤 돌고 나서 자주 가던 공원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몸풀기 겸 산책을 빙자해 런닝을 뛰었으니 챙겨온 장비로 갈아신고 볼 좀 만져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먼저 와서 자리를 잡은 선객이 있었다.

또래로 보이는 소년이었다.


후욱, 후욱.


금발을 찰랑거리며 홀로 공을 차는 소년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어쨌든, 중요한 건 아니었으므로 잠시 지켜보자는 생각으로 장비를 신으며 바라봤다.

근데 이걸 어찌해야할까.

조금 답답하다. 실수가 잦고 기본기가 빈약했다.


“아니, 저걸 저렇게?”


이곳저곳이 빈틈투성이라 마음속으로 지적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어느새 한 시간이 넘도록 혼자서 공을 차는 소년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음, 근데 갑자기 뭐지?


“후우우.”


잠시 멈춰서 호흡을 가다듬는 소년이 나를 뚫어지라 쳐다봤다.

이내 걸음을 옮겨 다가왔다.

왜? 라는 의문은 곧바로 해소됐다.


“혹시 관심 있어요?”


으으음···. 맙소사.


“나는 그런 취향이 전혀 아닌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축구에 대한 열망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신체가 차갑게 식어가는 게 느껴졌다.

젠장. 이런 상황에는 어찌해야 하는 걸까.

축구선수로 잘 나갈 때는 이곳저곳에서 대시도 받고 인기도 있었다.

근데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나.

관심을 표하던 건 전부 여성들이었으니까.

근데 지금은 웬 남자가···.


“아, 이런 오해하셨나본데, 그런 거 아닙니다. 그냥 아까부터 계속 보고 있길래. 축구에 관심이 있나 해서 물어본 거예요. 같이 할 생각이 있냐고.”


경계심 짙은 내 눈빛을 읽었는지 다가오던 소년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내 파란색 눈동자로 하반신을 카리켰다. 그곳엔 축구화와 양말을 신은 내 다리가 있었다.

그럼 그렇지. 미친놈.


“그럼 진작에 똑바로 말해야 할 거 아니야?”


주어를 생략하면 어쩌잔 말인가.

금발 미남 놈이 그런 소리를 한다면 누구라도 오해할 것이다.


“···그건 그쪽이 이상한 거고. 혹시 선수예요? 일반인 같지는 않은데.”

“그렇게 보여?”

“네. 제가 선수 보는 눈이 있는데, 그쪽이 딱 그렇게 보이네요.”


그래도 어린 녀석이 사람 보는 눈이 있었다.

보기보다 나쁜 녀석은 아닐지도.


“뭐, 아직은 아니지만, 일단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게 무슨 개똥 같은 소리예요? 아직은 아니지만, 일단은 그렇다니.”

“그건 비밀이야.”


내 정보를 마음대로 누설할 필요는 없잖아.

그렇게 나보다 두 뼘은 작은 녀석과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통성명까지 하게 됐다.


“저는 모리츠 야네스. 15살이에요.”

“그래? 나는 나우도. 17살이지.”

“나···우도? 나-우도 이게 맞아요? 발음이 조금 어렵네요.”

“그냥 우도라고 불러. 우리 엄마가 한국인이시거든.”

“아하,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우도, 저랑 한게임 하실 건가요?”

“뭐, 그 정도야. 어려울 거 없지.”


안 그래도 몸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으니까.


툭, 툭.

녀석이 굴려준 공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리고 가볍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물었다.


“근데 모리츠, 넌 왜 이 시간까지 혼자서 공을 차고 있는 거야. 보니까 내가 오기 훨씬 전부터 찬 것 같은데.”

“아! 맞다, 아빠를 따라서 왔거든요. 근데 아빠가 일 때문에 오신 거라 방해가 될까 봐 혼자서 놀겠다고 했어요.”


그렇군, 어쩐지 처음 보는 녀석이라고 했다.


“착한 녀석이구나?”

“당연하죠. 아빠 일에 방해가 되면 어떡해요. 이것도 조르고 졸라서 같이 온 건데.”

“그래. 그럼 이것도 받아봐!”


투웅.


“아니, 세상에 이런 패스가 어디있어요?”

“크크크. 실수, 실수. 미안.”


그렇게 어느 순간 대화가 끊겼다.

우린 어느새 말도 없이 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툭, 툭.

투욱, 툭.


짧은 패스부터 시작해서 점점 거리를 넓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이 녀석 도대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공을 찰 때는 기본기가 안 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또 곧잘 하고 있었다.

일부러 조금씩 받기 힘든 코스로 난해하게 찔러봤다.

그래도 모리츠는 꽤나 완벽하게 대처했고, 머리가 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설마, 하는 생각.

나는 어째선지 모리츠 야네스. 이 녀석을 시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과거에 이름을 날린 적이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월드 클래스라고 불린 선수들의 이름은 머릿속에 빠삭하게 입력돼있었으니까.

그런데 어째서일까. 직감이 녀석의 실력을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동시에 봐줄 필요도 없이 녀석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이다.


“야! 모리츠, 이젠 네가 마음대로 뿌려봐!”

“뭐라고요!”

“마음대로 뿌려보라고!”

“진짜죠? 후회하지 말아요!”


역시나 예상이 맞았다.

공간을 보고 찔러주는 패스의 창의력은 말할 것도 없었고, 회전을 이용해서 받기 좋게 바로 앞에도 떨어뜨려 줄 줄도 알았다.


“그럼 이것도 받아주실래요?”


모리츠가 신이 나서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패스를 뿌려댔고 나는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냈다.

분명 뛰어난 재능이 다만.

아직은 노련하지 못한 유망주가 아니던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이 없었다.


“우도! 우리 이번엔 일대일을 해보는 게 어때요?”

“원해?”

“네!”


모리츠가 기꺼운 듯 이를 드러내며 웃었고, 나는 일말의 동정심 따위도 없이 녀석을 발라버렸다.


“마, 맙소사···.”


녀석이 치는 드리블은 두 걸음 만에 내게 커트 당했고, 어중간한 페인팅 동작과 개인기는 속절없이 간파했다.

모리츠의 눈동자가 놀라움과 동시에 전의로 불타올랐다.

이번엔 나의 공격차례였다.


“절대 뚫리지 않을 거예요!”

“할 수 있으면 해봐.”


이런, 멍청하고 순수한 모리츠.

그게 마음대로 되면 너는 머지않아 발롱도르 위너가 될 거란다.

한때나마 발롱도르에 가장 근접했던 게 나니까.

신체 부위 중 가장 중요한 걸 걸도록 하지.


***


역시.

신체 부위 중 가장 중요한 걸 지킬 수 있었다.


내게 주어진 10회의 공격 기회는 일방적이었다.

끌고 가던 공을 굴리며 녀석의 시야를 집중시킨 뒤, 시저스.

그리고 거기에 현혹되는 순간, 상체 페인팅과 함께 가랑이 사이로 인사이드.

이와 같은 수법으로만 10회의 공격 기회를 모두 성공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자식 가랑이는 헐 대로 헐었을 것이다.

오늘 밤 오줌을 지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때?”

“크윽···!”


2살이나 어린 녀석을 상대로 뭐하는 건가 싶겠지만, 프로라면 자기의 몸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면서 폼을 유지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니던가.

그저 폼의 유지를 위한 일환이었다.

희생양이된 모리츠 야네스.

이 녀석에겐 안타깝지만 좋은 기회였잖아?

모리츠 이 녀석 뭐라고 하려나.


“우도! 혹시 우리 아빠를 만나지 않을래요?”

“아빠? 갑자기 무슨 소리야. 여기 일 때문에 오셨다며.”

“그게, 음··· 스카우트라고 해야···.”


그때, 모리츠와 나의 전화가 동시에 울렸다.

그리고 그건 내가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화였다.


“네, 엄마. 손님이 밖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셨다고? 알겠어요. 금방갈게요.”


전화를 끊은 뒤.

모리츠와 눈이 마주쳤다.


“설마 너?”

“우, 우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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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나만 믿어 +1 24.09.01 615 16 12쪽
18 벌써?? +2 24.08.31 652 19 12쪽
17 극찬인걸 +1 24.08.31 661 18 12쪽
16 파장 24.08.30 682 15 12쪽
15 활약상 24.08.29 682 17 13쪽
14 홀슈타인의 신인 24.08.28 702 16 12쪽
13 나우도 24.08.27 709 15 12쪽
12 각인(2) +1 24.08.26 742 19 12쪽
11 각인 +1 24.08.25 747 18 13쪽
10 친선(3) +1 24.08.22 780 15 13쪽
9 친선(2) 24.08.21 803 13 12쪽
8 친선(1) 24.08.21 850 15 13쪽
7 영입 24.08.20 870 17 12쪽
6 소문, 소문 24.08.19 921 18 11쪽
5 전초전이 임박해오다 24.08.18 988 16 13쪽
4 역사를 쓰자 24.08.17 1,056 16 12쪽
» 킬! 24.08.17 1,135 17 13쪽
2 신의 농락, 회귀와 가호 24.08.16 1,202 1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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