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월클이 튼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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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작품등록일 :
2024.08.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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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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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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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내줄거라서

DUMMY

아우에와의 경기가 끝났다.

아쉽게도 한네스의 MOM은 물 건너갔고, 당연하게도 4골을 넣은 내가 MOM을 받았다.

항상 그랬듯이 리포터와 여러 질문을 주고받았는데, 너무 피곤해서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집에선 어머니가 기뻐하시면서 기다리고 계셨고, 오랜만에 엄마가 해주는 한식으로 배를 채웠다.


“앞으로도 이랬으면 좋겠네.”


기분이 엄청 좋아 보이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조금씩 축구에 빠지고 계신 것 같았다.

아들을 위해서 공부했지만, 선후 관계가 역전됐달까.


아무튼, 엄마가 기뻐하면 그걸로 됐다.

심각한 수준으로 빠져서 걸쭉한 욕설을 뱉어내는 게 아니라면 지금의 생활을 응원해드릴 생각이다.

전생엔 누구보다 나를 응원하셨지만, 축구에 학을 떼던 분이셨으니까.


‘아마 부상의 슬럼프와 스트레스 때문이었지.’


온전하게 풀지 못한 감정을 하나뿐인 가족에게 쏟아냈다.

어쩌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건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연고도 남지 않은 한국으로 가시는 것도 외면했으니까.’


내 몸의 절반이 기억도 나지 않는 아비라는 작자의 피가 섞였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다.

아내를 버린 그 작자처럼 나도 똑같은 행동을 한 거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됐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되지.”


병실에서 눈을 뜰 때부터 다짐하지 않았던가.

행복하게 해드리겠다고.


그런데···.

서서히 파리가 꼬이는 것 같았다.


그것도 꽤나 이름값 있는 녀석으로.


[도르트문트 프로이서 감독, 하부 리그의 떠오르는 신성을 지켜보고 있다.]


***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킬의 회장 호프만이 집무실을 나가는 여성한테서 눈을 뗐다.

문이 닫히고 참았던 한숨을 뱉어냈다.


“후우···. 도저히 가만두질 않는 구만.”


취임과 동시에 계획했던 비전과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즌의 시작과 성적도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이놈의 세상은 거대한 꿈을 꾸는 홀슈타인 킬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리가 3의 선수 상위리그의 관심을 한몸에 받다]

[검은 머리를 찰랑거리는 그를 두고 연일 화제!]

[일부 회의적인 시선에도 불구, 우도는 커다란 가능성을 지녔다는 게 압도적인 의견]

[무명 파파라치가 확인한 바로만 보루시아와 베르더, 라이프치히, 레버쿠젠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아주 난리를 치는 군.”


고개를 저은 호프만이 의자를 돌려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너무 잘해서 문제야···.”


그래서 너무 불안했다.

만약 저들이 꿈과 야망을 담보로 우도를 흔들면···.


“남을 리가 없지···. 나 같아도 안 남아, 씨발!”


호프만이 답답한 마음을 담아 욕설을 뱉어냈다.

최고의 공격수에게 걸맞는 계약을 제시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는 중이었기에, 지금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고 있을 시간도 없겠군. 제기랄.”


자신의 사업수완을 모조리 발휘해야 했다.

그는 어떻게든 최고의 조건으로 우도를 붙잡을 생각이었다.


***


번화가에 위치한 작은 아동복지센터.

안으로 들어가니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무수하다.


‘음···.’


머쓱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을 찾은, 이곳에 있는 아이들이 홀슈타인 킬의 팬으로 성장할 게 분명하니까.


“우도! 저 싸인 해주세요!”

“나도! 나도 해주세요!”

“그래, 싸인은 다 해줄거야.”


그 사이에도 몰려드는 아이들이 재잘거렸다.


“몇 골이나 더 넣을 거예요?”

“우도는 키가 몇이예요?”

“나도 그렇게 클 수 있을까요?”


나는 그많은 질문들을 하나씩 전부 대답해줬다.


“24골 정도 더 넣을 생각이야. 키는 183. 너는··· 조금 힘들 거 같네.”

“저는요?”

“너는 2미터가 넘을 거 같아. 차라리 농구를 해.”


등등.

가면 갈수록 마흔살의 정신으론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똥 먹어봤어요?”

“응. 그러니까 너도 먹어야 해.”

“그, 그게 우도처럼 되는 비결이에요?”

“여기에 더해서 매일 같이 훈련해야지.”

“무슨 훈련이요?”

“잘 먹고 잘 싸는 훈련.”

“똥이요?”

“응. 똥방귀 둘다.”


옆에서 안내하던 선생님은 눈을 부라렸지만, 아이들은 깔깔거리면서 배꼽을 잡았다.

뭐, 저 나이때는 똥방귀가 최고라더니 맞는 말인 것 같았다.

그렇게 건물을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자유가 됐다.


***


홀슈타인 킬!

우리는 죽여주는 팀!

죽여버리는 팀!

상대를 폭격하는 선수단과 서포터즈! 그게 바로 홀슈타인─ 킬─!


올덴부르크의 경기장.

마르슈베크 슈타디온의 원정석에서 들려오는 서포터즈의 노래를 들으며 축구화 끈을 정리했다.


솔직히 오늘 경기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직전 경기의 대승과 연승은 별개로, 노장들의 소소한 부상과 체력 문제 때문에 미세한 구멍이 뚫린 상태.


그래도 질 것 같지는 않았다.

분위기가 안 좋은 건 상대인 올덴부르크가 더하니까.


후우.


경기에 입장하기 전.

나를 향한 시선이 느껴졌다.


‘오늘 뭘 잘못 처먹었나.’


왜 저렇게 쳐다보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전투적이고 야만적인 상대의 시선에 반응하지 않았다.

굳이 머저리들과 벌써부터 눈싸움하면서 심력을 낭비하고 싶진 않았다.


‘경기에서 보여줄건데 뭘.’


지금껏 그랬던것처럼 패배를 당하고 나서야 고개를 떨구겠지.

마치 패전한 병사처럼 고개를 조아릴 터였다.


필드에 입장하자, 올덴부르크의 거친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장발 원숭이 새끼야! 죽어!”

“넌 오늘 죽었어! 임마!”

“뼈도 못 추스릴 줄 알아라!”

“얻어맞고 질질짜지나 말라고!”

“17살 애새끼는 펑펑 울기나 해!”


야만적인 선수나 서포터즈나 똑같았다.

그리고 이 정도는 평범하다.

최근 들어 원정경기에 가면 인종차별과 욕설은 심심찮게 들렸다.


‘가면 갈수록 더 하겠지.’


나는 부상도 없이 전 시즌을 소화할 거고, 미친 듯이 때려 넣을 거니까.


‘확실히 드레스덴이 양반이네.’


그치들은 회장이 직접 사과하는 것도 모자라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내게 포트트릭을 헌납하며 개처럼 뚜드려 맞았다는 건 변함이 없었지만.

이 자식들은 그걸 모르는 걸까?

조금은 궁금하다.

동시에 아주 조금 흥미가 생긴다.

살짝 빡쳤다고나 할까.


오늘 경기도 비슷할 거다.

지금은 내가 욕을 먹지만, 결국은 자기 선수들을 더 욕하겠지.


아무튼, 살짝 기분좋게 빡치는 사이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경기 초반은 올덴부르크 머저리들을 우리 팀이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집중! 집중해!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올덴부르크의 누군가가 자기 팀 선수들에게 소리친다.

지들도 이상을 느끼는 게 분명하다.

솔직히 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경긴데 초반부터 반코트를 당하고 있으니까.


타악!


그런데 사실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

내 앞에 있는 멀대 같은 수비수가 너무나 쉽게 벗겨지니까.


‘재밌네.’


살짝 상체 페인팅을 걸었을 뿐인데, 갈대 마냥 흔들린다.

원래 이런 자식들인가 생각해봤지만··· 모른다.

내가 알게 뭐야.

어차피 우리보다 리그 테이블 한참 밑에 자리한 팀인데.


“으악! 막아!”


올덴부르크의 센터백인 헨릭까지 스텝 오버로 제치자 앞에 남은 건 골키퍼인 슈에트뿐이었다.

그가 뛰어나오는 게 보인다.

급하게 지면을 박찼지만 오히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할 뿐이다.


나는 골키퍼의 머리 위로 넘기는 것 대신 슈에트의 역동작을 이용해 텅 빈 골대로 슛을 찼다.

입장과 동시에 골.

입장과 동시에 먹은 욕설에 보답하듯 아슬아슬하게 소녀슛을 선사했다.


“으아아아! 저 씨발새끼!”

“봤어? 봤냐고! 저 자식이 우릴 농락했다고!”

“올덴부르크 이 등신들아! 그걸 먹혀!”


경기장이 무너져라 걸쭉한 욕설을 뱉어내는 홈팬들.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두 배로 갚아주니까 엿 먹으라고 골라인을 딱 지날 만큼의 소녀슛으로 보답한 거다.


그리고 원정석의 팬들이 소리쳤다.


소녀의 슛도 막지 못하는 등신!

올덴부르크는 닥쳐─!

소녀슛으로도 골을 넣는 공격수!

우도! 우도! 홀슈타인 킬의 공격수!

올덴부르크는 닥쳐라!

으하하하하하!


***


헨릭은 답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홀슈타인 킬에게 휘둘리는 자신의 팀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게 무슨?’


말이나 되는 건가?

지난 시즌 리그에서 최소 실점으로 유명하던 올덴부르크라면 직선적인 홀슈타인 킬따위는 무리없이 막아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착각이었다.

현실은 정반대였다.


‘말도 안 돼···.’


올덴부르크는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처럼 핏덩이 한 명에게 털리고 있었다.

스텝 오버를 하면 역동작에 걸리고 바닥에 궁둥이를 찍었고, 치고 달리면 거북이와 토끼처럼 거리가 벌어졌다.

그렇다고 짜증을 대놓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는 강약약강의 전형.

경기전부터 나이도 어린 홀슈타인 킬 공격수를 부라리면서 기를 누르려고 했으나 녀석은 상대도 하지 않았다.


더욱이 녀석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가끔씩 달라붙으면 교묘하게 옆구리를 치고 할퀴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어디서 저런 자식··· 이, 커헉!’


방금도 자연스럽게 발등을 찍었다.

미친놈이었다.


[킬의 선취점이 터진 후로 올덴부르크가 힘을 쓰지 못합니다.]

[경기 시작부터 내내 끌려다니기만 하는데요.]

[아무래도 위축된 것 같습니다.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홀슈타인 킬의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네요.]

[올덴부르크, 킬의 전략과 우도의 움직임에 휘둘리기만 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홀슈타인 킬의 공격.

헨릭의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젠장!”


또 빌어먹을 33번이다.

홀슈타인 킬의 공격을 마무리하는 망할 공격수!


‘우도? 시발.’


녀석이 날카롭게 날아드는 크로스에 몸을 띄웠다.

동시에 헨릭도 점프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커헉!”


저 빌어먹을 핏덩이 녀석은 헤딩이 약점이라고 했는데.


와아아아아아─!


‘왜 내가 밀리는 거야!’


놈이 헤딩을 가져가는 걸 막지 못했다.


[고오오오올! 우도! 이른 시간 멀티골을 달성합니다!]

[결코 득점 행진이 멈추는 일이 없습니다! 오늘도 올덴부르크에게 충격을 선사합니다!]


바닥을 차고, 침을 뱉는 등 거칠게 반응하는 팀원들이 보였다.

헨릭은 석상처럼 자리에서 서서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벤치에서는 벌써부터 몸을 푸는 선수들이 보였다.

그것도 모자라 교체 사인이 나온다.


‘시발! 시발! 내가 아니라도 저 자식은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없다고!’


그렇게 헨릭은 몇분 뒤에 쓸쓸히 퇴장했다.


***


‘벌써 나가?’


조금 아쉽다.

다루기 쉬운 수비수였는데. 쩝.


아무튼, 의욕이 생긴다.

이른 시간부터 멀티골을 넣었으니 해트트릭을 향한 욕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반전이 끝났다.

헨릭이라던가? 멀대같이 큰 녀석과 바뀐 수비수가 원래 주전이었는지, 실력이 대단했다.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 경기장을 배회할 멀대녀석이 있을까 둘러봤지만,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질질 짜는 건가 싶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설마 경기도 개똥같이 해놓고 퇴근한 걸까?


‘위로의 말 좀 전하려고 했더니.’


결코 네가 못한 게 아니다. 내가 잘한 거지.

그렇다. 솔직히 엿 먹이려고 한 거다.

녀석이 게이트에서부터 내게 시비를 걸려고 했던걸 알고 있으니까.


어쨌든, 라커의 분위기는 좋았다.


“좋았다. 그래도 결코 방심하지 말고, 중앙에서도 더욱 공격적으로 가자. 후반전에는 박살 내는 거야 알겠나?”


연승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확실히 카스파리 감독의 표정도 좋았다.


“우도! 후반전에도 이렇게만 하자.”


들뜬 표정으로 다가온 마이어가 속삭였다.


“그래.”


나는 두 배로 갚아주는 인간이니까.

올덴부르크도 박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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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로컬 +1 24.09.07 284 12 12쪽
» 박살내줄거라서 +1 24.09.07 308 15 12쪽
24 축구 할 맛이나 +1 24.09.06 340 14 12쪽
23 과감하게 +1 24.09.05 445 16 12쪽
22 분위기 +2 24.09.04 531 17 12쪽
21 뒤를 맡길 아군, 조력자 +1 24.09.03 549 18 12쪽
20 선봉장 +3 24.09.02 575 17 11쪽
19 나만 믿어 +1 24.09.01 615 16 12쪽
18 벌써?? +2 24.08.31 652 19 12쪽
17 극찬인걸 +1 24.08.31 661 18 12쪽
16 파장 24.08.30 682 15 12쪽
15 활약상 24.08.29 682 17 13쪽
14 홀슈타인의 신인 24.08.28 702 16 12쪽
13 나우도 24.08.27 709 15 12쪽
12 각인(2) +1 24.08.26 742 19 12쪽
11 각인 +1 24.08.25 747 18 13쪽
10 친선(3) +1 24.08.22 780 15 13쪽
9 친선(2) 24.08.21 803 13 12쪽
8 친선(1) 24.08.21 850 15 13쪽
7 영입 24.08.20 870 17 12쪽
6 소문, 소문 24.08.19 921 18 11쪽
5 전초전이 임박해오다 24.08.18 988 16 13쪽
4 역사를 쓰자 24.08.17 1,056 16 12쪽
3 킬! 24.08.17 1,134 17 13쪽
2 신의 농락, 회귀와 가호 24.08.16 1,202 17 15쪽
1 부상의 끝 +1 24.08.16 1,336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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