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걸린 공자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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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부암(富馣)
작품등록일 :
2023.04.22 14:23
최근연재일 :
2023.08.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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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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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스승과 제자 (4)

DUMMY

인류의 명운을 건 군 사회의 자리,

한때 대륙의 전설이라 불리던 4대 개국공신들이 품격있게 회의를 주도하고 있었다.


“다리아. 검만 휘둘러서 뇌가 근육으로 가득 찬 거니? 생각을 좀 하고 말하렴.”


“왜? 난 충분히 생각하고 말한 건데. 아~ 이제 힘들겠구나. 주름 자글자글한 뒷방 노인네한테 부탁하는 게 아니었는데.”


“나이가 들고 얼굴에 세월이 앉는 건 필멸자의 숙명. 원하면 너도 본래 나이로 만들어줄 수 있는데. 아 그러면 얼굴을 아예 흙으로 바꿔야 하나?”


“리리아를 보면 아직도 우노아랑 헷갈리는데 너는 정말 로드에 적임자인 거 같다. 아 물론 주름 자글자글한 얼굴 보고 말하는 거야.”


“고마워. 출진 전에 나한테 와. 몸 조정해야 하니까. 아 여러분 갑자기 꼬부랑 할매가 칼데아를 지팡이로 써도 놀라지 마세요.”


한 명은 소드 마스터요

한 명은 엘프 로드다.

그런 높은 위치에 있는 여인들이

실로 격조 있게 토론을 이어갔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카일이 5분 전 있던 상황을 떠올렸다.


“라플레아스는 너랑 내가 처리한다.”


“그래. 제자 대결은 내가 이겼으니 스승 대결이라도 이겨야 비기지.”


“뭐? 왜 네가 이겨?”


그때부터였다.

두 여인의 표정이 싸해진 게.


‘좆됐다.’


카일이 조이를 바라봤다.


‘조이님. 어떻게 해보세요.’


조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의 맑은 눈이 말하고 있었다.


‘저렇게 되면 저도 못 말려요.’


카일이 국왕을 바라봤다.

국왕의 표정은 이랬다.


‘허허허. 나도 저 땐 저리 혈기 왕성했지.’


‘아니. 국왕님. 저분들이 당신보다 나이 훨씬 많아요. 아니 초대 국왕 헬리온 1세보다 많아요.’


카일은 차마 이 얘기까진 꺼내지 못했다.

둘이 합쳐 나이가 800살이 넘는다고 어떻게 말한단 말인가? 대화 수준은 8살 꼬마 수준인데.


“카일.”


“예. 폐하.”


하지만 이반 헬리온은 왕권을 둘러싼 암투에서 살아남은 승리자.


“그냥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다리아 카르밀, 탈리아 노이하우스. 공교롭게 두 분의 존함이 헬리온 건국기에 나오는 4대 공신과 같은데. 아니지?”


이반 헬리온의 물음에 탈리아와 다리아의 귀가 쫑긋했다.


“동명이인입니다.”


“동명이인이다.”


이럴 땐 한 마음인 그녀들이었고

국왕은 질문 하나로, 이 유치한 말싸움을 종결시켰다.


***


국왕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덕분에 회의는 깔끔하게 끝났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간단했다.


“이번에 라플레아스 없애는 쪽이 승리하는 걸로.”


“알았어. 근데 다리아. 그건 알아둬. 제자 대결은 내 승리야.”


“아니. 얘가 계속 말도 안 되는 소릴 지껄이네.”


두 여인 사이에 또다시 스파크가 튄다.

결국 나선 것은 두 제자.


“스승님. 정찰 시간입니다.”


카일이 다리아를 잡아끌었고


“타시죠.”


조이는 탈리아를 와이번으로 이끌었다.

탈리아가 와이번에 올라탔다.

그리고 눈으로 다시 다리아를 도발했다.


‘너 이런 거 못 타지?’


“하?”


물론 도발을 무시할 다리아가 아니었다.

다리아가 카일을 바라봤다.


‘너는 저런 거 왜 못 구해?’


카일은 억울했다.


‘아니. 제자가 장성해서 소드 마스터에 절공검 3성까지 도달했으면 칭찬을 해줘야지. 와이번 못 잡았다고 눈으로 갈궈?’


카일은 억울함을 속으로 삭여야 했다.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순간, 다리아가 칼데아를 뽑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내가 스승을 모시는 건지 애를 키우는 건지.’


그렇게 카일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이


“조이 저건 내가 탄다.”


다리아가 안장을 채운 와이번으로 걸어갔다.


“네? 다리아님 와이번 타보신 적 있어요?”


“아니. 없다.”


“그럼 그냥 저랑 타시는 게?”


다리아는 한사코 고개를 저었다.

탈리아의 눈을 본 순간,

이미 다리아는 마음을 정했으니까.


“땡깡도 이런 땡깡이 없구나.”


탈리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땡깡 아니야!”


다리아가 도약했다.


착.


그리고 와이번의 안장 위에 올라섰다.

멘탈은 모르겠지만

경지만큼은 역시 검성이었다.


탁.


그녀가 안장에 앉았다.

그리고 사방을 짓누르는 살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말 잘 들어라. 안 그러면 죽인다.’


“끙.”


그녀는 단번에 와이번을 길들였다.

아니. 복종시켰다.


“마물이라고는 하나 생명체. 교감을 중시해야 하거늘.”


탈리아가 난 너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듯 와이번의 목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카오오오오오!”


와이번이 기분 좋은 포효를 내질렀다.


“하. 나도 시간만 있었으며어어어언!”


카일은 보았다.

탈리아가 은근슬쩍 다리아가 탄 와이번에 마나를 쏜 걸.


“갔다 올게요.”


그러거나 말거나 조이는 세상 해맑게 적진 정찰에 나섰다.


“괜찮을까요?”


이자벨라가 미쳐 날뛰는 와이번을 보며 걱정했다.


“괜찮아. 검성이잖아. 적진 한복판에 떨어져도 살아 돌아오실 분이야.”


카일은 와이번이 멀어진 걸 확인한 뒤 마나로 억제하고 있던 얼굴 근육을 풀었다. 이자벨라는 보았다. 그 어느 때보다 고소하단 표정으로 와이번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카일을.


“으아아아악! 탈리아아아아아 너어어어어어! 죽인드아아아아아!”


“죽이기 전에 네가 먼저 죽을 거 같은데? 아 골렘 몸뚱이라 떨어져도 박살만 나지 죽진 않나?”


조이는 느꼈다.

탈리아가 이렇게 밝게 웃은 적이 있던가?


‘스승님이 밝게 웃으신다면 그걸로 오케이입니다.’


그리고 조이는 탈리아의 제자였다.

팔은 안으로 굽지 않는가?

그 사이,


“온다!”


하늘에선 와이번이 날아오고

지상에선 다크 리치가 마법을 날렸다.


“시작하자.”


탈리아는 말과 행동이 다른 여자였다.

그녀는 활을 꺼내 다리아를 노리는 와이번을 최우선으로 저격했다.


쾅!!!


지상에서 다크 리치가 쏴대는 마법은 정령의 힘으로 막아냈다. 다리아가 탈리아를 바라봤다.


‘잘 좀 하지?’


역시 행동과는 다르게 그녀의 눈은 다리아를 놀리고 있었다.


빠직.


“더는 못 참아!”


다리아가 날뛰는 와이번 위에 우뚝 올라섰다.


“탈리아. 리리아가 나에게 해줬던 말이 있다.”


탈리아는 식은땀을 흘렸다.

좋지 않았다.

다리아의 눈이 돌아갔다.


‘지나쳤나?’


자신의 육신조차 날려버린 그녀다.

이미 눈이 돌아간 그녀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저지르고 나면 자신이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가늠이 안 되는 탈리아였다.


‘저 몸 또 박살 나면 안 되는데.’


골렘의 소재를 채취하고 몸을 재조립하는 건 굉장히 큰 심력을 소모한다. 하지만 다리아는 그런 탈리아의 노고는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 누구보다 먼저 전장에 뛰어드는 존재. 그 누구보다 먼저 죽음의 위기로 달려가는 존재. 그게 바로 나 검성 다리아 카르밀이다!”


말을 마친 그녀가 도약했다.


“길들일 수 없다면 안 타면 그만!!!!”


다리아의 몸이 아래로 빠르게 추락했다.


“저 미친년이!”


탈리아가 와이번의 고삐를 틀었다.

다리아를 뒤따라 빠르게 하강하는 탈리아.


“스승님!!”


“너는 와이번부터 처리해라.”


탈리아가 뒤따라오려는 조이를 막아섰다.

그녀가 휘말릴 수도 있기에 한 배려.

한편, 바닥으로 빠르게 하강하는 다리아가 눈알을 요리조리 굴리고 있었다.


오크, 구울, 데스 나이트, 다크 리치, 트롤과 오우거까지. 대륙에 모일 수 있는 모든 몬스터가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다리아는 그 무리 안에서 라플레아스를 찾고 있었다.


“에휴 모질지 못한 년.”


다리아가 뒤를 돌아봤다.

탈리아가 빠르게 자신에게 붙고 있었다.

다리아는 느꼈다.

그녀의 진심 어린 표정을.


‘너마저 잃을 순 없다.’


탈리아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라. 죽을 생각 없으니까.’


생각과 다르게 다리아의 몸은 무시무시하게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었다. 다리아가 눈을 감은 채 이 위기에서 탈출할 방법을 떠올렸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조금 하강한 다음에 뛰어내릴 걸 그랬나?’


이놈의 자존심이 문제다.

다리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떴다.


“될 대로 되라지!!!!”


다리아가 칼데아를 뽑아 들었다.

땅이 점점 가까워졌다.

문제는 또 있었다.

이곳은 마물들의 진영.

떨어지는 다리아를 향해 다크 리치들이 마법진을 형성하고 있었다.


‘오히려 좋아.’


다리아의 눈이 순간 번뜩했다.

그리고 칼데아에 금빛 오러 블레이드를 둘렀다.


팡! 팡! 팡!


다크 리치의 지팡이를 떠난 공격 마법이 다리아를 노렸다.


“하압!!!”


다리아가 마법을 정면으로 받아냈다.


쾅!


손이 얼얼하고 칼데아가 진동했다.

평소라면 피했을 마법.

하지만 떨어지는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

마법은 쉬지 않고 날아왔다.


쾅! 쾅! 쾅!


속도가 어느 정도 줄자 다리아가 마법을 가려내기 시작했다. 충격이 큰 마법은 몸을 틀어 피했고 비교적 약한 공격 마법은 칼데아로 받아내며 하강하는 속도를 줄였다. 그리고 그녀가 땅에 도달할 즈음엔.


‘절공검 제5식!’


‘만월!’


칼데아를 휘둘러 자신이 착지할 위치를 고르게 만들었다.


“푸합. 퀡. 풹. 푹. 캭.”


다리아가 바닥을 굴렀다.

유려하게 착지하려 했다.

하지만 그건 사치였다.

성벽보다 높은 위치에서 떨어지는데 죽지 않고 산 게 다행인 정도.


“야 이 미친년아!”


탈리아의 입에서 험한 말이 나왔다.

그럴만했다.

화살을 안 쏜 게 다행일 정도.


“왔어?”


탈리아가 와이번에서 내렸다.


“야이 미친년아. 와이번을 몰지 못하면 도와달라고 해야지. 거길 뛰어내려.”


“어차피 디뎌야 할 땅. 조금 일찍 디뎠을 뿐. 근데 너.”


“뭐?”


“나 떨어지는 속도 줄어드니까 똑같이 속도 줄이더라?”


다리아가 탈리아를 빤히 바라봤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탈리아가 다리아의 눈을 피하는 진귀한 경험.

그때였다.


푸아아아악.


라플레아스가 독무를 뿜어냈다.

하지만


후웅.


다리아가 검풍으로 라플레아스의 독을 날렸다.


“탈리아. 이번엔 내 승리다.”


칼데아가 반짝였다.

그리고


서걱.


라플레아스가 순식간에 반토막 났다.


푸하아악!


하지만 쉽게 갈 라플레아스가 아니었다.

이 식물도 마왕의 사역마.

녀석은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이 몸 안에 저장했던 모든 독을 사방으로 발산했다.


“스톤 월!”


탈리아가 바닥에 손을 갖다 대자


구구구구구.


땅에서 올라온 거대한 토벽이 그녀들을 감싸며 뿜어져 나오는 독무를 차단했다.


“후우~”


탈리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미친년도 이런 미친년이 없네.”


“죽으면 너 때문이요. 잘하면 내 탓이라 하려 했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어쨌든 둘 다 살았으니 된 거 아니야?”


순간 둘 사이에 복잡하고 사연 많은 눈빛이 오갔다.


“근데 어떡하냐?”


다리아가 탈리아를 바라봤다.

전형적인 사고 친 다음 엄마가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아이의 눈빛.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리리아는 이런 말도 덧붙였지.”


탈리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디서 개수작이야.’라는 표정.

하지만 그녀의 눈치를 볼 다리아가 아니었다.


“적진에 가장 먼저 들어가는 건 나였다. 하지만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나 네가 날 구하러 와줬기 때문이라고.”


다리아가 감성 어린 눈빛으로 탈리아를 바라봤다.


“그딴 눈빛 하지 마.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탈리아는 은근슬쩍 감성으로 넘어가려는 다리아를 봐주지 않았다. 실제로도 큰 문제였다. 라플레아스는 제거했다. 조이가 여길 뚫고 오는 것도 불가능. 그때 문제가 또 하나 발생했다.


쿵! 쿵! 쿵!


토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쾅! 쾅!


처음엔 가볍게 들리던 타격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쩌적.


그리고 생기는 균열.


“다리아 준비해라.”


“안 그래도 그러고 있다.”


두 여인은 느꼈다.

토굴 밖,

자신을 잡기 위해 심상치 않은 녀석이 행차했다.


쾅!


토굴이 무너졌다.


“탈리아. 이건 어떠냐?”


“뭐가?”


“저 녀석 잡는 사람이 사제대결 이기는 걸로.”


“나쁘지 않네.”


허물어진 토굴 앞, 그녀들 앞에 언데드로 변해버린 발록이 채찍을 든 채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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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에필로그 +1 23.08.12 231 5 14쪽
122 돌아가자 23.08.11 215 4 12쪽
121 절공(切空) 23.08.10 210 4 12쪽
120 각자의 역할 (6) 23.08.09 188 4 12쪽
119 각자의 역할 (5) 23.08.08 185 4 11쪽
118 각자의 역할 (4) 23.08.07 192 4 12쪽
117 각자의 역할 (3) 23.08.06 194 5 13쪽
116 각자의 역할 (2) 23.08.05 195 5 13쪽
115 각자의 역할 (1) 23.08.04 193 4 12쪽
114 돌격 23.08.03 198 4 12쪽
113 약속 23.08.02 203 5 13쪽
112 스승과 제자 (5) 23.08.01 204 4 12쪽
» 스승과 제자 (4) 23.07.31 204 4 12쪽
110 스승과 제자 (3) 23.07.30 197 4 12쪽
109 스승과 제자 (2) 23.07.29 192 4 12쪽
108 스승과 제자 (1) 23.07.28 202 4 13쪽
107 영웅 (4) 23.07.27 204 4 13쪽
106 영웅 (3) 23.07.26 199 4 12쪽
105 영웅 (2) 23.07.25 207 4 13쪽
104 영웅 (1) 23.07.24 212 4 12쪽
103 시험 (4) 23.07.23 204 4 13쪽
102 시험 (3) 23.07.22 199 4 12쪽
101 시험 (2) 23.07.21 205 4 12쪽
100 시험 (1) 23.07.20 216 4 13쪽
99 너라는 변수가 (4) 23.07.19 223 3 13쪽
98 너라는 변수가 (3) 23.07.18 217 4 12쪽
97 너라는 변수가 (2) 23.07.17 220 3 12쪽
96 너라는 변수가 (1) 23.07.16 224 3 12쪽
95 모래성 23.07.15 234 3 13쪽
94 내 집 마련 (4) 23.07.14 231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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