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시간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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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1
작품등록일 :
2023.05.22 17:03
최근연재일 :
2024.08.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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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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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사람이 돼지보다 귀한 이유, 아담과 하와

DUMMY

삼규석은 오늘도 편의점으로 출근했다.

밖에서 보니 알바생이 고개를 숙여 공책에 필기를 하고 있었다.


딸랑-!

짧고 강렬한 종소리와 함께 편의점 문이 열며 삼규석이 호통을 쳤다.


“야! 공부하지 말랬지!”


강인숙은 '또 시작이네.' 하는 눈빛으로 심드렁 표정으로 노인을 쳐다보며 공책을 덮었다.


“손님 없잖아요.”

“할 일은 다 했어? 폐기는?”

“여기 적어 뒀어요.”

“담배는?”

“다 진열했죠.”

“냉장고는?”

“정리했죠.”

“그럼 청소는?”

“...아직이요.”

“거 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어?”

“그건 3시부터 할 거니 걱정 마세요.”


강인숙이 삼노인과 일하게 된 지 올해 1년 차로 그녀가 지금까지 도망가지 않은 것만으로 삼규석은 감사해야 했다.

삼규석이 운영하는 편의점은 알바생이 자주 교체되어 알바계에서 악명이 높았다.

그럼에도 인숙이가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급여가 제 날짜와 제 시간에 꼬박꼬박 빠짐없이 입금되기 때문이다.

삼사장은 성격은 그지 같아도 급여 문제로 스트레스는 주지 않았다.


삼규석에게도 사실 인숙이는 걸 나름 괜찮은 알바생이다.

그는 계획에 짜고 계획에 따라 일해야 만족하는 성격의 인숙이를 100은 아니여도 70점 정도는 되는 알바생이라고 생각했다.

삼규석은 지금껏 70점 이상의 점수를 준 알바생은 없었다.

100점에서 30점이 깎여 70점인 이유는 인숙이는 그의 말에 말대꾸를 잘한다는 이유였다.


'일만 잘하면 되지.'


그 생각이 인숙이가 지금껏 잘리지 않은 이유였다.

또 인숙이 보다 잘할 알바생을 찾는 것도 혹은 초짜를 새로 가르쳐야 할 일들을 생각하니 귀찮은 이유도 포함되어 있었다.


“밥은 먹었고?”


먹었고야 말고.

저 가시내가 제때 밥을 챙겨 먹지 않는 꼴을 본 적 없었지만 따로 할 얘기거리가 없었다.


“네, 근데 이건 뭐예요?”


노인이 평소 가벼운 봉지를 들고 다니는 걸 알고 있는 인숙이는 그 묵직한 봉지를 보니 조금 낯설었다.

노인이 냉장 코너를 둘러 보러 간 사이, 인숙이가 봉지 안을 살폈다.


“웬 책이예요?”

“왜, 난 책 읽으면 안 돼?”

“그게 아니라, 웬 성경이예요? 엄청 싫어하면서.”


인숙이는 가끔 사람들이 편의점에 들어와 포교할 때 생 난리를 치던 노인의 모습을 기억했다.

인숙이도 자신 대신 포교인들을 내쫓아주니 나름 편했다.


“애들이랑 그 뭐냐, 그리스 로마 신화? 그거랑 저거랑 뭐가 재밌는지 내기했어.”

“아~ 그리스 로마 신화~”

“왜, 너도 읽어 봤냐?”

“그럼요.”


그러자, 삼규석이 자신이 봤던 웬 여자가 가슴을 내놓고 아이 젖 먹이던 장면을 얘기하며 요즘 애들은 그런 걸 보냐며 물었다.


“아~ 그거 헤라 여신이랑 헤라클레스 얘기일 걸요?”

“그게 뭔데.”


신화든 만화책이든 전혀 관심이 없어 알지 못하는 삼규석에게 인숙이가 자기가 기억나는 것들을 설명했다.


“아, 그게 제우스 신이 헤라 여신 나두고 바람을 펴서 낳은 아이가 헤라클레스인데 헤라 젖 먹으면 튼튼해져서 먹였나 그럴 걸요?"

“허, 나 참. 애들한테 그런 걸 본다고? 세상 참 요지경이네.”


삼규석은 인숙이가 자기 관심 분야 외의 것을 자세히 알고 있자, 곰곰히 생각하더니 물었다.


"그래서 너 뭐 성경에 대해 재밌는 거 아는 거 없냐?”


애들에게 재밌는 소재로 녀석들의 콧대를 꺾어 줘야 했다.

인숙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사람이 돼지보다 귀한 이유가 뭐게요?"


'웬 소리지?' 싶었지만 삼규석은 묻는 말에 대답했다.


"말을 하잖아."

"어떤 동물은 사람보다 가죽도 튼튼하고 힘도 쎄고 원숭이는 이족보행을 하고 새는 하늘을 날고 물고기는 물에서 숨을 쉬잖아요. 근데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치."


'그런데도 사람이 동물보다 귀한 이유? 몰라.'


뭔 당연할 소리를 하나 싶었지만 이유가 궁금하긴 했다.


"제가 한 과학자가 한 얘기를 들었는데 과학자의 눈에는 돼지든 사람이든 둘 다 똑같대요."

"그런데?"


삼규석은 사람이 돼지보다 났다고 생각하였으나 딱히 만족스러운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신이 사람에게 이 땅에 모든 걸 다스리라고 모든 권리를 줬대요.”

"누가 그래?”

"그 과학자가요. 과학은 가치 판단을 할 수 없는데 우리가 암묵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에 대한 도덕적 가치관을 종교에서 찾을 수 있다 하면서요.”

"너 어디 신자야?”

"아니요~ 저 무교거덩요?”

"흥.”


'그럴 듯한 소설 쓰네.’


삼규석은 코웃음을 쳤다.


"됐어, 일이나 해.”

"네...”


'재미없나? 난 재밌는데...'


교수가 꿈인 인숙이는 삼노인이 이야기에 관심이 없어 보이자 아쉬움에 입술을 비죽였다.

그때, 밖으로 나간 줄 알았던 삼노인이 다시 돌아왔다.


'뭐 필요하신 게 있나?’


인숙이가 눈을 동그랗게 떠서 "왜요?” 하고 물었다.


"그거 좀 더 얘기해 봐.”


'애들 놈들 깜짝 놀라게 해주겠어.’


강인숙은 신이 나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헤라를 두고 바람을 핀 제우스는 아이의 이름을 헤라 최고! 라는 뜻으로 헤라클레스라고 지었대요...."


미영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헤라클레스 편에 대해 설명했다.


"...그래서 은화수가 만들어졌구요.... 헤라클레스가 헤라를 구하고 전쟁에서 우승을 해서 결국에는 신이 되었대요. 이야기 끝!"


미영이가 만화를 통해 알게 된 이야기를 마쳤다.

미영이의 얘기를 잘 듣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너무 길어진 이야기에 딴 짓하거나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제 욕할범 차례야.”

“크흠...”


삼규석이 헛기침을 한 후 애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고기 좋아하냐?”

“네!”


너도 나도 고기를 좋아한다며 혹시나 욕할범이 고기를 사주려나 싶어 너도 나도 그를 쳐다봤다.


“무슨 고기가 제일 좋은데?”

“소고기!”

“돼지고기요.”

“나는 장조림이 제일 좋아!”

“난 삼겹살!”

“그래? 근데 누가 너보고 고기 먹어도 된대?”

“어... 욕할범이...?”


상범이는 욕할범이 사줄려나 싶어 그를 언급했다.

다른 아이들은 부모님으로 답했다.


“엄마가요!”

“아빠가 매일 구워 줘요.”

"선생님이요!"


삼규석이 ‘옳거니!’ 하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

삼규석은 설명을 잘 못 하는 사람이다.


“그럼 너네 때문에 돼지랑 소가 죽는 거네?”

“죽어요?”

“돼지가요...?”


아이들은 고기가 돼지나 소의 희생으로 얻어진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저 돼지 모양을 해서 돼지고기, 소처럼 생겨서 소고기 정도로 알고 있던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너 몰랐어? 돼지가 죽으면 고기가 되잖아!”


어떤 아이는 죽음이란 단어를 알고 있었기에 모르는 아이에게 아는 채 했다.

자기가 먹던 게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 몇몇이 눈물을 글썽였다.


“죽었어. 으앙~”


삼규석은 갑자기 아이가 울자, 우는 이유를 알지 못해 당황했다.


다시 말하지만 삼규석은 설명을 못했다.


“아니,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우린 귀한 존재라고...”

“귀한 게 무슨 말이예요?”

“어... 그러니까 소중! 우린 소중하다고.”

“으앙~”

“돼지보다 수형이가 소중하니까 어... 돼지도 이해할 거야.”

“흑흑... 훌쩍, 돼지가 그렇게 생각해요?”

“어... 그럼~”


'그럴 리가 있겠냐?'


삼규석이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눈을 딴 데로 돌렸다.

우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대결은 흐지부지하게 끝이 났다.

삼규석은 가져온 간식들을 아이들에게 쥐어 주며 달래느라 혼쭐이 났다.


'이젠 다신 이런 쓸데없는 짓 하지 말아야지!'


삼규석은 성경을 집에 안 보이게 처박아 둬야겠다 결심했다.


*


삼규석은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그가 계획했던 일을 수행했다.

검은 봉지 채로 벽걸이장에 넣어 놓고 몸을 씻었다.

저녁을 먹은 후 전등 리모컨의 배터리를 교체했다.

리모컨을 보자, 뭐가 떠오를 듯 말 듯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 같은데.’


야구 방망이를 보며 삼규석은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그 뿐이었다.

침대에 누워 잠에 들 때에도 동일했다.


*


삼규석은 어둠에서 눈을 떴다.


‘그 꿈이다.’


삼규석은 이제서야 그가 무엇을 잊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어제 꾼 꿈이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아담이 보였다.

그 말고도 온갖 시선을 빼앗길 것들이 많았으나 삼규석의 초점은 아담에게 집중되었다.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다."


그러자, 잠이 든 아담의 곁에 여자가 만들어 졌다.

눈을 뜬 아담은 그 여자가 자신의 뼈를 취해 만든 존재라는 걸 알고 기뻐하며 이렇게 고백했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는 남자에게서 취하였은 즉, 여자라 칭하리라."


그리곤 여자의 이름을 하와라고 지어 주었다.

하와는 그런 아담을 보며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룰지로다."


삼규석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김명숙을 떠올렸다.

삼규석의 아내는 셋이었으나 둘은 다른 남자의 아내와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김명숙만은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 남편이었다.


최초의 사람은 가장 아름답고 먹기 좋은 나무가 가득한 곳, 에덴 동산에 있었다.

둘은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으나 부끄러움이라는 걸 느끼지 못했다.


"땅에 충만하게 번성하고 정복하여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이 대목을 들음과 동시에 삼규석은 인숙이가 낮에 자기에게 던졌던 질문을 떠올렸다.


‘사람이 돼지보다 귀한 이유가 뭐고 사람이 돼지를 죽여도 되는 권리는 뭐냐고?’

‘신이 줬기는 무슨. 답은 양육강식이지.’


삼규석은 자신의 대답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에덴 동산에는 네 개의 강줄기와 각종 열매가 달린 나무로 가득했다.

삼규석이 보기에 나무에 달린 모든 열매 모두가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웠다.


신이 사람에게 에덴 동산을 가꾸고 지키게 하시고 이렇게 명령하셨다.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원하는 데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먹는 자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제야 삼규석의 눈에 생명 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들어왔다.


에덴 동산의 한 가운데에는 두 나무가 있었는데 생명 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였다.


삼규석은 의문이 생겼다.


‘그럼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왜 만든 거야?’


"하나님은 사람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셨으나 단 하나, 선악과를 먹는 것만은 허락하지 않으심으로 사람이 자기의 명령을 지키는지 확인하길 원하셨다."


'확인? 아니, 신이면 척 보면 아는 게 당연한 거 아냐?'

'뭔 신이 사람처럼 확인이 필요해?'


"사람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이다."


삼규석은 이 말도 이해가 안 됐다.


'아니, 신이 왜 사람한테 찬양을 받길 원하냐고?'

'내가 널 만들었으니 날 찬양해라, 뭐 이런 거야?'


평생을 자기를 위해 살아 온 삼규석은 그 생각에 반감을 느꼈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 하지 마시고 내 꿈에서 썩 나가시요!"


그러나 꿈은 계속될 뿐이었다.


"신은 6일간 모든 만물이 창조하고 7일째 되는 날에 휴식하였다."


삼규석이 빈정 상해 투덜거렸다.


‘신이 말이야, 왜 쉬어? 만들 거면 하루 안에 아니면 단번에 만들어야지. 무슨 6일이나 걸려?’


비뚤게 생각하던 그의 앞에 신과 아담과 하와가 함께 에덴을 거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그 모습은 정말 평화로워 보였다.


그들의 모습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보니 아침이었다.

여전히 꿈은 기억나지 않았다.


*


최영감을 만나는 날이다.

삼규석은 오랜 친구를 만난다고 하니 기분이 들떴다.

그는 모처럼 머리에 젤을 발라 8대 2 가르마를 탔다.


“최씨!”

“어이, 삼씨! 살아 있었어?”

“그럼 난 귀신이 게?”

“하하핫!”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는 서로를 끌어안고는 한정식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식장 사장이 삼규석을 아는 채 했다.


“오셨어요, 사장님.”

“어, 요즘은 불편한 거 없지?”

“아유, 그럼요~ 주차장 있으니 좀 나아요.”


삼규석은 이 한식당을 포함한 이 주변의 건물주다.

상권을 살리기 위해 최근 주차장을 만들고 가게마다 일정 금액을 내면 가게 손님들이 무료로 주차하도록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최노인이 물었다.


“사람 많네.”

“어, 사장이 음식을 잘해.”

“얼마 받냐?”


요식업에 종사하는 최영감이 삼규석이 말한 금액을 듣더니, 직원 수를 세며 임대료 포함한 인건비, 재료비 등을 대략 계산했다.

순이익을 측정한 최영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한 그 정도?’


“참, 여전하네.”


임대비는 수익을 제외하고도 가게를 유지할 만큼의 금액이었다.

삼규석은 늘 돈을 쫓아 살았고 그쪽으로 머리가 잘 돌아갔다.

그런 그를 친구이면서 경쟁 상대였던 최영감이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윗지방은 좀 어때?”

“아휴, 말도 마. 사람이 얼마나 많은 지.”

“가게 잘 되나 보던 데.”

“뭐, 그렇다고 하더라. 애들 물려 줬어.”

“뭐? 왜.”

“나도 이제 쉬어야지.”

“어디 아프냐?”

“나가 이제 팔십이여~ 쉴 때도 됐어.”


삼규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프진 않은 모양이다.


“웬 일로 여까지 왔대?”

“에잉! 섭섭하게 왜 그래? 삼영감 보러 왔지~”


삼규석은 대답 대신 코웃음만 쳤다.

최영감이 약간의 민망함을 숨기며 말했다.


“크흠, 곧 결혼기념일이여. 벌써 그 할망구랑 산지 벌써 50년이 됐더라고~ 그래서 그 어디냐, 제주도? 그리고 그··· 어! 파이브 스타인 뭐시라던가? 요즘 말로 호캉스라는 거 하기로 했지!”

“비행기는 그쪽에도 있잖아.”


삼규석은 인천 공항을 놔두고 굳이 이곳까지 왔나 싶었다.


“흠흠! 삼씨도 같이 가자고 왔지. 오랜만에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는 거지. 기분 전환도 하고, 어때?”


최영감은 굳이 삼규석을 데려가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으나 이할멈이 혼자 사는 삼규석이 언제 제주도 가봤겠냐며 같이 데려가면 좋겠다는 제안 때문에 삼규석을 만나러 온 것이었다.


“뭘 하러, 됐어! 둘이 결혼했는데 왜 내가 거길 껴?”


삼규석은 최영감 말에 잠깐 혹했지만 거절했다.


“아이, 가면 좋지~”

“됐어. 둘이 가.”

“한 번 생각이나 해보고 나중에 알려 줘. 그래서, 요즘 어떻게 지내나? 여자는 생겼나?”

“여자는 무슨."


삼규석은 얼른 말을 돌렸다.


"손녀 생겼다며?”

“어! 맞아. 손자가 제일인 줄 알았는데 이쁜 건 손녀인 거 있지? 기다려 봐. 사진 보여 줄게. 봐 봐, 예쁘지?”


그러더니 최노인이 손주 자랑에서부터 자식 자랑으로 이어 졌다.

삼규석은 그의 말에 “응, 어, 그래?” 외엔 할 말이 없었다.

예전에는 최영감이 결혼하지 않은 삼규석을 부러워 했는데 이젠 자식에 손주 얘기가 나오면서 정반대 입장이 되었다.

최영감은 삼규석의 반응이 시원 찮자, 그제야 그가 이 주제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 너 애들한테 관심 없었지?”


그제야 삼규석이 할 만한 얘기거리가 나왔다.


“관심 없었지. 근데 요즘은 눈에 들어오더라. 보라라고 동네 애가 있는데 고것이 하는 게 웃겨.”


최노인은 그런 삼규석이 조금 짠했다.


“명숙이가 너한테 애는 주고 갔어야 했는디.”


삼규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반박했다.


“명숙이가 왜 나와? 걔 말고 둘이 더 있었 거든?”

“셋이면 뭐해? 아직도 죽은 사람도 못 잊는데.”

“뭐라고?”


삼규석 눈썹이 들썩였다.


“아이고, 말 실수여. 말 실수!”

“너··· 내가 너 죽을 때 딱 3초면 잊어 버릴 것이여!”

“흥, 삼 초는 무슨.”


삼규석은 최노인이 자기가 하는 말을 귓등으로 듣지 않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해 외쳤다.


“여기 쏘주 하나!”


그런데 직원이 가져온 건 술이 아닌 따뜻한 차였다.


“낮부터 술 마시면 몸에 안 좋아요, 어르신. 차 드세요.”

“아니, 내가 술을 먹겠다는데! 어?”


이젠 직원이 그를 무시하나 싶어 삼규석이 식탁을 손바닥으로 치며 화를 냈다.


“어이쿠! 성질은 여전하네. 허허! 괜찮으니 가보시게. 고마워요~ 잘 마실 게.”


최영감은 익숙하다는 듯이 직원을 보냈다.


작가의말

창세기 1장 26장-2장 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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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아브람과 롯, 법을 모른다고 하여 벌을 피할 수 없다 24.08.05 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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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파라오3, 아브람5 (가나안 기근) 24.02.13 6 0 13쪽
25 파라오2 24.01.30 7 0 18쪽
24 아브람4, 이집트 통지자 바로(파라오=Pharaoh) 23.12.22 11 0 13쪽
23 아브람3, 니므롯과 아브람의 꿈 23.12.01 10 0 13쪽
22 아브람2 23.11.24 18 0 13쪽
21 아브람 23.11.24 9 0 12쪽
20 바벨탑1 23.11.03 9 0 13쪽
19 아브람, 바벨탑 23.10.27 10 0 13쪽
18 니므롯과 데라 그리고 아브람 23.10.19 17 0 13쪽
17 노아의 족보, 여호와 앞에 강한 사냥꾼 니므롯 23.10.13 15 0 13쪽
16 노아의 예언, 셈과 함과 야벳 23.08.19 16 0 13쪽
15 노아의 실수와 수치, 사랑의 태도 23.08.03 20 1 13쪽
14 노아의 제사1, 연약의 증표: 무지개 23.08.01 24 1 12쪽
13 방주와 새, 노아의 제사 23.07.21 26 0 13쪽
12 대홍수심판2 23.07.18 26 0 16쪽
11 대홍수심판1 23.07.12 29 0 13쪽
10 대홍수심판, 하늘의 창이 열리다 23.07.10 30 0 14쪽
9 노아와 방주 23.07.05 28 0 13쪽
8 악인과 심판, 위로와 안식1, 노아와 방주 23.07.03 30 0 15쪽
7 아담의 계보1, 에녹의 승천,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다 23.06.29 36 0 11쪽
6 아담의 계보, 가인의 계보, 라멕을 위하여 벌이 77배, 위로와 안식 23.06.24 42 0 16쪽
5 가인이 받은 표의 의미 23.06.17 46 0 14쪽
4 첫번째 제사(예배), 가인과 아벨, 첫번째 살인 +3 23.06.08 59 1 16쪽
3 선악과를 먹지 말라 하신 이유, 첫번째 예언 23.05.27 69 1 14쪽
» 사람이 돼지보다 귀한 이유, 아담과 하와 23.05.25 99 1 16쪽
1 천지창조 +2 23.05.23 181 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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