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시간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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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1
작품등록일 :
2023.05.22 17:03
최근연재일 :
2024.08.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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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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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담의 계보1, 에녹의 승천,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다

DUMMY

"사장님!"

"어? 왜 불러."


며칠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편의점을 방문하는 듯한 기분이다.

삼규석은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를 부르는 인숙이에게 살짝 당황했다.


'얘가, 며칠 안 보이다 와서 반가웠나?'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요?"


'아.'


장례 중이라 무음을 해 둔 거를 이제야 깨달았다.


왜 인숙이가 자신을 다급히 부르나 했더니, 무슨 일이 발생해 있었다.

편의점 앞에 둔 플라스틱 책상이 반쪽이 나 있었고 범인은 달아난 후였다.


"아니, 어떤 놈이 책상을 부수고 도망가 버린 거야?"


삼규석은 언제 감성에 잠겼냐는 듯, 분노로 씩씩거렸다.


삼규석은 cctv를 확인하려고 얼른 창고 안으로 향했다.


의자에 앉아 녹화된 영상을 확인하던 삼규석이 벌떡 몸을 일으켜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 갈 만큼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했다.


'어? 이 놈은?'


아는 얼굴이었다.

얼마 전 그의 꼬리뼈를 아작날 뻔했던 그 사과도 없이 도망간 그 자전거 녀석!


'이 놈 때문에 내가 그 어린 놈한테 사과까지 했지!'


삼규석이 휴대폰으로 영상의 사진을 찍어서 인숙이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이 놈인데, 알아?"


삼규석은 이 녀석에게 아주 혼쭐을 내주겠다며 다짐을 했다.


"어? 저 남자, 조정배 아저씨네 자제 분이잖아요."

"뭐? 조씨네 아들?"


'얼씨구? 서울 대학 붙었다고 그렇게 자랑하더니, 자식 교육은 헛으로 시키셨나 봐?'


"경찰에 신고할까요?"

"아니."


삼규석은 고작 플라스틱 책상 부숴진 일로 경찰 신고해봤자 득이 없다는 걸 잘 알았다.


"됐어, 내가 처리한다."

"어, 정말요?"


강인숙은 속으로 내심 좋아했다.


'다행히 알바비에서 제외하라고 하지 않네. 휴, 다행이다. 그럼 됐지.'


인숙이는 조씨네 아저씨가 무슨 일을 당할 거라 짐작했으나 자기 일은 아니었으니 상관없었다.


'이놈 잘 걸렸다!'


삼규석이 동네 사람들 불러 한 자리에 모은 다음 조정배에게 아들 일로 쪽팔림을 선사할 계획을 짰다.


'아주 꼬시다, 꼬셔!'

'그렇게 지 아들 잘났다며 난 애도 없다며 아주 무시하더니만!'

'잘 잘 키웠네, 정말 잘 키웠어. 응?'


삼규석이 속으로 조씨를 비꼬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어, 조씨. 요즘 어때? 왜긴, 요즘 안 모인 지 오래잖아. 어, 오랜만에 다같이 한번 모이자고. 어, 아들은 잘 지내고? 어, 방학이라 내려 왔어? 착하네. 어, 그려. 내일 봐."


'착해? 착하긴, 개뿔!'

'노인네 꼬리 뼈 뿌라질 뻔 했구만!'


삼규석이 코웃음 치고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편의점을 샅샅히 살폈다.

요 며칠 장례로 바빴다고 편의점 곳곳에 덜 청소된 곳들이 눈에 들어 왔다.


"아따, 마. 청소 제대로 안 하냐?"

"할려고 했어요..."


강인숙이 입술을 비죽이며 대꾸했다.

삼규석이 걸레를 빨아서 광을 내며 청소하기 시작했다.


*


어떻게 조씨를 골려줄 지 생각하며 청소하자, 금새 저녁이 되었다.

퇴근길의 지하철은 여전히 많은 인파로 붐볐다.

삼규석이 지하철 구석을 힐끔 바라봤다.


'오늘도 없네.'


삼규석은 그때 성경책을 받은 후로 계속 그 거지가 있는 지 없는 지 확인하였으나, 그 이후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 성경 귀신 얼른 떨쳐 내야 하는데...'

'무당이라도 찾아가야 하나?'

'다음날 피곤했으면 안 봐줬을 건데, 개운하니 한 번만 봐주는 거야.'


삼규석은 툴툴거리며 지하철에 올라 타 집으로 돌아갔다.


삼규석이 오늘 따라 늦게 자리에 누웠다.

그가 자려고 누웠을 때, 뭔가 마음 한 구석이 조금 찝찝했다.

그러나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내일 일들을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


'내일은 조씨랑 동호회 녀석들이랑 밥 먹고...'

'조씨는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해줘야지...'

'어제 어디까지 봤더라...? 아담이 아들래미 낳고 위로를...거 참, 조씨랑... 비교 되네...쿨...'


비몽사몽 잠을 자던 삼규석의 정신이 어둠에서 또렷해졌다.

꿈 속이란 걸 삼규석이 자각했다.

울림은 아담의 계보를 이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게난의 아들 마할랄렐이 65세에 야렛(강림)을 낳고 830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고 910세에 죽었더라.

야렛은 162세에 에녹(헌신, 예물로 바쳐진)을 낳고 800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고 962세에 죽었고.

에녹은 65세에 므두셀라(심판)를 낳았고 그가 하나님과 365년을 동행하며 살더니 하나님이 그를 하늘로 데려가셨더라."


삼규석 앞에 에녹이 불 말이 끄는 불 병거를 타고 회오리바람 속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게 뭐야? 승천한 거야?'


삼규석이 떨떠름하게 속으로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해?'

'아니, 근데 에녹이 뭐했다고 데려간 거지?'


"에녹이 죽을 당시, 아담을 제외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수명이 대략 900년인 세상에서 에녹은 고작 3분의 1 밖에 살지 않았으나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사는 동안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길을 가르쳤다.

사람들이 에녹을 왕으로 세웠고 그가 사는 모든 날 동안 사람들이 주를 섬겼고 땅 전체에 평화가 있었다."


'그게 뭐야.'

'난 싫어. 세상이 더 좋은데?'


삼규석은 지금 시대에 가정하여 1/3만 살아야 한다면 고작 30대에 죽어야 하는 점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에녹 그 놈 인생 손해 봤네.'


"땅 위에 아담과 하와의 자손들이 가득 번성했다.

그 때, 하나님의 아들로 일컬음 받던 천사들(천사 계급 중 watcher: 감시자, 파수꾼)이 하늘에서 땅을 본 즉, 사람들의 딸들이 그들이 보기에 아름다운지라."


'하나님의 아들? 천사들을 말하는 건가?'


삼규석은 왠 천사 얘기에 귀가 솔깃했다.


"그들이 보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았으니 그로 인하여 신에게 범죄하였다."


'그럼 얼굴과 몸 보고 골랐다는 얘기 아냐? 인간과 다를 바가 없네.'


삼규석은 천사들에 대한 그의 환상이 조금 사그러 들었다.


"땅이 그들의 성적 방종으로 인해 죄가 급격히 늘어 났다."


장면이 다시 전으로 전환되었다.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딸들을 취하여 자식을 낳았으니 그들은 네피림(거인)이다.

그들은 용사로 세상에 유명한 자들이었다."


'유명? 어휴, 좋지. 부럽네.'


삼규석은 자기들 자식이 잘 될 때마다 자랑하던 주변인들을 떠올렸다.

그럴 때마다 질색하면서도 시기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어느 대학에 붙었다고도 자랑질하는데. 자식이 유명하면 그거야 말로 대박이지.'

'세상에서 성공한 거지.'


이도 저도 아닌 것보다 유명하고 잘 되는 게 세상이 바라 보는 성공의 기준이다.


'그, 뭐였지? 아까 승천했다던 녀석 이름이? 에이, 몰라. 승천한 게 무슨 의미야?'


세상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과 신이 바라본 성공의 기준은 달랐다.


새로운 장면이 등장했다.

주먹질을 하는 두 남자(한 남자의 키가 3미터가 되어 다른 남자는 그에 비하면 호빗과도 같아 보였다)와 그들을 둘러싼 구경꾼들.

그 두 그룹 중간에 삼규석이 서 있었다.


'이건 또 뭐야?'


삼규석은 갑작스레 그들 사이에 서 있게 되자 어리둥절했다.


퍽! 퍽! 퍽!


"으윽, 그만... 그만! 내가 졌소! 그만 하시오. 내가 죽겠소!"


체력이 떨어져 더 이상 반격할 수 없게 된 남자가 항복을 선언했다.

그의 두 눈과 볼, 입가가 퉁퉁 불어 있었고 여기 저기에 피에 젖어 정말 보기 좋지 못했다.

그러나 네피림으로 태어나 모든 성능이 우월한 상대는 그 항복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더 힘차게 그를 가격할 뿐이었다.

그들을 둘러싼 구경꾼들 또한 거인의 편이나 마찬가지였다.


"항복이 어딧어? 죽여라!"

"죽여 버려라!"

"때려 죽여!"


주먹이 날라갈 때마다 위협적인 바람 소리와 피가 튀는 장면을 보고 있는 삼규석은 당황했다.

그 장면은 두 눈을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했다.


'아이고! 아이고!'


삼규석은 이러다가 정말 사람이 죽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 반, 한편으로는 설마 주먹질로 사람이 죽겠어? 싶은 마음 반으로 조마조마하게 그 모습을 외면하고 있었다.


퍽! 퍽! 퍽!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던 남자가 조금 지나자, 눈을 까뒤집고 정신을 잃었다.

털썩-


'이제 끝난 거겠지?'


그러나 삼규석의 예상과 다르게 거인은 자신의 쉬지 않고 발산하는 체력과 힘을 자랑하듯, 일방적으로 맞던 남자의 목을 한 손으로 들어 올려 꺾어 버렸다.

우드득-!


'헉!'


삼규석은 그 거인의 잔인함에 숨을 멈췄다.


축 늘어져 더 이상 움직임이 없는 시체를 거인은 구경꾼들에게 힘차게 던지며 승리의 표호를 내질렀다.


"으아아-!"


그로 인해 삼규석 쪽으로 그 시체가 날라왔다.


'어어...!'


시체는 삼규석 오른 편에 떨어졌다.

그러나 그 몸에서 분수처럼 터져 나온 피를 삼규석은 피할 수 없었다.

그가 눈을 질끈 감음과 동시에 그의 얼굴과 온 몸에 피가 묻었고 그의 몸 뒤로 그림자가 생겼다.


"여자의 남편이 죽었다! 이제 저 여자는 내 것이다!"

"와아아-!"

"이길 줄 알았다! 두발가인!"


두발가인이 큰 목소리로 당당하게 선포하자, 구경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두발가인이라고? 가인 후손이었던 그 두발가인인가?'


그러나 그 거인은 가인 후손이었던 두발가인과 동명이인일 뿐이었다.


삼규석이 눈을 떠 그 두발가인을 쳐다보자, 그 거인 품에 안긴 죽은 남자의 아내였던 여자가 눈에 들어 왔다.


피와 대결, 그리고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 이 시대 사람들을 바라보며 삼규석은 혼란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두 눈은 세 군데를 왔다 갔다 둘러보았다.


거인와 저 거인을 환대하는 구경꾼들, 그리고 제 남편이 죽었음에도 남편을 죽인 살인자의 품에 안겨 쑥쓰러운 듯 미소 짓는 여자.


"미쳤네..."


삼규석은 그의 속마음이 밖으로 새어 나왔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다.

이 모든 장면이 기괴했다.

삼규석의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때, 여자를 품에 안고 있던 승리자가 삼규석을 정확히 응시했다.


"너는 누군데 신성한 원 안에 서 있는 거지? 감히 나 두발가인에게 도전하는 자냐?"


'뭐, 뭐라고?'


두발가인은 거인으로 하나님의 아들과 사람의 딸에서 태어난 자였으므로 삼규석은 그에 비해 메뚜기와도 같았다.

삼규석은 하나의 영화를 보듯 장면을 보던 자신이 왜 영화 속 등장인물이 되어 이곳에 서 있게 된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긴 현실이 아닌데? 꿈이잖아?'

'나 맞아도 안 죽는 거... 맞지? 어?'


"나 두발가인이 겨우 한 번의 대결로 지칠 것 같으냐? 오냐, 네 놈의 피로 내 갈증을 해소하겠다!"

"또 대결인가! 좋다! 좋아! 죽여! 죽여라!"

"와아아-!"


삼규석이 구경꾼들 사이로 지나가 도망치려 하였으나 그들이 통과시키지 않음으로 도망갈 수 없었다.


"아니, 살려줘!"

"난 몰랐다니까?"


삼규석이 고개와 두 손을 저으며 항복의 제스쳐를 취하였다.

그러나 이미 분위기는 달아 올랐고 두발가인이 마치 본인은 사냥꾼이고 삼규석은 마치 연약한 사냥감인 마냥 여유로운 폼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한 발자국.

거인과 삼규석의 거리가 한 발자국 가까워 졌다.


작가의말

창세기 6장 1~4절

야살의 책과 에녹서 1권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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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파라오3, 아브람5 (가나안 기근) 24.02.13 6 0 13쪽
25 파라오2 24.01.30 7 0 18쪽
24 아브람4, 이집트 통지자 바로(파라오=Pharaoh) 23.12.22 11 0 13쪽
23 아브람3, 니므롯과 아브람의 꿈 23.12.01 10 0 13쪽
22 아브람2 23.11.24 18 0 13쪽
21 아브람 23.11.24 9 0 12쪽
20 바벨탑1 23.11.03 9 0 13쪽
19 아브람, 바벨탑 23.10.27 10 0 13쪽
18 니므롯과 데라 그리고 아브람 23.10.19 17 0 13쪽
17 노아의 족보, 여호와 앞에 강한 사냥꾼 니므롯 23.10.13 15 0 13쪽
16 노아의 예언, 셈과 함과 야벳 23.08.19 16 0 13쪽
15 노아의 실수와 수치, 사랑의 태도 23.08.03 20 1 13쪽
14 노아의 제사1, 연약의 증표: 무지개 23.08.01 24 1 12쪽
13 방주와 새, 노아의 제사 23.07.21 26 0 13쪽
12 대홍수심판2 23.07.18 26 0 16쪽
11 대홍수심판1 23.07.12 29 0 13쪽
10 대홍수심판, 하늘의 창이 열리다 23.07.10 30 0 14쪽
9 노아와 방주 23.07.05 28 0 13쪽
8 악인과 심판, 위로와 안식1, 노아와 방주 23.07.03 31 0 15쪽
» 아담의 계보1, 에녹의 승천,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다 23.06.29 37 0 11쪽
6 아담의 계보, 가인의 계보, 라멕을 위하여 벌이 77배, 위로와 안식 23.06.24 42 0 16쪽
5 가인이 받은 표의 의미 23.06.17 46 0 14쪽
4 첫번째 제사(예배), 가인과 아벨, 첫번째 살인 +3 23.06.08 59 1 16쪽
3 선악과를 먹지 말라 하신 이유, 첫번째 예언 23.05.27 69 1 14쪽
2 사람이 돼지보다 귀한 이유, 아담과 하와 23.05.25 99 1 16쪽
1 천지창조 +2 23.05.23 181 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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