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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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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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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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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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2)

DUMMY




“정말 그대가 키우겠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전하.”


길버트는 에드워드가 고슴도치를 키우겠다고 할 줄은 몰랐는지 무척 놀란 듯했다.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몇 번을 깜박거리더니 곧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보였다.


“잘 생각했네, 에드워드 경. 그 녀석은 황실에서 내리는 상이니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게나. 적절한 때에 매달 배달될 걸세.”


어제 고슴도치를 데려갈 때만 해도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에드워드가, 왜 마음을 바꿨는지 그는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동물과의 인연은 때론 신기하게 이어지고는 했기에, 길버트는 이 만남을 시작으로 서로 충분한 사랑을 주고받길 축복할 뿐이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아참, 이건 여왕 폐하께서 내려주신 진짜 상일세.”


길버트가 시종을 부르자, 작은 보석함을 들고 왔다. 예를 갖춰 물건을 하사 받은 에드워드는 이것이 어제 포르테가 말했던 상금임을 알아봤다.


“.... 혹시 내가 부탁 하나 해도 되겠는가?”


혹시나 상금에도 포르테가 장난을 쳐놨을까 싶어, 잠시 그쪽으로 시선을 두었던 에드워드는 고개를 돌렸다. 길버트는 안절부절못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었다.


“하명하십시오, 전하.”


“그대가 데려간 고슴도치가 돌연변이라는 것은 어제 말해주었지. 다만 우리로서도 몇 가지 행동 외에 밝혀낸 것이 없네. 만약 주목할 만한 특이 행동이 있다면 말해줄 수 있겠는가?”


황자는 정말로 동물을 많이 아꼈다. 에드워드가 신뢰가 가는 사람이라 인정하긴 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본지 얼마 안 된 이에게 고슴도치를 보내는 것이 그에게 불안감을 주었다.


하지만 손수 입양을 보내놓고서 감시하듯이 구는 것도 폐가 될 일기에 길버트는 조심스럽게 작은 제안을 건넸다.


“황실에 계속 방문해 달라는 건 아닐세.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편지를 보내주면, 소정의 사례 또한 해주겠네. 물론 그대가 바쁜 일정으로 인해 어렵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은....”


혹여나 불안이 드러날까 싶어 황자는 돌려 말했지만, 에드워드는 눈치 빠르게 원하는 바를 알아챘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하. 꼭 편지드리겠습니다.... 괜찮으시다면, 황실 보호소에서 정기 검진을 진행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아무래도 돌연변이인지라 일반 병원에서는 진료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길버트 황자의 걱정이 에드워드는 별로 거슬리지 않았다. 그의 감정이 타당하다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고슴도치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에드워드도 물어볼 곳이 필요했다.


“그럼! 당연히 환영하지, 내 황실 보호소에 말을 남겨둘 테니 언제든 시간이 날 때 들리게나.”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할 때의 긴장감은 어디 갔는지 길버트 황자는 다시 싱글벙글한 웃음을 되찾았다.


‘황실의 일원이시라는 것이 믿기지 않도록 순수하시군.’


“자, 그럼. 어제 못다 한 것을 가르쳐 줘야겠지. 어떤가, 하루 돌봐보니?”


길버트는 의논이 끝나자, 재빠르게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제는 키우는 데 필요한 정말 간단한 것들만 에드워드에게 알려줬다면, 오늘은 다양한 정보와 체험을 엄청나게 준비해 두었다.


눈을 빛내는 황자의 모습을 보니 처음 정원에서 그를 만났을 때가 떠오른 에드워드였지만, 이번에도 그대로 붙잡혀 있는 수밖에는 없었다.





.

.

.





“휴.... 간신히 끝났군.”


에드워드는 한숨을 내쉬며 길버트 황자가 머무는 궁을 빠져나왔다. 분명 아침 일찍 황궁에 방문했음에도 벌써 환하게 햇빛이 내리쬐는 오후가 되었다. 얼마 걸리지 않을 거라 클로이에게 말해 뒀던 것이 무색해져 버릴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러가버렸다.


리트리버 이외에 동물을 키워본 적 없는 에드워드에게 유익한 시간이기는 했다. 다만 길버트 황자의 열정이 대단했기에 이에 맞춰주느라 그는 조금 지칠 수밖에 없었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야겠어.’


혹시라도 황실의 일원을 마주치게 될까 봐 긴장했지만, 다행히도 오늘은 아무와도 만나지 않았다. 덕분에 정문 근처에 예상보다 빨리 다다른 그는, 이제야 황궁을 나간 이후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되었다.


고슴도치를 허락받았다는 말에 기뻐할 아이와, 보석함을 보고 웃을 클로이가 그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왕 거금이 들어왔으니, 비싼 물건을 사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여러 가지 상상과 함께 기대감이 들며, 봄이 찾아오는 듯한 평온한 순간이었다.


에드워드가 문 앞을 바라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 젠장.’


그는 당황하지 않으려 숨을 들이켰다. 한 발자국만 더 디디면 밖으로 나갈 수 있었으나 에드워드는 꼼짝할 수 없었다. 철장으로 된 문 너머에는 마차가 하나 서 있었는데, 익숙한 문양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한 송이의 꽃과 칼이 화려하게 새겨진 문양으로 제국인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표식이었다. 회귀 전 에드워드에게 손수 절망을 안겨주었던 가문, 유렌가의 문양이었다.


‘베르트 유렌.’


일반적으로는 가문의 마차를 타고 있다 할지라도 가주가 직접 타고 있을 확률은 적은 편이었다. 가주의 가족들이나, 방계도 가문의 마차를 허락받기 때문에 마차만으로는 누가 타고 있는지 확정 짓기 어려웠다.


다만 유렌 공작가는 상황이 달랐다. 유렌 샤토를 제외하고는 베르트에게 남은 방계도, 가족도 없어 유렌가의 마차는 가주가 나설 때 외에는 보기가 어려웠다.


또각또각-


에드워드의 생각대로 마차에서 그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수많은 가정들과 계획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으나, 최대한 진정하려 애쓰며 평범하게 행동했다.


이윽고 완전히 마차에서 내린 베르트는 황궁에 들어가지 않은 채 칠흑 같은 검은 눈으로 에드워드를 바라봤다.


“유렌 공작님을 뵙습니다.”


문을 사이에 두고, 에드워드는 인사를 건넸다. 베르트를 무시하고 지나치거나, 황궁 내에 숨어버리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런 행동을 해봤자 에드워드의 생각을 완전히 내보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적을 만난 것이 아닌, 그저 공작과 마주친 후작가의 귀족처럼 에드워드는 자연스럽게 예의를 갖췄다. 흠잡을 곳 없는 태도와는 달리 막상 베르트를 마주하니 회귀 전이 떠올라 에드워드는 속이 울렁거렸다.


“그대는?”


미치 연극처럼, 베르트 또한 우연히 그를 마주쳤다는 듯이 질문을 건넸다.


“바몬 후작가의 소가주. 에드워드 바몬입니다.”


별 흥미가 없다는 듯이 베르트는 물었으나, 문을 지키던 호위병들은 놀랐다.


같은 공작의 작위를 가졌거나 혹은 연회장 같은 공간이 아니라면, 베르트는 귀족이라 할지라도 자신보다 낮은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소가주에 불과한 에드워드의 인사에, 되려 질문을 하는 베르트의 모습은 그들에게 신기한 장면이었다.


‘.... 목적을 알 수가 없군.’


그들과는 달리 에드워드는 베르트의 성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긴장했다. 상황으로만 보자면 황궁에 들어가려다 우연히 그를 마주친 것 같았으나, 굳이 자신의 인사를 받아준 것이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니, 이 자에게 우연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불현듯 에드워드는 오르뷔를 삼켰을 때, 목이 불타는 것 같던 감각이 떠올랐다. 회귀 전의 모든 일들을 꾸몄고, 현재는 인체 실험을 주도하고 있는 자. 그것이 눈앞에 있는 공작의 정체였다.


지금을 우연으로 치부하는 것은 쓸데없는 기대일 뿐, 앞날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미 맞닥뜨려버린 이상, 나아가지 않으면 잡아먹힐 것이었다.


“음, 그렇군요.”


의례상 대답이 들려오자, 에드워드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천금 같은 발을 움직여 결국 황궁의 문을 지나쳤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후작가의 소가주의 모습을 겉에 두른 채 베르트에게 어떤 정보도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공작이 여기 있다면, 클로이와 아이도 안전하지 않다.’


쉽게 떠오른 가정에 뒷목이 서늘해지며, 자꾸만 에드워드의 정신을 흩트려 놓았다. 당장이라도 집으로 달려가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음을 에드워드도 잘 알고 있었다.


“소가주, 이리 만난 것도 인연인데.... 차 한 잔 함께 하시는 것이 어떠합니까?”


역시나, 베르트는 에드워드가 그녀를 지나치도록 놔두지 않았다. 거절의 말이 차고 넘치도록 에드워드의 입안에 굴러다녔으나, 의미가 없었다. 그녀의 제안은 제 발로 갈 것 인지, 끌려갈 것인지 선택에 불과했다.


“좋습니다, 공작님.”


입을 열어 대답을 남기자, 베르트는 살며시 눈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타고 온 마차에 다시 올라탔고, 에드워드는 시종의 안내에 따라 그 뒤의 마차에 탔다.


이대로 납치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감을 유지했으나, 마차는 20분 남짓을 달려 수도를 넘어가지 않은 채 멀쩡한 카페 앞에 멈췄다.


덜컹-


마차에서 내렸지만 베르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작가의 시종은 그를 카페 안으로 안내했고 에드워드는 천천히 따라갔다.


그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카페 안을 살폈으나, 불법적이거나 다른 곳을 위장한 것 같지는 않았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 수도에서 인기가 많을 법한 카페였다.


“티타임에 초대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공작님.”


3층을 올라가 시종이 문을 열자, 베르트는 이미 그 안에 세팅된 차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에 앉으며 에드워드는 소가주처럼 감사를 표했다.


“.... 그대에게 참 궁금한 점이 많았답니다.”


베르트는 여전히 웃음을 띠며 한 손으로는 차를 권했다.


“취향을 몰라, 인기가 많은 것으로 주문하였는데 소가주의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군요.”


방금 전 우린 홍차인지, 김이 살짝 남아있었다. 에드워드가 찻잔을 들자 강한 꽃 향이 차에서 올라왔다. 다른 향은 모두 숨길 수 있을 정도로.


‘.... 독일지도 모르겠군.’


같이 출발했음에도 먼저 카페 안으로 들어온 점, 베르트의 홍차와는 다른 종류의 차, 직접 권하는 모양새에, 차의 향이 무척 강한 점까지 독이 아니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에드워드의 고민과는 달리 베르트에게는 그저 작은 여흥이었다.


‘내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소가주를 연기 한다라... 제법 배짱이 좋군.’


그녀는 이미 에드워드에 대해 조사를 끝낸 상태였다. 이렇게 돌려 말하는 분위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감정을 드러내 짖는 모습은 어떨지 베르트는 궁금했다.


‘이 차를 마시지 않는다면, 내가 수도에 있는 카페에서 한낮에 독을 탈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것 일터.’


베르트는 어렵게 그의 속내를 추측하는 것 대신 에드워드가 그녀에게 가진 감정의 정체를 알아내 그를 파악하고자 했다.


무해하다는 듯이 웃는 얼굴 밑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베르트는 기대했다. 몇 초의 시간이 흘렀을까, 에드워드는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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