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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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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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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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DUMMY




"카드를 오픈해 주십시오."


“.... 스트레이트.”


“제길!”


“흐어...”


검은색 자칼 가면을 쓴 그가 카드를 뒤집자, 곳곳에서 탄성이 들려왔다.


그와 함께 카드 게임을 하던 이들은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려치거나,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넋을 잃었다. 완벽한 승리였지만, 자칼 가면은 기쁜 기색도 없이 가볍게 칩을 튕겼다. 그의 가면에 박힌 붉은 보석이 샹들리에로 인해 반짝거렸다.


“지금 몇 판 째 연속으로 이기고 있는 거야?”


“열 판. 심지어는 포커로 진 적이 없는 까마귀마저 판돈을 모두 잃었어.”


구경꾼들은 뒤에서 속닥속닥 떠들었다. 자칼 가면이 첫판을 진행할 때까지만 해도, 다들 호구가 왔다며 잔뜩 눈독을 들였다. 카지노에 처음 온 듯한 놈이 판돈을 세게 올렸기 때문이다.


두 번째 판까지는 운이라 여겼고, 다섯 번째 판쯤 되자 대부분은 그에게 질려 나가떨어졌다. 열 번째 판이 끝난 지금은, 아무도 그의 게임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나와 함께 게임을 더 즐겨주실 분은 안 계신가?”


테이블이 비자 그는 직접 초대를 권했다. 그럼에도 다들 머뭇댈 뿐 그에게 다가가는 사람이 없었다.


자칼 가면은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신의 부하를 불렀다. 무언가 속닥대자 부하는 술이 있는 쪽으로 향했고, 그는 담배를 피우려는 것인지 주머니를 뒤졌다.


“..... 손님, 이건 어떠십니까?”


“아, 고맙지만 사양하겠네. 내 취향이 아닌지라.”


그때 잘 차려진 정장 차림의, 사슴 가면을 쓴 이가 그의 옆에 앉으며 시가를 건넸다. 꽤 비싼 시가였지만, 자칼 가면은 이런 싸구려 따위는 안 피운다는 듯이 사슴 가면을 비웃었다.


무안함에 화를 낼 법도 했으나, 사슴 가면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감명 깊은 솜씨시더군요. 여기 게임이 조금 지루하진 않으십니까?”


“오, 재밌었네. 딱 저 슬롯머신만큼 말이지.”


그의 비꼼에도 사슴 가면은 맞장구치듯이 웃음소리를 낼 뿐, 여전히 거북한 기색을 풍기지 않았다.


“사실, 안쪽에 좀 더 흥미로우실 테이블이 있답니다. VIP만을 위한 곳이지요.”


“.... 흐음....”


그는 일부러 뜸을 들이며 부하를 살짝 보았다. 그 신호를 알아차린 사슴 가면은 재빨리 그에게 덧붙였다.


“일행 분께서도 함께 하실 수 있도록 조치드리겠습니다.”


사슴 가면은 삼폐인을 가져온 부하에게 살짝 목례했다. 이제야 그는 입가에 호선을 지으며, 아까보다는 부드럽게 사슴 가면을 대했다.


“왜 이곳이 수도에서 가장 유명한 카지노인지 알겠군. 안내하게.”


감사를 표한 사슴 가면은 붉은 커튼 쪽으로 그를 이끌었다. 자칼 가면은 순순히 그를 따라가면서도 부하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 VIP실에 들어가면 적당히 잃는 척 게임을 할 테니, 일이 끝나면 말해.’


‘본전마저 잃으면 안 돼, 탐정.’


레온의 말에 에드워드는 그를 잠시 째려봤으나 다시금 여유롭게 걸음을 옮겼다. 짜증이 나긴 했지만 임무가 먼저기에 카지노 안을 훑기 위해서였다.


도박에는 일절 관심이 없는 그가 카지노까지 오게 된 것에는 레지스탕스의 부탁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카지노와 투기장 쪽에 수상한 약물이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정확하지는 않아. 두 곳 중 한 곳에는 분명 약물이 납품되고 있는데, 문제는... VIP인 귀족들에게만 주는 것 같단 말이지.”


대표는 골머리를 썩인다는 듯이 턱을 괴었다. 불확실한 정보로 움직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뒷세계 쪽은 인맥이 별로 없는 지라 파고들기가 어려웠다.


“안타까운 일이긴 한데,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있어?”


레지스탕스의 목표는 계급을 약화시키는 것이지 정의 구현 쪽이 아니었다. 에드워드의 물음에 대표는 좋은 질문이란 듯이 검지손가락을 흔들었다.


“이 약물이 유렌가에서 나온 건 아닐까 싶어서. 물론 그들의 실험실이 오르뷔를 테스트하기 위함인 줄 알긴 하는데, 모든 것을 뺏겼으니 다른 쪽에 눈독을 들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녀가 이런 판단을 내린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최근 유렌 공작가 산하에 있는 레이트 백작가의 가주가 카지노에 자주 들락거리는 모습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도박에 빠진 것일 수도 있지만, 혹시 몰라 조사가 필요하다고 대표는 생각했다.


“정말로 유렌가에서 자금을 채우기 위해 특정 약을 납품하고 있다고 한다면, 엮어서 고발하기에 아주 좋겠더라고. 문제는 지금 손이 부족한 데다가, 아까 말했듯이 VIP인 ‘귀족’한테만 약을 준다는 거야.”


대표는 짜증 난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카지노에서조차 작위에 나눠 사람을 받는다는 것이 그녀로서는 어이가 없었다.


“레온이 어디서 귀족 이름을 하나 빌려왔기는 한데, 아무래도 진짜 귀족이었던 이가 스파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에드워드도 바몬 후작가의 이름으로 들어갈 수 있기는 하나, 정말로 카지노나 투기장이 유렌가와 관련이 있다면 너무 위험했다. 차라리 다른 이름으로 정체를 바꾸는 것이 훨씬 좋은 선택지였다.


“탐정, 너는 자작 가문의 영식으로 들어가고 레온은 그 보디가드 역할을 할 거야. 혹시 클로이가 도와줄 수 있다면, 서포트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 같네. 간신히 말단 직원 하나를 포섭해 놨거든.”


리비티는 에드워드에게 관련된 내용이 담긴 종이를 넘겼다. 이를 받으며 에드워드가 클로이를 바라보자, 그녀도 이 임무에 참가하고 싶다는 듯이 종이에 적힌 세부 사항을 살폈다.


“돈이 썩어 넘치는 호구 귀족처럼 보이는 건 어때? 네가 아주 잘할 것 같은데.”


“.... 알아서 들어갈 수 있으니, 이상한 행동시키지 마. VIP 전용 공간 안에 도착하면, 정확히 뭘 해야 하는데?”


“정말 약물을 배포 혹은 판매하고 있는지만 확인하면 돼. 오늘은 카지노에 다녀오고 내일은 투기장 쪽을 체크한 뒤, 그다음은 가져온 정보를 보고 짜자고.”


에드워드에게 목적을 알려준 대표는 계획을 복기하다가 레온 쪽으로 몸을 틀었다.


“혹시나 정말 약을 배포하고 있다면... 레온, 네가 상황을 봐서 샘플을 가져오렴. 절대 무리는 하지 말고.”


그녀는 샘플이 생긴다면 센테스에게 넘겨 성분을 조사해 달라고 할 생각이었다. 대략적인 계획의 설명을 끝낸 대표는 마지막으로 세 사람에게 당부했다.


“특히나 지금 카지노 분위기가 뒤숭숭하니 조심해. 일이 틀어질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냥 빠져나와.”


“경찰이 죽은 사건 때문에 그러는 거야?”


에드워드의 말에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레지스탕스가 카지노로 잠입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였다. 괜히 잠입했다가 경찰과 얽히기까지 하면 감당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카지노에 숨어든 세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임무를 다하는 중이었다.


“이곳입니다.”


생각보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자, 사슴 가면이 어느 문 앞에서 멈춰 섰다. 화려하게 장식된 하얀색의 문은 고풍스러운 느낌을 풍겼다.


끼이익-


그가 문을 열자, 앞쪽보다는 퇴폐적인 분위기가 펼쳐졌다. 아까 포커를 진행했던 곳이 밝고 화려했다면, 이곳은 차분한 색감이었고, 무엇보다도 시끌벅적하지가 않았다.


에드워드가 이곳에 발을 디디자, 한순간 가면들의 시선이 잠시 그를 훑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사슴 가면은 그 시선을 모른 척하며, 중앙에 있는 테이블로 에드워드와 레온을 안내했다. 소름 끼치는 기분이었으나 에드워드는 태연함을 가장한 채 느긋이 걸어 나갔다.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이 주변을 둘러보기까지 하자, 이제야 그들은 자신들의 게임에 다시 집중했다.


‘리비티가 말했던 유렌가의 백작 또한 여기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위험 요소가 없는 것을 파악한 에드워드는 중앙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았다.


‘.... 귀족 회의를 여기서 해도 되겠어. 영지는 안 돌보고 뭐 하고 있는 짓들인지.’


그의 뒤를 따르던 레온은 경멸스러운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 안에 있는 인물들을 모두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값비싼 옷과 장신구, 시계, 구두 등으로 자신들이 누구인지 밝히고 있었다.


애인을 옆에 둔 채 게임에 임하는 자들부터, 게임에서 졌다고 데려온 시종에게 화풀이하는 이들까지 모두 역겨웠다.


‘집 한 채 값을 판돈으로 올리시고 아주 대단들 하시군.’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어느 곳이든, 앞쪽의 공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판돈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었다. 평생 만져볼 수 있을까 싶은 돈들이, 손쉽게 그들의 손에 흘러들어 갔다가 다시 뱉어졌다.


“이봐, 왜 게임을 시작 안 하는 거지?”


중앙 테이블 쪽에 앉아서 다리를 꼬고 있던 에드워드는 딜러를 향해 물었다. 그의 말대로 에드워드가 안내받은 중앙은, 의자가 놓여 있을 뿐 아무도 앉아 있질 않았다.


“죄송합니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딜러의 말에 에드워드는 짜증 난다는 듯이 그를 노려봤으나, 그는 사슴 가면처럼 웃고만 있었다.


덜컥-


그 순간 문이 열리고, 누군가 홀 안으로 들어왔다. 아까 에드워드가 들어왔을 때와는 다른 시선이 그에게로 쏟아졌다.


“.... 에반 이사님, 안녕하-”


너구리 가면을 쓴 이가 그에게 아는 척 다가갔으나 무시당했다. 홀에 있는 이들의 성정상 깔깔거리며 비웃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입을 열지 않았다.


‘에반 대표이사. 이 르미르 카지노의 주인 중 한 명이군.’


에드워드가 잠입한 르미르 카지노는 두 명의 대표이사가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었다. 두 사람 중에서도 에반 이사는 실질적인 무력을 가진 자로, 행동대장의 역할을 했다.


‘가면을 쓰지 않는 걸로 힘을 과시하는 건가.’


모두가 가면을 쓰고 있는 이곳에서, 그는 유일하게 맨 얼굴을 드러냈다. 자신을 공격할 수 있다면 해보라는 듯한 태도였다.


저벅-


걸음을 옮긴 에반은 자연스럽게 에드워드가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물론 인사 따위는 에드워드도, 그도 하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뒤에 서있던 레온은 갑작스럽게 펼쳐진 상황에 당황했다. 기껏해야 호구처럼 여겨져 다른 귀족들에게 당하는 게임을 할 줄 알았지, 이런 거물이 등장할 줄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레온은 에드워드에게 철수할지를 물었으나, 그는 남는 것을 선택했다.


“단 둘이서 게임이라, 이것 참 재밌겠군.”


에드워드는 오히려 겁 없는 귀족을 연기하며 도발하듯 말했다. 다른 테이블에 있는 몇몇 이가 놀란 듯 숨을 삼켰으나, 에반은 그에게 대답은 물론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다만 딜러만이 싱긋 웃으며 칩을 계속해서 정리해 나갔다.


터벅터벅-


얼마가지 않아 에드워드는 딜러가 웃은 이유를 알았다. 에반 이사가 열어 놓은 문 사이로, 사슴 가면이 한 무리를 안내해 왔기 때문이다.


‘저들은....!’


에드워드는 이사가 들어왔을 때보다 더욱 놀랐으나, 그들에게 시선을 한 번 주는 선에서 표정을 갈무리해 냈다. 그들 또한 중앙 테이블에 모두 앉았는데 어딘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자, 이제 손님들께서 모두 도착하셨으니, 게임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들 때문에 에드워드가 심란해하고 있을 무렵, 딜러는 밝은 목소리로 게임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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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6) 24.06.06 6 0 12쪽
72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5) 24.06.05 7 0 11쪽
7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4) 24.06.04 5 0 11쪽
7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3) 24.06.03 8 0 11쪽
»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24.06.02 11 0 12쪽
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9 0 11쪽
6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9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1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9 0 11쪽
6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9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1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8 0 12쪽
6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1) 24.05.25 9 0 12쪽
60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0) 24.05.24 7 0 12쪽
59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9) 24.05.23 9 0 11쪽
58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8) 24.05.22 10 0 11쪽
5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8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9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8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8 0 12쪽
5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6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7 0 11쪽
5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24.05.15 7 0 11쪽
5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3) 24.05.14 9 0 11쪽
4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2) 24.05.13 9 0 11쪽
4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1) 24.05.12 9 0 11쪽
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8 0 11쪽
4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9) 24.05.10 7 0 11쪽
4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8) 24.05.09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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