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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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302
추천수 :
3
글자수 :
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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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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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DUMMY



“괜찮겠어, 에드?”


“퇴원한 지도 며칠 지났는걸, 멀쩡해. 클로이, 너야말로 혼자 있다고 술 너무 마시지 말고.”


“이미 잡은 약속을 취소할 수는 없잖아?”


생긋 웃은 클로이는 느리게 기차에서 몇 걸음 멀어졌다. 주변을 보아하니 곧 역에서 기차가 출발할 것 같았다.


빠아앙-


기적소리가 길게 울려 퍼진 뒤, 천천히 기차가 움직였다. 클로이의 잘 다녀오라는 목소리가 멀어지며 기차는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와아...!”


“샬럿, 한숨 자 두렴. 생각보다 오래 걸릴 거야.”


“꾸!”


에드워드의 제안에도 샬럿과 고슴도치는 창문에 얼굴을 바짝 대고 밖을 바라봤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인지라 앙상했던 거리에도 어느새 하나 둘 새싹이 피어나고 있었다.


‘진짜 데려가도 괜찮겠지...?’


리비티와 이야기를 끝낸 후, 에드워드는 샬럿과 약속했던 일을 진행하기 위해 서둘렀다. 이를 위해서는 긴 여행이 필요해 고슴도치를 클로이에게 맡기려 했으나, 샬럿이 고집을 부렸다.


꼭 함께 가고 싶다며 떼를 쓰자, 하는 수 없이 에드워드는 이것저것 알아본 끝에 고슴도치를 데려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케이지까지 챙겨 왔으나, 샬럿의 주머니 안에 들어갔던 것이 여간 편했는지 고슴도치는 그 안을 고집했다.


“앗! 이건 뭐야?”


“터널. 산을 뚫어서 기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놓은 거야. 잠깐 동안 어두울 테니 너무 놀라지 말고.”


“저건?”


“저긴 늪지대야. 다른 강이랑 달리 발이 푹푹 빠지니 가까이 가면 안 돼.”


한동안 에드워드는 샬럿의 질문세례를 받았다. 기차를 처음 타 보는 샬럿은 이 자체도 신기했지만, 생소한 외부 풍경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설명을 계속하던 에드워드는 샬럿을 조금 진정시킬 생각으로 수도 기차역에서 산 도시락을 꺼내 들었다. 평소와 색다른 식사에 관심이 바뀐 샬럿은 드디어 질문을 멈췄다.


“.... 음냐...”


만족스럽게 식사를 끝낸 샬럿은 아침 일찍부터 나온 탓인지 금세 잠에 빠져 들었다. 잠꼬대하는 샬럿에 피식 웃으며 에드워드는 외투를 벗어 덮어주었다.


이제야 조용함이 찾아들자 에드워드도 차분히 밖을 내다봤다. 그에게도 이 풍경들은 새로웠다.


‘얼마만의 귀향인지......’


저택의 모습이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기는 했지만, 바몬 후작가 영지 자체에 내려가 본 지 한참 되었다.


회귀 전까지의 삶을 통틀어서도 이렇게 기차를 타고 수도를 오간 적 자체가 많지 않았다. 어릴 적에는 저택에 있는 것을 좋아해 외부에 나가질 않았고, 참사 이후 수도에 자리를 잡고 나서는 후작가로 돌아가 본 적이 없었다.


‘큰아버지께서 반겨 주실는지 모르겠군.’


오래간만에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지만 내심 에드워드는 걱정이 많았다. 편지를 종종 보내주시기는 했지만, 직접 큰아버지를 뵌 것도 벌써 몇 년 전 일이었다. 그마저도 잠시 안부를 물을 뿐인 인사였기에,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어릴 때는 곧잘 에드워드가 따라다니곤 했지만, 참사를 기점으로 그는 큰아버지를 이전과 같이 대할 수 없었다.


‘..... 부디 미워하시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에드워드의 고민과 상관없이 기차는 제 갈 길을 계속해서 달려 나갔다.


그의 눈에도 점점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완전히 달라진 곳도 있고, 여전히 바뀌지 않은 지역 명소도 눈길을 끌었으나, 전반적으로 도시 자체가 많이 발전된 것 같았다.


끼이익-


“샬럿, 일어나렴. 내려야 돼.”


“하아암....”


막상 고향으로 돌아오니 에드워드는 약간 긴장했다. 이대로 수도를 향해 돌아가고 싶다는 충동적인 마음까지 들었으나, 일단 그는 샬럿을 깨워 열차에서 내렸다.


샬럿은 잠이 덜 깬지라 눈을 비비며, 에드워드가 이끄는 대로 뒤이어 걸었다.


“계단 조심해야....”


눈이 반쯤 감겨 비틀거리는 샬럿과 함께 기차역을 나선 순간, 에드워드는 그대로 멈췄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샬럿도 무심코 앞을 바라보자, 어마어마한 분위기에 잠이 확 깨버렸다.


“.... 소가주님.”


바몬 후작가의 가문 문양이 박힌 마차 여러 대가, 기차역 밖에서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시종과 시녀들까지 잔뜩 그 앞에 대기하고 있어, 누가 봐도 귀한 사람을 데리고 왔다는 공기를 풍겼다.


맨 앞에 고급 정장을 차려입고 서있는 나이 든 이는 기차역을 나서는 이들을 주의 깊게 확인하고 있었다. 끝내 에드워드를 발견한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을 드러내며 그에게 다가왔다.


“... 오래간만일세, 폴.”


울렁거리는 감정이 든 에드워드는 손에 든 짐을 내려놓고 팔을 활짝 벌려 노집사를 안았다. 늘 등을 토닥여주던 그의 손이 지금 와서 보니 그렇게 작을 수 없었다.


“언제 이렇게 크셨는지.....”


“폴은 옛날 모습 그대로군.”


“허허, 이 노집사는 훨씬 나이를 먹었지요.”


잠시 인사를 나누던 폴은 에드워드 다리에 반쯤 몸을 가리고 있는 샬럿을 발견했다. 오랫동안 집사로 일한지라, 그는 감정이 북받치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지 않았다.


“안녕하십니까, 아가씨.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바몬 후작가의 집사 ‘폴’이라고 합니다.”


“... 안녕하세요.”


“말씀을 낮춰주십시오. 저희는 아가씨는 모시는 이들입니다.”


집사의 인사는 다정했지만, 샬럿은 낯을 가려 에드워드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가 괜찮다는 듯이 샬럿의 손을 잡아주자 아이는 용기를 내어 집사의 앞쪽으로 조금 더 다가갔다.


“실례가 안 된다면, 이름을 알려주시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 샬럿, 이에요.”


“아가씨처럼 귀여우신 이름이시군요.”


집사의 표현에 샬럿은 쑥스러운 듯 볼을 붉혔다. 이 나이대의 아이 시중을 오래간만에 드는 지라 폴의 입가에도 보일 듯 말 듯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소가주님, 어서 저택으로 가시지요. 엘리엇 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대략적인 인사를 끝낸 집사는 두 사람을 마차로 이끌었다. 짐이 정리되자, 후작가의 문양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기차역에서 저택으로 출발했다. 번잡스러운 거리를 벗어나니 넓은 평원이 펼쳐졌고 곳곳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이 보였다.


수도에서부터 이어진 화창한 날씨 덕에 그들은 금방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리시지요, 소가주님.”


이내 마차가 멈추고, 폴이 밖에서 문을 열어주었다. 바깥을 힐끗 본 샬럿은 다시 한번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 엄청 대단한 귀족....?”


“음, 후작가가 작은 가문은 아니긴 하지.”


민망하다는 듯이 에드워드는 대답했으나, 샬럿은 저택을 살펴보느라 분주했다. 샬럿 평생에서 이렇게 큰 저택은 본 적조차 별로 없었다. 게다가 평소 무채색인 에드워드의 이미지와도 완전히 달랐다.


주황색이 섞여있는 저택은 밝고 화사한 느낌을 주었고, 봄이 오지 않았음에도 침엽수들로 정원이 잘 꾸며져 있었다. 어디선가 달콤한 향마저 나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가자, 샬럿.”


생각보다 규모가 크기에 샬럿은 약간 겁이 났으나, 에드워드와 눈이 마주치자 오히려 긴장이 풀렸다. 그 또한 잔뜩 굳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폴을 만나고 괜찮아졌다 싶었으나, 여기까지 오는 길에 다시 초조해진 모양이었다.


그의 변화를 눈치챈 샬럿은 에드워드를 향해 방긋 웃어 보였다. 그 미소에 에드워드도 조금 나아졌는지 샬럿을 이끌어주는 손길이 좀 더 부드러워졌다.


“에드....!”


마차에서 내리자 누군가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의 머리카락과 눈은 에드워드와 똑같은 색이었다. 에드워드와 비슷하다 싶다가도 입을 열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는데, 푸근해 보이는 인상과 감정을 잘 드러나는 점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타다닥-


그는 울먹울먹 한 눈으로 저 멀리서 에드워드를 향해 단숨에 뛰어왔다.


“가주님.”


가까이 다가온 그는 에드워드의 부름에 살며시 눈썹을 찡그렸다.


“세상에, 딱딱하게 무슨 소리니. 원래대로 부르렴.”


한 걸음정도 만을 남겨두고 있을 때, 그는 에드워드가 자신에게 예법을 차리려는 것을 보고 서둘러 막았다. 간신히 얼굴을 보게 된 조카가 자신을 가주로서 대하자 그는 서운해 보였다.


그 표정에 에드워드는 조금 당황했으나 곧 그가 원하는 바를 눈치챘다. 머뭇거리던 에드워드는 결심을 굳히며 남은 한 발자국을 다가갔다.


“..... 엘리엇 숙부님.”


“그래, 에드. 훤칠하게도 자랐구나.”


엘리엇은 에드를 꼭 껴안았다. 그는 아직도 어릴 적 에드워드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으나, 이미 에드워드는 자신과 키를 맞먹을 정도로 훌쩍 커버렸다. 이제는 전 공작이었던 형의 모습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형님, 보고 계십니까? 드디어 조카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맑고 화창한 날씨가 이 순간을 축복해 주는 것만 같아 엘리엣은 코를 훌쩍였다. 이토록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을 후작가에서 직접 보게 되니 오늘만큼 기쁠 수가 없었다.


“이쪽은, 샬럿이라 합니다.”


포옹을 끝낸 에드워드는 샬럿을 엘리엇에게 소개했다. 편지로 간략한 내용을 전달받았던 엘리엇은 샬럿과 시선을 맞춰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 샬럿. 나는 에드의 숙부란다. 잘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샬럿은 아까보다도 대범하게 마주 인사했다. 예법에 대해 에드워드가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 귀족의 인사로서는 적합하지 않았지만, 엘리엇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샬럿이 자신을 편히 여기도록 활짝 웃고만 있었다.


‘샬럿이라....’


에드워드가 이곳에 방문하기 전, 미리 보낸 편지에는 짧지만 정확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만, 샬럿이란 아이와 함께 오겠다는 것 하나만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샬럿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고, 무슨 이유에서 데리고 오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샬럿을 대하는 에드워드의 행동을 본 순간, 엘리엇은 샬럿이 에드워드에게 어떤 의미인지 바로 알아챘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들어가자. 요리사가 네가 돌아온다는 말에 힘을 썼단다. 그뿐이겠니, 온 저택이 한 주 동안 널 기다리며 다들 떠들썩했지 뭐냐.”


엘리엇은 에드워드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렸을 때 느꼈던 다정함을 엘리엇은 아직도 똑같이 에드워드에게 보여줬다. 엘리엇이 자신을 싫어하면 어쩌나 했던 고민들은 어느새 바람에 실려 사라져 갔다.


‘조금은 어색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혹시나 엘리엇과 저택 사람들을 만나면 대화가 잘 안 될까 봐 그는 영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미리 숙지까지 하고 왔다.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엘리엇의 배려 덕분에 에드워드는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나눌 수 있었다.


그제야 에드워드는 고향에 돌아왔다는 기분을 느끼며 저택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에도 밝은 분위기였으나, 바몬 후작가의 저택 안에서는 그날따라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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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9 0 11쪽
6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9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1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9 0 11쪽
»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10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1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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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8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9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8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8 0 12쪽
5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6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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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8 0 11쪽
4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9) 24.05.10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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