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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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268
추천수 :
3
글자수 :
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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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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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DUMMY




“.....!”


문을 박차고 들어간 에드워드는 처참한 응접실의 상태에 긴장했다. 집 내부는 칼과 총을 사용한 흔적뿐만 아니라 핏자국까지 너저분하게 남아 있어 그는 총을 더욱 단단히 잡은 채 걸어갔다.


몸을 낮춰 움직이던 그는 소파 앞쪽을 확인한 순간 시간이 멈추는 것만 같았다. 클로이가 바닥에 쓰러진 채 미동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클로이!”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느끼며 에드워드는 총도 내려놓고 클로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덜덜 떨리는 손을 코에 가까이 대자, 다행히도 작은 숨이 느껴졌다.


‘호흡이 너무 약해. 심장도 뛰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몸 상태를 확인하던 에드워드는 클로이가 복부에 치명상을 입은 것을 발견했다. 피가 점점 더 퍼져 나오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아득해질 것만 같았다.


‘우선 여기서 지혈을 하고, 병원에 데려가야.... 잠깐만, 아이는 어디에...?’


클로이의 복부를 옷으로 누르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불안한 예감이 머릿속을 스칠 때 누군가 옷깃을 잡아끌었다.


“.... 에드....”


“... 클로이...! 정신이 들어?”


“그들이... 아, 이를... 데려 갔... 으윽!”


잠시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고통이 지속되는 듯, 클로이는 단어를 끊어가며 말했다. 지혈을 하고 있던 에드워드는 클로이의 부상이 심해질까 봐 말을 막았다.


“.... 걱정 말고 쉬어, 클로이. 내가 꼭 다시 데리고 올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려 했으나, 클로이는 다시 눈을 감아 버렸기에 그는 속으로 말을 삼켰다. 어느 정도 지혈이 끝나자, 그는 병원에 전화를 걸었고 얼마 되지 않아 구급마차가 도착했다.


다행히도 병원까지는 거리가 멀지 않아 금세 도착했고, 여러 절차 끝에 클로이는 수술에 들어가 에드워드는 혼자가 되었다.


“젠장....”


아무도 없는 병원 복도에서 에드워드는 작게 욕을 중얼거렸다.


‘더 빨리 움직여야 했어. 아니, 애초에 베르트의 권유를 거절했다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벌어진 참혹한 결과에 에드워드는 진정이 되질 않았다.


‘이딴 후회는 아무 짝에 쓸모없어. 빨리 아이를 찾으러 가야 해.’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으나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만이 머릿속을 차지해 갔다. 고개를 몇 번 저어내도 명쾌해지지 않자, 에드워드는 본래의 상태를 되찾고자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스륵-


오른손의 장갑을 벗자, 역시나 트라우마가 도졌을 때처럼 오르뷔가 불안정해져 있었다. 에드워드는 바로 피 묻은 가죽 장갑을 만져 기억 속으로 들어갔다. 몇 초의 시간이 흐른 뒤 현실로 돌아온 뒤에도 그는 계속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좀 낫군.’


오르뷔의 능력을 여러 번 사용한 탓에 몸이 조금 지치고 나자, 감정도 같이 가라앉았다. 이제야 에드워드는 제대로 된 생각을 해낼 수 있었다.


‘티시포네가 벌인 짓이라면, 나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으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텐데.... 경감. 아니, 안 되겠군.’


에드워드의 부탁이라면 늘 못 이기는 척 받아주는 경감이 가장 먼저 떠올랐으나, 그는 가능성을 지웠다. 아직 유렌가과 연결된 배신자의 정체를 밝히지 못했기에 그 후보인 경감을 부를 수는 없었다.


경감 외에도 몇몇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을 기억해 내긴 했지만 티시포네를 상대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했다.


‘남은 건......’


단체를 움직일 수 있는 힘과 여러 무기 또한 지닌 자들. 5대 공작가인 유렌가를 맡서는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집단.


‘레지스탕스의 도움을 받는 수밖에는 없군.’


결정을 내린 에드워드는 병원에서 벗어나 달렸다. 다시금 시간과의 싸움이 되었음을 그는 직감했다.




.

.

.




“...... 데릭, 뭔가 바깥이 좀 시끄러운 것 같.....”


소란스러울 리 없는 아지트 안, 리비티는 멀리서 나는 소음에 의아했다. 여러 명이 달리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잡아라-’ 하는 듯한 큰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콰앙-!


“.... 탐정?”


리비티가 의문을 표하기도 전에 집무실의 문이 거칠게 열렸고, 에드워드가 레지스탕스 사람들을 잔뜩 끌고 온 채로 서 있었다.


“대표님! 물러서십시오! 침입자...”


“빌리, 괜찮아. 믿을 만한 사람이야,”


리비티가 사람들을 진정시키자, 에드워드를 공격하려던 그들은 무기를 내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자리에서 일어난 리비티는 문 쪽으로 다가가 에드워드를 살폈다.


‘매 번 볼 때마다 상태가 안 좋네. 저번보다 더 다친 건가?’


에드워드는 클로이를 지혈하느라 옷에 피가 많이 묻어있었는데, 그 탓에 리비티는 그가 다친 줄 알고 당황했다. 의사를 불러오라고 하려는 순간, 그는 리비티를 말렸다.


“내가 다친 것 아냐. 사람들만 좀 물러줘.”


“..... 다들 여기까지 쫓아오느라고 고생 많았어. 괜찮으니 돌아가도 돼.”


리비티가 그들에게 물러나라 했으나, 여기까지 에드워드를 따라온 이들은 혹시나 싶어 주춤거렸다. 보다 못한 데릭이 사람들의 등을 떠밀어 방 밖으로 내보냈고, 곧 에드워드의 뜻대로 세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그동안 잘 드나들더니, 어떻게 된 거야?”


“조사할 시간이 있었으니 몰래 들어오기 쉬웠지. 지금은 상황이 급해서 무작정 들어올 수밖에 없었어.”


나름 아지트에 자부심이 있던 리비티는 약간 눈썹이 올라갔으나, 에드워드에게 따지는 대신 왜 이렇게까지 다급히 자신을 찾아왔는지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녀는 혹시라도 레지스탕스에 문제가 생겼나 불안감이 들었다. 이리 급하게 찾아올 정도라면 경관들에게 몇몇 아지트를 들켰거나 누가 붙잡혔나 싶기도 했다.


물론 에드워드가 이런 걸 말해줄 정도로 자신을 친근하게 여기지 않음을 알고 있었으나, 실험실과 관련하여 도와줬으니 그에 대한 보답으로 왔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도와줘.”


“?!”


담백한 에드워드의 한 마디였으나, 그만큼 리비티를 놀라게 하는 것이 없었다. 당연히 레지스탕스의 문제라고 생각할 정도로, 에드워드가 도움을 요청하러 왔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게 아니겠지?’


리비티는 무심코 고개를 들어 에드워드와 눈을 마주쳤다. 늘 당당했던 태도도, 고고해 보였던 자존심도 보이지 않았다. 에드워드는 만약에라도 거절당할까 봐 긴장한 듯 초조해 보이기만 했다.


“뭐든 말해. 도와줄게.”


평소의 장난스러운 태도와는 다른 진지한 눈빛으로 리비티는 말했다. 거래를 제안하는 것도, 우선 얘기부터 들어보자는 말도 아닌 무조건적인 긍정에 그는 순간 먹먹해져 고개를 숙였다.


“..... 아이를 유렌가에서 납치해 갔어. 곁에 있던 클로이가 크게 다쳤고.”


상황을 설명하는 에드워드의 말에 보좌관의 동공이 커졌다. 유렌가와의 충돌이라니,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커 데릭의 머릿속에서는 복잡한 생각이 오갔다.


‘미X 놈들.... 아직도 인체 실험에 대해 포기하지 않았단 말이야?’


이미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쳐놓고도 정신을 못 차리는 유렌가의 행태에 리비티는 분노가 일었다.


“계획은 있어?”


이를 갈며 그녀가 묻자, 에드워드는 몇 가지 알아두었던 것을 공유했다.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던 데릭은 눈치 빠르게 지도를 가져와 책상 위에 펼쳤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열차가 아닌 마차로 이동하고 있을 거야. 열차는 아이가 난동을 피우면 시선을 너무 끄는 대다가, 열차에서 뛰어내려 도망치면 잡을 방법도 없을 테니.”


“흠, 그렇군. 목표점만 확실하다면 우리가 열차를 타고 움직여서 미리 도착할 수 있겠어.”


“지금 출발한다고 했을 때 대략적으로 시간을 계산하면 크로퀴스 후작가의 경계쯤에서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그렇다면 이 넓은 경계 중에서 그들이 어딜 통과해 갈지가 문제인데.... 게다가 여기서부턴 수도가 아닌 유렌 공작령 안인지라 운신이 자유롭지 못해.”


유렌 공작령 안에서는 티시포네가 보다 자유로워진 것과는 달리, 레지스탕스가 많은 인원을 움직였다가는 너무 수상해 보였다. 더욱 시급한 문제는 크로퀴스 후작가의 경계가 꽤 긴 편이라 그 길을 모두 조사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라도 한참 부족했다.


“..... 대표.”


리비티는 나지막한 에드워드의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웬일인지 그는 하고자 하는 말을 망설이고 있었다.


‘평소에 못 보던 모습을 오늘 몰아서 보네.’


그 모습을 신기해할 무렵 결심을 굳혔는지 에드워드가 목소리를 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어디로 향할지 알고 있어.”


조심스럽게 에드워드는 지도 중 한 곳을 짚어냈다. 당연히 리비티와 데릭은 왜 이곳인지 궁금함을 드러냈으나, 그는 더 이상 덧붙이지 않았다. 레지스탕스 아지트로 오기 전, 다시 집에 들러 오르뷔를 이용해 알아낸 정보였기 때문이다.


집 안에 퍼져있던 핏자국들은 클로이의 것도 있었지만, 티시포네의 것도 있었다. 노련하게도 클로이는 그가 핏자국에서 그들의 기억을 읽을 수 있음을 고려해, 일부러 질문을 던져 티시포네의 생각을 유도한 뒤 공격했다.


그 덕에 에드워드는 티시포네가 어떤 길로 가려고 하는지 대략적인 포인트를 알 수 있었다.


“.... 좋아, 그곳을 목적지로 해서 준비하자고.”


약간의 침묵 끝에 리비티는 흔쾌히 의견을 받아들였다. 물론 그들의 머릿속에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함정일 수도 있다. 탐정은 지금 한계까지 몰려있으니, 최악의 경우 우릴 팔아넘기는 대신 아이를 돌려달라는 거래를 유렌가와 했을지도 몰라.’


레지스탕스의 보좌관인 데릭은 숱한 배신 또한 겪어왔기에 쉽게 그러한 가능성을 떠올렸다. 그럼에도 그가 나서서 반대하지 않은 것은 리비티가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 판단은 대표도 하셨을 텐데 굳이 언급하지 않으시는 걸 보니, 탐정이 배신할 것이라는 직감은 들지 않으셨나 보군.’


그들이 지금까지 많은 실패에도 조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보좌관의 행정, 운영 능력과 위험을 최소화하는 리비티의 판단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데릭은 이번에도 대표의 결단을 믿었다.


“모든 상황이 끝나고 나면, 사실대로 말할게.”


레지스탕스가 이런 의심을 하리라는 것을 에드워드 또한 모를 리 없었다. 선뜻 자신을 믿어주는 그들의 신뢰가 무척 컸기에, 에드워드도 이제는 그들에게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 그래주면 고맙지.”


리비티는 환하게 웃으며 에드워드의 변화를 반겼다. 빙긋 웃던 모습도 잠시 그녀는 다시 대표로서 계획을 에드워드와 논의해고, 대강 흐름이 잡혔다.


“자, 그럼 시작해 보자고. 유렌가를 두 번이나 진흙탕에 처박아 줄 수 있다니 꽤나 재밌겠어.”


눈을 빛낸 리비티와 함께 에드워드는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이제는 그가 당한 수모를 갚아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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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3) 24.06.03 8 0 11쪽
6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24.06.02 11 0 12쪽
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9 0 11쪽
6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9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1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9 0 11쪽
6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9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1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8 0 12쪽
6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1) 24.05.25 10 0 12쪽
60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0) 24.05.24 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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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8) 24.05.22 10 0 11쪽
5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8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9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8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8 0 12쪽
5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6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7 0 11쪽
»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24.05.15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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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1) 24.05.12 9 0 11쪽
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8 0 11쪽
4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9) 24.05.10 7 0 11쪽
4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8) 24.05.09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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