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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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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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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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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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DUMMY

“정말이더냐?”


“예, 주인님. 티시포네가 제로원을 확보하는 것에 실패해, 유렌가의 가주가 그들에게 벌을 내렸다고 합니다.”


카넬은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한 작은 외부 정원에서 막 차를 우려내고 있었다. 종의 보고를 들은 그는 꽤나 놀랐는지 잠시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소식을 전한 종은 혹시나 그가 분노할까 봐 심기를 살폈다.


“아하핫, 세상에-”


다행히도 그는 종의 걱정과는 다르게 한껏 얼굴을 붉힌 채 흡족하다는 듯이 웃었다.


“기특해라, 이렇게 예상에 빗나가도록 행동하는 자가 얼마만인지, 참으로 기쁘구나.”


그는 막 우려낸 차를 찻잔에 따랐다. 새콤한 과일향이 퍼지며, 다홍빛의 차가 찻잔에 담기기 시작했다.


이에 주인의 기분이 좋다고 판단한 종은 곧바로 다른 보고 내용을 읊었다.


“주인님, 또한 추적 끝에 탐정을 도와주는 자들의 소속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래?”


이에는 별 관심 없다는 듯이 카넬이 반응했다. 누가 되었든 그들을 움직이게 한 것 또한 에드워드 일터. 크게 구미가 당기지는 정보는 아니었지만, 주인은 계속 말하라고 손짓했다.


“수도에 자리 잡은 레지스탕스입니다.”


“레지스탕스라....”


그 조직에 관해서는 카넬도 어렴풋이 알고 있긴 했다. 유렌가와는 달리, 화원이 추구하는 바와 결이 달라 협력을 하기엔 어려운 집단이었다.


‘레지스탕스를 회유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들을 싫어하는 쪽과 손을 잡는 것이 더 낫겠군. 잘 됐어, 먹잇감으로 던져주기 딱 좋은 단체야.’


카넬은 쉽게 유렌가와 황실을 제외한 어떤 집단을 떠올렸다. 단순한 증오의 감정으로만 따진다면 그 집단보다 레지스탕스를 싫어할 이들은 없었다.


“저, 주인님. 제로원에 관해서는 어찌할까요?”


“흐음... 일단은 그냥 두자꾸나. 너희가 보고했듯이 제로원이 능력을 다루는 법을 익혔다면, 이젠 쉽게 제어하기 어려울 테니. 게다가 늑대가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아가리 속으로 손을 넣어서야 되겠느냐?”


이전부터 제로원에게 보였던 집착과는 달리, 카넬은 순순히 물러났다.


종에게 보고를 들었을 때부터 이상한 기시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유렌가에게서 제로원을 뺏기지 않았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는데, 이것이 왠지 운으로만 이뤄낸 결과 같지는 않았다.


‘뭔가.... 내가 놓치고 듯한데...’


“커헉-!”


카넬은 곰곰이 생각을 되짚어봤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 직감을 살피느라, 옆에 있던 종이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졌음에도 한 줌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저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종이 가까이 다가와 쓰러진 이를 밖으로 내보내고는 자리를 대신했다. 기괴한 상황에도 종은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이 태연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지만, 유렌가가 우리를 겨냥하진 않겠지?”


“네, 주인님. 그들의 분노가 완벽하게 탐정 쪽으로 향한 듯합니다.”


천천히 찻잔을 들어 카넬은 다홍빛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갓 수확한 화원의 꽃으로 만든 차는 향과 맛 모두 그에게 알맞았다.


그는 차를 음미하며 유렌가에 대해 생각했다. 그들이 두렵지는 않았으나, 굳이 힘을 낭비하며 전면전을 치르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처럼 거래를 표면에 내세워 유렌가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상태였다.


“나쁘지 않구나. 유렌가가 다시 ‘탐정님’을 공격할 징조가 보이면 말하렴.”


‘그들이 아무리 힘을 쓴다 한들 그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카넬은 이번 일로 확실히 깨달았다. 에드워드는 개인이었지만, 어느 집단에 못지않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탐정으로서 관찰력과 직감뿐만 아니라, 어디선가 누군가를 끌어들여 자신의 힘으로 유용하는 솜씨를 가졌다.


‘내가 내린 시련을 이만큼이나 훌륭하게 헤쳐 나가다니...!’


그는 다시 한번 더 전율이 이는 듯했다. 에드워드가 자신을 바라보며 했던 말처럼, 언젠가는 그가 자신의 화원을 찾아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카넬은 그때가 벌써부터 기대되었다.


“생각대로 되진 않았지만, 우리로서는 피해 본 것도 없으니 눈앞의 일에 집중하자꾸나. 투기장과 좀 더 관계를 다질 필요가 있겠어.”


명령을 내린 카넬은 손을 휘저어 종을 물렸다. 이 티타임의 시간을 홀로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다홍빛의 차를 음미하며, 그는 봄이 찾아오고 있음을 반겼다.




.

.

.




“아저씨~!”


파도가 새하얗게 부서지는 바닷가에서 뛰어놀던 샬럿은 저 멀리에 있는 에드워드를 발견했다. 아이는 잔뜩 신이 났는지 놀던 것마저 내버려 두고 에드워드에게로 달려왔다.


“이런, 넘어지겠다. 샬럿.”


“헤헤, 괜찮아!”


모래사장이라 발이 푹푹 빠져 에드워드는 걱정했지만, 샬럿은 개의치 않았다. 처음 오는 바닷가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아이는 볼이 새빨개지도록 이곳을 돌아다닌 것 같았다.


“춥겠다.”


에드워드가 손으로 아이의 볼을 감싸주자, 샬럿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사촌들을 바라봤다. 손의 따스함에 차가웠던 얼굴이 미지근해질 무렵, 아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저씨한테서, 꽃향이 나.”


에드워드는 샬럿의 날카로운 감각에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이사벨과 필립이 바닷가에서 샬럿과 노는 동안 그는 엘리엇과 함께 묘지에 다녀왔었다. 꽃다발을 놓고 오느라 그 향이 옷에 약하게 묻어 있었는데, 이를 알아본 샬럿을 보고 에드워드는 조금 놀랐다.


“꽃다발을 들었더니 향이 배었나 보다.”


샬럿은 꽃 향이 좋은지 에드워드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었다. 습관처럼 샬럿의 머리를 쓰다듬던 에드워드는 무심코 바다를 바라봤다.


어릴 적, 에드워드는 밖에 나가는 것을 싫어했지만 바닷가만큼은 예외였다. 청량한 파도 소리와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에 매력을 느낀 그는, 계절에 상관없이 바다에 놀러 오는 것을 좋아했다.


‘늘 누님이 보호자로 함께 와주셨었지.’


그녀는 말을 타고 숲을 누비는 것을 좋아했지만, 어린 동생을 위해 항상 배려했다. 묘비 앞에서 가족들에게 인사를 남기고 왔기 때문일까, 에드워드는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오라버니! 안 올 것처럼 굴더니 결국 왔네?”


“오셨습니까, 형님.”


샬럿을 따라온 사촌들에 의해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이사벨, 필립. 샬럿을 돌봐줘서 고맙다.”


예전과 똑같이 이사벨은 가벼운 말투였고, 이에 반해 필립은 정중했다.


아무리 사촌이라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언사이기에 엘리엇이 이사벨에게 주의를 주려 했으나, 에드워드가 이를 막았다.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오라버니라고 말해주는 것이 장족의 발전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근데 진짜 바로 갈 거야? 아직 해가 쨍쨍하게 떠 있는데?”


“저녁이라도 먹고 가시지요.”


“이젠 가봐야 돼. 탐정 일이 바쁜 때라.”


두 사람의 권유에도 에드워드는 부드럽게 거절했다. 샬럿도 조금 기대하는 눈치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레지스탕스 대표와 약속한 것들이 있어 준비가 필요하기도 했고, 황태자나 유렌가의 동향도 살펴야 했다.


“다음에 또 올 거지?”


샬럿의 손을 살며시 잡은 이사벨은 아쉽다는 듯이 에드워드에게 물었다.


“조만간 다시 돌아올게.”


그 모습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온 에드워드는 편안하게 대답했다.


오랜 시간 보지 못했음에도 이사벨과 필립은 여전한 모습으로 에드워드를 반겨줬다. 두 사람뿐일까, 바몬 후작가 저택에 있는 모두가 그러했다. 이제야 에드워드는 이곳을 자신의 고향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샬럿이랑 함께 와야 돼! 그 고슴도치도!”


“꾸!”


당연히 케이지 안에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샬럿의 카디건 주머니를 차지한 고슴도치를 보고 에드워드는 눈썹이 조금 올라갔다. 잔소리는 마차에서 해도 늦지 않으니, 그는 엘리엇에게 인사를 건네는 쪽을 선택했다.


“숙부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래, 에드. 잘 다녀오너라.”


엘리엇도 미련이 남았지만, 에드워드를 한 번 안아주고는 마차의 문을 손수 열어주었다. 두 사람이 마차에 오르고 출발할 때가 되자, 잠시 이사벨이 마차 가까이로 다가왔다.


“참, 샬럿. 이따 가는 길에 그 얘기를 꼭 하렴.”


“아, 맞다! 까먹지 않을게요, 언니.”


샬럿의 다짐을 받고 나서야 이사벨은 웃으며 마차에서 떨어졌고, 곧 바닷바람을 맞으며 마차는 출발했다. 세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샬럿은 창문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이내 마차가 골목길을 꺾어 바닷가조차 보이지 않게 되자, 아이는 의자에 제대로 앉았다.


“아저씨, 있잖아....”


이사벨이 한 말이 무엇인지 에드워드가 물어보기도 전에, 샬럿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


“고슴도치 이름, 내가 정해도 돼?”


그제야 에드워드는 고슴도치에게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황실에서 펜던트 사건을 해결한 이후, 워낙 일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통에 미루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이었다.


“지어주고 싶은 이름이 있니?”


에드워드는 당황했지만 이를 감추며 샬럿에게 물었다. 다행히도 샬럿은 원하는 이름이 있어 보였다.


“오늘 바닷가로 오는 길에 이사벨 언니랑 필립 오빠가 고슴도치 이름을 같이 생각해 줬어.”


스텔라, 체리, 화이트, 치즈 등 여러 가지 이름을 이사벨이 제안해 주었지만, 확 와닿는 것이 없었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한참을 고민하자, 필립이 읽던 책을 덮고는 의견을 냈다.


“3가지 정도 후보가 있었는데... 이 이름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필립이 말해준 이름들은 모두 뜻을 가지고 있어서 샬럿의 마음에도 쏙 들었다. 두 사람의 의견을 반영해 3가지 후보로 좁힌 샬럿은 마침내 가장 끌리는 한 가지를 골라냈다.


“신중하게 고민했을 테니, 좋은 이름 일 것 같구나.”


에드워드는 샬럿이 어떤 이름을 정했을지 내심 기대가 되었다. 궁금해하는 에드워드의 표정에 샬럿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이름을 말했다.


“샤인! s..hi...ne, 이렇게 적는다고 필립 오빠가 알려줬어!”


스펠링을 몇 번이고 연습한 끝에 글자를 외운 샬럿은 자랑스럽게 허공에 글씨를 썼다.


“빛난다,라는 의미래.”


샬럿은 고슴도치에게 고마움을 담아 이 이름을 주고 싶었다. 샤토가 억지로 샬럿에게 약을 먹이려 할 때, 손가락을 깨물려 뛰어오른 고슴도치가 반짝반짝 빛나 보였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좋은 이름은 없을 것 같구나.”


에드워드도 꽤 괜찮은 이름이라 생각해 허락하자, 샬럿은 들뜬 얼굴로 고슴도치를 향해 이름을 불렀다.


“샤인!”


“꾸우우!”


그 어떤 때보다 즐겁다는 듯이 소리를 낸 샤인은, 샬럿의 손에 머리를 비볐다. 이름을 받은 샤인이 기뻐하고 있을 무렵, 마차가 기차 시간에 맞춰 역에 도착했다. 그들은 역에서 기차에 올랐고, 다시금 수도에 있는 집으로 다 함께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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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4) 24.06.04 6 0 11쪽
7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3) 24.06.03 9 0 11쪽
6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24.06.02 11 0 12쪽
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9 0 11쪽
»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10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1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9 0 11쪽
6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10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1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8 0 12쪽
6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1) 24.05.25 10 0 12쪽
60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0) 24.05.24 8 0 12쪽
59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9) 24.05.23 9 0 11쪽
58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8) 24.05.22 10 0 11쪽
5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8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10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8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8 0 12쪽
5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6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7 0 11쪽
5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24.05.15 8 0 11쪽
5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3) 24.05.14 9 0 11쪽
4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2) 24.05.13 9 0 11쪽
4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1) 24.05.12 10 0 11쪽
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8 0 11쪽
4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9) 24.05.10 8 0 11쪽
4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8) 24.05.09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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