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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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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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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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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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DUMMY




다그닥-


벤투가 레지스탕스를 붙잡기 위해 지름길을 빠져나갈 때, 그들 또한 숲길을 벗어나고 있었다. 다행히도 숲을 따라 추격해 오는 것 같지는 않기에, 레지스탕스는 속도를 조금 늦춘 뒤 서로의 상태을 확인했다.


“아저씨...!”


아이와 에드워드는 함께 말을 타고 움직이고 있었는데, 안정된 분위기가 감돌자 아이는 에드워드를 불렀다. 그 작은 목소리에 에드워드는 그대로 아이를 꼭 껴안았다.


“.... 내가 너무 늦게 왔지. 다친 곳은 없니?”


“응, 나... 나는 괜찮은데, 언니는?”


“클로이는 무사해.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이야.”


그의 대답에도 아이는 고개를 들고 몇 번을 더 확인하듯이 물었다. 에드워드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자, 그제야 아이는 마음을 놓은 듯 중얼거렸다.


“다행이야...”


문득 에드워드는 아이가 실험실에서 빠져나올 때, 다른 실험체들 또한 탈출했는지 물었던 것이 기억났다.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주는 아이가, 온전한 애정을 준 클로이를 걱정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클로이를 지켜줘서 고맙다. 네가 아니었다면 위험했을 거야.”


오르뷔의 능력으로 집이 습격당했을 때를 본 에드워드는, 아이가 기특하면서도 클로이를 구해야 한다는 짐을 지운 것이 미안했다.


“그렇지만, 오늘처럼 혹시라도 위험에 처하면 꼭 도망....”


“꾸우웅-”


“아, 너도 무사했구나. 이 녀석아, 언제 따라온 거야. 아이를 보호해 준 건 고맙지만, 너도 마찬가지.... 윽-!”


만약에라도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해 아이에게 당부하려던 찰나, 고슴도치가 아이의 카디건 주머니에서 빠져나와 울음을 냈다. 마치 잔소리는 그만하라는 듯한 소리였다.


이를 무시하고 에드워드가 이어나가자, 기어코 고슴도치는 고삐를 잡고 있는 에드워드의 손을 물었다.


“헤헤, 너무 그러지 마 고슴도치야.”


장갑 위라 그리 아프진 않았으나 에드워드가 인상을 쓰자, 아이는 그의 손에서 고슴도치를 떼어낸 뒤 이마를 쓰다듬었다. 바로 가시를 눕히며 더 해달라는 듯이 아이의 손에 기대는 모습에 그는 어이가 없어 조금 웃고 말았다.


‘아이가 웃는 걸 보니 안심이긴 하지만, 정말 괜찮은지 모르겠군.’


얼핏 보기에 아이는 외상이 없어 보였지만, 티시포네를 만난 것 자체가 아이에게 충격을 주었으리라 생각한 에드워드는 조심스러웠다.


실험실에서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아이를 괴롭혔다. 밤중에 아이가 자다가 실험실에서 겪은 일을 악몽으로 꿔 침대를 부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공포에 질려 힘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를 진정시키는 것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도울 길이 없다는 것이 그를 가장 힘들게 했다.


‘수도로 돌아가 안정을 찾고 나면, 이제는 레지스탕스에게 그를 소개받아야겠어.’


“아저씨-”


회귀 전을 떠올리고 있던 에드워드를 아이가 우물쭈물하다 불렀다. 아이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지 고민 끝에 그에게 말을 걸었으나, 곁에 다가온 빌리와 목소리가 겹쳤다.


“탐정님, 잠시 괜찮으신지요?”


곁에 다가온 빌리는 꽤나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에드워드는 아이에게 먼저 눈을 맞췄으나, 아이는 손을 저으며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굴었다.


약간의 호기심이 들기는 했으나, 하는 수 없이 에드워드는 빌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무슨 일입니까?”


“.... 대표가 총상을 입어 상태가 무척 안 좋습니다.”


빌리는 이 현실을 입에 올리고 싶지 않았는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가 털어놓았다. 믿을 수 없는 내용에 에드워드는 순간 말을 멈출 뻔했다.


“내가 직접 가서 봐야겠습니다.”


어쩐지 대표는 맨 뒤에서 레온과 함께 말을 타며 움직였다. 계획을 수정하느라고 그런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상처가 심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빌리는 자신과 레온만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며, 다른 레지스탕스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주의해 달라 부탁했다.


“뭐야, 왜 돌아와. 빨리 가도 모자랄 판에.... 안녕, 아이야. 오래간만이네.”


“말 돌리지 말고. 괜찮은 거야?”


빌리의 말을 미리 듣지 못했다면 부상을 알지 못할 정도로, 리비티는 꽤 멀쩡한 모습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짙은 피냄새가 나 숨기는 것이 의미가 없었으나, 적어도 다른 레지스탕스들이 파악하지 못할 만했다.


“아프긴 한데, 한 두 번 다쳐봤나. 이 정도로는 안 죽어.”


굳어지는 에드워드의 표정에 그에게 들켰다고 판단한 리비티는 결국 다친 것을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괜찮다는 듯 허세를 덧붙였는데, 도망치는 데 있어 자신을 배려하다 계획을 망칠까 봐 보인 태도였다.


“고집부리기는. 안 되겠어, 작전을 변경하자.”


이 숲 속을 벗어나고 나면, 원래는 세 팀으로 갈라져 도망칠 예정이었다. 각각 에드워드, 리비티, 레온이 나눠져 들어가 팀을 이끌 계획이었으나, 그는 리비티의 안전을 위해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쪽을 택했다.


“어차피 벤투 입장에서는 선택해야 돼. 3갈래로 나눠진 무리 중 하나만을 선택해 쫓을 것인가, 자신들도 세 팀으로 나눠져 추격할 것인가.”


에드워드의 제안에 정작 결정권을 가진 리비티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빌리와 레온은 귀를 기울였다.


“벤투가 티시포네의 인원을 나누도록 유도한 뒤 두 팀은 그대로 도망치되, 대표를 포함한 한 팀은 차라리 쫓아오는 티시포네를 무너뜨리고 가자고. 대신 기존의 팀 구성을 바꿔서 대표가 있는 팀을 정예로 구성하고.”


기존의 계획은 벤투의 반응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이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세 사람이 리더 역할로서 팀에 배분되어 있었는데, 에드워드는 이를 전면적으로 바꾸려 했다.


필연적으로 말의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는 리비티를 위한 작전이었다.


“나, 대표, 레온, 빌리와 아까 보니 사격 실력이 유달리 좋은 두 사람이 있던데. 그들까지 포함해서 한 팀으로 하지. 그리고 폭탄이나 함정으로 쓸 만한 것들이 있으면 이쪽으로 다 넘기고.”


티시포네가 그들을 따라 나뉜다면 대략 한 팀당 6명 정도일 테니, 기습과 함께 레지스탕스의 기발한 장치들을 사용한다면 겨뤄볼 만했다.


벤투가 티시포네를 셋으로 나뉠 것만 확실시된다면, 나머지 두 팀은 작전 변경 또한 필요하지 않아 리더가 없어도 되었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어떻게 벤투가 티시포네를 나누도록 만들 건데?”


기존의 계획을 고집하려 리비티가 반박했지만, 에드워드를 당해내지는 못했다.


“세 집단 모두, 아이가 있는 것처럼 꾸미면 돼. 정보값을 최대한 똑같이 주는 거지. 63% 확률로 아이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티시포네를 나눌 수밖에 없어.”


에드워드의 설명을 들은 리비티는 합리적이라는 판단 했지만,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 무엇보다도 부상으로 인해 걸림돌이 된 것이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 대표, 괜찮은 작전인 것 같은데 이대로 가시죠.”


그런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빌리와 레온은 에드워드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아이를 구출한 이상 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의 안전이었다.


“하아-. 알겠어, 알겠다고. 그 계획으로 가자.”


못 이기겠다는 듯 리비티가 에드워드의 작전에 수긍했다.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빌리와 레온은 안심한 얼굴로 레지스탕스에게 내용을 전달했고 팀이 나눠졌다. 티시포네를 속이기 위해 몇 가지 준비를 더한 그들은 드디어 숲을 벗어났다.


“수도로 돌아가자!”


부상에도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건지 리비티는 힘차게 명했고, 레지스탕스들은 평야를 달리기 시작했다.


고집을 부리던 리비티조차 납득할 정도로 에드워드의 계획은 논리적이었으나, 그는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 그 씨앗이 예기치 못한 방아쇠가 되어가는 것을 알지 못할 때, 티시포네 또한 지름길을 빠져나왔다.


“벤투 님! 전방에 그들이 보입니다!”


넓은 평야지대로 인해 티시포네는 망원경을 쓰지 않아도, 레지스탕스가 셋으로 갈라진 것을 명확히 볼 수 있었다. 아직은 무리 셋이 모두 시야에 있었지만, 더 방향이 갈라지기 전에 벤투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겉으로 봐서는 각각의 구성도, 아이를 태우고 있는 듯한 모양새도 전부 비슷하군.’


에드워드의 예상대로 벤투는 티시포네를 셋으로 나뉘는 쪽으로 생각이 쏠렸다.


그의 성격상 안전을 추구하기도 했고, 한쪽으로 모두 향했다가 아이가 없다면 헛수고였기 때문이다. 무리들 사이에 확실한 차이가 있다면 선택지를 고려했겠지만, 똑같은 조건에서 운에 맡긴 채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었다.


‘우리가 셋으로 나뉘도록 유도하는 것이 분명한데.... 그럼에도 그들의 수에 넘어가야 한다니 짜증 나는군.’


더 나은 방향이 없는지 고민하던 벤투의 앞에 누군가 답을 내놨다.


“가운데다.”


“.... 샤토 님.”


‘지름길 너머 마차로 갈 줄 알았더니, 귀찮게 따라오다니...’


샤토는 망원경으로 세 무리 중 중간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속으로는 샤토의 말에 코웃음 쳤지만, 상관임을 무시할 수는 없기에 벤투는 그녀를 낮잡아보며 설명을 덧붙였다.


“아무래도 두 무리는 제로원을 흉내 낸 더미를 만들어 데리고 있는 듯 합...”


“내가 그 정도도 파악 못했겠는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가운데 무리가 진짜 제로원을 데리고 있다는 말이다.”


세 집단 모두 제로원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있다고 벤투가 기초적인 설명을 하자, 샤토는 질린다는 듯이 눈썹을 찡그리며 답했다.


“나보다 제로원을 더 많이 봐왔다면 반박하게. 자네 눈에는 다 같은 백발로 보이겠지만, 제로원의 머리색은 연하게 하늘빛이 돌아. 원래는 파란색이었으나 지속된 실험으로 점점 하얗게 변했기 때문이지.”


그녀가 짚은 의외의 단서에 벤투는 망원경을 꺼내 들고 확인했다. 정말 샤토의 말대로 가운데 있는 제로원의 머리카락은 희미하게 하늘색이었다.


“게다가 제로원은 앉아 있는 자리에서 땅에 발이 닿지 않을 때, 자신의 오른발을 밑으로 최대한 내리는 습관이 있네. 눈이 있다면 보지 그러나?”


아이는 실험실에 있을 때, 오르뷔가 붙어 있는 자신의 오른발을 보기 싫어했기에 생겨났던 습관이었다. 에드워드도 이런 특징을 알고는 있었으나, 급조한 더미로 세밀한 부분까지 표현하기에는 무리였다.


더군다나 샤토가 이렇게나 자세히 아이를 파악하고 있을 줄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샤토 님의 판단을 믿겠습니다.”


“이딴 것도 모르고 제로원을 쫓고 있다니 우스울 지경이군.”


날 선 반응을 덧붙이며 샤토는 망원경을 다시 집어넣었다. 누구 때문에 지금 다시 아이를 쫓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태도였지만, 벤투는 불만을 참아내며 티시포네에게 소리쳤다.


“가운데 무리를 목표로 하되, 지금은 그들에게 속아 넘어간 척 흩어진다. 추적하다 신호를 보내면 전부 모이도록!”


벤투의 지시에 따라 티시포네는 셋으로 나뉘었고, 평야에는 말들이 달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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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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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1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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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9 0 11쪽
»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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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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