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명탐정에게 MISS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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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bushabu0314
그림/삽화
샤브샤브에죽추가
작품등록일 :
2024.03.27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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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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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5)

DUMMY




“편히 쉬십시오.”


레온이 집무실에서 나오자, 그들은 카지노 위에 연결되어 있는 호텔로 함께 향했다. 카지노의 부하들은 별다른 말없이 그를 최상층의 끝방으로 이끌었다.


‘꽤나 좋은 방이네.’


방 안은 혼자 쓰기에 넓은 구조였다. 거실과 방이 분리되어 있고, 여닫이 창문도 제법 커 답답하지 않았다. 문 밖을 카지노의 부하들이 지키고 있긴 했지만, 방 안까지 감시하려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대충 이곳을 둘러본 레온은 물을 한잔 마시고, 옆에 놓인 턴테이블의 바늘을 올렸다. 곧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그는 창문을 열어두었다.


“.... 레온.”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클로이가 열린 창문으로 들어왔다. 꽤나 높은 층수였는데도 어려움 없이 들어온 그녀를 보며 레온은 내심 감탄했다.


“괜찮아? 다치진 않았고?”


“보다시피 멀쩡해. 나 말고 탐정이 팔을 다쳤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방금 전까지 클로이는 집무실 문 밖에서 부하로 위장해, 새어 나오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자세히 들리지는 않았지만 에드워드의 으르렁대는 목소리에, 그녀는 심각한 분위기라 인지한 상태였다. 언제라도 뛰어들 각오를 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에반이 에드워드를 들쳐 엎고 나와 순간 그녀는 공격할 뻔했다.


“가자,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줄게.”


다행히도 행동에 옮기기 전에, 레온이 에드워드 옆에 없는 것을 자각한 클로이는 진정하고 주변을 살폈다. 집무실에서 흘러나오는 대화를 들으니, 레온은 인질로 잡히고 에드워드는 기절했을 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인지했다.


당장 에드워드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판단한 클로이는 먼저 레온을 구하기 위해 그를 찾아온 것이었다.


“난 괜찮아, 클로이. 내가 지금 자리를 비우게 되면 탐정이 위험해질 거야. 게다가 뭔가... 조금 이상해.”


레온은 자신이 느낀 직감을 클로이에게 최대한 말해보려 애썼다. 다행이라면, 클로이도 감각에 의지하는 쪽이었기에 레온의 서투른 표현을 이해했다.


“확실히 여기 직원으로 있을 때 예상했던 것과 분위기가 달랐어. 뭔가...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는데, 속은 곪아 들어간 느낌이랄까.”


클로이는 카지노의 부하들과 내부에서 함께 있었기에 좀 더 정확하게 평가를 내렸다. 수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그녀도 인정했기는 했으나, 레온에 대한 걱정을 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건 사건이랑 얽힌 부분이지, 약을 확인하고자 했던 레지스탕스 임무랑은 상관없잖아. 괜히 네가 우리를 위해 고생할 필요는......”


“완전히 분리된 일은 아냐. 카지노에 대해서 좀 더 파헤쳐 볼 수 있다면, 약에 대해서도 단서가 있을지도 몰라. 여기 있는 동안 좀 더 조사해 볼 테니, 대표에게 무사하다고 전해줄 수 있을까?”


사실상 레지스탕스의 원래 임무는 실패에 가까웠다. 카지노에서 홀 안에 경관들이 끌어들였으니, 불법에 가까웠던 것들은 이미 치워뒀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레온은 이곳에 남아 카지노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다.


“..... 알겠어. 혹시라도 위험해지면 신호를 보내. 이건 호신용이니 잘 숨겨두고.”


그녀는 신발 밑창에 숨길 수 있는, 독이 발린 작은 단도를 레온에게 건네주었다. 혹시라도 무기를 뺏길 때를 대비해 가지고 있으라는 의미였다.


“고마워, 클로이.”


레온이 인사를 남기자, 클로이는 다시 창문으로 빠져나갔다. 서서히 새벽이 다시 밝아오고 있었다.




.

.

.




“..... 레온....”


환한 아침, 에드워드가 눈을 뜨며 일어났을 때는 이미 카지노를 벗어나 있었다. 욱신거리는 뒷목을 붙잡으며 몸을 일으키자, 수도 북쪽의 어느 공원 벤치 위임을 그는 인지했다.


‘젠장....’


에드워드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레지스탕스에게 부탁을 받을 때만 해도 이렇게 일이 꼬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레온이 인질로 잡히도록 놔두다니, 내 부주의야.’


카지노에 대해 둘러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너무 가볍게 접근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모두 통제할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최악으로 치닿을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그들이 레온을 고문하지는 않을 테지만, 얼굴이 노출되는 상황은 피해야 하는데.’


레온은 레지스탕스에서조차 가면을 쓰고 다녔다. 황자로서 얼굴이 알려져 있기에, 대표를 비롯한 몇몇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의 맨얼굴을 본 이가 없었다. 카지노에서 잠입할 당시 가면뿐만 아니라 머리색과 눈 색을 바꿔 바로 들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최대한 빨리 레온을 카지노에서 탈출시켜야 해.’


사건 해결보다도 당장 가서 그를 빼내고 싶었으나 상황이 따라주질 않았다.


“일어났나.”


에드워드가 깨어나는 것을 본 에반이 그에게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저 멀리서 카지노의 부하들과 무언가를 의논 중이었으나, 금세 명령을 마치고 에드워드에게 돌아왔다.


“카지노가 제법 한가한가 보군. 대표 이사가 일개 탐정을 따라다녀도 괜찮을 정도라니.”


레온을 인질로 잡힌 것도 모자라, 감시까지 받게 된 에드워드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에반은 이런 태도가 익숙하다는 듯, 차분하게 대화를 넘겼다.


“..... 그만큼 네가 맡은 의뢰가 중요한 일이라는 거지.”


스윽-


에반은 들고 있던 가방에서 서류 봉투를 꺼내 에드워드에게 전해주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카지노가 가진 정보다.”


봉투를 받아 든 그는 의외라는 듯이 에반을 보았다. 투기장을 범인으로 몰고 싶다는 의사를 제이드가 밝혔기 때문에, 사건 조사 자체에도 반대할 줄로만 그는 생각했다.


“다시 한번 더 확실히 하지. 우리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이 카지노의 입장이다."


에드워드의 시선에 에반은 담담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투기장을 범인으로 모는 것과는 별개로, 정말 본인들은 무죄다 이건가.’


서류 봉투를 손에 쥔 에드워드는 그 안에 자료를 보기도 전에 생각에 빠졌다. 이것이 사실인지는 나중에 판명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제이드가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카지노는 한 번도 투기장을 공격한 적이 없다. 동종업계의 라이벌 정도로 생각했을 뿐. 그러나 투기장은 늘 비겁한 수를 썼지.”


에반은 감정 없이 에드워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덧붙였다. 제이드가 카지노에 대해 말하며 분노를 드러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중 하나가 경관들과 카지노가 대립하도록 만든 것이다. 사건들을 벌이고 그것이 카지노가 한 것처럼 꾸며놓아서, 경관들은 매 번 우리가 한 짓이라 여겼다.”


‘.... 사건’들‘?....’


에드워드는 카지노와 경관들 사이에 이번 사망 말고도 자잘한 부딪침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하기사 이번 사건만 해도 카지노 내부에서 사망한 것이 아닌데, 경관들은 이미 그들을 범인으로 상정하고 잠입을 시도했다. 이미 두 집단 사이에 갈등이 있었으나, 이번 사건이 도화선이 된 느낌이 들었다.


‘일단은 사건을 조사하기 전에, 레지스탕스에 레온의 납치 사실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야.’


촤아아-


생각이 대충 정리된 에드워드는 분수대를 바라봤다. 물길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사이로 산책을 나온 듯 가벼운 옷차림을 한, 갈색 머리 여성이 앉아있는 것을 그는 발견했다.


‘에드, 팔은 괜찮은 건가...?’


그녀는 변장한 클로이로, 상황을 살피는 중이었다. 에드워드에게 다가가 다친 상태도 확인하고 여러 가지를 묻고 싶었지만, 옆에 에반이 있기에 불가능했다.


‘변장이 지워지진 않았겠지?’


작은 가방에서 손거울을 꺼낸 클로이는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척, 분장을 확인했다.


굳이 그녀가 이러는 이유는 카지노의 직원으로 잠입했었기에, 혹여나 그들이 알아볼까 싶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지노 쪽에 레온이 조수로 인식되어 있기에, 오늘 거리에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위험했다.


‘.... 이쪽으로 오잖아?’


에반과 에드워드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자, 클로이는 서둘러 가져온 선글라스를 썼다. 고개를 든 채 가져온 빵을 쪼개는 척하며, 인기척에 집중했다.


이윽고 에드워드와 에반이 그녀를 지나쳐 앞으로 걸어갔다. 클로이는 고개를 움직이지 않고, 선글라스에 가려지는 눈동자만을 움직여 에드워드를 바라봤다.


촤아아아-


“왜?”


“아니, 두고 온 것이 있나 해서.”


다시금 클로이 뒤로 분수대의 물이 높게 올라간 순간, 에드워드는 뒤를 돌았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에반도 몸을 반쯤 돌렸으나, 에드워드는 몸을 기웃거리더니 다시 공원을 벗어났다.


‘.... 레지스탕스에 레온의 납치를 알리고, 도움을 받으라고.’


에드워드는 대담하게도 클로이를 향해 입모양으로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했다. 클로이는 고개를 전혀 돌리지 않고, 빵쪼가리를 자르는 척하며 그의 말을 읽어냈다. 천천히 빵을 우물거린 클로이는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두 사람 간의 대화를 보거나, 미행하는 인원은 없는 것 같았다. 에반과 에드워드가 공원 밖으로 나가자, 클로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 거지?”


무사히 클로이에게 말이 전달된 것 같아 에드워드가 안심하고 있을 때, 에반이 물었다.


“경찰국.”


“..... 혹시, 인질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나?”


태연히 경찰국을 입에 올리는 에드워드의 태도에, 에반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경찰국은 에반이 안으로 함께 들어갈 수도 없을뿐더러, 에드워드가 경관들에게 조수의 납치를 알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경찰국에 가서 내 상황을 말할 생각은 없어. 너희가 요구한 것 아닌가? 투기장을 범인으로 몰아달라는 것.”


태연함을 가장하며, 에드워드는 그를 설득하려 말을 늘어놓았다.


“아무리 내가 경관들과 친하다고 한들, 범인으로 누군가를 지목하면 아, 그렇군요 하면서 모두가 믿는 줄 아나? 경관들이 가지고 있는 증거가 무엇인지 알아야 뭘 꾸며볼 수라도 있네.”


“그 서류에 대부분의 내용이 적혀 있....”


“오, 경관들 중에 내통자가 있다는 걸 알려주기까지 하려고?”


에반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에드워드를 노려봤다. 이 와중에도 그를 떠보려는 에드워드의 태도에 더욱 기분이 상한 듯했다.


“시체는 물론, 단서들을 내 눈으로 직접 봐야 해. 게다가 어제 일 때문에라도 경관들 또한 지금 나를 찾고 있을 걸.”


이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에드워드가 이유를 말했다. 아무렇게나 발걸음을 옮기는 것 같았지만, 에드워드는 일부러 이 거리를 지나쳤다. 예상대로 저쪽 편에서 순찰 중인 경관이 나타났고, 에반 또한 이를 보았다.


“..... 2시간. 이 이상 오래 머물면, 약속을 깨는 것으로 알지.”


에드워드를 발견한 경관이 긴가민가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에반이 낮게 속삭였다. 알겠다는 듯 에드워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에반은 옆길로 방향을 틀었다.


그제야 에드워드는 경관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고, 그들이 곁으로 뛰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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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6) 24.06.06 5 0 12쪽
»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5) 24.06.05 7 0 11쪽
71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4) 24.06.04 5 0 11쪽
70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3) 24.06.03 8 0 11쪽
69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2) 24.06.02 10 0 12쪽
68 case 6 : 르미르 카지노 사건 (1) 24.06.01 8 0 11쪽
6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7) 24.05.31 9 0 11쪽
6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6) 24.05.30 10 0 11쪽
6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5) 24.05.29 8 0 11쪽
6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4) 24.05.28 9 0 11쪽
6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3) 24.05.27 11 0 11쪽
6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2) 24.05.26 7 0 12쪽
6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1) 24.05.25 9 0 12쪽
60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0) 24.05.24 7 0 12쪽
59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9) 24.05.23 9 0 11쪽
58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8) 24.05.22 9 0 11쪽
57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7) 24.05.21 8 0 11쪽
56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6) 24.05.20 9 0 11쪽
55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5) 24.05.19 7 0 11쪽
54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4) 24.05.18 8 0 12쪽
53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3) 24.05.17 6 0 11쪽
52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2) 24.05.16 7 0 11쪽
51 case 5 : 크로퀴스 후작가 싱크홀 사건 (1) 24.05.15 7 0 11쪽
50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3) 24.05.14 9 0 11쪽
49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2) 24.05.13 9 0 11쪽
48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1) 24.05.12 9 0 11쪽
47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20) 24.05.11 7 0 11쪽
46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9) 24.05.10 7 0 11쪽
45 case 4 : 플레 팬던트 사건 (18) 24.05.09 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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